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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9장

그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가 그때 아주 크게 화를 내고 그녀가 자신을 공항까지 바래다주겠다는 걸 거절했었다.

심지어 그는 그녀가 다음날 아침 서씨 가문에 도착했을 때 자신이 이미 떠나가버린 걸 보고 실망했을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무슨 영문인지 그는 그녀가 자기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짜릿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가 이렇게 일찍 세상을 떠날 줄은 몰랐다.

그녀가 이렇게 빨리 죽을 줄 알았다면 그녀에게 화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이 늦어버렸다.

그녀가 죽었다.

그의 개가 죽었을 때처럼 너무 갑작스러웠다.

작별 인사를 할 시간도 없이 영원히 그를 떠났다.

그가 좋아하는 것은 꼭 다 빼앗아 가야 하는 걸까?

A국.

현이가 박씨 가문에 온 지 보름이 지났다.

이 보름은 현이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녀는 끼니 걱정할 필요 없고 비바람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으며 생계를 걱정할 필요도, 학비를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폭신한 큰 침대에서 눈을 떴다. 밖에서 눈 부신 햇살이 쏟아졌고 방안엔 예쁜 생화가 있었는데 매일 다른 생화로 바뀌었다. 그녀의 새 옷과 새 신발처럼 매일 새로운 것들이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이 그냥 이 모든 걸 즐기면 됐다.

매일 아래층에 내려가면 맛있는 음식이 기다리고 있어 먹고 싶은 걸 골라 먹을 수 있었다.

그녀가 부탁할 필요 없이 맛있는 음식들이 계속 그녀의 앞으로 배달됐고

엄마 아빠와 오빠가 계속 그녀의 옆을 지켰다.

지성이가 여름 방학이 있는 것에 비해, 큰 오빠는 일이 바쁜데 그녀와 함께 있기 위해 일을 뒤로 미루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들은 그녀를 데리고 각종 전시회와 콘서트장에 갔고 그녀를 데리고 놀이동산과 박물관도 갔다... 매일 일정이 달랐고, 매일 그녀는 새롭게만 느껴졌다.

그녀를 데리고 놀러 다닌 것 외에도 그들은 그녀를 데리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러 다녔다. 또한, 놀러 다닐 때마다 여러가지 기념 선물들도 사주었다.

그녀가 상상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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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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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은준이가.. 수수 좋아했구나.. 나중에 만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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