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국.수수가 죽었다는 소식이 서 씨 가문에 전해졌을 때 별다른 파장도 일으키지 않았다.어차피 수수는 서 씨 가문의 도우미에 불과했다. 그것도 옛날 도우미 말이다.수수가 서씨 가문을 떠난 후 서씨 가문에선 아무도 그녀를 떠올린 적이 없었다.서준빈이 먼저 수수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수수가 그녀에게 진 빚을 갚았기 때문이었다."아빠, 우리집 못생긴 어린 도우미가 기억나요? 수수라고 말이에요." 저녁을 먹을 떄 서준빈이 이 일을 꺼냈다."당연히 기억하지. 은준이가 그 아이에게 잘해줬잖아." 서 어르신이 서준빈을 힐끗 보고나서물었다. "그 아이는 왜? 널 찾아갔었어?"서준빈이 고개를 저었다. "죽었대요."갑자기 테이블 분위기가 확 변했다.그들은 수수의 생사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이 일에 충격을 받긴 했다."왜 죽었대? 병이 걸린건 아니지? 일을 깔끔하게 잘하는 것 같던데." 서씨 사모님은 재수없다고 생각하며마음속으로 무슨 이상한 병이 아니기를 기도했다."어떻게 죽었는지 저도 잘 몰라요. 나한테 돈을 좀 빌렸는데 오늘 낮에 누군가 돈을 보내왔더라고요. 그녀를 대신해 갚는 거라면서요. 그러더니 그녀가 죽었다면서 예전에 보살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어요." 이 일을 말하는 서준빈은 마음이 조금 차가워졌다."누군가 돈을 갚아줬다고? 누구지? 가족이 없지 않아?""자선단체나 뭐 그런거겠지." 서준빈이 추측했다.이때 집사도 입을 열었다. "나한테 빌린 돈도 갚았어요.""돈을 돌려준 사람이 집사 아저씨에게도 그 아이가 죽었다고 했어요?" 서준빈이 물었다.집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돌봐줘서 고맙다고 했어요.""어떻게 죽은 건지 모르겠네. 너무 갑작스러워. T대에 붙었다고 하더니." 서준빈이 안타까워 하며 말했다. "병에 걸린건 아닌 것 같아요. 무슨 병이 그렇게 갑자기 도진대요? 사고나 뭐 그런거일 거예요."서씨 사모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아이 팔자가 좋지도 않은데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일찍 죽으면 일찍 환생할 수 있잖아. T대에
그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그가 그때 아주 크게 화를 내고 그녀가 자신을 공항까지 바래다주겠다는 걸 거절했었다.심지어 그는 그녀가 다음날 아침 서씨 가문에 도착했을 때 자신이 이미 떠나가버린 걸 보고 실망했을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무슨 영문인지 그는 그녀가 자기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짜릿했다.하지만 그는 그녀가 이렇게 일찍 세상을 떠날 줄은 몰랐다.그녀가 이렇게 빨리 죽을 줄 알았다면 그녀에게 화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미 모든 것이 늦어버렸다.그녀가 죽었다.그의 개가 죽었을 때처럼 너무 갑작스러웠다.작별 인사를 할 시간도 없이 영원히 그를 떠났다.그가 좋아하는 것은 꼭 다 빼앗아 가야 하는 걸까?A국.현이가 박씨 가문에 온 지 보름이 지났다.이 보름은 현이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그녀는 끼니 걱정할 필요 없고 비바람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으며 생계를 걱정할 필요도, 학비를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그녀는 폭신한 큰 침대에서 눈을 떴다. 밖에서 눈 부신 햇살이 쏟아졌고 방안엔 예쁜 생화가 있었는데 매일 다른 생화로 바뀌었다. 그녀의 새 옷과 새 신발처럼 매일 새로운 것들이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이 그냥 이 모든 걸 즐기면 됐다.매일 아래층에 내려가면 맛있는 음식이 기다리고 있어 먹고 싶은 걸 골라 먹을 수 있었다.그녀가 부탁할 필요 없이 맛있는 음식들이 계속 그녀의 앞으로 배달됐고 엄마 아빠와 오빠가 계속 그녀의 옆을 지켰다.지성이가 여름 방학이 있는 것에 비해, 큰 오빠는 일이 바쁜데 그녀와 함께 있기 위해 일을 뒤로 미루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그들은 그녀를 데리고 각종 전시회와 콘서트장에 갔고 그녀를 데리고 놀이동산과 박물관도 갔다... 매일 일정이 달랐고, 매일 그녀는 새롭게만 느껴졌다.그녀를 데리고 놀러 다닌 것 외에도 그들은 그녀를 데리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러 다녔다. 또한, 놀러 다닐 때마다 여러가지 기념 선물들도 사주었다.그녀가 상상할 수 있는
