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도 알아요. 며칠 전에 같은 반 친구가 생일파티에 초대했는데 거절했어요. 아빠랑 엄마가 돌아오시지 않아서 기분도 안 좋았고 밖에 나가서 놀고 싶지도 않았어요. 저 매일 학교 끝나고 바로 집에 돌아오니까 제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라엘이가 기특하게 말했다.아버지를 찾기 위해 많이 지치신 어머니의 마음을 잘 알기에 라엘이는 더 이상 걱정을 끼쳐드리고 싶지 않았다.”엄마도 우리 라엘이 착한 거 알아. 엄마랑 아빠가 라엘이한테 이런 걱정하게 해서 정말 미안해.” 진아연은 딸을 안쓰러워하며 말했다. “아버지 찾고 나면 엄마가 오빠 설득해서 꼭 같이 돌아갈게. 그때 우리 가족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네! 엄마 얘기 들으니까 갑자기 너무 기뻐요.”딸의 해맑은 얼굴을 보며 진아연도 따라서 미소를 지었다.영상통화를 마친 후 진아연은 뒤로 고개를 돌렸다, 의사가 약상자를 들고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당황한 그녀는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언제 오셨어요? 저 이제 괜찮아요... 항생제 먹고 주사는 안 맞아도 괜찮아요.””오늘 상처에 출혈이 있었나요?” 의사가 물었다.”아니요, 오늘은 집에서 푹 쉬고 밖에 돌아다니지 않았어요.” 진아연은 일어나 의사에게 물을 따라주려고 했다.”진 아가씨, 가만히 앉아 쉬세요. 저 물 안마셔도 됩니다.” 의사는 웃으며 말했다. “오늘 출혈이 없었다면 주사는 맞지 않아도 되겠네요. 근데 약은 꼭 챙겨드셔야 합니다.””알겠어요, 저도 빨리 낫고 싶어요.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마치 의학상에 관한 일은 선생님께서 마이크에게 말씀해 주신 거죠? 이렇게 중요한 정보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진아연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괜찮습니다, 진 아가씨. 저도 조명주가 감히 겁도 없이 그런 짓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박 대표님처럼 영향력이 많은 분도 감히 납치하다니, 정말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설마 자신이 나이가 많고 노경민 교수 후배라고 아주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결심을 내리기 전, 그녀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민아, 너 괜찮아? 이틀 동안 전화도 안 받고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강민의 어머니는 조급해하며 말했다. “너한테 연락이 안 돼서 엄마는 강도평한테 전화할 수밖에 없었어. 강도평이 괜찮다고 해서 겨우 잠에 들 수 있었어.””엄마, 저 요즘에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엄마가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강민은 앞에 있는 와인 잔을 들고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엄마, 이모랑은 통화 했어요?””그래. 이모한테 네 상황에 대해서 말했어. 이모가 하늘이한테 전화했는데 하늘이가 전화를 안 받는대.” 강민의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쩌면 하늘이가 정말로 네가 한 일을 진아연에게 말했나봐. 하늘이 이 계집애 너무 철이 없이 이렇게 중요한 일을 어떻게 남한테 말할 수 있어? 이렇게 하면 널 해칠 거라는 거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텐데!””엄마, 이런 상황에서도 그 계집애 편 들어주는 거예요? 그 년이 절 죽이려고 해요, 그런데도 하늘이, 하늘이 하시는 거예요!? 하늘이가 세살짜리 애도 아니고 스물 넘은 다 큰 어른이라구요! 그 년은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그렇게 하면 제가 어떤 위험에 처할지 다 알면서도 여전히 절 배신했어요! 전 이제부터 그런 동생 없어요! 이모네랑도 더 이상 다니지 않을 거예요!”강민은 자신의 입장을 단호하게 밝혔다.강민의 어머니는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민아, 하늘이가 한 짓인데 너희 이모랑은 아무 상관 없잖아? 너희 이모는 절대 널 해치지 않을 거야. 너도 알잖아, 하늘이 요즘 사춘기처럼 너희 이모, 이모부랑 인연도 끊겠다고 난리 치고있는 거...””엄마, 제 목숨도 단 하나뿐이에요. 진아연이 지금 제 목숨을 앗아가려는데, 제가 친척들 챙길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전 그렇게 아량이 넓은 사람이 아니에요. 절 이렇게 만든 사람에게 몇 배로 갚아줄 거예요! 저 절대 당하고만 있지 않아요! 제가 죽을 지경인데, 절 이렇게 만든 사람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그
