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은 아예 포기했고, 수현은 그렇게 그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차가 수현의 집 앞에 세워지자 은수는 물건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수현은 문을 열러 갔는데, 열쇠가 꽂히자마자 뒤에서 또 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혜정이 하교한 유담을 데리고 돌아왔다.은수는 문 앞에 서 있었는데, 훤칠하고 우뚝 솟은 몸은 한순간 경직되었다.비록 혜정이 겉으로는 그들이 사귀는 것을 막지 않았지만, 은수도 스스로 주제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자신에 대해 호감이 없었다.그래서 수현을 만나더라도 은수는 혜정과 부딪히는 것을 최대한 피했다.하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피할 수가 없었다.혜정은 차에서 그들 세 사람을 보았는데, 차에서 내린 후에야 은수가 손에 그렇게 많은 물건을 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유담을 데리고 걸어갔다."돌아왔어? 그리고 온은수 씨도 왔네요. 그렇다면 남아서 함께 식사라도 하고 가요."은수는 멍해졌다. 원래 그는 물건을 집안에 내려놓은 뒤 될수록 빨리 떠나려고 했다. 괜히 혜정의 불쾌를 사지 않도록. 그러나 그녀가 주동적으로 자신더러 남아서 밥을 먹으라고 초청하다니, 그는 심지어 미처 반응을 하지 못했다.그러나 잠시 후 은수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의 흥분을 억제하고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실례할게요.»수현은 이 장면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겼다. 자신의 엄마와 은수가 잘 지내게 하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진심으로 대하기만 하면 언젠간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다.문을 열자 은수는 안으로 들어갔고 혜정은 바로 주방으로 가서 오늘의 저녁식사를 준비했으며 수현도 가서 도와주었다.유담은 은수의 손에 가득한 쇼핑 가방을 보고 그들이 오늘 오후에 쇼핑하러 나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백화점에 갔는데 왜 나에게 말하지 않았어요?"은수는 이 말을 듣고 손을 내밀어 유담의 얼굴을 꼬집었다."너 학교에 있잖아, 설마 또 무단결석하고 나와 쇼핑하러 가려고? 게
유민은 유담이가 사준 물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갑자기 마음이 혼란스러워졌다.왜?이 집에 돌아온 후 발생한 모든 일은 그가 예상했던 것과 달랐다.그는 자신이 무시당하고 괴롭힘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모든 사람들은 그에게 잘해 주었고, 심지어 그가 지금까지 만난 그에게 가장 잘해 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는 차라리 그들이 자신에게 이렇게 잘해 주지 않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는 원한을 품고 보복하기 위해 이곳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이대로 가면 그는 후회하지 않을까?여기까지 생각하니 유민은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고,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방으로 뛰어들어가 문을 힘껏 닫더니 안에서 잠갔다.유민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유담과 은수는 모두 멍해졌고 반응할 때, 그는 이미 방으로 달려갔다."왜... 왜 그래요?" 유담은 자신이 열심히 고른 두 선물을 들고 당황했다. 이것은 모두 그가 진심으로 고른 것이었는데, 비록 가장 비싼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절대로 값이 싼 물건은 아니었다. 그런데 왜 유민은 이런 반응을 보였을까?은수도 어떤 상황인지 알지 못했지만 몸을 웅크리고 유담의 정서를 달랬다."네 잘못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물건을 살 때 매우 얄미운 사람을 만났거든. 그 사람은 유민에게 아주 듣기 싫은 말을 했어. 아마도 이 일 때문에 그가 속상해하고 있을지도 몰라.""정말이에요?" 유담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좀 편해졌다. 어쨌든 그는 유민의 미움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내가 왜 너를 속이겠어, 믿지 못하겠으면 엄마한테 물어봐, 그녀도 알고 있어. 난 거짓말을 해도 그녀와 미리 짤 순 없잖아.""네, 알았어요." 유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은수는 그 선물을 정리하며 유민이 납득한 후 그와 이야기를 잘 나눌 생각이었다.유민은 침대에 엎드려 이불에 얼굴을 묻고 있었고, 작은 얼굴에는 막연함과 무기력함만 남았다.그는 만약 그들이 정말 자신에게 다른 마음을 품지 않았다면, 정말 단지 그를 집으