현이는 얼굴이 발그스름해졌다. 졸업 후의 일은 너무 멀었다.박씨 가문에 돌아오지 않았다면 그는 방송을 배우고 싶다고 말하지 못했을 것이다.아직 T국에서 혼자 생활하는 거라면 그녀는 아마 취업에 유리한 전공을 택했을 것이다. 컴퓨터 공학이나 의학, 그리고 교사 같은 전공 말이다.이제 그녀는 생계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걸 선택할 수 있었다.인생에는 너무 많은 가능성이 있었다."현이야, 넌 아직 친척들을 뵌 적이 없지? 다들 널 보고 싶어 해. 그래서 네가 대학에 가기전에 집에서 파티를 하려고 해. 친척들을 다 불러서 널 보여주고 싶어." 진아연이 딸과 의논했다. "큰 오빠가 곧 B국에 돌아올 거야. 너만 괜찮다면 이번주 말에 모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네가 싫다면...""엄마, 그렇게 해요." 현이는 보름동안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서 자신이 박씨 가문의 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그리고 엄아 아빠와 오빠 언니에게서 일부 친척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하하, 무리하지는 마. 엄마는 널 강요하지 않을거야." 진아연이 소리 내 웃었다. "지금 안 만나도 설에 만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친척들이 널 너무 보고싶어 하긴 해. 매일 네 사진을 보내달라고 성화야.""그럼 이번 주말에 봐요. 저도 친척들이 궁금해요." 현이가 웃으며 말했다.해보자!"사실 우리는 친척이 별로 없어. 왕래가 잦은 사람들은 대부분 나랑 네 아빠 친구들이야." 진아연이 설명했다. "긴장할 필요 없단다. 두려워하지도 말고, 다들 좋은 사람들이야.""그래요, 안 두려워요."현이와 대화를 나눈 후 진아연은 현장 배치 준비에 나섰다.저녁이 되어 퇴근해 돌아온 라엘이는 엄마 아빠가 파티 음식을 의논하는 것을 보았다."파티해요?""그래. 현이가 돌아온 후 아직 축하 파티를 안 했잖아. 친척 지인들을 집에 초대해 축하할 예정이야." 진아연이 대답했다. "라엘아, 금요일을 비워 둬. 동생이랑 나가서 예쁜 드레스를 골라."라엘이는 알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나한테 맡겨
그녀는 나중에 옷을 살 계획이었기 때문에 굳이 금요일 업무 시간에 나갈 필요는 없었다."무슨 생각해!" 라엘이가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설마 옷을 사러 가겠다고 하면 업무 시간을 뺏는 거 같다고 생각하는 거야? 절대 아니야. 언니도 좀 쉬고 싶다구! 오늘 저녁에 나가서 고르고 내일 다시 입어보자... 각자 하나씩 사는 거야. 커플룩처럼!""좋아요!" 현이는 웃으며 말했다. "언니, 근데 매일 일만 하고 연애는 안 해요?"라엘이는 얼굴을 붉히며 미소를 지었다. "뭐, 뭐야? 갑자기 그런 거나 물어보고? 큰 오빠도 연애 안 하잖아!""아, 맞아요. 예전에 뉴스에서 언니가 맞선남을 찾는다는 기사를 본 적 있어요." 현이는 약간 놀리듯이 말했다. "언니, 그때 괜찮은 남자는 있었어요?""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었어! 사실 정말 다 괜찮은 사람들이었어. 넌...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아무튼 조건에 맞는 사람들은 모두 외국에 사는 사람들이었어. 외국에 사는 것은 둘째치고 자라난 환경이 다르니깐 이야기가 잘 통하지 않았어. 그래서 그냥 혼자 찾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어." 라엘이는 자신의 경험을 동생에게 말해줬다."언니라면 충분히 찾고도 남을 거예요! 이렇게나 예쁘고 능력있는데. 좋은 남자 찾을 수 있을 거예요." 현이가 위로했다.라엘이는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현이야, 사실 나 독립하고 싶어. 근데 아직 엄마, 아빠한테는 말도 꺼내지 못하겠어. 혼자 산다고 하면 또 엄청 걱정할 테니까. 근데 친구들한테도 물어보면 연애하고 싶으면 다들 독립하라고 하더라구."현이는 어떤 느낌인지 정확하게 아직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전적으로 응원했다. "그래서 어디에서 살고 싶은데?""최근에 알아보고는 있어. 회사 근처로. 주말에는 집에 있는 조건으로 설득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 라엘이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언니가 행복하다면 언제나 응원하죠.""좋아! 하지만 부모님께서 동의하지 않을까 걱정 돼." 라엘이가 말했다. "만약에 엄마, 아빠가 동의하지