”아연 씨, 요즘 잘 지내셨어요?””네. 근데 갑자기 어떻게 오셨어요?” 진아연이 물었다. “여기 문제도 곧 해결될 거 같아요, 이제 시준 씨 곧 찾을 수 있을 거예요.””수고 많았어요. 시준이가 확실하게 여기 있다고 했으니 제가 반드시 와야죠. 그리고 지금 강민도 여기에 숨어있잖아요. 강민이 한 역겨운 짓들만 생각하면 심기가 불편하네요.” 성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시준이랑 계약 체결한 거니까 기다렸다 시준이가 알아서 하라고 하죠!”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몇 시에 도착하셨어요?””새벽 두시에 도착했어요. 호텔에서 하룻밤 쉬고 지금 쯤이면 아연 씨도 일어났을 것 같아서 찾아왔어요.” 성빈은 그녀를 훑어보며 말했다. “다치셨다고 들었는데 다친 데는 좀 어때요?””많이 나았어요, 이젠 괜찮아요.” 진아연은 부엌을 흘끗 보았다.가정부는 옆에서 기다리다 진아연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말했다: “아침 식사 준비는 다 됐습니다.”진아연은 성빈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침 드셨어요?””호텔에서 먹었어요. 근데 좀 더 먹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성빈은 그녀와 함께 식당으로 걸어갔다. “한이는 학교에 갔죠? 마이크는 아직 자고 있어요?””그럴 걸요. 마이크가 요즘 저랑 여기저기 다닌다고 잠을 제대로 못 잤거든요.” 진아연은 자책하며 말했다. “그리고 한이도 저 때문에 강씨 집안 신상을 알아내는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아연 씨, 자책하실 필요 없어요. 사고를 당한 게 시준이가 아니라 아연 씨라도, 시준이도 똑같이 아연 씨 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을 거예요.””저도 알아요. 전에는 제가 그 사람을 오해했어요. 저는 항상 제멋대로 생각해온 것 같아요. 제가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랑 그 사람이 저를 향한 사랑이 다르다고 생각해왔어요...””오해가 풀렸으면 됐어요. 시준이가 돌아오면 이제 다시는 함부로 헤어지자는 얘기 꺼내지 마세요. 다음에 또 헤어지면 정말 끝일 수도 있어요.” 성빈은 한숨을 내쉬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관계는 없어요. 상처를
아침 식사 후, 진아연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다.그녀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을 때 마이크는 이미 일어나 성빈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마이크, 오늘은 성빈 씨랑 같이 갈게. 넌 집에서 쉬고 있어.” 진아연은 그들 앞으로 걸어가 마이크에게 말했다.마이크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어젯밤에 잘 쉬었어.””집에서 있기 싫으면 회사에 가면 되잖아! 난 이미 성빈 씨랑 약속 잡았어.” 진아연은 말을 마친 후 성빈을 향해 바라보았다. “가요 우리!”마이크는 그들을 배웅하러 나섰다.”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한테 전화해!””알았어. 오늘은 집에서 편히 쉬는 게 좋을 것 같아, 너 지금 너무 초췌해 보여.” 진아연은 차에 올라탄 후 차 문을 닫기 전에 마이크를 한 번 더 보았다.”우리가 오늘 처음 만난 사이도 아니고, 나 평소에도 다크써클 있는 거 알잖아... 아니, 이건 다크써클이 아니라 애굣살이지.” 마이크는 그녀를 위해 차 문을 닫고 경호원 10명에게 그녀를 잘 지키라고 당부했다.그들이 떠난 후 마이크는 다시 식탁으로 돌아가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운전해서 회사로 갔다.드림메이커 그룹.마이크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성큼성큼 회사 안으로 걸어갔다.1층에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었는데 특별한 카드를 찍어야만 탑승할 수 있다.이 엘리베이터는 오직 그와 한이만 탑승할 수 있다.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열어보니 안에 한이가 있었다.”오늘 학교에 수업 없어?” 마이크는 바로 한이 옆으로 다가가 한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았다.”수업 없어요.” 한이는 컴퓨터 화면을 집중해서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누구한테 이메일 보내는 거야?” 마이크는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물었다. “첨부 파일은 뭐야?””강도형한테 주는 큰 선물이에요.” 한이는 요즘 수업시간 외에 가끔 회사 업무를 살펴보며 많은 시간을 강씨 집안의 신상을 알아내는데 투자했다.강도평은 B국에서 유명한 대기업가이자 겉으로는 아주 완벽한 이미지를 갖추고 있
