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대답을 얻자 경찰은 수현의 완고함에 골머리를 앓았다."그렇다면 차수현 씨, 당신은 자신이 한 말이 사실이란 것을 증명할 수 없고, 저희가 가지고 있는 증거는 모두 당신이 연설 씨에게 전화를 걸어 일부러 언어로 도발하여 그녀가 자살하도록 유인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사적인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면, 공소를 기다릴 수밖에 없어요."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경찰은 그녀를 한 번 본 후, 안색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만약 수현이 은수의 부인만 아니었다면, 그는 진작에 이 빌어먹을 여자를 한바탕 호되게 욕했을 것이다.수현이 타협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경찰은 그녀를 감금실로 데려갔고, 그녀는 반항하지 않고 매우 협조적으로 따라갔다.감금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절도죄와 싸움 등 죄명으로 들어온 여자들도 적지 않아 어떤 의외의 사고를 피하기 위해 수현은 단독방으로 끌려갔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들어간 후, 옆에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수현을 향해 듣기 싫은 소음을 자아냈다."곱게 차려입은 여자가 이곳에 잡혀 들어왔다니. 아쉽게도 우리와 같은 감방이 아니네. 그렇지 않으면 난 반드시 그녀를 쥐어팼을 건데......""허허, 보아하니 그녀는 뒤에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네가 그녀를 건드리면, 아마 더 비참하게 죽을걸......""배경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잡혀 들어올 수 있겠어? 내가 보기에는 버림받은 것 같은데, 정말 불쌍하군!"한 무리의 사람들은 떠들썩했고, 수현은 못 들은 척했다. 그러나 자신의 배경을 생각하니 그녀는 또 웃기다고 느꼈다.수현은 자신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받은 대우가 이미 아주 괜찮았고, 이 모든 것은 모두 은수의 덕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사람들은 절대 그녀에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 남자는 뭘 하고 있는 걸까?병원에서 연설을 돌보며 그녀와 말을 하고 그녀의 부상을 관심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은수는 연설의 일로 마음이 아
"알... 알았어요." 유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혜정은 계속 이렇게 버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너희들 먼저 가서 자. 내가 여기서 기다리면 되니까. 안심해라. 너희들이 내일 깨어나면 틀림없이 엄마도 돌아왔을 거야.""정말요?"두 녀석은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내가 어떻게 거짓말 할 수 있겠어?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약속하자." 혜정은 침착함을 유지했고, 마침내 두 아이를 잘 달랬다.유담과 유민은 돌아가 잠을 자려고 했고, 혜정은 그들을 방으로 돌려보내 모두 잠든 것을 보고 나서야 떠났다.거실로 돌아와 시간을 보니 벌써 새벽이었다.전화는 여전히 통하지 않았기에 혜정은 생각을 하다가 은수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은수는 병원에서 의식불명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었고, 시간이 늦었기 때문에 그들 몇 사람은 모두 졸렸지만 누구도 감히 눈을 붙이지 못했다.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자 그들은 깜짝 놀았다.은수는 미안하다고 말한 다음 번호를 확인하더니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어머니, 무슨 일이시죠?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를 하시다니?""은수야, 수현이 경찰에 잡혀갔는데, 자네는 이 일을 모르는 건가?"혜정은 은수의 말투를 듣자마자 그가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당황했다.회사 일 때문에 경찰에 가서 협조한다더니, 그렇다면 은수는 어떻게 아무것도 모를 수 있겠는가?은수는 멍해지더니 그제야 확실히 이 일이 있는 것 같았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는 연설의 생명이 위독해서 뜻밖에도 이 일을 잊어버렸다."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즉시 이 일을 처리할 테니까 수현은 곧 돌아갈 거예요." 은수는 전화를 끊고 바로 경찰서에 연락해서 사람을 풀라고 했다.경찰서에 전화한 후, 그쪽은 사건의 경위를 대충 그에게 보고했다.조사 결과, 수현은 확실히 연설에게 전화를 걸었고, 얼마 후 연설은 약을 먹고 자살하려 했다. 은수의 눈빛은 약간 어두워졌다.그의 마음속에서 수현은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비록
