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와 티나는 다시 한번 마르코스와 함께 다른 장소에 도착했다. 떠날 때 원아의 시선이 마르코스를 주시하고 있었다.“마르코스 대표님,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그럼요.” 마르코스가 말했다.“대표님께서 어디를 가시든 앤디 비서님을 따로 떼어놓으시던데, 무엇을 찾고 계신 건가요?”원아가 물었다.마르코스는 원아에게 가족 이야기를 할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집안 어르신들에게 알려지기라도 하면, 어머니가 위험에 처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예전 기억을 찾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이곳들이 너무 많이 변해서 이제는 예전과 완전히 달
“티나 씨가 준비한 거라면 꼭 맛봐야겠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두 분도 함께 드시죠. 이번에는 제가 대접할게요. 지난 이틀 동안 저에게 가이드를 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요.” 마르코스가 신사답게 말했다.티나는 원아를 한 번 쳐다보았다.원아는 의문을 품고 말했다.“마르코스 대표님, 그 말씀은 이제 본국으로 돌아가실 계획이신가요?”마르코스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으며 말했다.“아직은 아니에요. 하지만 앞으로 며칠 간은 바쁠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참지 못하고 여기로 날아올 것 같아서요. 그래서 앞으로는 두 분은 각자 할
마르코스는 눈앞의 작은 농가 음식점을 보며 어머니가 말한 그 농가 요리가 이곳일지 궁금해했다.“티나 씨의 설명을 들으니 더욱 기대되네요.”“그럼 들어가시죠. 예약한 방은 아담해서 시끄럽지 않을 거예요.”티나는 농가 음식점의 작은 정문을 열고 마르코스와 앤디를 안내했다.“숙녀분들 먼저 들어가세요.”마르코스가 신사답게 말했다. 원아는 그 말을 받아들여 먼저 들어갔고, 앤디는 문을 잡고 티나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손짓했다.티나는 두 사람의 배려를 이해하고 아무 말 없이 뒤따라 들어갔고, 원아와 티나가 모두 들어간 후에야 마르코스
앤디는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문 대표가 빨리 돌아오지 않기를 속으로 기도했다.“그건 잘 모르겠어요. 문 대표님은 우리에게 업무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씀하지 않으시거든요.”원아는 웃으며 말했다.티나도 덧붙여 물었다.“마르코스 대표님, 문 대표님을 만나야 할 일이라도 있으신가요?”“아니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다만 문 대표가 돌아오시면 부탁드릴 일이 하나 있긴 해요.”마르코스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네 사람이 식사를 마치고 나니 이미 날이 어두워졌다. 마르코스와 앤디는 다른 손님들과 달리 밤을 즐기는 걸
마지막으로 원아는 헨리의 숙제를 검사를 했고 문제는 없었다. 서명을 하고 나서 아이들에게 숙제를 다시 책가방에 넣으라고 말했다.헨리가 숙제를 다 넣은 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누나, 요즘 계속 늦게 오시던데, 아빠가 일을 너무 많이 시키시는 거예요?”원아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이쑤시개로 과일 한 조각을 집어 헨리 앞에 건네주었다.“내일이면 제시간에 출퇴근할 수 있을 거야.”“정말 잘 됐어요!”헨리는 기뻐하며 과일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사실, 지난 며칠 동안 마르코스를 접대하느라 원아는 늦게 돌아오는 날
“이모, 우리 형은 얼굴 꼬집히는 걸 싫어하니까, 대신 저를 꼬집으세요.”헨리는 눈을 굴리며 스스로를 ‘희생’해 형을 보호하기로 결심했다.“좋아, 좋아. 그럼 앞으로는 이모가 우리 헨리를 꼬집고, 네 형은 안 꼬집을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세 명의 귀여운 아이들을 보며 속으로는 원아가 부러웠다.‘이렇게 사랑스러운 세 아이를 둔 원아는 정말 행복하겠다! 근데 내가 진짜 원아를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네... 왜 이 모든 걸 다 가졌으면서 해외로 도피하려 했을까? 좋은 남편과 세 명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는데, 아무
원아의 가벼운 숨소리를 들으며 소남의 눈빛은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그는 이미 방 안의 어둠에 익숙해져, 이불을 덮고 달콤한 잠에 빠진 여인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정말 매정한 사람이네.”소남은 속으로 나지막이 한숨을 쉬며, 원아에게 살짝 불평을 내뱉었다.‘이 여자가 내 전화도 받지 않았고, 메시지로만 설명을 했어. 내가 그렇게나 많이 전화를 했었는데도,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내 상황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어...’‘만약 현욱이네 할아버지가 집으로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내가 출장 내내 이 여자의 목소리를
원아는 순간 욕심이 생겼다. 모든 것을 잊고 소남을 꼭 껴안고 끝없이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이성은 원아에게 다시 얼른 일어나지 않으면 소남이 깨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지금 연이도 이 집에 함께 지내고 있는데, 만약 연이가 우리 둘이 같은 방에서 함께 있는 것을 본다면, 분명 오해할 거야... 비록 지금 연이와 나는 사이가 좋지만, 연이도 옳고 그름을 명확히 구분하는 사람이니, 내가 절대 이 따스한 순간을 탐내면 안 돼...’이렇게 생각하자 원아는 살짝 몸을 뒤로 빼며 소남의 팔에서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