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분이 지나자 은수의 차는 수현의 집 앞에 세워졌다.남자는 차 문을 열고 바로 뛰어내렸고, 차를 잠그는 것도 잊어버린 채 급하게 문을 두드렸는데, 그제야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재빨리 들어갔다.수현의 방으로 가자 그녀가 눈을 감은 채 초췌하고 허약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보고 은수의 마음은 또 아프기 시작했다.분명히 그녀를 잘 보호하고 더 이상 아무런 상처도 주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결국 그녀는 이렇게 아프다니.은수는 다가가서 수현의 손을 잡고 묵묵히 한쪽에 앉았고 혜정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밖의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유민도 밖으로 나왔다. 사실 그는 진작에 깨어났지만 줄곧 나오지 않았다.수현의 병실 입구에 이르자 유민의 발걸음은 다시 멈추었다.보아하니, 이 여자가 괴로워하는 것 같다. 이는 그가 오랫동안 기대했던 복수였다. 그녀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을 버리고, 그를 되찾은 것도 단지 자신을 이용하려는 것에 대한 복수. 그러나 그녀가 열이 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유민은 또 마음이 아팠다.그는 갑자기 자신이 이렇게 한 것이 도대체 옳은지 그른지를 의심했다.유담은 침대 옆에 서서 혜정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 이렇게 빤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들자 유민이 멍하니 이쪽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아마 이 상황에 놀랐다고 생각했다.유담은 또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형으로서 나가서 유민의 손을 잡고 말했다."걱정하지 마. 엄마는 괜찮을 거야. 아빠가 방법을 생각해 낼 거야."유민은 유담의 손에 있는 온도를 느끼며 갑자기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그는 전에도 유담에게 바이러스를 주사할 까 말까 고민했다. 다만 나중에 만약 그들이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그 자신이 건강하면 오히려 의심을 살 것 같아 단념했다.지금, 이렇게 바쁜 상황에 유담은 여전히 그를 위로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유담아, 난..."유민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무언가를
마침 유민과 유담도 도착했고, 두 녀석은 모두 병상 앞에 섰다. 혜정은 입을 열어 물었다."어떤가요?""의사는 이미 약을 먹였으니 괜찮을 거예요."은수는 비록 아직 의문이 있었지만 혜정과 두 아이 앞에서 드러내지 않았다.그들의 심리적 감당 능력은 비교적 떨어져서 만약 자신의 걱정을 말한다면, 그들은 엄청 불안해할 것이다."엄마는 괜찮을 거예요."유담은 유민이가 걱정하지 않게 하는 동시에 또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 같았다.이렇게 몇 사람은 병상 앞을 지켰고, 은수는 수현이 드러낸 팔과 손에 알코올로 끊임없이 닦았다.약 30분이 지나자 해열제가 서서히 작용하기 시작했고 수현의 몸은 더 이상 그렇게 뜨겁지 않았으며 몽롱한 의식도 점차 맑아졌다.어리둥절한 가운데 유담이 말하는 것을 들은 듯 수현은 열심히 발버둥치다가 마침내 혼돈에서 깨어났다.어렵게 눈을 뜨자 수현은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목은 불에 탄 듯 몹시 건조했고,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손가락은 움직이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왜 이러지... 수현은 깊은 숨을 내쉬며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고서야 자신이 병이 나서 열이 났다는 것을 알았다.또 잠시 있다 수현은 기침을 두 번 했고, 이때 그녀를 에워싼 몇 사람은 바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유담은 재빨리 달려들었다."엄마, 깨어났어요?"수현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고, 또 유민이 눈시울이 빨개진 채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픈 동시에 다소 뿌듯했다.‘녀석, 지금 날 걱정하는 거야...’이것은 그의 마음속에 자신이라는 어머니도 약간 자리가 생겼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가?그녀는 또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다. 수현은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만지려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유담을 들어올렸다."너 먼저 내려와. 엄마는 아직 몸이 안 좋아."말을 마치고 그는 수현을 바라보았다."수현아, 목 마르지? 내가 물을 좀 먹여줄게."고열이 지나간 후
