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는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수현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런 연약한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는데, 지금 그의 앞에서 마침내 자신의 마음속 불안과 공포를 말했다. 그래서 그의 마음도 덩달아 부드러워졌다.아무리 강한 척해도 앞에 있는 여자는 결국 전에 그가 알고 있었던 그 차수현이었다."수현아, 나는 죽지 않아. 당신과 유담이가 있잖아. 설사 정말 죽더라도 난 지옥에서 다시 올라올 거야. 그러니까, 당신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울지 마. 지금의 나는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 수도 없으니 이러면 나도 단지 나 자신이 쓸모없다고 생각할 뿐이야."수현은 물끄러미 은수를 바라보았다. 남자의 칠흑같이 어둡고 차가운 눈에는 다른 것이 없었고 오직 그녀, 그리고 부드러움으로 가득 차 그녀로 하여금 어느새 그 속에 빠져들게 했다."수현아, 나 걱정해서 울다니, 정말…… 기쁜걸. 적어도 내가 당신 마음속에 아직 무게가 좀 있다는 것을 설명하잖아."잠시 멍을 때리고 있던 수현은 은수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시선을 떼고 당황한 채 손으로 얼굴을 닦았다.은수의 앞에서 끊임없이 울다니, 이것은 그녀 답지가 않았다. 잠시 냉정한 후 생각해 보니 이는 정말 창피했다."나...... 나는 단지 나 때문에 누군가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그리고, 당신은 지금 환자니까 이런 일들을 생각하지 말고 푹 쉬어요!"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수현의 얼굴은 서서히 붉어졌고, 이런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그녀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땅 밑에 묻는 타조가 되어 현실을 도피하려고 했다."의사 선생님 불러와서 당신 상처 좀 검사하라고 할게요.""나가지 말고 나랑 좀 같이 있어줘. 의사 선생님은 위에 벨을 눌러서 부르면 돼." 은수는 수현의 손을 잡고 놓으려 하지 않았다.비록 수현은 입으로는 인정하려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모든 것을 설명했다.가까스로 그녀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으니 그는 또 어떻게 수현을 이렇게 쉽게 놓을 수 있겠는가.수현은 은수를 한 번
그러나 수현은 피부 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얼굴은 즉시 창백해졌다.그녀는 얼굴이 망가졌을 때, 목과 얼굴에 피부 이식 수술을 했는데, 수술 면적이 크지 않아 그런대로 참을 수 있었다.그러나 은수는 거의 등 전체를 다쳤으니 그때 가서 수술을 받는다면 아마 고문을 받는 것처럼 고통스러울 것이다.은수는 수현의 안색이 보기 흉한 것을 보고 즉시 그녀의 생각을 꿰뚫고 수현의 약간 차가운 손을 잡았다."불쾌한 일 생각난 거야? 괜찮아, 이미 지나간 일이야."은수는 수현이 그때 유은비에 의해 얼굴이 망가진 뒤 피부 이식 수술을 받은 나쁜 기억을 떠올린 줄 알고 얼른 입을 열어 위로했다.수현은 그가 자신을 관심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중얼거렸다.‘이 남자, 바보 아니야? 자신이 이렇게 다쳤는데도 날 걱정하고 있다니.’수현은 그의 머리에 주먹을 날려 정신을 차리게 하고 싶었지만 은수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그녀는...... 그럴 수가 없었다."아니에요, 그냥 이 수술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당신이 못 견딜 것 같아서요." 수현은 다시 얼굴을 살짝 붉히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이 말을 듣고 은수는 입꼬리가 자신도 모르게 올라갔다. 수현이 이런 생각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남자의 마음은 많이 즐거워졌다.한 편으로는 수현이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수현이 그 의외의 사고로 트라우마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한숨을 돌렸다.그 당시 그는 와서 직접 사람을 찾아 수현을 위해 수술을 해주고 싶었지만, 그때의 수현은 은서가 떠난 슬픔에 빠져 자신의 존재에 대해 무척 거북했다.그러므로 그는 그녀가 가장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가장 취약할 때 하는 수없이 놓쳤고, 은수도 줄곧 그 일이 그녀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잊히지 않을 트라우마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지금은 별일 없는 것 같았기에 이러면 충분했다."안심해, 나는 그렇게 약하지 않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앞에서 사고 나는 것과 비하면 이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