"당신에게 있어 이것은 이렇게 공교로운 일인가요? 그녀가 단지 전화만 했는데 우리 언니는 오해해서 멘붕이 와 스스로 자살을 했다는 거예요?""그럼 어쩌자는 거지?" 은수의 눈빛이 점점 차가워졌다. 그는 수현이 잡혀 감옥에 갇히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볼 수 없었다."나는 그녀가 자신의 행동에 대가를 치르길 원해요!"시우는 은수의 그 냉혹한 표정을 보고 마음속으로 다소 겁을 먹었지만, 연설이 전에 그렇게 불쌍하게 그녀에게 도움을 애원했던 것을 생각하자, 그녀는 울며 겨자 먹기로 굴복하려 하지 않았다."대가라......"은수의 눈동자는 얼음과 서리로 뒤덮였다."그녀가 대가를 치르게 한다면, 그 결과는 아마 네가 감당할 수 없을 텐데......"남자의 말투는 평온하면서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어 시우는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 쳤다.그녀는 갑자기 전에 자신이 은수한테 큰 소리로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완전히 그가 자신과 따질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그가 정말 화가 나서 그녀와 그녀의 가족을 죽이려 한다면, 아마 개미 한 마리를 밟아 죽이는 것처럼 간단할 것이다...시우는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입술을 떨며 말을 하지 못했다. 옆에 있던 윤찬은 이 상황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도련님, 도련님께서 이렇게 말하신 이유는 경찰 측의 조사 결과가 차수현 씨에게 불리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연설의 가족의 양해를 얻어야만 차수현 씨가 풀려날 수 있는 거 맞죠?"윤찬의 능력으로 간단히 생각하기만 하면 그 결과를 추측할 수 있었다. 은수의 이 태도는 경찰 측의 조사 결과, 수현이 확실히 연설을 다치게 하는 일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기왕 이렇게 된 이상, 수현이 감옥에 가든지 남에게 버림받든지 모두 응당 받아야 할 벌이었다.은수는 지금 완전히 그녀를 두둔하려는 것이다. 아마도 그의 마음속에 있어 10명의 윤찬과 연설 등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친구들을 합쳐도 수현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이렇게 되니, 윤찬은 요 몇 년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해졌고, 은수는 어두운 얼굴로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두 남자는 이렇게 침묵을 지켰지만 여전히 신경전이 팽팽했다.바로 이 긴장한 순간, 침대 위의 연설은 손가락을 움직였고, 옆에 있던 시우는 이 두 남자를 아랑곳하지 않고 얼른 달려갔다."언니, 깼어요?"연설은 천천히 눈을 뜨더니 시우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고 약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나 지금...""너 지금 중환자실에 있어. 몸은 좀 어때?" 윤찬은 그녀가 깨어난 것을 보고 바로 다가가서 관심을 선보였다.연설은 여전히 머리가 어질어질했고,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별 문제 없는 것 같아."그녀의 대답에 윤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곧바로 은수를 바라보았다."도련님, 설이 쪽에 제가 있으니 만약 도련님께서 차수현 씨의 상황을 그렇게 걱정하신다면 얼른 가보십시오. 저희는 그녀를 잘 돌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번거로우시겠지만 제가 전에 말한 일을 잘 고려해 보시고, 제때에 후임자를 찾아 회사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십시오."연설은 금방 깨어나서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은수를 바라보니, 남자의 보기 흉한 안색을 보고 그녀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에요? 후임자는 또 무슨 말이고, 윤찬 오빠 어디 가려고?""그는 온씨를 떠날 작정하고 있으니 이제 더 이상 내 수하가 아니야."은수는 윤찬이 무척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그를 가장 오래 따라다녔던 윤찬이 이렇게 쉽게 자신을 떠난다고 할 줄은 몰랐다."뭐? 왜 이런 결정을 한 거야?" 연설은 놀라며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갑자기 떠나겠다고 하는 거야?""언니, 막지 말아요. 온은수 대표님은 죽어도 자신의 부인이 응당한 징벌을 받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그녀가 고생할까 봐 지금 서둘러 그녀를 데리러 집에 가고 싶어하고 있다니깐요. 윤찬 오빠는 단지 언니를 위해 나섰고요. 온씨가 언니와 윤찬 오빠 같은 인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이상, 그냥 떠나는
