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의 표정과 말투는 매우 진지해서 연설은 그의 눈빛에 심지어 이 남자의 눈에는 마치 자신밖에 보이지 않는 착각이 생겼다.가능하다면 은수가 앞으로 평생 이렇게 자신만 바라볼 수밖에 없게 하고 싶다.그러나 연설은 재빨리 냉정해졌다. 지금은 아주 관건적인 시기이기에 그녀는 은수에 대한 그 어떤 감정도 표현할 수 없었고, 그를 반감하게 할 수 없었다."난...... 난 다른 요구가 없어요. 은수 도련님께서 날 필요로 하신다면, 나도 온가네, 그리고 도련님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싶어요."연설은 고개를 저으며 결국 아무 요구도 제기하지 않았다.은수는 그녀의 말에 오히려 더욱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 부상을 입었고, 그 뒤에 또 이렇게 많은 고통을 받았다. 만약 그녀를 위해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그는 아마 평생 양심이 불안할 것이다."네가 지금 원하는 게 무언인지 모른다면,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내 말은 앞으로도 계속 유효해......."연설은 은수의 눈빛 속에 비친 죄책감을 보고, 이때다 싶어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럼, 차수현 아가씨더러 여기로 와서 말을 분명하게 하시라고 하면 안 될까요? 나도 우리 사이에 무슨 오해가 있는지 무척 궁금해서요. 만약 그렇다면, 나에게 사과하고 이 일은 이렇게 넘어가죠.""뭐? 그냥 넘어가는 건 너무…….""나는 단지 공정함을 원해서 그래요. 잘못한 사람이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연설은 은수를 바라보았고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이 요구는 전혀 지나치지 않았고 심지어 매우 너그럽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만약 정말 오해가 있다면 풀면 됐다. 수현이 정말 무슨 말을 잘못해서 일이 이렇게 됐다면, 그녀더러 사과해서 이 일을 해결하는 것은 매우 좋은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적어도 수현은 오늘 밤 경찰서에서 밤을 지낼 필요가 없었다.은수가 동의하자 연설은 직접 시우더러 경찰서에 전화하라고 했다. 당사자가 주동적으로 합의하고
말을 끝낸 후, 경찰은 수현을 내보냈고 더 이상 그녀를 상관하지 않았다.수현은 그의 말과 숨길 수 없는 경멸의 눈빛을 생각하며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아마 남들이 보기에 그녀는 악독한 여자겠지?여기까지 생각하면 이렇게 무사히 풀려나도 수현의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수현은 택시 한 대를 잡고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차에 앉으며 수현은 창밖의 야경을 보고 넋을 잃었다. 지금은 한밤중이라 가로등 말고 거리에는 행인과 차가 거의 없었다.수현은 왠지 모르게 쓸쓸함을 느꼈다. 다행히 도중에 아무런 사고도 없이 그녀는 즉시 집에 도착했다.집에 도착한 후, 수현은 아직 잠든 가족을 깨울까 봐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문을 열자마자 혜정이 어두컴컴한 불을 켜고 그곳에 앉아 자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수현은 순간 코가 찡했다. 무슨 일이 생기든 어머니는 언제나 자신을 가장 아끼는 사람이었다."돌아왔어?" 혜정은 수현이 경찰에게 끌려간 후, 줄곧 잠을 자지 않고 수현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딸이 무사히 돌아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또 즉시 수현의 뒤를 바라보았다."너 혼자 돌아왔니?"전에 혜정은 은수에게 전화를 걸었고, 지금은 또 이렇게 늦었는데 수현이 혼자 집에 돌아왔으니 얼마나 위험하겠는가.수현은 고개를 끄덕였고, 혜정이 걱정하는 것을 보고 다른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그이는 회사 쪽에 아직 일이 있어서요. 기사님이 날 데려다주었어요.""응, 그래." 혜정은 그렇다는 말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혜정은 몸이 좋지 않아 평소에도 이렇게 늦게 자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수현은 그녀가 밤을 새우면 몸이 안 좋을까 봐 재빨리 그녀더러 돌아가 자도록 재촉했다.방으로 돌아간 후, 수현은 샤워를 했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서 감금실 안의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고 느꼈다.몸을 씻으면서 수현은 오늘 일어난 일을 생각했다.예전 같으면 은수는 걱정된다며