은수는 손이 아래로 내려가더니 고개를 살짝 숙여 수현의 이마에 키스하려 했다.다만, 입술이 수현의 피부에 닿기도 전에 문밖에서 유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 엄마, 모두 깨어났어요?"혜정은 아직 집에서 그들이 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헛된 생각을 할까 봐 유담은 먼저 혼자 집에 돌아가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윤찬이 유담을 도와 수현의 회사 상사에게 일이 생겨 그녀더러 경찰서에 가서 조사에 협조하란 핑계를 생각해 내서 가까스로 얼버무릴 수 있었다.유담은 수현과 은수를 무척 걱정했지만, 이번에 발생한 일이 외할머니에게 알려지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쩌면 또 그녀를 화나게 할지도 모르니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집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윤찬이 전화로 수현이 깨어났다고 하자 유담은 가만있지 못하고 바로 오겠다고 했다. 윤찬은 그가 사고가 날까 봐 걱정되어 즉시 기사더러 그를 데려오라고 했다.병실 안의 수현은 유담의 목소리를 듣자 곧바로 방금 전의 애매한 분위기에서 정신을 차렸다."유담이 왔으니까 빨리 이 손 놓아요!"수현은 쑥스러움을 많이 타서 만약 유담이가 그들이 이렇게 껴안고 있는 것을 본다면, 그녀는 부끄러워서 쥐구멍이라도 찾아 파고들어갈 것이다. 은수는 입술을 핥으며 결국 손을 놓았다.수현은 얼른 일어나 방금 전의 포옹으로 구겨진 옷을 정리했고, 또 어디 수상한 점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때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엄마, 나예요. 엄마랑 아빠 보러 왔어요.""유담아, 들어와."수현이 일부러 태연한 척 입을 열자 녀석은 바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문에 들어서자 수현이 한쪽에 앉아 있고, 병상에 누운 은수도 이미 깨어난 것을 보고 줄곧 강인한 척하고 있었던 유담은 드디어 북돋음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달려들었다."우와, 마침내 깨어났어요. 내가 집에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 다고요. 만약 엄마랑 아빠가 깨어나지 않았다면, 나 정
유담은 멈칫하다 그제야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은수를 아빠라고 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전에도 그렇게 불렀지만, 그때의 은수는 혼수상태에 빠져 듣지 못했기 때문에 유담도 별 느낌이 없었다.지금 은수가 이렇게 묻자 유담은 그의 기뻐하는 표정을 보고 얼굴이 갑자기 붉어졌다."방...... 방금 내가 말을 잘못했어요! 맞아요, 실수일 뿐이에요......"은수는 유담이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모습을 보고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 녀석은 확실히 수현의 아이였다. 툭하면 부끄러워하는 성격은 정말 그의 엄마를 쏙 빼닮았다."괜찮아, 난 이미 들었어, 유담아, 날 한 번만이라도 아빠라고 불러줘서 고마워."은수는 손을 내밀어 녀석의 머리를 만졌다. 그는 유담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는데, 그가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기를 원한다는 것은 아마도 그의 마음속에서 이미 자신을 인정했다는 것을 설명한다.유담이가 아직 인정하지 않더라도 은수는 자신의 모든 노력이 가치가 있다고 느꼈고 심지어 등에 있는 상처조차도 그렇게 아프지 않았다.은수의 큰 손이 자신의 머리를 만지자 유담은 비록 남자의 손은 따뜻해서 엄마의 부드러움과는 다르지만 사람으로 하여금 안심하고 그에게 의지하고 싶은 느낌이 들게 했다.