은수의 표정과 말투는 매우 진지해서 연설은 그의 눈빛에 심지어 이 남자의 눈에는 마치 자신밖에 보이지 않는 착각이 생겼다.가능하다면 은수가 앞으로 평생 이렇게 자신만 바라볼 수밖에 없게 하고 싶다.그러나 연설은 재빨리 냉정해졌다. 지금은 아주 관건적인 시기이기에 그녀는 은수에 대한 그 어떤 감정도 표현할 수 없었고, 그를 반감하게 할 수 없었다."난...... 난 다른 요구가 없어요. 은수 도련님께서 날 필요로 하신다면, 나도 온가네, 그리고 도련님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싶어요."연설은 고개를 저으며 결국 아무 요구도 제기하지 않았다.은수는 그녀의 말에 오히려 더욱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 부상을 입었고, 그 뒤에 또 이렇게 많은 고통을 받았다. 만약 그녀를 위해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그는 아마 평생 양심이 불안할 것이다."네가 지금 원하는 게 무언인지 모른다면,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내 말은 앞으로도 계속 유효해......."연설은 은수의 눈빛 속에 비친 죄책감을 보고, 이때다 싶어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럼, 차수현 아가씨더러 여기로 와서 말을 분명하게 하시라고 하면 안 될까요? 나도 우리 사이에 무슨 오해가 있는지 무척 궁금해서요. 만약 그렇다면, 나에게 사과하고 이 일은 이렇게 넘어가죠.""뭐? 그냥 넘어가는 건 너무…….""나는 단지 공정함을 원해서 그래요. 잘못한 사람이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연설은 은수를 바라보았고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이 요구는 전혀 지나치지 않았고 심지어 매우 너그럽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만약 정말 오해가 있다면 풀면 됐다. 수현이 정말 무슨 말을 잘못해서 일이 이렇게 됐다면, 그녀더러 사과해서 이 일을 해결하는 것은 매우 좋은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적어도 수현은 오늘 밤 경찰서에서 밤을 지낼 필요가 없었다.은수가 동의하자 연설은 직접 시우더러 경찰서에 전화하라고 했다. 당사자가 주동적으로 합의하고
말을 끝낸 후, 경찰은 수현을 내보냈고 더 이상 그녀를 상관하지 않았다.수현은 그의 말과 숨길 수 없는 경멸의 눈빛을 생각하며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아마 남들이 보기에 그녀는 악독한 여자겠지?여기까지 생각하면 이렇게 무사히 풀려나도 수현의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수현은 택시 한 대를 잡고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차에 앉으며 수현은 창밖의 야경을 보고 넋을 잃었다. 지금은 한밤중이라 가로등 말고 거리에는 행인과 차가 거의 없었다.수현은 왠지 모르게 쓸쓸함을 느꼈다. 다행히 도중에 아무런 사고도 없이 그녀는 즉시 집에 도착했다.집에 도착한 후, 수현은 아직 잠든 가족을 깨울까 봐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문을 열자마자 혜정이 어두컴컴한 불을 켜고 그곳에 앉아 자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수현은 순간 코가 찡했다. 무슨 일이 생기든 어머니는 언제나 자신을 가장 아끼는 사람이었다."돌아왔어?" 혜정은 수현이 경찰에게 끌려간 후, 줄곧 잠을 자지 않고 수현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딸이 무사히 돌아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또 즉시 수현의 뒤를 바라보았다."너 혼자 돌아왔니?"전에 혜정은 은수에게 전화를 걸었고, 지금은 또 이렇게 늦었는데 수현이 혼자 집에 돌아왔으니 얼마나 위험하겠는가.수현은 고개를 끄덕였고, 혜정이 걱정하는 것을 보고 다른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그이는 회사 쪽에 아직 일이 있어서요. 기사님이 날 데려다주었어요.""응, 그래." 혜정은 그렇다는 말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혜정은 몸이 좋지 않아 평소에도 이렇게 늦게 자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수현은 그녀가 밤을 새우면 몸이 안 좋을까 봐 재빨리 그녀더러 돌아가 자도록 재촉했다.방으로 돌아간 후, 수현은 샤워를 했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서 감금실 안의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고 느꼈다.몸을 씻으면서 수현은 오늘 일어난 일을 생각했다.예전 같으면 은수는 걱정된다며