유민은 유담의 열정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유담도 더는 따지지 않고 그를 끌고 가서 밥을 먹었다.은수도 재빨리 식탁에 가서 수저를 놓는 것을 도왔다. 비록 그는 밥을 할 줄 몰라 주방에 가는 것도 혼란스러움을 보탤 뿐이지만 할 수 있는 일도 좀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혜정은 그를 보면 볼수록 싫어할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식탁에는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많은 음식이 차려졌고, 두 아이는 각각 수현과 은수의 곁에 앉았다.은수는 수시로 그들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또 그들에게 채소를 많이 먹어야 영양이 균형해서 자신처럼 키가 클 수 있다고 신신당부했다.수현은 이 화기애애한 장면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평소에는 그녀와 혜정이 아이를 달래서 밥을 먹였는데, 지금은 이 임무가 은수에게 떨어졌고, 그도 꽤 그럴듯하게 이 임무를 완성했다. 적어도 두 녀석은 모두 매우 협조적이어서 편식을 하지 않았다.그들을 보면서 수현은 그릇을 들고 밥을 먹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갑자기 심장이 쑤시고 아프더니 그녀의 손이 떨렸고, 집었던 음식도 식탁에 떨어졌다."수현아, 왜 그래?" 혜정은 이 상황을 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괜찮아요, 방금 다른 쪽 보고 있어서 그래요." 수현은 그 순간의 이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고개를 저었다.혜정도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수현은 방금 통증을 느낀 위치를 가볍게 주물렀다.‘요즘 밤에 잠을 잘 못 자서 그런가?’보아하니 더 이상 밤을 새우면 안 될 것 같았다. 수현은 곧 이 이상한 느낌에 이유를 하나 찾았고,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계속 밥을 먹었다.저녁 식사는 금방 끝났다.은수는 식탁을 치우는 것을 돕고 또 직접 설거지를 한 다음 그제야 아쉬워하며 작별을 고했다.비록 남아서 수현과 아이들과 함께 있고 싶었지만, 혜정은 동의하지 않을 것 같아 그는 그들의 새 집의 인테리어가 끝나고 나서 다시 이야기하려고 끝까지 참았다.은수를 보낸 후 수현은 피곤해 죽을 지
다음 날 아침, 유담은 침대에서 오랫동안 누워 있으며 일어나지 않았고, 수현도 그를 깨우러 오지 않았다.유담은 희미하게 눈을 뜨고 침대 머리맡의 알람 시계를 보더니 벌떡 일어났다.만약 평소였다면 수현은 벌써 와서 그를 깨우고 세수를 하라고 한 다음 다시 아침을 먹으러 가라고 했을 것이다.오늘은 무슨 상황이지?유담은 눈을 비비고 침대에서 천천히 기어내려와 수현의 방으로 갔다. 방문은 잠기지 않아서 그는 안으로 들어갔는데 수현이 여전히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발견하였다."엄마, 일어나요, 지금 날이 다 밝았어요!" 평소에 항상 어른들에게 게으름뱅이라고 놀림을 받은 녀석은 이번에 마침내 이 별명에서 벗어나 평소에 수현의 모습을 배우면서 사람을 깨웠다.다만, 그가 몇 번 불렀지만 수현은 반응하지 않고 오히려 고통스럽게 신음 소리를 냈다."엄마?"유담은 그제야 이상하다고 느끼며 재빨리 걸어갔고, 그제야 수현의 안색이 매우 창백하고 심지어 입술도 창백한 것을 보았다.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혀 있어 마치 방금 물에서 건져낸 것 같았다."엄마? 엄마?" 유담은 깜짝 놀라 얼른 손을 내밀어 수현의 몸을 흔들며 깨우려고 했다.그러나 수현은 줄곧 눈을 꼭 감고 있었고 작은 소리로 잠꼬대만 했는데 마치 깨어나지 못하는 악몽을 꾸는 것 같았다.유담은 수현이 이런 모습으로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못한 것을 보고 당황했다.유담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수현의 이마를 만졌다. 땀에 젖은 피부는 지금 놀라운 열기를 뿜어내며 그는 놀라서 얼른 손을 뺐다."이럴 수가..."유담은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상식이 있었기에 줄곧 이렇게 열이 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수현은 도대체 얼마 동안 이러고 있었을까? 그들은 뜻밖에도 발견하지 못했다니!유담은 재빨리 뛰어나갔다."외할머니, 외할머니!"주방에서 우유를 데우고 있던 혜정은 유담의 소리를 듣고 손도 닦을 겨를이 없이 재빨리 뛰쳐나왔다."왜, 유담아,
