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정은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외국의 병원은 항상 이랬다.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거나 생명이 위험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황급히 끼어들었다.그러나 어느 어머니가 자신의 딸이 이런 고생을 하는 것을 보고 침착하게 기다릴 수 있겠는가?혜정이 다시 전화를 걸어 사건의 심각성을 설명하려 할 때 유담은 약 상자를 안고 왔다."외할머니, 여기요."혜정은 애가 놀랄까 봐 마음속의 초조함을 억눌렀다."그래, 고마워, 유담아.""외할머니, 아빠한테 전화하고 싶어요." 유담은 침대에서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수현을 보고 작은 얼굴은 만두처럼 구겨졌다.혜정은 만약 은수에게 연락한다면, 그의 인맥으로 아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번 수현이 중독될 때에도 그가 연구소를 찾아 해결했다.비록 수현은 단지 감기에 걸려 열이 났을 수도 있지만, 혜정도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럼 네 아빠한테 전화를 해서 구급차 부르라고 해라. 내가 일단 네 엄마에게 수건으로 몸 좀 닦아줄게. 적어도 먼저 열을 내려야지."두 사람은 즉시 호흡을 맞추었다. 유담은 휴대전화로 은수에게 전화를 걸었고 혜정은 수건으로 수현의 몸을 닦아주며 열을 낮추려 했다.은수는 호텔에서 세수를 한 다음 회사에 가려고 했는데 전화벨 소리를 듣고 수현의 전화인 것을 보고 의외를 느꼈지만 바로 받았다."수현아? 이렇게 일찍 무슨 일이야?""아빠, 나예요!"유담은 은수의 목소리를 듣고 갑자기 울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애써 참았다."엄마는 어떻게 된 일인지 갑자기 고열이 났어요. 나는 아무리 해도 엄마를 깨울 수 없었고요. 아빠가 방법을 생각해 봐요...."수현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은수의 원래 평온했던 표정은 금세 초조해졌다. 어제 밥 먹을 때까지 괜찮았는데 어떻게 오늘 열이 나고 심지어 혼수상태에 빠졌을까? 보아하니 이 병은 좀 심각한 것 같다.전에 수현이 중독되어 열이 나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이 있었기에 은수는 이 소식에 대해 유난히 민
약 10분이 지나자 은수의 차는 수현의 집 앞에 세워졌다.남자는 차 문을 열고 바로 뛰어내렸고, 차를 잠그는 것도 잊어버린 채 급하게 문을 두드렸는데, 그제야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재빨리 들어갔다.수현의 방으로 가자 그녀가 눈을 감은 채 초췌하고 허약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보고 은수의 마음은 또 아프기 시작했다.분명히 그녀를 잘 보호하고 더 이상 아무런 상처도 주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결국 그녀는 이렇게 아프다니.은수는 다가가서 수현의 손을 잡고 묵묵히 한쪽에 앉았고 혜정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밖의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유민도 밖으로 나왔다. 사실 그는 진작에 깨어났지만 줄곧 나오지 않았다.수현의 병실 입구에 이르자 유민의 발걸음은 다시 멈추었다.보아하니, 이 여자가 괴로워하는 것 같다. 이는 그가 오랫동안 기대했던 복수였다. 그녀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을 버리고, 그를 되찾은 것도 단지 자신을 이용하려는 것에 대한 복수. 그러나 그녀가 열이 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유민은 또 마음이 아팠다.그는 갑자기 자신이 이렇게 한 것이 도대체 옳은지 그른지를 의심했다.유담은 침대 옆에 서서 혜정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 이렇게 빤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들자 유민이 멍하니 이쪽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아마 이 상황에 놀랐다고 생각했다.유담은 또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형으로서 나가서 유민의 손을 잡고 말했다."걱정하지 마. 엄마는 괜찮을 거야. 아빠가 방법을 생각해 낼 거야."유민은 유담의 손에 있는 온도를 느끼며 갑자기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그는 전에도 유담에게 바이러스를 주사할 까 말까 고민했다. 다만 나중에 만약 그들이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그 자신이 건강하면 오히려 의심을 살 것 같아 단념했다.지금, 이렇게 바쁜 상황에 유담은 여전히 그를 위로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유담아, 난..."유민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무언가를
