사윤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지금의 상황을 명확히 설명했다.“그럼 언제쯤 영은이를 볼 수 있을까요?”주희진은 걱정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수술만 끝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후속 문제들이 많아서 영은이 잘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지금 당장은 안됩니다. 안정을 취해야 하고 당분간은 방문 시간도 제한될 겁니다. 한 번에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왼쪽으로 가시면 중환자실이 있습니다. 이따가 곧 중환자실 방문 시간이 될 겁니다. 거기서 간호사에게 말씀하시면 안내를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사윤은 왼쪽 방
임문정은 침대 옆에 서서 임영은을 잠시 바라봤을 뿐, 그의 표정에는 슬픔이나 고통이 전혀 없었다. 얼굴은 엄숙하고 냉정해, 마치 아버지가 아닌 법정의 판사처럼 무감정해 보였다.“영은아, 이번에 새 생명을 얻었으니, 이겨낼 수 있다면 제대로 살아가길 바란다. 네 어머니의 사랑을 저버리지 말아라.”그는 이렇게 말한 뒤, 중환자실을 떠났다.옆에 있던 간호사는 그의 말을 듣고 나서 고개를 돌려 영은을 한 번 쳐다보았다.임문정은 곧바로 나와 무균복을 벗으며 말했다.“이제 가자.”“난 여기에 남아 영은이를 좀 더 지켜보고 싶어요.”
원아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전에 원씨 집안의 어른들이 진짜 원선미를 잘 대해줬다고 느꼈다. 적어도 예전에는 집안에 좋은 음식이나 옷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원선미에게 주었기 때문이다.그 이유는 바로 원선미의 생모가 너무나 강압적이었기 때문이고, 자신에게는 아버지 원강수 외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원강수는 아내의 말이라면 껌뻑 죽는 사람이었다. 유학 문제를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면에서 원선미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해줬다.“그럼 신경 쓰지 마요.”소남은 단호하게 말했다.원아는 팔꿈치를 차 문에 기대고, 손으로 턱을 받
‘지금 알렉세이가 이미 강제로 공포의 섬으로 소환됐고, 안드레이가 언제 소남 씨를 향해 치명적인 공격을 감행할지 모르니까... ‘나중에’라는 말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막연해... ‘나중에’라는 시간이 오기도 전에, 내가 소남 씨한테 해를 끼치게 되는 건 아닐까?’원아는 갑자기 말이 없어진 채, 입술을 꼭 다물었다.소남은 원아를 곁눈질로 보며,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아차렸다.‘원아가 지금 무언가를 떠올린 것 같은데... 나도 내 쪽 일을 더 서둘러야겠어!’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원아는 차에서 내려 서둘러 실험실로 돌아
하지만 소남이 보기엔, 원아가 이걸 전해주기 위해 추위를 견뎌야 할 필요는 전혀 없었고, 적어도 임영은에게는 그럴 만한 가치가 없었다.원아가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오현자가 뜨거운 차 한 잔을 들고 나왔다.오현자는 주방에서 원아가 이렇게 얇은 옷차림으로 밖에 나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이다.“교수님, 빨리 이 차 한 잔 드시고 몸을 좀 따뜻하게 하세요.”오현자는 원아에게 차를 건네며 말했다.“고마워요, 이모님.”원아는 차를 들고 손을 따뜻하게 하려고 했지만, 차가 너무 뜨거워서 조금 식힌 후에 마시기로 했다.
원아는 자신의 체력이 좋아 감기에 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했다.점심시간이 되어 오현자가 점심 준비를 시작하자, 원아는 도와주려고 일어서려 했지만, 한 걸음 내딛자마자 눈앞이 깜깜해지며 어지러움을 느꼈다.그 순간 그녀는 다시 소파에 주저앉았다. 옆에 있던 헨리는 이를 보고 깜짝 놀라 서둘러 달려와 엄마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누나, 어디 아파요?”“그런 것 같아...”원아는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몸이 뜨거워지면서 일어설 때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나 진짜 감기에 걸린 것 같아... 그리고 단순한 감기
원아는 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무리하지 않고, 이불을 덮고 깊이 잠들고 싶었다.“제가 부축해 드릴게요.”오현자는 원아를 부축하며 한 걸음씩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헨리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두 사람 뒤를 따랐다.계단을 오르다 보니, 원아의 걸음걸이가 점점 더 불안정해졌다.오현자는 이를 느끼고 말했다.“교수님, 제게 기대세요. 괜찮아요, 저 힘 세요.”“고마워요.”원아는 이를 악물고 계속해서 2층으로 올라갔다.원아의 체중을 지탱하느라 힘을 쓰던 오현자는 2층에 도착했을 때 이미 땀을 흘리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숨
오현자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침대 옆으로 다가갔고, 손으로 원아의 이마를 살짝 짚어보았다. 여전히 열이 심하게 나고 있었다.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원아의 붉어진 얼굴을 바라보며, 30분 후에도 열이 내리지 않으면 소남에게 연락해 병원으로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오현자가 방을 떠난 후, 원아는 천천히 눈을 떴다. 방금 전 누군가가 들어왔던 것 같았다.‘소남 씨?’원아는 고개를 돌려 침대 머리맡을 바라봤지만, 아무도 없었다.‘소남 씨는 지금 회사에 있으니 돌아올 리가 없겠지. 나 정말 괜히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