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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수현은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은수를 의심하다니.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통제하기 어려웠다.

유일한 기대는 바로 연설이 빨리 깨어나는 것밖에 없었다. 그녀가 사과하든 어떻게든 다 좋으니 그래야 수현의 죄책감이 좀 줄어들 수 있었다.

......

병원

은수와 다른 두 사람이 몇 시간 동안 지켜본 후, 연설은 서서히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시우가 처음으로 그녀가 깨어난 것을 발견하고 급히 달려왔다.

"언니, 깨어났어요?"

연설은 입술을 움직여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응."

다만, 연설의 목소리는 허약했고, 한 쌍의 눈에도 아무런 기색이 없어 여전히 살 의지가 없어 보였다.

은수는 연설이 깨어난 것을 보고 마음이 놓였지만 이 점을 발견한 후, 또 걱정하기 시작했다.

연설이 이 일을 내려놓지 않으면 언제 또 자살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운 좋게 구조됐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결국 빨리 그늘에서 나오라고 그녀를 설득해야 했다.

"설아, 어때?"

은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연설은 멈칫하더니 남자를 바라보았고, 창백한 얼굴에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난, 별일..."

연설의 말투에 기운이 없는 것을 보고 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방금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했지만 연설이 먼저 입을 열었다.

"차수현 아가씨 탓하지 않았죠? 이번 일은 그녀가 일부러 말해서 날 자극하려고 한 게 아니니까 차수현 아가씨한테 화풀이 하지 마요."

"언니,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와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니? 그녀는 의도적으로 그랬다고요. 그렇지 않으면 누가 아픈 사람 앞에서 그런 눈치 없는 말을 하겠어요."

연설이 뜻밖에도 수현을 위해 변명하는 것을 듣고 시우는 납득하지 못했다. 만약 그녀라면 아마 이 병원을 뒤엎을 것이다.

은수가 여기에 남은 이유가 바로 수현을 위해 해명하고 그녀를 대신하여 사과하려 했던 것이었는데, 연설이 이렇게 말하자 그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고 오히려 죄책감을 느꼈다.

연설은 은수의 눈에 비친 죄책감을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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