혜정은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외국의 병원은 항상 이랬다.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거나 생명이 위험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황급히 끼어들었다.그러나 어느 어머니가 자신의 딸이 이런 고생을 하는 것을 보고 침착하게 기다릴 수 있겠는가?혜정이 다시 전화를 걸어 사건의 심각성을 설명하려 할 때 유담은 약 상자를 안고 왔다."외할머니, 여기요."혜정은 애가 놀랄까 봐 마음속의 초조함을 억눌렀다."그래, 고마워, 유담아.""외할머니, 아빠한테 전화하고 싶어요." 유담은 침대에서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수현을 보고 작은 얼굴은 만두처럼 구겨졌다.혜정은 만약 은수에게 연락한다면, 그의 인맥으로 아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번 수현이 중독될 때에도 그가 연구소를 찾아 해결했다.비록 수현은 단지 감기에 걸려 열이 났을 수도 있지만, 혜정도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럼 네 아빠한테 전화를 해서 구급차 부르라고 해라. 내가 일단 네 엄마에게 수건으로 몸 좀 닦아줄게. 적어도 먼저 열을 내려야지."두 사람은 즉시 호흡을 맞추었다. 유담은 휴대전화로 은수에게 전화를 걸었고 혜정은 수건으로 수현의 몸을 닦아주며 열을 낮추려 했다.은수는 호텔에서 세수를 한 다음 회사에 가려고 했는데 전화벨 소리를 듣고 수현의 전화인 것을 보고 의외를 느꼈지만 바로 받았다."수현아? 이렇게 일찍 무슨 일이야?""아빠, 나예요!"유담은 은수의 목소리를 듣고 갑자기 울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애써 참았다."엄마는 어떻게 된 일인지 갑자기 고열이 났어요. 나는 아무리 해도 엄마를 깨울 수 없었고요. 아빠가 방법을 생각해 봐요...."수현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은수의 원래 평온했던 표정은 금세 초조해졌다. 어제 밥 먹을 때까지 괜찮았는데 어떻게 오늘 열이 나고 심지어 혼수상태에 빠졌을까? 보아하니 이 병은 좀 심각한 것 같다.전에 수현이 중독되어 열이 나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이 있었기에 은수는 이 소식에 대해 유난히 민
약 10분이 지나자 은수의 차는 수현의 집 앞에 세워졌다.남자는 차 문을 열고 바로 뛰어내렸고, 차를 잠그는 것도 잊어버린 채 급하게 문을 두드렸는데, 그제야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재빨리 들어갔다.수현의 방으로 가자 그녀가 눈을 감은 채 초췌하고 허약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보고 은수의 마음은 또 아프기 시작했다.분명히 그녀를 잘 보호하고 더 이상 아무런 상처도 주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결국 그녀는 이렇게 아프다니.은수는 다가가서 수현의 손을 잡고 묵묵히 한쪽에 앉았고 혜정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밖의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유민도 밖으로 나왔다. 사실 그는 진작에 깨어났지만 줄곧 나오지 않았다.수현의 병실 입구에 이르자 유민의 발걸음은 다시 멈추었다.보아하니, 이 여자가 괴로워하는 것 같다. 이는 그가 오랫동안 기대했던 복수였다. 그녀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을 버리고, 그를 되찾은 것도 단지 자신을 이용하려는 것에 대한 복수. 그러나 그녀가 열이 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유민은 또 마음이 아팠다.그는 갑자기 자신이 이렇게 한 것이 도대체 옳은지 그른지를 의심했다.유담은 침대 옆에 서서 혜정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 이렇게 빤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들자 유민이 멍하니 이쪽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아마 이 상황에 놀랐다고 생각했다.유담은 또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형으로서 나가서 유민의 손을 잡고 말했다."걱정하지 마. 엄마는 괜찮을 거야. 아빠가 방법을 생각해 낼 거야."유민은 유담의 손에 있는 온도를 느끼며 갑자기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그는 전에도 유담에게 바이러스를 주사할 까 말까 고민했다. 다만 나중에 만약 그들이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그 자신이 건강하면 오히려 의심을 살 것 같아 단념했다.지금, 이렇게 바쁜 상황에 유담은 여전히 그를 위로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유담아, 난..."유민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무언가를