마침 유민과 유담도 도착했고, 두 녀석은 모두 병상 앞에 섰다. 혜정은 입을 열어 물었다."어떤가요?""의사는 이미 약을 먹였으니 괜찮을 거예요."은수는 비록 아직 의문이 있었지만 혜정과 두 아이 앞에서 드러내지 않았다.그들의 심리적 감당 능력은 비교적 떨어져서 만약 자신의 걱정을 말한다면, 그들은 엄청 불안해할 것이다."엄마는 괜찮을 거예요."유담은 유민이가 걱정하지 않게 하는 동시에 또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 같았다.이렇게 몇 사람은 병상 앞을 지켰고, 은수는 수현이 드러낸 팔과 손에 알코올로 끊임없이 닦았다.약 30분이 지나자 해열제가 서서히 작용하기 시작했고 수현의 몸은 더 이상 그렇게 뜨겁지 않았으며 몽롱한 의식도 점차 맑아졌다.어리둥절한 가운데 유담이 말하는 것을 들은 듯 수현은 열심히 발버둥치다가 마침내 혼돈에서 깨어났다.어렵게 눈을 뜨자 수현은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목은 불에 탄 듯 몹시 건조했고,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손가락은 움직이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왜 이러지... 수현은 깊은 숨을 내쉬며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고서야 자신이 병이 나서 열이 났다는 것을 알았다.또 잠시 있다 수현은 기침을 두 번 했고, 이때 그녀를 에워싼 몇 사람은 바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유담은 재빨리 달려들었다."엄마, 깨어났어요?"수현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고, 또 유민이 눈시울이 빨개진 채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픈 동시에 다소 뿌듯했다.‘녀석, 지금 날 걱정하는 거야...’이것은 그의 마음속에 자신이라는 어머니도 약간 자리가 생겼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가?그녀는 또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다. 수현은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만지려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유담을 들어올렸다."너 먼저 내려와. 엄마는 아직 몸이 안 좋아."말을 마치고 그는 수현을 바라보았다."수현아, 목 마르지? 내가 물을 좀 먹여줄게."고열이 지나간 후
"다른 건 당연히 믿지만, 엄마는 아플 때마다 괜찮다고 했잖아요. 내가 의심해도 당연하죠."유담은 이 말을 듣고 당당하게 설명했다.은수는 이 말을 듣고 유담이 한 말이 아주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 수현은 영원히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려고 했다. 분명히 무척 아프면서도 억지로 버티며 자신이 괜찮다고 말했다.아들이 자신의 엄마를 잘 안다고 유담은 정말 맞는 말을 했다."나......"수현은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한동안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은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오히려 마음이 아파 유담을 바라보았다."여긴 내가 지켜보고 있으니까 너희들 먼저 밥 먹으러 가."방금 녀석은 배가 고파서 꼬르륵 소리가 났지만, 은수는 수현이 깨어나지 않는한 녀석은 밥 먹으러 떠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이제 수현은 깨어났으니 그가 지켜보면 충분했기에 그는 두 아이와 혜정더러 나가서 음식을 좀 먹으라고 했다. 나중에 배가 고파서 몸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또 어떤 말은 그들 앞에서도 말하기 어려웠다."싫어요. 난 여기에 남아서 엄마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 유담은 오히려 가고 싶지 않으려 하며 굳이 남아 있으려 했다.그러나 혜정은 순식간에 은수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만약 처음에 은수라는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가졌다면 이번에 그가 어떻게 수현을 조심스럽게 돌보았는가를 직접 본 이상 오히려 그녀의 마음을 적지 않게 안정시켰다.은수와 같은 부자들이 돈을 쓰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그가 이렇게 세심하게 지신의 딸을 돌볼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일반 남자보다 훨씬 자상하고 배려심이 많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혜정의 그에 대한 인상도 많이 바뀌게 했다."유담아, 우리 밥 먹으러 가는 김에 엄마한테도 죽 좀 사자. 넌 안 먹어도 네 엄만 먹어야지. 말 들어."혜정이 입을 열자 유담은 즉시 고분고분해졌다. 평소에 집안의 어른들은 모두 그를 매우 총애했지만 혜정은 유일하게 그를 꾸지람하는 사람이었기에 유담은