그 동안 그녀는 가족들의 보호 아래 잘 지냈고 그러다보니 물가에 대해서 잊고 있었다.박시준이 그녀에게 카드를 주었고 그녀의 카드는 이미 휴대폰 결제 시스템에 등록을 해놓았다. 하지만 사실 쓸 기회가 없었다.부모님과 큰 오빠랑 외출할 때면 계산은 항상 큰 오빠가 했었다.기본적으로 엄마가 뭔가 마음에 들면 집어서 현이에게 보여주면 큰 오빠이 값을 결제했다.큰 오빠가 그들과 함께 있지 않다면 아빠가 비용을 지불할 것입니다.종종 X현이가 반응하기 전에 아빠가 이미 요금을 결제했다.그래서 그녀는 많은 것들의 가격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다.허를 찔린 그녀는 이 드레스의 가격이 400,000위안이라는 것을 알고 기절할 것 같았다.그냥 치마인데 어떻게 40만원에 판다고?이 드레스에는 반짝이는 보석이 박혀 있었지만 현이는 이 보석이 그렇게 비싼 값을 할 가치가 전혀 없다고 느꼈다.큰오빠는 그녀에게 많은 보석을 주었고 그 보석들은 모두 매우 귀중했다.그래서 그녀는 어떤 종류의 보석이 약간의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예를 들어, 큰 그램과 순수한 색상을 가진 것이 더 가치가 있을 것이다.그녀가 받은 선물에 비해 이 옷에 달린 보석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작았다.현이는 라엘이를 옆으로 끌어 당기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언니, 방금 본 드레스의 가격표는 400,000 위안이에요...""글쎄요, 이 가게의 새로운 스타일은 거의 다 이 가격에 있어요." 라엘이는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이것은 고급 맞춤화입니다. 가격이 더 비싸다.""아, 그렇구나..." 하지만 현이는 왜 이렇게 비싼지 이해할 수 없었고 이 가격을 주고 사고 싶지 않았다. "언니, 그냥 우리 다른 곳도 한번 가봐요! 이렇게까지 비싼 옷은 필요 없어요."라엘이가 웃으며 말했다. "여기 옷이 그나마 저렴한 편이라서 온 거야. 이번 기회에 이런 옷들도 입어봐. 현이 네게 잘 어울릴 거 같은데.""언니... 하지만 너무 비싼 걸요." 현이는 옷을 입어볼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입다보면 적
"그럼 내일도 와서 구경하자. 내일은 더 예쁜 게 들어올 거니까." 라엘이는 몇 군데 더 둘러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가 가장 마음에 드는 옷을 사주고 싶었다.현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원래 옷으로 갈아 입고 나왔다.매장에서 나온 라엘이는 현이를 데리고 고깃집으로 향했다."돌아온 뒤로 고기 안 먹었지?" 라엘이는 웃으며 말했다. "엄마 아빠가 요즘 건강을 생각해서 그런지 워낙 고기나 이런 걸 일절 안 먹으려고 하니까. 아빠도 조금이라도 위생적이지 못 하면 아예 먹질 않으시니. 엄마는 그나마 매운 것도 먹고 하는데."현이는 부모님 곁에 있다보니 영양가 있는 음식들을 먹었다.담백했지만 현이의 입맛에는 맛있었다.하지만 고기 굽는 냄새가 나자 식욕이 확 돋았다."큰 오빠는요?" 현이가 물었다."근데 그거 알아? 예전에 오빠가 아빠를 엄청 싫어했다는 거. 근데 지금은 행동이랑 입맛까지 닮아가는 거 있지." 라엘이가 웃으며 말했다. "나랑 지성이는 좀 달라서 몰래 밖에 나가서 고기랑 샤브샤브 먹기도 했어."현이는 매우 흥미롭게 생각했다. "둘째 오빠 지금 부를까요?""오늘은 우리끼리만 먹자." 라엘이는 메뉴판을 받아 주문을 마친 뒤, 물었다. "아이스크림 먹을래? 여기 아이스크림 맛있어!"현이는 아무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뜨거운 음식 먹고 바로 차가운 음식 먹으면 배탈날 텐데요."라엘: "몇 번 여기서 먹었는데 설사한 적 한 번도 없었어! 물론 이렇게 먹으면 위에 정말 안 좋겠지만."현이: "네."음식을 주문한 뒤, 라엘이는 현이에게 바깥 풍경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저 건물 보이지...?"현이는 멀리서 언니가 가르킨 큰 건물을 바라보았다."저게 진명 그룹이야." 라엘이가 설명했다. "진명 그룹은 할아버지 때부터 설립한 건물이래. 명예와 돈 모두 가지시긴 했지만 할머니를 엄청 힘들게 하셨데. 임신을 하셨을 때도 바람을 피우셨다니 말 다했지. 그래도 마지막 유언장에 모든 재산을 어머니에게 주고 가셨어.현이는 처음 듣는