유담이 이렇게 말하자 혜정과 유민도 모두 그녀를 바라보았다.수현은 고개를 저으며 유담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아니야, 어젯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해서 그래. 그러니까 너도 자꾸 헛된 생각하지 마.""정말이요?" 유담은 눈을 크게 뜨고 수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수상함을 찾으려 했다.수현은 그의 눈빛에 마음이 좀 찔렸다. 이 녀석의 눈은 은수와 매우 비슷했는데, 모두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을 정도로 예리한 느낌이 들어있었다.수현은 재빨리 몸을 돌려 주방으로 가서 차가운 음료수 한 병을 가져와 유담의 일련의 질의를 피했다.마음이 점차 가라앉자 수현은 비로소 밖으로 나갔고, 이번에 그녀는 먼저 입을 열었다."밥이나 먹어. 이따가 내가 너희들 학교에 데려다 준 후에 출근하러 갈 테니까 엄마 지각하지 않게 빨리 먹어."수현이 이렇게 엄숙한 것을 보고 유담은 목을 움츠리고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네 식구가 조용히 아침을 먹고 있을 때 밖에서 주차하는 소리가 났다.수현은 고개를 돌리자 은수를 보았다. 남자는 딱 봐도 밤새 잠을 자지 못한 게 분명했고, 눈 아래에 검푸른 흔적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턱에도 약간 푸른 수염이 튀어나왔다.보아하니 어젯밤 병원에서 밤새 연설을 보살펴 준 게 분명했다. ‘하느님을 감동시킬 감정이군.’수현은 무뚝뚝하게 다시 시선을 돌려 아침을 계속 먹었다. 다만, 원래 맛있는 음식이 갑자기 아무런 맛도 없어졌다.은수는 들어와서 수현이 그곳에 앉아 아침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마침내 마음이 놓였다.그는 경찰서더러 사람을 풀어달라고 한 후, 병원을 떠날 수 없어 기사를 불러 마중하러 가라고 했는데, 뜻밖에도 기사는 경찰서에 도착하기전에 수현이 이미 스스로 떠났다고 했다.은수는 수현에게 여러 통의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전원이 꺼진 상태여서 그녀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은수는 원래 혜정에게 전화를 걸어 수현이 집에 도착했는지 물어보려 했지만, 또 들킬까 봐 관둘 수밖에 없었다. 수현이 붙잡힌 이유를 알게 되면 아마 그들도
가까스로 밥을 다 먹은 후, 혜정은 두 녀석을 바라보았다."가자, 오늘은 할머니가 너희들 학교에 데려다줄게."혜정은 지금 수현과 은수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만약 다른 사람이 있으면 그들은 아마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유담과 유민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두 사람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더니 결국 혜정을 따라 순순히 떠났다.식탁에는 수현과 은수 두 사람만 남았다.수현은 순간 불편함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고 출근할 준비를 했다.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직접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잠깐만, 당신 핸드폰은? 어젯밤 돌아왔는데 왜 나한테 전화도 안 하고.""고장 났어요."수현은 차갑게 말했다."고장 났다고?" 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이따 우리 새 거 하나 사러 가자. 당신 갑자기 연락이 안 되면 나 엄청 걱정된단 말이야."이 말을 들은 수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당신 정말 나 걱정한다고? 당신의 마음은 아마 전부 그 연설에게 있을 테니 날 걱정할 여유나 있겠어?’그러나 결국, 수현은 이렇게 날카로운 말을 하지 못했다."아니에요, 당신도 하룻밤 고생했으니 귀찮게 그럴 필요 없어요. 이따가 출근길에 나 혼자 사면 돼요."그는 분명히 그녀와 화해하려고 했지만 수현은 전혀 그를 아랑곳하지 않으려 했다. 게다가 은수도 밤새 쉬지 않았고, 연설 쪽도 지금 한 무더기의 일이 그가 처리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남자는 원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으니 지금은 더욱 짜증이 났다."당신 도대체 왜 그래? 방금 내가 돌아왔을 때부터 좀 이상했어."은수의 목소리는 불쾌함을 띠고 있어 지금 그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었다."나 하나도 안 이상해요. 만약 당신 이렇게 한가하고 할 일이 없다면, 이 쓸데없는 관심을 필요한 사람에게 남겨 두는 것이 좋겠네요."수현은 억울함을 느꼈다.어제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힘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해석은 마치 소 귀에 경 읽기처럼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수현의 태도는 마