”강도평 예전 사진을 검색해보면 이 사람을 자주 볼 수 있거든요.” 한이가 말했다. “이 사람은 강도평의 비밀을 많이 알고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찾아내서 돈 주고 샀어요.””그럼 돈 꽤 많이 썼겠네? 강도평도 B국에서 독한 캐릭터잖아, 웬만한 액수로는 쉽지 않을 거 같은데. 어쨌든 이 영상이 공개된다면 강도평은 틀림없이 사람을 보내서 이 경호원 대장을 죽여버릴 테니까.”마이크의 추측이 맞았다.”이 사람이랑 가족들 모두 해외로 보냈어요. 그리고 평생 돈 걱정없이 살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돈을 줬어요.” 한이가 대답했다.”한이 이제 형이라고 불러도 되겠는데! 요 며칠 동안 잠잠하다 했더니 비밀리에 이렇게 큰 한 건을 할 줄은 몰랐네! 넌 역시 큰일 할 사람이야, 너무 대단해!” 마이크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강도평이 감히 우리 엄마를 괴롭혔는데, 저도 당연히 그를 가만 둘 수 없죠.” 한이는 노트북을 닫으며 물었다. “엄마는요? 오늘은 왜 우리 엄마랑 같이 안 있어요?””너희 성빈 삼촌이 여기에 왔어. 엄마는 오늘 성빈 삼촌이랑 같이 있어.” 마이크는 그의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 교수님 찾아가서 뭐라도 좀 알아낼 수 있겠는지 모르겠네.”…진아연과 성빈은 함께 서점으로 들어갔다.어젯밤 진아연은 사모님을 통해 교수의 연락처를 알아냈다.그녀는 어젯밤 노교수에게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냈고, 교수는 이 서점에서 만나자고 했다.서점에 도착한 진아연은 진열대 옆에서 책을 꺼내 보고 있는 교수를 한눈에 알아보았다.”그린스 교수님.” 진아연은 바로 걸어가 상대방에게 인사를 건넸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노경민 교수님의 제자 진아연입니다.”그린스 교수는 진아연을 보고 손에 든 책을 책장에 끼워두었다.”그래, 아연아 안녕? 어젯밤에 네가 보낸 메시지 보고 바로 누군지 기억났어.” 그린스 교수는 진아연에게 손을 내밀었다.두 사람은 악수를 나눈 후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경민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싶었는데 그때는
성빈은 두 사람 근처로 다가가 귀를 쫑긋 세우며 도청을 시도했다.하지만 두 사람의 목소리는 너무 작았고, 진아연은 표정이 고통스럽게 변하며 감정이 격해질 때도 다른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낯추어 말했다.성빈은 도청에 실패하고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 그리고 진아연과 그린스 교수가 함께 앉아 얘기하는 모습을 몰래 찍어 마이크에게 보냈다.성빈: 저 괜히 따라온 거 같아요.마이크: 하하하하하!성빈: 아연 씨 표정 보면 엄청 심각해 보이는데요.마이크: 설마 박시준이 죽은 건 아니겠죠?성빈: 그런 재수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마이크: 그쪽이 심각하다고 했잖아요...성빈: 아연 씨 감정변화가 좀 격력한 거 같아서요.마이크: 그건 아연이에 대해 잘 몰라서 그래요. 아연이 요즘 매일 감정기복이 롤러코스터 타는 거 같아요.성빈: 그렇군요! 제 쓸데없는 걱정이었으면 좋겠네요.마이크: 오늘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겁니다.성빈: 재미있는 일이요? 어디서 볼 수 있는데요?마이크: 참견도 많으시네요! 아연이랑 같이 나갔으면 아연이 곁이나 잘 지키세요! 다른 일에 신경쓰지 마시고!성빈: ???마이크: 아연이가 그 교수님과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알게 되면 무슨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건지 알려드릴게요.강씨 집안.침실 안, 낮잠에서 깨어난 강도평은 옆에 있는 서비스 벨을 눌렀다.곧 하인이 침실에 들어가 강도평을 부추기며 시중을 들었다.강도평은 하인으로부터 안경을 건네받았다, 안경을 쓰자 눈앞의 세상이 갑자기 밝아진 것 같았다."명주는 어디에 있어?"”사모님은 잠깐 바람을 쐬러 뒷마당에 나가셨어요.” 하인이 대답했다. “둘째 도련님 오셨어요. 지금 거실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강도평은 이 말을 듣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 녀석이 여긴 왜 온 거야?””딱히 뭐라고 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이렇게 오래 기다린 거 보면 무슨 볼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인은 강도평을 부추기며 방문까지 걸어갔다.뒤이어 강도평은 성큼성큼 거실로