다음 날. 라엘이는 현이를 데리고 다시 쇼핑에 나섰다.옷 몇 벌을 고른 뒤 현이는 어제 봤던 옷이 자꾸 생각났다.그래서 두 사람은 그 치마 세 벌을 주문하러 갔다.라엘이는 어머니의 사이즈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연락해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사이즈는 오늘 고쳐서 바로 줄 수 있나요?" 라엘이가 매장 대표에게 물었다. "내일 입어야 하는데.""야근해서라도 예쁘게 수정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매장 대표가 이어서 말했다. "진 아가씨는 저희 VIP이시니 뭘 원하시든지 저희가 다 맞춰 드리는 게 맞습니다.""고마워요. 결제하시죠!" 라엘이가 가방에서 카드를 꺼냈다.현이 역시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며 말했다. "언니, 제 카드 사용하는 게 어때요?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데. 얼마가 들어있는지 모르겠지만."라엘이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아빠 카드네. 한도가 따로 없을 거야. 지금 집을 살 때 사용해도 문제 없을 걸."현이: "..."라엘: "한 번 돈을 써보고 싶으면 네 카드로 긁어도 돼!"현이: "혹시 제가 사용하면 아빠가 알까요?"라엘: "하하하! 왜? 뭐라고 할까봐 그래? 걱정마. 얼마를 써도 신경쓰지 않을 거야. 지성이도 아빠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걸. 자동차랑 각종 디지털 제품들을 사도 아빠는 뭐라 안 했어."언니의 말을 들은 현이는 바로 매장 대표에게 카드를 건넸다.매장 대표가 카드기에 카드를 긁은 뒤, 현이가 이어서 비밀번호를 입력했고 바로 결제 성공을 했다."언니, 언니는 아빠 카드 아니에요?" 현이가 카드를 가방에 넣으며 물었다.라엘: 난 엄마의 세컨드 카드를 사용해. 어렸을 때부터 돈을 벌어서 엄마한테 맡겼거든. 그러나 열여덟 살이 되고 나서는 내 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지. 어머니가 매달 내 카드로 일정 금액의 돌을 이체하면 내가 직접 쓰고 있어. 감시당하는 게 싫으면 직접 카드를 만들어도 돼."현이가 그 말을 듣고 말했다. "저도 직접 돈을 번 다음에 카드 만들래요!"그녀는 지금 아직 돈을 벌 능력이 없었기에 아무
"내 어린 시절 동반자 같거든. 회사가 성장하는 걸 지켜봤고, 회사 또한 내 성장을 지켜봤으니까." 라엘이는 발코니에 서서 회사 건물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어릴 적 꿈이 우주 대스타가 되는 거였어. 남들 앞에서 스스로를 뽐내는 걸 좋아했었거든. 하지만, 나중에 자라면서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사라지더니, 지금은 그런 욕구가 없어졌어.""언니가 연예인이 된다면 진짜 인기 많았을 거 같아요." 현이가 말했다."하지만 지금은 인기있고 그런 것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 그저 회사를 잘 키워서 아빠랑 큰 오빠처럼 기업가가 되는 게 꿈이야.""언니라면 지금도 이미 대단한 걸요.""넌 꿈이 뭐야?" 라엘이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현이는 질문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선 마침내 고개를 저었다. "좋은 대학을 나와서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직업을 갖는 게 꿈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런 것들을 고민한 필요가 없어져서 꿈이 뭔지 모르겠어요.""그럼 천천히 생각해 봐도 돼. 아직 어리니까.""하지만 전 제가 어리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조급해 하지마. 천천히 시간이 흐르는 대로 받아들이면 돼." 라엘이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자, 이제 가구 보러 가자.""네."다음 날, 이른 아침.성빈은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박시준 집에 도착했다.잠시 뒤, 하준기의 가족들도 도착했다.원래 오늘 밤 파티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다들 현이를 빨리 보고싶은 마음에 이렇게 아침이 되자마자 달려온 것이다.그들이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위정의 가족들도 도착했다.수현은 현이의 방으로 가서 현이를 데리고 나왔다.현이는 아래층에 사람들이 이미 와있다는 것을 알고 서둘러 옷을 입었고 머리를 정리하기도 전에 수현이의 손에 이끌려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진아연과 박시준은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있었고 딸이 내려오는 것을 보자 바로 다가가 사람들에게 소개해줬다."제 막내 딸 현이입니다." 박시준은 사랑스러운 미소로 현이를 바라보며 모든 사람들에게 소개했다. "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