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누군가가 너무 인기가 많은 것 같아." 수현은 외면하고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수현의 보기 드문 작은 성질을 보고 은수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조심스럽게 한쪽에서 케이크를 들고 그녀에게 건네주었다."이 케이크는 맛이 그런대로 괜찮다. 아주 달지 않다. 먹어볼래?"수현은 은수의 그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고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그녀도 원래 한바탕 조롱하고 싶었을 뿐 별로 화가 나지 않았다."네가 눈치를 본 셈이다."수현은 은수가 건네준 케이크를 한입 맛보았는데 확실히 아주 잘했다. 크림의 식감은 아주 매끄럽고 그속에는 작은 알갱이로 자른 과일도 있어 새콤달콤하여 다소 상쾌한 느낌을 더했다."괜찮아." 수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은수는 입술 모서리를 일으켜 그녀의 입술 모서리에 있는 흰색 크림을 닦았다.옆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때때로 언뜻 다가와 은수가 수현에 대해 이렇게 총애하는 모습을 보고 더욱 가슴이 아팠다.평소에 은수는 늘 그렇게 우뚝 솟은 모습이지만 이 여자를 대할 때는 이렇게 부드럽고 자상하다. 그러나 그녀는 그가 그녀에게 이렇게 잘해 줄 자격이 전혀 없다.성질이 급한 여학생은 정말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앞으로 다가와 수현을 호되게 노려보았다."이 아가씨, 모선생은 너에게 이렇게 잘해 주었지만, 너 같은 사람은 근본적으로 사기꾼이다. 나는 사람이 여전히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수현은 케이크를 먹으면서 잠시 후에 떠날수 있을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다른 사람에게 비난을 받아 온 얼굴이 망연자실했다.이 여자 아이, 그녀는 전혀 모른다. 그녀가 한 이 말들은 수현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그러므로 수현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호의적으로 일깨워주었다."이 아가씨, 당신이 무엇을 잘못 알았는지, 혹은 사람을 잘못 보았는지, 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모르세요?" 수현의 무고한 모습을 보고 여자는 화가 났다.그녀는 자신의 약혼자를 빼앗아 갔던 녹차녀도 그
차수현의 안색이 안 좋은 것을 본 여자는 켕겨서 그런 것이 생각하고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었다.“그것 봐, 나한테 들키니 켕겨서 그러지? 한 마디 반박도 못하는 것 좀…….”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 찬 바람을 일으키며 다가온 온은수가 여자의 볼을 사정없이 움켜잡았다.온은수의 강한 손아귀에 볼이 잡힌 여자는 그저 뼈가 바스러져 산산조각 나는 감각만 느껴질 뿐,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온은수가 얼음처럼 차가운 눈으로 위협했다.“죽고 싶지 않으면 그 입을 다물어. 그 더러운 말 한 마디라도 내 귀에 다시 들릴 땐, 지옥이 뭔 지 알게 될 거야.”말을 끝낸 온은수가 한 번의 동작으로 손을 떨쳤다. 비틀거리며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난 여자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새하얀 피부 위에 새겨진 시뻘건 손가락 자국은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이 일을 알게 된 온은수가 분노하며 차수현을 쫓아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앞뒤 가리지도 않고 심지어 여성에게 손을 대다니, 온은수에 대한 인상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남자 밝히는 여자를 인수받았으면 즉시 헤어져서 단절을 해야지 오히려 감싸고 돌다니, 정말 남자들의 수치다.그리고 여색 때문에 판단력을 상실한 사람이 큰 기업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까?MS 그룹과의 합작을 원하던 많은 곳에서 발을 뺐다.슬픈 기억에서 정신을 차린 수현은 그제야 자신과 온은수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주변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도 들리는 말처럼 그리 대단하진 않네. 여자 때문에, 저 지경까지?][영웅도 미인계는 못 벗어난다고 하잖아. 그런데 이런 사람과 합작하게 되면 말이야. 좀 성실하지 못할 것 같은데. 만일 어떤 여자한테 속아 넘어가기라도 해 봐, 끝장이지.][내 생각에도…….]온은수가 마음먹고 합작한 상대가 그의 품행과 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말을 들은 수현은 마음이 조급해졌다.온은수를 수행해서 이번 만찬장에 오기까지 그토록 노력했건만. 그의 위신을 세워주고 싶었다. 적어