순간, 은수는 수현이 지금 무리하게 굴고 있다고 느꼈다.사건의 진상이 무엇이든 서로 마주하고 일을 똑똑히 말하는 것은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이었다. 만약 정말 잘못했다면, 수현도 단지 사과만 하면 될 뿐, 더는 그녀의 책임을 추궁하는 사람이 없게 되는데, 이게 나쁜 일인가?수현도 은수 말 속의 숨겨진 뜻을 알아차렸다. 그녀가 마음속으로 줄곧 억누르고 있던 감정은 남자의 눈에 비친 그 의심을 볼 때 철저히 폭발했다."당신은 지금 내가 무리하게 나온다고 생각하죠? 그러나, 당신들은 모두 나의 말을 믿지 않잖아요. 내가 말했듯이, 나는 주동적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고, 그녀가 먼저 문자를 보내서 내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은 거뿐이라고요. 그리고 내 핸드폰도 갑자기 고장이 났고. 난 이게 다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래서, 당신은 연설이 이 모든 것을 설계했다는 거야? 그녀는 이런 자질구레한 일 때문에 하루에 두 번이나 자살했다고?"수현은 이 일이 정말 자질구레한 일인지 그에게 되묻고 싶었다.연설의 두 차례 자살은 이미 그녀의 목적을 달성하지 않았는가? 은수는 이미 하루 종일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했다."당신이 믿지 않으면 됐어요. 지금 돌아가서 그녀에게 전해요. 난 그녀를 만나러 가지 않을 것이고, 사과는 더더욱 하지 않을 거라고. 난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으니 그녀더러…… 알아서 하라고 해요."수현은 주먹을 꽉 쥐었다. 비록, 이성은 그녀에게 사과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한 편으로 그녀는 어처구니없는 죄명 때문에 사과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전혀 잘못한 것이 없었으니 사과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다른 한편, 연설의 악독함으로 본다면, 만약 그녀가 정말 병원에서 연설과 대치한다면, 어떻게 암암리에 자신을 도발할지도 모른다.수현은 지금 완전히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그녀는 너무 억울했지만 발
수현은 잠시 이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먼저 직원에게 새 휴대전화를 가져다 달라고 했고, 새 폰의 기능이 모두 정상인 것을 확인하고서야 회사로 떠났다.회사에 도착한 후, 수현은 사무실에 들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어떻게 해야 연설의 진면목을 밝힐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지금 그 여자는 걸핏하면 자살을 했다. 비록 수현은 그녀가 각종 음모를 꾸며가며 자신을 모함하려고 해서 정말 자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대로 가면 은수가 흔들릴 수도 있었다.결국, 남자는 항상 약한 여자를 불쌍히 여겼다. 하물며, 연설은 또 은수의 생명의 은인이었기에 이는 그야말로 사람을 속수무책하게 만들었다.수현은 머리를 아무리 쥐어짜도 좋은 생각이 나지 않아 아예 그만두고 나가서 물 한 잔 받고 머리 식힐 준비를 했다.다만, 사무실을 나서자마자 그녀는 뒤에서 전해오는 별로 친절하지 않은 시선을 느꼈다."너희들 들었어? 그녀는 온 대표님이 연설 팀장님을 돌보러 간 일 때문에 질투해서 전화를 걸어 도발까지 해가며 연설 팀장님 자살하게 만들었다잖아.""뭐? 이렇게 악독해? 그런데 연설 팀장님은 온 대표님 구하느라 다친 거 아냐? 나라도 잠 안 자고 돌봐줬을 텐데, 정말 너무 소심한 거 아니야.""흥, 누가 아니래? 아무튼 앞으로 좀 조심하자. 대표님에게 보고할 때도 모두 거리 좀 두고 그녀에게 들키지 말자. 그렇지 않으면 남의 말 한 마디에 우리 잘릴 수도 있어."한 무리의 사람들이 재잘재잘 자신을 의논하는 것을 듣고, 수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마치 듣지 못한 것 같았다. 다만, 컵을 쥐고 있던 손은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 핏줄이 터져 나왔다.연설의 이 수단은 정말 대단했다. 보이지 않는 힘으로 그녀를 회사에서 엄청 혐오받는 존재로 만들었다. 만약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지금쯤 아마 도망갔겠지?그렇게 생각하다 수현은 마음속의 초조함을 참으며 아무것도 모르는 척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계속 했다.다만,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는 앞에
