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 비서실의 비서들은 한 번씩 자신을 위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T그룹의 비서실에 들어올 수 있는 직원이면 다 능력이 있고 누구에게 일을 시켜도 잘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문 대표가 직접 정한 비서가 있으면 누구도 이의제기할 수 없으며 따를 수밖에 없다.비록 T그룹 손님 중 재벌들이 많지만, 싱글이면서도 마르코스처럼 우수한 기업의 대표는 많지 않았다.그래서 소윤은 티나의 무심한 말투를 듣고 마음속으로 불만을 품고 있었다.‘이번 접대를 나에게 맡겼다면 얼마나 좋을까...’‘내가 반드시 티나보다 더 잘 했을 거야.
원아와 티나는 다시 한번 마르코스와 함께 다른 장소에 도착했다. 떠날 때 원아의 시선이 마르코스를 주시하고 있었다.“마르코스 대표님,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그럼요.” 마르코스가 말했다.“대표님께서 어디를 가시든 앤디 비서님을 따로 떼어놓으시던데, 무엇을 찾고 계신 건가요?”원아가 물었다.마르코스는 원아에게 가족 이야기를 할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집안 어르신들에게 알려지기라도 하면, 어머니가 위험에 처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예전 기억을 찾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이곳들이 너무 많이 변해서 이제는 예전과 완전히 달
“티나 씨가 준비한 거라면 꼭 맛봐야겠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두 분도 함께 드시죠. 이번에는 제가 대접할게요. 지난 이틀 동안 저에게 가이드를 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요.” 마르코스가 신사답게 말했다.티나는 원아를 한 번 쳐다보았다.원아는 의문을 품고 말했다.“마르코스 대표님, 그 말씀은 이제 본국으로 돌아가실 계획이신가요?”마르코스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으며 말했다.“아직은 아니에요. 하지만 앞으로 며칠 간은 바쁠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참지 못하고 여기로 날아올 것 같아서요. 그래서 앞으로는 두 분은 각자 할
마르코스는 눈앞의 작은 농가 음식점을 보며 어머니가 말한 그 농가 요리가 이곳일지 궁금해했다.“티나 씨의 설명을 들으니 더욱 기대되네요.”“그럼 들어가시죠. 예약한 방은 아담해서 시끄럽지 않을 거예요.”티나는 농가 음식점의 작은 정문을 열고 마르코스와 앤디를 안내했다.“숙녀분들 먼저 들어가세요.”마르코스가 신사답게 말했다. 원아는 그 말을 받아들여 먼저 들어갔고, 앤디는 문을 잡고 티나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손짓했다.티나는 두 사람의 배려를 이해하고 아무 말 없이 뒤따라 들어갔고, 원아와 티나가 모두 들어간 후에야 마르코스
앤디는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문 대표가 빨리 돌아오지 않기를 속으로 기도했다.“그건 잘 모르겠어요. 문 대표님은 우리에게 업무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씀하지 않으시거든요.”원아는 웃으며 말했다.티나도 덧붙여 물었다.“마르코스 대표님, 문 대표님을 만나야 할 일이라도 있으신가요?”“아니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다만 문 대표가 돌아오시면 부탁드릴 일이 하나 있긴 해요.”마르코스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네 사람이 식사를 마치고 나니 이미 날이 어두워졌다. 마르코스와 앤디는 다른 손님들과 달리 밤을 즐기는 걸
마지막으로 원아는 헨리의 숙제를 검사를 했고 문제는 없었다. 서명을 하고 나서 아이들에게 숙제를 다시 책가방에 넣으라고 말했다.헨리가 숙제를 다 넣은 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누나, 요즘 계속 늦게 오시던데, 아빠가 일을 너무 많이 시키시는 거예요?”원아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이쑤시개로 과일 한 조각을 집어 헨리 앞에 건네주었다.“내일이면 제시간에 출퇴근할 수 있을 거야.”“정말 잘 됐어요!”헨리는 기뻐하며 과일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사실, 지난 며칠 동안 마르코스를 접대하느라 원아는 늦게 돌아오는 날
“이모, 우리 형은 얼굴 꼬집히는 걸 싫어하니까, 대신 저를 꼬집으세요.”헨리는 눈을 굴리며 스스로를 ‘희생’해 형을 보호하기로 결심했다.“좋아, 좋아. 그럼 앞으로는 이모가 우리 헨리를 꼬집고, 네 형은 안 꼬집을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세 명의 귀여운 아이들을 보며 속으로는 원아가 부러웠다.‘이렇게 사랑스러운 세 아이를 둔 원아는 정말 행복하겠다! 근데 내가 진짜 원아를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네... 왜 이 모든 걸 다 가졌으면서 해외로 도피하려 했을까? 좋은 남편과 세 명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는데, 아무
원아의 가벼운 숨소리를 들으며 소남의 눈빛은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그는 이미 방 안의 어둠에 익숙해져, 이불을 덮고 달콤한 잠에 빠진 여인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정말 매정한 사람이네.”소남은 속으로 나지막이 한숨을 쉬며, 원아에게 살짝 불평을 내뱉었다.‘이 여자가 내 전화도 받지 않았고, 메시지로만 설명을 했어. 내가 그렇게나 많이 전화를 했었는데도,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내 상황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어...’‘만약 현욱이네 할아버지가 집으로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내가 출장 내내 이 여자의 목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