의사의 설명을 듣고 수현과 은수는 눈을 마주쳤다.그들은 확실히 며칠전에 유민이 있는 나라에 갔는데, 의사가 말한 이 특징에 아주 부합되었다.그래서, 이건 그냥 독감일 뿐이라고?정말 그가 너무 예민한 건가?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는 여전히 좀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다."이것이 다른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한 고열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어요?"은수의 말이 끝나자 수현은 참지 못하고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이 남자는 정말 호들갑이었다. 게다가 의사 선생님 앞에서 직접 이렇게 말하다니, 이러면 정말 좋을까?이 의사가 그들이 이 병원을 믿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우리 병원의 검사 수준으로는 사모님의 몸에 확실히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것만 분석할 수 있지만, 변이한 독감 바이러스일 거예요. 만약 여전히 안심하지 못하신다면 사모님의 샘플을 더 전문적인 연구소에 보내 분석해 보는 건 어떨까요?"의사는 오히려 화를 내지 않았다. 필경 은수도 그들 병원의 투자자였기에,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의사로서 자신은 자연히 모두 들어야 했다."그래요, 알았어요." 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따가 혈액 샘플 하나 줘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의사는 승낙한 후 또 수현에게 복용할 약을 처방한 다음 몸을 돌려 떠났다.의사가 가는 것을 보고 수현은 어이없어 하며 앞에 있는 남자를 한 번 보았다."당신 너무 호들갑 떠는 거 아니에요? 의사 선생님이 방금 이미 독감이라고 말했잖아요...... 왜 믿지 않는 거예요?""검사 하나 더 해서 나쁠 것도 없지. 자, 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당신도 쓸데없는 생각하지나."은수는 말하면서 손을 내밀어 수현의 이마를 만지며 그녀의 말을 얼버무렸다.은수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수현은 그의 생각을 고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만두었다.잠시 후, 혜정과 두 아이는 밥을 먹고 돌아왔고, 손에 수현을 위해 싸온 죽을 들고 있었다.침대 위에 앉아 있는 은수를 보고 혜정은 잠시
안에 있는 음식은 뜻밖에도 모두 그가 좋아하는 것이었고, 그가 좋아하지 않는 게 없었다. 척 봐도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산 음식이었다.그러나 은수는 혜정이 자신에게 취향을 물은 기억이 없었다.설마 어젯밤에 수현의 집에서 밥을 먹을 때 기억했단 말인가?은수의 심정은 갑자기 많이 좋아졌다. 그는 혜정도 생각만큼 접근하기 어려운 것 같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그가 앞으로 잘하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그녀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두 사람이 모두 밥을 먹은 후, 의사는 다시 한번 왔다. 수현의 체온을 다시 재어 더는 열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그는 입을 열었다."사모님은 지금 열이 이미 내려갔으니 더 이상 입원할 필요가 없어요. 앞으로 추위에 조심하시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에 약을 잘 드시면 곧 회복될 거예요."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잠시 후에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의사 선생님, 그럼 이번 독감은 쉽게 전염되나요? 우리 집에 아이가 두 명 있는데 혹시......""만약 가능하다면, 우선 며칠 간 따로 지내는 것이 좋겠네요. 결국 어린아이의 면역력이 비교적 약하기 때문에 전염되면 쉽게 병에 걸릴 수 있으니까요."수현은 이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놀라며 얼른 두 녀석을 한 번 보았다."너희 둘, 어디 불편한데 없어? 있으면 바로 말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열이 나면 엄청 괴로울 테니까."유담은 고개를 힘껏 흔들었고 유민도 마찬가지였다.그러나 수현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의사더러 두 녀석을 모두 검사하게 했다.검사를 한 후 두 아이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그럼 이렇게 된 이상, 당신은 먼저 내 호텔에 가서 며칠 묵고, 다 나은 후에 다시 돌아가는 건 어때?" 은수는 수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주동적으로 해결책을 제기했다.수현은 듣자마자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엄마,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해요. 내가 만약 아이들이랑 엄마랑 함께 먹고 자고 하다 아이들 병이라도 옮았다면 정말 큰일이에요.""