다른 한편.은수는 수현의 집에서 떠난 후, 원래 회사에 가려고 했지만 윤찬에게서 자신은 일이 있어 회사에 갈테니 은수더러 먼저 병원 쪽에 가서 연설을 돌보라는 전화를 받았다.금방 연설의 두 차례의 자살을 겪어서 은수도 더 이상 남을 믿을 수 없어 승낙하고는 다시 병원에 갔다.도착한 후, 연설은 그의 초췌한 모습을 보고 마음이 무척 아팠다."은수 도련님, 피곤하시죠? 지금 돌아가서 좀 쉬세요. 여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을 필요가 없어요."은수는 고개를 저었다. "난 괜찮아."결국 이런 일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도리에 맞게 그는 연설을 간호해야 했다.연설은 사실 마음속으로 무척 기뻤지만 드러내지 않았고 그제야 수현이 함께 오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 차수현은 틀림없이 속으로 여전히 답답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그 여자는 정말 엄청 어리석었다. 이런 상황에서 굴복하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들이 그녀가 주제를 파악하지 못한다고 싫어할 것이다.연설은 자신의 이번 계획이 참 절묘하다고 생각했다.연설은 수현을 완전히 내쫓을 이런 좋은 기회를 자연히 놓치려 하지 않고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은수 도련님, 차수현 아가씨는...... 오지 않았나요?"은수의 표정에는 한순간 굳어졌다. 수현은 연설과 만나기를 원하지 않았고, 심지어 이 일로 자신과 크게 싸워 두 사람은 불쾌하게 흩어졌다.은수는 수현의 성질을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평소에 부드럽지만 일단 결정을 내리면 그 누구도 말릴 수 없었다. 그러므로 그녀더러 여기에 와서 연설에게 사과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아가씨가 오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이 일은 그냥 넘어가요. 어차피 큰 일도 아닌걸요."연설은 씁쓸하게 웃었다."아마도, 나 자신이 너무 소심해서 아가씨의 뜻을 오해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결국 내가 마음이 너무 약해서 그래요."시우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반박했다."언니, 그러지 마세요. 그런 사람한테 한 번 또 한 번 기회를 줄 필요가 없어요.""그만
만약 수현이 견디지 못한다면 스스로 온씨를 떠날 것이다.이렇게 되면 그녀는 앞으로 출근해도 그 밉상을 볼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은수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니 은수가 지금 멍을 때려도 연설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그의 마음이 지금 어디에 있든, 적어도 이 순간, 그란 사람이 자신의 곁에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은수는 방에 잠시 있다가 어느새 눈이 자꾸 감겼다.어젯밤에 밤새 자지 못한데다 오늘도 잠을 보충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그조차도 좀 버틸 수 없었다.은수는 결국 자신도 모르게 침대 옆에 기대어 눈을 붙이고 수면을 보충했다.연설은 그 완벽한 얼굴이 지척에 있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남자의 뺨을 쓰다듬었고, 그의 미심의 주름을 평평하게 하려고 했다. 은수는 그녀의 행동에 몸을 움직였지만 깨어나지 않았다.연설은 귀신에 홀린 듯 천천히 남자의 입술에 다가갔고, 그의 얇은 입술도 보기처럼 그렇게 부드러운지를 느끼고 싶었다.그러나 다가가자마자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더니 은수는 놀라서 깼고, 연설도 재빨리 몸을 곧게 펴더니 크게 놀랐다."방금, 뭐하는 거지?" 은수는 남과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기에 방금 연설은 그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던 것이다."그게, 도련님 얼굴에 먼지가 묻어서 좀 닦아주고 싶었어요."연설은 얼른 핑계를 대고 얼버무렸고, 동시에, 자기도 모르게 전화하는 이 사람을 욕하기 시작했다. 이 타이밍에 전화를 하다니.은수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벨 소리에 주의를 기울였다.윤찬의 전화였는데, 그의 말투는 매우 다급했고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 부딪힌 게 분명했다."도련님, 이번 입찰 경쟁에서 약간의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금정 쪽에서 저희의 입찰 방안을 알고 전문적으로 대응한 것 같은데, 누군가가 회사 내부 소식을 누설한 것으로 의심됩니다."은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즉시 일어나 밖으로 나가 구체적인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