"다른 건 당연히 믿지만, 엄마는 아플 때마다 괜찮다고 했잖아요. 내가 의심해도 당연하죠."유담은 이 말을 듣고 당당하게 설명했다.은수는 이 말을 듣고 유담이 한 말이 아주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 수현은 영원히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려고 했다. 분명히 무척 아프면서도 억지로 버티며 자신이 괜찮다고 말했다.아들이 자신의 엄마를 잘 안다고 유담은 정말 맞는 말을 했다."나......"수현은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한동안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은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오히려 마음이 아파 유담을 바라보았다."여긴 내가 지켜보고 있으니까 너희들 먼저 밥 먹으러 가."방금 녀석은 배가 고파서 꼬르륵 소리가 났지만, 은수는 수현이 깨어나지 않는한 녀석은 밥 먹으러 떠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이제 수현은 깨어났으니 그가 지켜보면 충분했기에 그는 두 아이와 혜정더러 나가서 음식을 좀 먹으라고 했다. 나중에 배가 고파서 몸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또 어떤 말은 그들 앞에서도 말하기 어려웠다."싫어요. 난 여기에 남아서 엄마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 유담은 오히려 가고 싶지 않으려 하며 굳이 남아 있으려 했다.그러나 혜정은 순식간에 은수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만약 처음에 은수라는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가졌다면 이번에 그가 어떻게 수현을 조심스럽게 돌보았는가를 직접 본 이상 오히려 그녀의 마음을 적지 않게 안정시켰다.은수와 같은 부자들이 돈을 쓰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그가 이렇게 세심하게 지신의 딸을 돌볼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일반 남자보다 훨씬 자상하고 배려심이 많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혜정의 그에 대한 인상도 많이 바뀌게 했다."유담아, 우리 밥 먹으러 가는 김에 엄마한테도 죽 좀 사자. 넌 안 먹어도 네 엄만 먹어야지. 말 들어."혜정이 입을 열자 유담은 즉시 고분고분해졌다. 평소에 집안의 어른들은 모두 그를 매우 총애했지만 혜정은 유일하게 그를 꾸지람하는 사람이었기에 유담은
의사의 설명을 듣고 수현과 은수는 눈을 마주쳤다.그들은 확실히 며칠전에 유민이 있는 나라에 갔는데, 의사가 말한 이 특징에 아주 부합되었다.그래서, 이건 그냥 독감일 뿐이라고?정말 그가 너무 예민한 건가?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는 여전히 좀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다."이것이 다른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한 고열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어요?"은수의 말이 끝나자 수현은 참지 못하고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이 남자는 정말 호들갑이었다. 게다가 의사 선생님 앞에서 직접 이렇게 말하다니, 이러면 정말 좋을까?이 의사가 그들이 이 병원을 믿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우리 병원의 검사 수준으로는 사모님의 몸에 확실히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것만 분석할 수 있지만, 변이한 독감 바이러스일 거예요. 만약 여전히 안심하지 못하신다면 사모님의 샘플을 더 전문적인 연구소에 보내 분석해 보는 건 어떨까요?"의사는 오히려 화를 내지 않았다. 필경 은수도 그들 병원의 투자자였기에,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의사로서 자신은 자연히 모두 들어야 했다."그래요, 알았어요." 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따가 혈액 샘플 하나 줘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의사는 승낙한 후 또 수현에게 복용할 약을 처방한 다음 몸을 돌려 떠났다.의사가 가는 것을 보고 수현은 어이없어 하며 앞에 있는 남자를 한 번 보았다."당신 너무 호들갑 떠는 거 아니에요? 의사 선생님이 방금 이미 독감이라고 말했잖아요...... 왜 믿지 않는 거예요?""검사 하나 더 해서 나쁠 것도 없지. 자, 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당신도 쓸데없는 생각하지나."은수는 말하면서 손을 내밀어 수현의 이마를 만지며 그녀의 말을 얼버무렸다.은수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수현은 그의 생각을 고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만두었다.잠시 후, 혜정과 두 아이는 밥을 먹고 돌아왔고, 손에 수현을 위해 싸온 죽을 들고 있었다.침대 위에 앉아 있는 은수를 보고 혜정은 잠시