강도평은 눈을 가늘게 뜨고 동영상을 주의 깊게 보았다.”저는 강도평 옆에서 15년 동안 일해왔습니다. 재작년에 부상으로 인해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상태입니다. 고향에 돌아온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말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매일 눈을 감을 때마다 유령들이 억울하다고 찾아오는 꿈을 꿉니다... 강도평 옆에서 일하는 15년 동안 강도평 씨는 저에게 자신의 애인과 자식들을 포함한 18명을 죽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이 자식들은 강도평의 친자식이 아닙니다. 강도평이 자신의 자식이라고 밝힌 이유는, 자신이 오래전부터 불임이라는 비밀을 숨기기 위해서입니다!”'퍽'하는 소리와 함께!강도평은 강훈의 휴대폰을 바닥에 던졌다!그러나 휴대폰에는 여전히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이 18명의 목숨은 단지 저에게 시킨 것뿐입니다. 강도평 씨에게는 개인 경호원이 아주 많습니다. 다른 경호원에게도 많이 시켰습니다... 지금까지 강도평의 손에서 죽은 목숨은 본인 스스로도 헷갈릴 정도로 많을 겁니다.””입 닥쳐! 이런 개자식이!” 강도평은 격렬하게 소리를 지르며 강훈의 휴대폰을 여러 번 짓밟았다.휴대폰에서 더 이상 어떤 소리도 나오지 않을 때까지 말이다.강훈은 아버지의 발 밑에서 망가진 휴대폰을 보며 식은 땀을 흘렸다.”아버지... 일단 진정하세요.” 강훈은 비틀거리는 아버지를 소파로 부축였다. “아직 동영상이 공개되지 않았으니 돈 주고 다시 사오면 됩니다.”강도평은 손을 들어 이마를 받치고 거칠게 숨을 쉬며 말했다: “훈아, 이 일은 너에게 맡기마! 만약에 네가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다면 앞으로 우리 집 재산은 꼭 너에게 물려주마. 잘 안되면... 더 능력있는 사람을 찾을 수 밖에 없고...””아버지, 당장 가서 해결하겠습니다.” 강훈은 말을 마치며 바닥에 떨어져있는 망가진 휴대폰을 주워 성큼성큼 걸어갔다.강훈이 떠나자마자 강도평은 바로 자신이 가장 아끼는 수하를 불렀다.”당장 가서 진표 그 배신자 찾아와! 그만둘 때 적지 않은 돈을 주었건만! 이
강도평은 바로 기분이 좋아졌다. 잃은 돈은 액땜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았다.앞으로 그는 몇 배의 수익을 벌어올 것이기 때문이다.한편.진아연은 그린스 교수와 대화를 마친 후 서점에서 나온 후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집에 도착한 후 그녀는 침실 문을 잠그고 자신을 방안에 가두었다.성빈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몇 번이고 묻고 싶었지만 차마 물을 수 없었다.성빈은 진아연을 집으로 데려다 준 후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집에 돌아오라고 말했다.마이크는 집에 도착한 후 진아연의 방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 그는 더 이상 진아연을 방해하지 않았다.그렇게 저녁이 되었다.”가서 아연 씨한테 저녁 먹자고 해봐요!” 성빈이 마이크에게 말했다.마이크는 고개를 저었다: “저도 그럴 용기가 없네요. 제 생각에는 아마 박시준이 죽은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면 아연이 왜 한 마디도 안 하고 저러고 있겠어요?”성빈: “거참, 왜 자꾸 그런 소리 하시는 겁니까? 계속 그렇게 말하면 저 정말 화낼 겁니다!””그럼 그쪽이 가서 물어보세요! 제 앞에서만 큰소리 치지 말고.” 마이크는 성빈을 진아연의 방문을 향해 밀었다. “제대로 물어보지 않으면 저녁도 못 먹으실 거 같아서 그래요.”성빈은 심호흡을 하고 새빨개진 얼굴로 후들후들리는 손으로 문을 두드렸다.잠시 후 방문이 열렸다.진아연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아연아, 같이 저녁 먹자!” 마이크는 성빈의 뒤에 서서 진아연에게 말했다.진아연은 대답하며 방에서 나왔다.”아연 씨, 교수님이랑 무슨 얘기 하신 겁니까? 표정이 안 좋으셔서 오후 내내 걱정했어요.” 성빈은 그녀를 따라 식당으로 걸어갔다.진아연은 침울한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린스 교수님께서 조명주의 연구 방향이 기사회생술이라고 했어요.”마이크: "???"성빈: "!!!"”조명주는 어쩌면 시준 씨에게 기사회생술을 실험했을 수도 있어요.” 진아연은 식탁 의자에 앉았다, 그녀의 앞에는 산해진미가 놓여있었지만 그녀는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