유담이 이렇게 말하자 혜정과 유민도 모두 그녀를 바라보았다.수현은 고개를 저으며 유담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아니야, 어젯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해서 그래. 그러니까 너도 자꾸 헛된 생각하지 마.""정말이요?" 유담은 눈을 크게 뜨고 수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수상함을 찾으려 했다.수현은 그의 눈빛에 마음이 좀 찔렸다. 이 녀석의 눈은 은수와 매우 비슷했는데, 모두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을 정도로 예리한 느낌이 들어있었다.수현은 재빨리 몸을 돌려 주방으로 가서 차가운 음료수 한 병을 가져와 유담의 일련의 질의를 피했다.마음이 점차 가라앉자 수현은 비로소 밖으로 나갔고, 이번에 그녀는 먼저 입을 열었다."밥이나 먹어. 이따가 내가 너희들 학교에 데려다 준 후에 출근하러 갈 테니까 엄마 지각하지 않게 빨리 먹어."수현이 이렇게 엄숙한 것을 보고 유담은 목을 움츠리고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네 식구가 조용히 아침을 먹고 있을 때 밖에서 주차하는 소리가 났다.수현은 고개를 돌리자 은수를 보았다. 남자는 딱 봐도 밤새 잠을 자지 못한 게 분명했고, 눈 아래에 검푸른 흔적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턱에도 약간 푸른 수염이 튀어나왔다.보아하니 어젯밤 병원에서 밤새 연설을 보살펴 준 게 분명했다. ‘하느님을 감동시킬 감정이군.’수현은 무뚝뚝하게 다시 시선을 돌려 아침을 계속 먹었다. 다만, 원래 맛있는 음식이 갑자기 아무런 맛도 없어졌다.은수는 들어와서 수현이 그곳에 앉아 아침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마침내 마음이 놓였다.그는 경찰서더러 사람을 풀어달라고 한 후, 병원을 떠날 수 없어 기사를 불러 마중하러 가라고 했는데, 뜻밖에도 기사는 경찰서에 도착하기전에 수현이 이미 스스로 떠났다고 했다.은수는 수현에게 여러 통의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전원이 꺼진 상태여서 그녀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은수는 원래 혜정에게 전화를 걸어 수현이 집에 도착했는지 물어보려 했지만, 또 들킬까 봐 관둘 수밖에 없었다. 수현이 붙잡힌 이유를 알게 되면 아마 그들도
가까스로 밥을 다 먹은 후, 혜정은 두 녀석을 바라보았다."가자, 오늘은 할머니가 너희들 학교에 데려다줄게."혜정은 지금 수현과 은수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만약 다른 사람이 있으면 그들은 아마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유담과 유민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두 사람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더니 결국 혜정을 따라 순순히 떠났다.식탁에는 수현과 은수 두 사람만 남았다.수현은 순간 불편함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고 출근할 준비를 했다.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직접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잠깐만, 당신 핸드폰은? 어젯밤 돌아왔는데 왜 나한테 전화도 안 하고.""고장 났어요."수현은 차갑게 말했다."고장 났다고?" 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이따 우리 새 거 하나 사러 가자. 당신 갑자기 연락이 안 되면 나 엄청 걱정된단 말이야."이 말을 들은 수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당신 정말 나 걱정한다고? 당신의 마음은 아마 전부 그 연설에게 있을 테니 날 걱정할 여유나 있겠어?’그러나 결국, 수현은 이렇게 날카로운 말을 하지 못했다."아니에요, 당신도 하룻밤 고생했으니 귀찮게 그럴 필요 없어요. 이따가 출근길에 나 혼자 사면 돼요."그는 분명히 그녀와 화해하려고 했지만 수현은 전혀 그를 아랑곳하지 않으려 했다. 게다가 은수도 밤새 쉬지 않았고, 연설 쪽도 지금 한 무더기의 일이 그가 처리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남자는 원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으니 지금은 더욱 짜증이 났다."당신 도대체 왜 그래? 방금 내가 돌아왔을 때부터 좀 이상했어."은수의 목소리는 불쾌함을 띠고 있어 지금 그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었다."나 하나도 안 이상해요. 만약 당신 이렇게 한가하고 할 일이 없다면, 이 쓸데없는 관심을 필요한 사람에게 남겨 두는 것이 좋겠네요."수현은 억울함을 느꼈다.어제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힘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해석은 마치 소 귀에 경 읽기처럼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수현의 태도는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