마침 유민과 유담도 도착했고, 두 녀석은 모두 병상 앞에 섰다. 혜정은 입을 열어 물었다."어떤가요?""의사는 이미 약을 먹였으니 괜찮을 거예요."은수는 비록 아직 의문이 있었지만 혜정과 두 아이 앞에서 드러내지 않았다.그들의 심리적 감당 능력은 비교적 떨어져서 만약 자신의 걱정을 말한다면, 그들은 엄청 불안해할 것이다."엄마는 괜찮을 거예요."유담은 유민이가 걱정하지 않게 하는 동시에 또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 같았다.이렇게 몇 사람은 병상 앞을 지켰고, 은수는 수현이 드러낸 팔과 손에 알코올로 끊임없이 닦았다.약 30분이 지나자 해열제가 서서히 작용하기 시작했고 수현의 몸은 더 이상 그렇게 뜨겁지 않았으며 몽롱한 의식도 점차 맑아졌다.어리둥절한 가운데 유담이 말하는 것을 들은 듯 수현은 열심히 발버둥치다가 마침내 혼돈에서 깨어났다.어렵게 눈을 뜨자 수현은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목은 불에 탄 듯 몹시 건조했고,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손가락은 움직이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왜 이러지... 수현은 깊은 숨을 내쉬며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고서야 자신이 병이 나서 열이 났다는 것을 알았다.또 잠시 있다 수현은 기침을 두 번 했고, 이때 그녀를 에워싼 몇 사람은 바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유담은 재빨리 달려들었다."엄마, 깨어났어요?"수현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고, 또 유민이 눈시울이 빨개진 채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픈 동시에 다소 뿌듯했다.‘녀석, 지금 날 걱정하는 거야...’이것은 그의 마음속에 자신이라는 어머니도 약간 자리가 생겼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가?그녀는 또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다. 수현은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만지려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유담을 들어올렸다."너 먼저 내려와. 엄마는 아직 몸이 안 좋아."말을 마치고 그는 수현을 바라보았다."수현아, 목 마르지? 내가 물을 좀 먹여줄게."고열이 지나간 후
"다른 건 당연히 믿지만, 엄마는 아플 때마다 괜찮다고 했잖아요. 내가 의심해도 당연하죠."유담은 이 말을 듣고 당당하게 설명했다.은수는 이 말을 듣고 유담이 한 말이 아주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 수현은 영원히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려고 했다. 분명히 무척 아프면서도 억지로 버티며 자신이 괜찮다고 말했다.아들이 자신의 엄마를 잘 안다고 유담은 정말 맞는 말을 했다."나......"수현은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한동안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은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오히려 마음이 아파 유담을 바라보았다."여긴 내가 지켜보고 있으니까 너희들 먼저 밥 먹으러 가."방금 녀석은 배가 고파서 꼬르륵 소리가 났지만, 은수는 수현이 깨어나지 않는한 녀석은 밥 먹으러 떠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이제 수현은 깨어났으니 그가 지켜보면 충분했기에 그는 두 아이와 혜정더러 나가서 음식을 좀 먹으라고 했다. 나중에 배가 고파서 몸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또 어떤 말은 그들 앞에서도 말하기 어려웠다."싫어요. 난 여기에 남아서 엄마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 유담은 오히려 가고 싶지 않으려 하며 굳이 남아 있으려 했다.그러나 혜정은 순식간에 은수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만약 처음에 은수라는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가졌다면 이번에 그가 어떻게 수현을 조심스럽게 돌보았는가를 직접 본 이상 오히려 그녀의 마음을 적지 않게 안정시켰다.은수와 같은 부자들이 돈을 쓰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그가 이렇게 세심하게 지신의 딸을 돌볼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일반 남자보다 훨씬 자상하고 배려심이 많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혜정의 그에 대한 인상도 많이 바뀌게 했다."유담아, 우리 밥 먹으러 가는 김에 엄마한테도 죽 좀 사자. 넌 안 먹어도 네 엄만 먹어야지. 말 들어."혜정이 입을 열자 유담은 즉시 고분고분해졌다. 평소에 집안의 어른들은 모두 그를 매우 총애했지만 혜정은 유일하게 그를 꾸지람하는 사람이었기에 유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