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은 ‘초설’이 말을 하려 하지 않자 관심을 보였다. “괜찮으니까 말해 봐요?”원아는 고개를 저으며 살짝 웃으며 한마디만 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끝없는 근심에 빠진 듯한 얼굴로 가만히 있자 이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술 두 잔이 테이블 위에 놓이자 원아가 술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이 바텐더 확실히 괜찮네요. 술이 정말 맛있어요.”“입에 맞으면 마음껏 마셔요. 때로는 말할 수 없는 고민 같은 거, 술에 취하면 오히려 솔직해지고 편해질 수 있어요.”
이강은 불만을 말했다.원아는 그가 한 말을 믿는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으며 이강이 술 한 잔을 통째로 마시는 것을 보고, 자신도 술잔에 있는 술을 바로 한번에 다 마셔버렸다.이강은 그것을 보고 또 술을 시켰다.두 사람은 또 여러 잔을 마셨다. “저도 가끔은 이연 씨가 좀 고집이 세다고 생각해요. 엊그저께는 이연 씨에게 오해를 좀 산 것 같은데, 지금까지 이연 씨랑 연락이 안 되네요. 그래서 오늘 이연 씨 아파트에 가서 만나려고 했는데 결국 연락이 되지 않았어요. 혹시 이강 씨가 나 대신 이연 씨한테 연락해줄 수 있어요?”
이강은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초설’과 말을 많이 해서 마음은 매우 즐거웠다.“맞아요. 연이는 아직 A시에 있어요.”“그래요? 다행이네요. 이연 씨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원아는 일부러 안심하는 척했다.술기운이 올라오자 ‘초설’을 바라보는 이강의 눈빛 사이로 미련이 가득 찼다.‘초설’은 정말 아름답다. 여태까지 이강이 본 여자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여자이다. 게다가 다른 여러 가지 조건도 모두 뛰어나니 반드시 이 여자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결심했다.“자, 초설 씨, 술 마셔요.”이강은 또 술 한 잔을 원
이강은 데릭을 보며 물었다. “누구야?”데릭은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가 원아의 신원을 확인하는 척했다.“정말 염 교수님이구나. 왜 이렇게 취했어요? 교수님, 제가 집까지 데려다 드릴게요.”이강은 이 말을 듣자 입에 닿은 고기를 남에게 뺏길 것 같아 얼른 원아의 곁을 가로막았다.“뭐하는 새끼야? 초설이가 너를 알아? 뭘 이렇게 함부로 사람을 데려가려고 해?”“저는 염 교수님의 부하인데, 그쪽은 누구?” 데릭은 일부러 물었다. 술자리의 어수선함을 한 번 보고는 말했다. “당신이 우리 교수님을 이렇게 만든 거야? 도대
소남의 얼굴 표정이 안 좋은 이유는 원아와 이강이 같이 있던 때의 분위기 때문이었다.데릭은 모든 것을 아주 똑똑히 보았고 세부사항도 빠뜨리지 않고 소남에게 보고했다.그의 얼굴 표정이 이렇게 좋지 않은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원아는 똑바로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염 교수는 나한테 할 말 없어요?” 소남이 물었다.원아는 무슨 뜻인지 몰랐다.‘지금 무슨 뜻이지?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해?’이렇게 생각하고 원아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얼른 말했다.“방금 이강과 이야기했어요. 저는 이연 씨가 송재훈과 같이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원아도 따라서 차문을 열고 두 사람은 함께 아파트로 들어갔다. 층에 도착한 후 그녀는 문을 열고 불을 켰다.소남은 작은 방이 자기 방인 것처럼 바로 걸어 들어갔다.원아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여전히 속이 매우 괴로워서 주방에 들어가 꿀물 한 잔을 만들었다.달콤한 꿀물에 원아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꿀물을 천천히 음미하고 있었다. 소남이 걸어 나와 그녀가 무언가를 마시고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뭐 마셔요?”“꿀물이에요.” 원아가 말했다.“드실래요?”“아니요.” 소남은 이런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
“잠들 수 있을까요?” 소남은 문에 기대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원아는 눈을 비비며 졸린 척을 하며 말했다.“대표님, 저 지금 피곤해요. 자고 싶어요.”소남은 원아가 졸리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려 하지 않는 이상 좀 강하게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원아의 침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았다.“대표님?” 원아는 소남의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 ‘설마 오늘 밤 이 방에서 계속 날 지켜보려는 건가?’소남은 기다란 두 다리를 포개 편안한 자세로 앉았다. 원아는 술을 많이 마셔서 씻은 후인데도 공기 중의
‘그럼 소남 씨는 도대체 원아와 지금의 염초설, 둘 중 누구를 좋아하는 거지?’‘소남 씨가 누구를 좋아하든 다 나지만, 어쩔 수 없이 두 신분을 연기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연적이 되어버렸네? 누군가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정말 말도 안된다고 하겠지? 무슨 풍자극이라도 보는 것 같아.’소남은 원아의 해명을 들으면서 눈빛이 어두워졌다. ‘원아가 이렇게 위장하는 것도 힘들겠지?’“내 아내는 이미 세상에 떠났어요.”그가 말했다.원아는 아연실색하여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그럴 리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