수현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재빨리 손으로 은수의 목을 껴안고 신체의 균형을 유지했다.은수는 수현이 놀란 모습을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그녀를 안고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갔다.수현은 그제야 반응했다."당신 지금 뭐하는 거예요? 난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 혼자 갈 수 있으니까 내려줘요."은수는 입술을 구부렸다."난 당신 어머니의 부탁을 받았어. 당신을 잘 보살펴야 하니까 이런 일은 당신 직접 할 필요 없어. 내가 대신 하면 돼."말하면서 그는 수현을 안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수현은 또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복도에 사람이 적지 않았는데, 그녀가 입을 열려고 할 때 몇명의 여자들은 부러워하며 중얼중얼거렸고, 마치 은수를 향해 사랑의 고백이라도 하려는 것 같았다.수현은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다. 만약 여기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구경을 당한다면 너무 창피했다.어쩔 수 없었던 수현은 손을 내밀어 자신의 얼굴을 가렸고 은수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귀엽기만 했다.고개를 숙여 수현의 빨개진 볼을 보면서 그는 심지어 뽀뽀하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다......만약 사람들이 오가는 병원에 있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은수는 수현이 수줍음을 많이 탄 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만약 그가 정말 이렇게 했다면, 그녀는 부끄러워서 쥐 구멍이라도 뚫고 들어가려고 했을 것이다.수현을 안고 아래층에 도착한 다음 사람을 차에 놓고 또 조심스럽게 안전벨트를 매주자 은수는 그제야 운전석의 위치에 앉아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다.수현은 여전히 얼굴을 붉히고 있었고,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보며 말을 하지 않았다.은수는 오히려 이때 다시 그녀를 자극하지 않고 묵묵히 운전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은수가 잠시 묵고 있던 호텔 아래층에 세워졌다.생각하다 남자는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서 지내는 거 괜찮아? 싫으면 장소 바꿀까?"은수에게 있어서 호텔은 가끔 돌아와 잠을 자는 곳일 뿐이지만 수현은 이곳에서 휴양해야 했기에
은수의 준수한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며 수현은 심지어 그의 가늘고 긴 속눈썹을 셀 수 있었다. 그녀는 마침내 참을 수 없어 손을 내밀어 남자를 막았다."더 이상 헛소리 하지 마요. 당신도 쓰러지면 일이 커질 거라고요. 회사 쪽은 어떡하고요?"수현이 진지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은수도 평소의 자신을 되찾았다."하긴, 그럼 이 계획은 잠시 보류하고, 우리 먼저 올라가자."은수가 더 이상 허튼소리를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수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은수는 차에서 내린 뒤 매너 있게 그녀에게 차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나란히 호텔로 들어갔다.방에 도착한 후 수현은 한바퀴 둘러보았다. 은수가 지내는 곳이라면, 환경은 자연히 말할 필요도 없었고 여기에 심지어 작은 주방도 첨부되었다. 비록 자신의 집보다 익숙하지 않지만 웬만한 건 모두 갖추어져 있어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도 어렵지 않았다."어때, 마음에 들어?"수현은 가볍게 응답한 뒤 아마도 멀미에 독감까지 겹쳐서 조금밖에 안 걸었는데 또 머리가 어질어질하다고 생각하고 손을 내밀어 이마를 짚었다.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얼른 손을 내밀어 그녀를 부축했다."왜 그래, 어지러워?""좀 피곤해서 그런가봐요. 좀 자고 싶네요." 수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은수는 그 말을 듣고 즉시 그녀를 침대로 부축했다.독감은 제때에 약을 먹는 것 외에 많이 쉬고 영양이 있는 음식을 먹어야 했다.수현을 침대에 안치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만졌는데 그리 뜨겁지 않은 것을 보고 은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이렇게 짧은 노정이 그녀를 열나게 했다면, 아마 수현은 다시 돌아가서 입원해야 할 것이다.현재 체온이 정상이라는 것은 문제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을 설명한다. 은수는 생수 한 병을 가지고 가서 의사가 처방한 약을 찾아내 의사의 말씀에 따라 놔두었다.수현은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약간 흐리멍텅했다. 아마도 아파서 그런지 그녀는 베개에 머리가 닿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수현아, 약 먹고 자." 은수는 돌아온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