“예전에 같은 회사를 다녔어요. 매일 부딪치는데 어떻게 모르겠어요? 그리고, 내 기억에 예전 차수현 옆에 있던 남자는 다른 사람이었다고, 네댓 살 된 아이가 있다고 얘기했을 뿐이에요. 물론 모두 내 두 눈으로 직접 본 것들이에요.”이 말을 듣고도 온은수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아? 동료로서 또 직접 봤다고 하니, 그럼 그 증거들 좀 찾아줄 수 있습니까?”레이나는 다소 난처한 마음이었지만, 또 천재일우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 휴대전화에는 없지만, 전화해서 알아볼 수는 있어요.”온은수가 제지하지 않자, 레이나는 곧장 주리에게 전화를 걸었다.위층에 있던 주리는 잠시 생각했다. ‘온은수의 태도로 볼 때 진상을 밝히려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그를 돕는 게 나을 테지.’주리는 바로 사람을 시켜 차수현에게 아이가 있는지 알아보게 했다. 그리고 찾는 즉시 사진을 레이나에게 전송하게 했다. 이 틈에 레이나가 차수현을 완전히 제거하게 말이다.주리가 부리는 이는 일 처리가 항상 신속 정확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차유담의 사진을 찾아 곧장 레이나의 휴대폰으로 전송했다.차수현과 차유담의 사진을 확인한 레이나가 사람들 앞에 내보였다.“보세요, 차수현과 아이 사진이에요.”레이나의 휴대전화를 가져간 온은수는 확실히 유담의 사진임을 확인했다. 하지만 복사된 듯해 보이는 사진은 그다지 선명하지 않았다. 이 멍청한 여자는 유담의 얼굴을 자세히 본 적도 없으면서 감히 유언비어를 날조한 것이다.곧장 컴퓨터를 구해 오게 한 온은수는 사진을 모니터에 띄웠다. 또 해킹 기술을 이용해서 썩 선명하지 않던 본래의 사진을 몇 배로 확대시켰다.최첨단 영상복제 처리 과정을 거친 사진은 비할 데 없이 선명해졌다. 유담의 얼굴을 본 사람들은 저절로 온은수의 얼굴과 비교했다.결과는…….‘이 아이는 온은수의 축소판이 아닌가?’불쑥 무언가를 떠올린 주리가 서둘러 제지하려 했지만, 2층에 있는 그녀로서는 이미 늦었다.온은수가 조롱의 빛이 어린 얼굴로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수군거리면서 질책을 하자 억울했던 레이나는 참다 못해 울먹거리는 눈빛으로 저 멀리에서 강 건너 불 구경하던 주리를 바라보았다.이때 은수 또한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시선을 따라갔다.그러자 은수와 주리 둘은 순간 눈이 마주쳤다.주리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올라 속으로 레이나를 욕하기 시작했다. 정말 바보가 따로 없지, 어떻게 이 상황에서 날 물에 빠뜨릴 생각을 해? 멍청하기 그지 없는 저 여자 말을 믿지 말았어야 했어.주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은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걸어왔다.비록 주위는 엄청 떠들썩하고 시끄러웠지만, 주리는 전혀 신경 쓰지도 않았고 여전히 우아한 품위를 유지했다.그런 주리가 나타나자 사람들은 천천히 입을 다물었다.한편 레이나는 회의장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이 바로 주리의 사촌 여동생이라는 각별한 관계를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녔다. 아니면 아예 이름이 알려지지도 않은 신분의 그녀를 그 누구도 상대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리하여 사람들은 다들 주리가 직접 이 얘기를 꺼내기를 바랬다.이때 주리는 레이나를 흘깃 보았다. "이 친구는 저의 먼 사촌 여동생이긴 해요. 여기에 와서 세상을 좀 알아가라고 좋은 마음으로 제가 데리고 왔는데 여기서 이렇게 큰 소동을 일으킬 줄은 저도 몰랐네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은 제 성격에 대해서 잘 아시잖아요. 이번 일에 대해서 함부로 소문을 퍼뜨리는 분이 계신다면 저 절대 가만 안있을겁니다. 얼른 누가 와서 얘 좀 끌어내!”더이상 레이나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던 그녀는, 레이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자신의 이미지가 망가지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레이나는 눈을 부릅뜬 채 크게 놀랐다. 대체 왜 이렇게 무자비한거야, 혹시 온은수 그 남자를 도와주기 위해서 이러는건가? 근데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거냐고. ......레이나가 반박할 새도 없이 몇 명의 건장한 경호원이 앞으로 나가 레이나를 쫓아내려 했다. 주리의 단호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던 레이나
