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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유민은 아예 포기했고, 수현은 그렇게 그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차가 수현의 집 앞에 세워지자 은수는 물건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수현은 문을 열러 갔는데, 열쇠가 꽂히자마자 뒤에서 또 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혜정이 하교한 유담을 데리고 돌아왔다.

은수는 문 앞에 서 있었는데, 훤칠하고 우뚝 솟은 몸은 한순간 경직되었다.

비록 혜정이 겉으로는 그들이 사귀는 것을 막지 않았지만, 은수도 스스로 주제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자신에 대해 호감이 없었다.

그래서 수현을 만나더라도 은수는 혜정과 부딪히는 것을 최대한 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피할 수가 없었다.

혜정은 차에서 그들 세 사람을 보았는데, 차에서 내린 후에야 은수가 손에 그렇게 많은 물건을 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유담을 데리고 걸어갔다.

"돌아왔어? 그리고 온은수 씨도 왔네요. 그렇다면 남아서 함께 식사라도 하고 가요."

은수는 멍해졌다. 원래 그는 물건을 집안에 내려놓은 뒤 될수록 빨리 떠나려고 했다. 괜히 혜정의 불쾌를 사지 않도록. 그러나 그녀가 주동적으로 자신더러 남아서 밥을 먹으라고 초청하다니, 그는 심지어 미처 반응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잠시 후 은수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의 흥분을 억제하고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그럼 실례할게요.»

수현은 이 장면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겼다. 자신의 엄마와 은수가 잘 지내게 하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진심으로 대하기만 하면 언젠간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다.

문을 열자 은수는 안으로 들어갔고 혜정은 바로 주방으로 가서 오늘의 저녁식사를 준비했으며 수현도 가서 도와주었다.

유담은 은수의 손에 가득한 쇼핑 가방을 보고 그들이 오늘 오후에 쇼핑하러 나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백화점에 갔는데 왜 나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은수는 이 말을 듣고 손을 내밀어 유담의 얼굴을 꼬집었다.

"너 학교에 있잖아, 설마 또 무단결석하고 나와 쇼핑하러 가려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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