어쩌면 이런 사람이 그들의 생활에 나타나는 것도 나쁜 일이 아닐 수도……유담은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곧바로 또 힘껏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은서 아빠가 떠난 지 얼마 됐다고. 만약 내가 이렇게 빨리 그를 잊고 이 사람을 아빠라고 부른다면 양심이 너무 없는 거잖아.’생각하다 유담은 침대에서 뛰어내려 은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고개를 들어 수현을 바라보았다."엄마, 우리 집에 가요. 외할머니 쪽은 내가 핑계를 대서 잠시 이 일을 모르지만, 계속 돌아가지 않으면 의심할 거예요."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하긴, 자신의 엄마는 은수의 존재에 대해 매우 큰 거부감을 느꼈고, 만약 자신이 또 이 남자와 얽히고설킨 것을 알게 된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화를 낼 것이다.혜정은
온 사람은 다름 아닌 온혜정이었다.은수는 멍해졌다. 수현이 온가네로 시집간 후, 그때의 그는 그녀의 가족에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혜정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수현이 “죽었을” 때, 은수는 그녀에게 보상할 생각을 했지만 혜정에게 직접 쫓겨났다.혜정은 그를 매우 적대시했고, 은수도 줄곧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도 그녀를 불쾌하게 하지 않도록 웬만하면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다만 뜻밖에도 오늘 그녀가 주동적으로 찾아왔다니.윤찬은 혜정을 보고 다소 놀라더니 인차 은수를 바라보았다."도련님, 제가 먼저......"은수의 상처가 그렇게 심한데, 혜정의 표정을 보니 병문안 하러 온 것 같진 않았다. 그는 결코 이런 자질구레한 일로 자신의 도련님의 감정을 소모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아니야, 너 먼저 나가." 은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윤찬을 내보냈다.그는 윤찬의 생각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일은 줄곧 도피해도 소용이 없었기에 당당하게 수현과 함께 하려면 이 고비를 반드시 넘어야 했다.그러므로 언제든 상관없었기에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었다.윤찬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없이 떠났다.방안에는 은수와 혜정 두 사람만 남았다.혜정은 담담하게 은수를 바라보았다. 비록 앞에 있는 남자는 천만 명을 거닐고 있는 온씨 그룹 대표님이었지만, 그녀는 조금도 겁을 먹지 않고 매우 침착하고 담담해 보였다.어제 유담이 집에 돌아온 뒤 비록 합리해 보이는 이유를 말했지만 혜정은 여전히 의심을 했다. 녀석의 옷은 외출하기 전의 옷과 비슷하지만 디테일이 달랐기 때문이다.만약 수현이 경찰서에 조사를 협조하러 갔다면 유담이는 왜 새 옷으로 갈아입었을까?혜정은 마음속에 의심이 생겼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오늘 아침 유담이 학교에 가겠다고 하자 그녀는 그의 뒤를 따랐다.아니나 다를까, 녀석은 스쿨버스가 한 골목 거리에 도착했을 때, 차에서 내렸고, 또 즉시 그녀가 본 적이 없는 고급차에 올라탔다.혜정은 얼른 택시 기사더러 따라가라고 했고, 결국 이 병원에 도착했다
"......."은수는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혜정의 말이 맞았다. 그는 확실히 수현을 다치게 했고, 그녀가 다친 이유는 결국 그가 도리스의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무고하게 연루되었기 때문이다.이 일은 그의 마음속의 가시이기도 했다."대답하지 않으면 묵인하는 걸로 할게요." 혜정은 그의 표정을 보고 또 어떻게 자신이 이 모든 것을 알아맞혔는지를 모르겠는가. 그녀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자네는 자네의 존재가 그들 모자에게 위험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이렇게 무책임하게 그들에게 접근하다니. 수현과 유담은 자네에게 약간의 감정이 있을지도 모으지만 나는 그들과 달라요. 온은수 씨, 정식으로 저네에게 경고하죠. 만약 자네가 계속 이렇게 매달리려 한다면, 나는 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막을 거예요!"은수는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고, 혜정의 그 원망하는 눈빛을 보더니 갑자기 몸 둘 바를 몰랐다.