안에 있는 음식은 뜻밖에도 모두 그가 좋아하는 것이었고, 그가 좋아하지 않는 게 없었다. 척 봐도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산 음식이었다.그러나 은수는 혜정이 자신에게 취향을 물은 기억이 없었다.설마 어젯밤에 수현의 집에서 밥을 먹을 때 기억했단 말인가?은수의 심정은 갑자기 많이 좋아졌다. 그는 혜정도 생각만큼 접근하기 어려운 것 같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그가 앞으로 잘하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그녀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두 사람이 모두 밥을 먹은 후, 의사는 다시 한번 왔다. 수현의 체온을 다시 재어 더는 열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그는 입을 열었다."사모님은 지금 열이 이미 내려갔으니 더 이상 입원할 필요가 없어요. 앞으로 추위에 조심하시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에 약을 잘 드시면 곧 회복될 거예요."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잠시 후에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의사 선생님, 그럼 이번 독감은 쉽게 전염되나요? 우리 집에 아이가 두 명 있는데 혹시......""만약 가능하다면, 우선 며칠 간 따로 지내는 것이 좋겠네요. 결국 어린아이의 면역력이 비교적 약하기 때문에 전염되면 쉽게 병에 걸릴 수 있으니까요."수현은 이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놀라며 얼른 두 녀석을 한 번 보았다."너희 둘, 어디 불편한데 없어? 있으면 바로 말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열이 나면 엄청 괴로울 테니까."유담은 고개를 힘껏 흔들었고 유민도 마찬가지였다.그러나 수현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의사더러 두 녀석을 모두 검사하게 했다.검사를 한 후 두 아이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그럼 이렇게 된 이상, 당신은 먼저 내 호텔에 가서 며칠 묵고, 다 나은 후에 다시 돌아가는 건 어때?" 은수는 수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주동적으로 해결책을 제기했다.수현은 듣자마자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엄마,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해요. 내가 만약 아이들이랑 엄마랑 함께 먹고 자고 하다 아이들 병이라도 옮았다면 정말 큰일이에요.""
수현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재빨리 손으로 은수의 목을 껴안고 신체의 균형을 유지했다.은수는 수현이 놀란 모습을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그녀를 안고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갔다.수현은 그제야 반응했다."당신 지금 뭐하는 거예요? 난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 혼자 갈 수 있으니까 내려줘요."은수는 입술을 구부렸다."난 당신 어머니의 부탁을 받았어. 당신을 잘 보살펴야 하니까 이런 일은 당신 직접 할 필요 없어. 내가 대신 하면 돼."말하면서 그는 수현을 안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수현은 또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복도에 사람이 적지 않았는데, 그녀가 입을 열려고 할 때 몇명의 여자들은 부러워하며 중얼중얼거렸고, 마치 은수를 향해 사랑의 고백이라도 하려는 것 같았다.수현은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다. 만약 여기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구경을 당한다면 너무 창피했다.어쩔 수 없었던 수현은 손을 내밀어 자신의 얼굴을 가렸고 은수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귀엽기만 했다.고개를 숙여 수현의 빨개진 볼을 보면서 그는 심지어 뽀뽀하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다......만약 사람들이 오가는 병원에 있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은수는 수현이 수줍음을 많이 탄 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만약 그가 정말 이렇게 했다면, 그녀는 부끄러워서 쥐 구멍이라도 뚫고 들어가려고 했을 것이다.수현을 안고 아래층에 도착한 다음 사람을 차에 놓고 또 조심스럽게 안전벨트를 매주자 은수는 그제야 운전석의 위치에 앉아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다.수현은 여전히 얼굴을 붉히고 있었고,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보며 말을 하지 않았다.은수는 오히려 이때 다시 그녀를 자극하지 않고 묵묵히 운전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은수가 잠시 묵고 있던 호텔 아래층에 세워졌다.생각하다 남자는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서 지내는 거 괜찮아? 싫으면 장소 바꿀까?"은수에게 있어서 호텔은 가끔 돌아와 잠을 자는 곳일 뿐이지만 수현은 이곳에서 휴양해야 했기에
