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왜 또 출장을 가니?”문현만은 소남이 T그룹 일을 위해 출장을 간다는 것을 알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아 불만을 드러냈다.‘소남 이 자식, 혼자 참으면서 하룻밤이 다 새도록 초설을 찾아가지 않았어! 내가 둘을 위해 얼마나 신경 썼는데, 지금 완전히 헛수고가 되었어! 진짜 스스로 행복을 망치는 놈이야!’“회사 일이에요.”소남이 말했다.문현만은 콧방귀를 뀌었다.‘나도 회사의 일이라는 건 알고 있지. 이 자식은 자기 일 이외에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비록 불만이 있었지만, 문현만도 방법이 없었다.어쨌든 지
“어르신, 영상을 몇 개로 나누어서 동시에 보시면 더 빠를 것 같습니다.”김 집사가 제안했다.“좋아, 그거 좋은 생각이다. 나누어서 같이 보자.”문현만은 이미 속도를 올렸지만, 하룻밤의 영상을 다 보려면 적어도 한두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김 집사는 컴퓨터를 몇 번 만진 후 영상을 나누어 재생했고, 문현만은 그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30분 뒤, 문현만은 화면을 가리키며 물었다.“이게 몇 시야?”김 집사가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시간을 확인한 뒤 대답했다.“어르신, 이미 아침입니다.”“좋아, 소남이는 역시 내 계획을
“사모님, 그것을 보시는 건... 안 좋지 않을까요?”경비원은 완곡하게 말했다. 비록 문현만이 CCTV를 확인하면 안된다는 지시를 내리지는 않았지만, 경비원은 걱정했다. 만약 나중에 채은서가 CCTV 영상을 본 사실이 문현만에게 알려지면 자신이 해고될 수도 있을 것이다.“안 좋을 게 뭐가 있어요. 방마다 설치된 CCTV좀 확인해 보겠다는데. 내가 이 집의 안주인이 아닌가요? 왜 CCTV를 확인하지 못하게 하는 거죠?”채은서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다시 한번 경비원을 위협했다.“CCTV 영상을 보여주지 않을 거면 이 집에서 나갈
채은서는 위층으로 돌아와 공교롭게도 예성 부부를 만났다. 예성이 어제 다른 주얼리 세트로 자신을 속였음을 생각하자 바로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아예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하늘은 팔꿈치로 예성을 밀며 화해를 요청하라는 신호를 보냈다.예성은 하늘의 신호를 받고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앞으로 다가갔다.“엄마, 화내지 마세요.”채은서는 고개를 돌렸다.“어제 엄마가 원했던 그 주얼리 세트를 팔 생각이 있으신 분에게 연락했어요. 해외에 계신 분이에요. 오늘 함께 가격을 상의하기로 했습니다. 엄마, 좀 기다려 주세요. 꼭 그 주얼리 세
원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뜻밖에도 문현만이 아이들에게 학원까지 등록해 준 모양이다.“장 기사 아저씨를 귀찮게 할 필요 없어, 내가 너희들을 데려다 줄게. 잠깐만, 차 키를 가져올게.”그녀는 몸을 돌려 거실로 들어가 차 키를 가져왔다.비록 눈이 와서 운전하기 힘들지만, 그동안 운전을 많이 했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훈아와 원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제자리에 서서 원아를 기다렸다.오직 헨리만이 입을 꾹 다문 채 원아를 따라갔다.“누나, 저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은데, 안 가면 안 돼요?”“왜 안 가고 싶어?”원아는 차 키를 들고
“그러니까 누나도 내 덕을 보는 거야 알겠지?”헨리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자신이 엄마와 협상하지 않았으면 자기들은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는 요리를 못 먹었을 수도 있으니까.“그럼 힘내. 선생님께 혼나지 않게 열심히 해야 해.”원원은 동생의 모자를 만지면서 단정하게 씌워주었다.“오늘 수업에서는 제가 우리 반에서 제일 잘할 것 같아요.”헨리는 맛있는 음식을 위해 서예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기로 결심했다.원아는 아이들의 대화를 들으며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뒷좌석의 차문을 열며 말했다.“애들아, 빨리 차에 타. 안 그러면 늦는
“그리고 아이들에게 저녁을 해주겠다고 약속했으니 미리 준비하지 마세요. 제가 돌아와서 할게요.”원아는 오현자가 미리 저녁을 준비할까 봐 미리 얘기해 주었다.아이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서 한 입만 먹어도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원아가 미리 말해 음식 낭비를 피하려는 것이었다.“네, 알겠습니다. 교수님, 운전 조심하세요.”오현자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염 교수’가 미리 알려줬으니 자신도 많이 편해졌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미리 말해주면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원아는 한가롭게 침대에 앉아 있는 임대관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장미화는 원아를 보고 바로 태도를 바꾸었다.“교수님,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임대관 씨의 재활 치료 상태를 보러 왔습니다.”원아가 말했다.옆에 있던 이연은 웃음이 나왔다. 장미화의 태도는 정말 1초 만에 변했다.그 이유는 바로 ‘초설’은 임대관을 구한 사람이고, 이연의 오빠인 이강은 임대관을 다치게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사실 이연은 이강이 임대관을 해쳤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두 사람은 충돌이 일어났고 이강도 경미한 부상을 입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