비록 주리가 주절주절 해명을 하긴 했지만 온은수는 그녀의 말을 별로 믿지 않았다.한 켠에 서 있던 차수현 또한 그 말들을 별로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더이상 주리와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겉으로만 봐도 주리는 심상치 않은 사람이란 것을 눈치 챈 차수현은 자신의 실수로 인해 온은수의 대계에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그리하여 온은수가 따지려던 순간에도, 그녀는 오히려 그를 말리면서 입모양으로 작게 말했다. 됐어, 그럴 필요 없어.그러자 온은수는 손으로 차수현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그녀를 안심시켰다.사실 이번 연회는 그가 주동적으로 차수현을 데리고 온 것이다. 데리고 온 목적은, 그의 곁에는 이젠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차수현은 정말로 명실상부한 부인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차수현이 그 누구에게도 무시 당하게 하고 싶지가 않았다."방금 레이나가 한 말, 그게 대체 무슨 말인지, 주리 씨는 잘 알고 있을거라고 믿어요.뭔가 감추고 있는 사실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럼 더이상 난감하게 캐묻지 않을게요. 오늘 이 만찬, 전 참여하지 않을게요.”온은수의 한 마디로 인해, 주리의 얼굴색은 순간 어두워졌다. 차수현을 데리고 저벅저벅 걸어나가는 온은수의 모습을 지켜보던 주리는 화가 나서 하마트면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깨뜨릴 뻔했다.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말을 꺼낸 주리는 더이상 온은수와는 관계가 깊어질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이 사실을 사람들이 알면 그녀를 비웃을 것 같았다.심지어 온은수 이 남자는 굳이 차수현 앞에서 자신을 짓밟으며 허튼 생각하지 말라고경고까지 하였다.어릴 때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만 받으며 살아온 주리는 갑작스레 다가온 이런 충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온은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주리의 자존심을 제대로 짓밟았다. 특히나 차수현에게는 제대로 한방 보여주었다.주리는 여태 차수현처럼 이렇게 조신하고 상냥한 여자에 대해서는 마음에 들지
은수는 걱정하기는커녕 오히려 흥분되여 눈빛마저 반짝였다. 수현은 은수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이 남자는 정상적인 사람이 아닌 것 같다. 당할 것이 뻔한데 그는 계속 덤벼보려고 한다...... .수현의 표정을 보고 은수는 마치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본 것 같았다."그녀 같은 사람은 언젠가는 상대할 날이 있을 거야. 기왕 이렇게 된 이상 왜 시간을 낭비하면서 가식을 떨어? 아니면 그녀를 끌어들이기 위해 내 몸을 바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수현은 말을 듣고 얼굴을 찡그렸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기도 한 것 같다.주리라는 사람은 겉으로는 점잖아 보이지만 실은 속이 앙큼한 사람이다. 처음부터 그녀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는 게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몸을 바치는 일을 매우 기대하는 것 같은데, 이제 못 참겠어?"수현은 화가 난 척하며 은수를 노려보았다."아니, 난 그녀를 다시 본 적이 없어. 네가 이런 말을 하다니 너무 억울해.""알면 돼."수현은 은수의 이런 표정을 보고 더는 할 말이 없었다.두 사람은 농담을 하면서 주차했던 차를 찾았다. 은수는 차로 수현을 데려다 주었다.수현이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고 남자는 비로소 웃음을 거두었다.방금 말은 그렇게 했지만...... 주리는 결국 상회 주석의 딸이다. 앞으로 순조롭기는 힘들 것이다.......후에 며칠은 의외로 조용했다.수현의 몸이 회복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유민도 학교의 시험에 순조롭게 통과했다. 시험을 거쳐 선생님은 그를 유담과 같은 반에서 수업하게 했다.유담이 곁에 있어 다른 학생들이 유민을 괴롭히지 못한다는 것만으로도 그에게 도움이 되였다. 유민도 점차 학교생활에 적응 되였으며 우울했던 얼굴도 점점 밝아졌다.두 아이가 점점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수현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갔다. 자기도 빨리 일을 다시 시작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수는 수현이 나가서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