은수의 준수한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며 수현은 심지어 그의 가늘고 긴 속눈썹을 셀 수 있었다. 그녀는 마침내 참을 수 없어 손을 내밀어 남자를 막았다."더 이상 헛소리 하지 마요. 당신도 쓰러지면 일이 커질 거라고요. 회사 쪽은 어떡하고요?"수현이 진지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은수도 평소의 자신을 되찾았다."하긴, 그럼 이 계획은 잠시 보류하고, 우리 먼저 올라가자."은수가 더 이상 허튼소리를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수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은수는 차에서 내린 뒤 매너 있게 그녀에게 차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나란히 호텔로 들어갔다.방에 도착한 후 수현은 한바퀴 둘러보았다. 은수가 지내는 곳이라면, 환경은 자연히 말할 필요도 없었고 여기에 심지어 작은 주방도 첨부되었다. 비록 자신의 집보다 익숙하지 않지만 웬만한 건 모두 갖추어져 있어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도 어렵지 않았다."어때, 마음에 들어?"수현은 가볍게 응답한 뒤 아마도 멀미에 독감까지 겹쳐서 조금밖에 안 걸었는데 또 머리가 어질어질하다고 생각하고 손을 내밀어 이마를 짚었다.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얼른 손을 내밀어 그녀를 부축했다."왜 그래, 어지러워?""좀 피곤해서 그런가봐요. 좀 자고 싶네요." 수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은수는 그 말을 듣고 즉시 그녀를 침대로 부축했다.독감은 제때에 약을 먹는 것 외에 많이 쉬고 영양이 있는 음식을 먹어야 했다.수현을 침대에 안치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만졌는데 그리 뜨겁지 않은 것을 보고 은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이렇게 짧은 노정이 그녀를 열나게 했다면, 아마 수현은 다시 돌아가서 입원해야 할 것이다.현재 체온이 정상이라는 것은 문제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을 설명한다. 은수는 생수 한 병을 가지고 가서 의사가 처방한 약을 찾아내 의사의 말씀에 따라 놔두었다.수현은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약간 흐리멍텅했다. 아마도 아파서 그런지 그녀는 베개에 머리가 닿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수현아, 약 먹고 자." 은수는 돌아온
은수의 말은 매우 일리가 있어, 오히려 수현이 화낼 이유가 없게 만들었다.그리고 그녀가 뭐라 해도 아마 이 남자의 뻔뻔한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을 것이다...수현은 묵묵히 심호흡을 몇 번 했고, 결국 은수와 따지지 않고 잠을 잘 자기로 했다.그녀의 머리는 정말 어지러워서 이 남자와 말다툼을 해도 이득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결국 그녀는 정신이 맑을 때도 은수와 다퉈서 이기는 경우가 드물었으니까.수현은 침대에 누워 이불을 당겨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은수는 소극적으로 저항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저 웃기기만 할 뿐, 가볍게 그녀의 얼굴에 있는 이불을 잡아당겼다."숨 못 쉴라."수현은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 그녀가 방금 먹은 그 약들은 원래 최면 작용이 있었기에 그녀는 먹은 후 더욱 졸려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이 들었다.수현의 숨소리가 점차 평온해진 것을 본 은수도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이불을 조심스럽게 잘 덮어준 다음 서류를 보러 갔다.수현은 한잠 푹 잤고, 그녀가 깨어났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눈을 뜨고 전혀 낯선 방을 본 수현은 약간 어리둥절했다. 그녀는 한참 지나서야 자신이 은수를 따라 그가 지내는 호텔에 도착했다는 것을 생각했다.이럴 때 잠에서 깨면 자꾸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 외로운 감정이 들었다.수현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일어나려 했고, 이때 옆에 앉아 공무를 처리하던 은수는 소리를 듣고 바라보았다."깼어?»수현은 작게 대답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니 아무런 힘도 없는 것 같아 은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손에 든 서류를 놓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그녀의 이마를 만졌다. 다행히 온도는 정상이었다.은수는 한쪽의 베개를 들고 수현의 뒤에 놓은 다음 그녀를 일으켜세웠다."왜 그래, 아직도 불편해?"수현은 한잠 잤지만 사실 이미 많이 좋아졌다."아니에요, 갑자기 정신이 좀 안 들어서요."은수는 수현의 표정을 보았다. 아픈 사람은 항상 건강할 때보다 훨씬 연약했다.그러나 수현은 더 이상 그의 앞에서 센 척 하지 않고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