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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혜정은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외국의 병원은 항상 이랬다.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거나 생명이 위험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황급히 끼어들었다.

그러나 어느 어머니가 자신의 딸이 이런 고생을 하는 것을 보고 침착하게 기다릴 수 있겠는가?

혜정이 다시 전화를 걸어 사건의 심각성을 설명하려 할 때 유담은 약 상자를 안고 왔다.

"외할머니, 여기요."

혜정은 애가 놀랄까 봐 마음속의 초조함을 억눌렀다.

"그래, 고마워, 유담아."

"외할머니, 아빠한테 전화하고 싶어요."

유담은 침대에서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수현을 보고 작은 얼굴은 만두처럼 구겨졌다.

혜정은 만약 은수에게 연락한다면, 그의 인맥으로 아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번 수현이 중독될 때에도 그가 연구소를 찾아 해결했다.

비록 수현은 단지 감기에 걸려 열이 났을 수도 있지만, 혜정도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네 아빠한테 전화를 해서 구급차 부르라고 해라. 내가 일단 네 엄마에게 수건으로 몸 좀 닦아줄게. 적어도 먼저 열을 내려야지."

두 사람은 즉시 호흡을 맞추었다. 유담은 휴대전화로 은수에게 전화를 걸었고 혜정은 수건으로 수현의 몸을 닦아주며 열을 낮추려 했다.

은수는 호텔에서 세수를 한 다음 회사에 가려고 했는데 전화벨 소리를 듣고 수현의 전화인 것을 보고 의외를 느꼈지만 바로 받았다.

"수현아? 이렇게 일찍 무슨 일이야?"

"아빠, 나예요!"

유담은 은수의 목소리를 듣고 갑자기 울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애써 참았다.

"엄마는 어떻게 된 일인지 갑자기 고열이 났어요. 나는 아무리 해도 엄마를 깨울 수 없었고요. 아빠가 방법을 생각해 봐요...."

수현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은수의 원래 평온했던 표정은 금세 초조해졌다. 어제 밥 먹을 때까지 괜찮았는데 어떻게 오늘 열이 나고 심지어 혼수상태에 빠졌을까? 보아하니 이 병은 좀 심각한 것 같다.

전에 수현이 중독되어 열이 나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이 있었기에 은수는 이 소식에 대해 유난히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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