은수는 수현이 일자리를 쉽게 찾았다는 것을 알고 기뻐했다. 하지만, 그녀가 제기한 물음에 어처구니가 없었다.이 여자가 자기의 실력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게 아니야?"난 그런 적 없어. 그러나 주리가 혹시 당신에게 엿 먹이기 위해 수작을 부렸는지를 확인한 적은 있어. 그러니까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당신의 실력을 보야지.”"그럼 됐어."수현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 만약 은수의 체면으로 이렇게 빨리 일자리를 찾았다면 그녀는 기뻐할 수 없었을 것이다.지금 수현은 자기의 업무 능력이 인정되었다고 생각하니 일하는 열정이 넘쳤다.수현과 몇 마디 더 하고 은수는 전화를 끊었다.요 며칠 그는 계속 수현에게 사람을 붙였는데 주리가 손을 쓰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설마 그녀가 이미 포기했단 말인가?은수는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치 폭풍우가 내리기 전의 고요한 시간 같았다.그 여자가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마침 윤찬이 몇 개의 서류를 가지고 들어왔다."대표님, 오늘 저녁에 작은 파티가 있는데, 우리가 협력하고 싶은 회사의 사장님들이 모두 갈 것입니다,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할 계획이에요?"그 시간은 마침 한가하다. 은수는 그 명단을 한 번 보았다."그럼 준비해, 우리도 참석하자."윤찬은 대표님의 지시를 받고 바로 나가서 일정을 잡았다.시간이 되자 은수는 파티 장소에 도착했는데 주리가 이미 거기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가 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에게 인사를 했다. 그때 불미스러운 일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은 것 같았다.은수도 내색하지 않고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였다.다만 마음속으로는 은근히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가 참석 리스트를 봤었는데 그 리스트에 주리의 이름이 없었다. 그녀는 임시로 참가했을 것이다.은수는 어떤 예감이 있었다. 어쩌면 주리가 오랫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오늘만을 기다린 것 같았다.그럼 그는 차라리 그녀에게 속는 것처럼 넘어가
주리가 늙은 남자를 보낼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매력적인 남자라니. 그를 잘 이용하면 앞으로 더 이상 이런 일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천천히 옷을 벗으며 휴대폰 등의 물건들을 밖에 있는 사람에게 건넸다.문을 잠그지 않아야 사람들이 바람피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을 거라고 주리가 당부했지만, 그녀는 사심을 가득 담아 문을 잠갔다. 이번 기회를 이용해 이 남자를 잘 구워삶아 자신을 계속 책임지게 할 생각이었다.문을 잠근 그녀는 단추를 풀고 아름다운 몸을 드러내 온은수의 가슴에 밀착시키고 하얀 손으로 그의 몸 여기저기를 어루만졌다.이윽고 방안에서 야릇한 소리가 들려오자 문 밖에 선 주리의 웃음기 있는 얼굴이 비뚤어졌다.이렇게 젊고 예쁜 여자한테 잘 넘어가면서, 무슨 가정적인 남자라는 거야?잠시 후 그녀는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올라 온은수에게서 받은 휴대폰을 들고 차수현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이제 막 퇴근하고 집에 가려던 차수현은 온은수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그녀가 뭔가 말을 하기도 전에 수화기 너머로 헉헉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왔고, 당황스러움에 그녀의 얼굴이 상기되었다.이게 무슨 소리야? 지금 뛰고 있는 건가?“은수, 뭐하는 거야?”차수현이 물었지만 맞은편에서는 답이 없었다. 그리고 계속 들려오는 숨소리가 들을수록 귀에 익었다.천천히, 차수현은 뭔가 깨달으며 얼굴빛이 창백해졌다. 이 숨소리는…?마음 속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 숨소리는 여전히 차수현을 심란하게 만들었다.“무슨 장난 치는 거야, 하나도 재미없어!”하지만 상대방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그리고 소리도 멈추지 않고 갈수록 격렬해지기만 했다. 마침내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던 차수현은 전화를 탁 끊었다.그리고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는 이미 전원이 꺼져 있었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온은수가 뭘 하고 있었던 거지? 바람을 피우면서 대놓고 전화로 광고라도 한 건가?차수현은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심호흡을 몇 번 한 후 윤찬에게 전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