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의 가벼운 숨소리를 들으며 소남의 눈빛은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그는 이미 방 안의 어둠에 익숙해져, 이불을 덮고 달콤한 잠에 빠진 여인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정말 매정한 사람이네.”소남은 속으로 나지막이 한숨을 쉬며, 원아에게 살짝 불평을 내뱉었다.‘이 여자가 내 전화도 받지 않았고, 메시지로만 설명을 했어. 내가 그렇게나 많이 전화를 했었는데도,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내 상황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어...’‘만약 현욱이네 할아버지가 집으로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내가 출장 내내 이 여자의 목소리를
원아는 순간 욕심이 생겼다. 모든 것을 잊고 소남을 꼭 껴안고 끝없이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이성은 원아에게 다시 얼른 일어나지 않으면 소남이 깨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지금 연이도 이 집에 함께 지내고 있는데, 만약 연이가 우리 둘이 같은 방에서 함께 있는 것을 본다면, 분명 오해할 거야... 비록 지금 연이와 나는 사이가 좋지만, 연이도 옳고 그름을 명확히 구분하는 사람이니, 내가 절대 이 따스한 순간을 탐내면 안 돼...’이렇게 생각하자 원아는 살짝 몸을 뒤로 빼며 소남의 팔에서
오현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찬장에서 인삼 한 봉지를 꺼냈다. “맞아요, 삼계탕에는 인삼이 좋죠. 이 인삼은 문 어르신께서 장 기사님을 통해 보내신 거예요. 교수님과 대표님에게 몸 보신하라고 주신 거죠. 대표님이 돌아오시면 국을 끓이려고 했는데, 오늘 저녁에 바로 만들어 드려야겠네요.”원아는 오현자의 손에 들린 인삼을 바라보다가 받아서 살펴보았다.백 년 된 노인삼이었다. 문씨 집안은 보양식에 부족함이 없었지만, 문현만의 세심함은 여전히 대단했다.아침 식사가 거의 완성될 즈음, 이연도 아이들과 함께 내려왔다.요즘 그녀는
원아가 말했다.요 며칠 동안 이연에 관한 보도와 포럼의 이야기가 잠잠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사람들이 소문에 지친 건지, 아니면 기자들이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찾지 못해서 그런 건지, 혹은 송현욱이가 누군가를 시켜 핫이슈를 억누른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어쨌든 외부가 조용해진 건 이연에게 좋은 일이었다.그렇지만, 사람들은 기억을 가지고 있고, 송씨 집안도 마찬가지였다.송씨 집안의 사람들은 이연이 겪었던 일을 기억할 것이고, 이번 일이 잠잠해지더라도 나중에 이연과 송현욱 사이에 큰 일이 생기면, 이연의 과거에 관한 기사가
소남은 말을 멈추고 날카로운 화살 같은 시선으로 눈앞의 여리여리한 여인을 훑어보았다.그는 이연이 겪었던 많은 고난이 자신과 원아와 관련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하지만 그 고난에 대한 보상이나 복수는 모두 행했고, 빚진 것은 있지만 이연을 낮춰보는 마음은 전혀 없었다.이연도 소남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으며, 송현욱과 오래 생활한 덕분에 어떤 매서운 눈빛도 다 겪어왔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유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그녀는 억지로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어젯밤 문 대표님이 돌아왔을 때, 저는 아직 잠들지 않았었어요. 그냥
‘한 사람이 어떻게 두 사람에게 동시에 마음을 줄 수 있지?’‘믿을 수 없지만, 문소남이 직접 고개를 끄덕였으니... 도대체 왜?’‘문소남이 이러는 것은 초설 씨에게 무책임한 짓이잖아!’‘만약 원아가 마음을 다잡고 돌아오면, 여전히 당당히 문소남의 곁에 설 수 있을 것이고, 어쨌든 둘은 부부로서의 명분이 있으니, 원아는 문소남의 합법적인 아내이니까... 결국 손해를 보는 건 초설 씨일 거고... 왜냐하면 초설 씨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고, 문소남과의 사이가 대중들 앞에서 드러나면, 욕을 많이 먹고 ‘내연녀’로 비난받는 건 분명
소남은 오랜만에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원아가 일어난 후에도 침대에 그녀의 향기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그는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고, 마치 원아를 안고 자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렇게 무의식중에 늦잠을 자고 말았다.“보아하니 많이 피곤하신 것 같아요, 좀 더 쉬셔야 할 것 같아요...”원아는 무겁게 말하며 마음속에 의문을 가득 품었다.‘출장 때는 그렇게 차갑던 이 남자가 이제는 나를 안고 놓지 않으려 하는데, 정말로 나를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으로 여기는 걸까?’그녀는 이렇게 생각하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예전에 장정안이 있었고, 이제는 페트르까지...정말로 번거로움이 끊이지 않는다!소남은 원아의 표정 변화를 보며 그녀가 얼마나 초조해하고 있는지 눈치챌 수 있었고, 바로 원아를 달래며 말했다.“평소처럼 생활하면 돼요. 하지만 내가 배치한 사람들을 떼어놓지 말고, 모든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세요.”“당신은...”원아가 대답하려던 순간, 핸드폰 벨소리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소남의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원아는 말을 멈추고 그가 먼저 전화를 받으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전화는 동준이 걸어온 것이었다.소남은 전화를 받으며,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