혜정은 말을 다 한 다음 더는 그와 마주하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은수는 즉시 마음이 급해졌다. 그는 만약 혜정이 죽음으로 몰아붙인다면 아마도…… 수현도 그를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또 어찌 달가워할 수 있겠는가?그래서 은수는 얼른 침대에서 내려 혜정의 팔을 잡았다."어머님, 죄송합니다. 예전의 일은 확실히 모두 제 잘못이에요. 하지만, 어쨌든 저는 최선을 다해 그들을 보호할 거예요. 앞으로 다신 이런 상황이 없을..."은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혜정은 화가 나서 그를 뿌리쳤다. 그녀는 이 남자와 정말 할 말이 없었다.다만, 그녀가 이렇게 밀자 원래 그녀를 급하게 붙잡으려 했던 은수는 똑바로 서지 못했기에 비틀거리며 몇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뒤의 탁자에 부딪혔다."으윽-"은수는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시며 아파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혜정은 은수가 고의로 불쌍한 척하고 있는 줄 알고 그를 비웃으려 했다. 그러나 고개를 숙이자 남자 등에 감은 붕대가 피에 흠뻑 젖은 것을 보았고, 그녀처럼
수현은 유담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뒤 혜정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수현은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얼른 간병인에게 물었다."우리 엄마 어디 갔어요, 나가기 전에 말했나요?""저도 잘 모르겠어요, 물건 사러 나가지 않았을까요?"수현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수현은 생각하다 직접 주방에 들어가 잠시 후 은수에게 어떤 음식을 가져다줘야 할지 고민했다.‘그 남자는 그렇게 심하게 다쳤으니 담백한 음식만 먹어야겠지?’수현을 죽을 좀 끓이려고 쌀을 씻으러 갔는데, 이렇게 움직이니 그녀 자신의 상처도 덩달아 무척 아팠다.수현은 그제야 자신의 어깨에도 상처가 있다는 것을 기억했다. 비록 행동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스스로 요리하려 한다면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대체 얼마나 멍청하길래 뜻밖에도 자신이 다친 일까지 잊어버렸을까? 아마도 줄곧 은수의 부상을 염려했기 때문일 것이다....상황이 이렇게 되니 수현도 미련하게 계속 요리하려 하지 않았고, 평소에 자주 가던 레스토랑에 가서 사장님더러 음식 좀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려 했다.수현이 손을 깨끗이 씻고 나가자 혜정도 마침 돌아왔다. 그녀의 두 손이 텅 빈 채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고 수현은 마음이 조여들었지만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걸어갔다."엄마, 돌아왔어요? 방금 어디 갔어요?"혜정은 정신을 차리고 수현을 쳐다보았다."이건 내가 너에게 묻는 게 맞겠지? 수현아, 너 어제 어디 갔었어?"수현은 제 발이 저렸지만 여전히 유담이 어제 한 말에 따라 설명했다."어... 어제 전에 회사 쪽에 상황이 좀 생겨서....""더 이상 날 속이려 하지 마, 나 방금, 이미 병원에 가서 온은수 씨 봤어. 넌 내가 정말 그렇게 멍청하게 그 졸렬한 핑계에 속아 넘어갈 줄 알았어?"수현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혜정의 평온한 표정을 보고 마음속으로 더욱 당황했다. 만약 혜정이 화를 낸다면 오히려 정상이었다. 필
이렇게 생각하자 혜정도 한숨을 내쉬었다."됐어,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해. 하지만 자신을 잘 보호해야 돼. 엄마도 이제 나이가 많아서 네가 다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수현은 다소 의외였다. 그녀는 혜정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쨌든 한차례 모녀간의 충돌을 면할 수 있어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마워요, 엄마."혜정은 손을 흔들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혼자 방으로 돌아갔다. 다만 그녀의 뒷모습은 약간 씁쓸해 보여 수현은 이유 없이 마음이 짠했다.유담은 옆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지켜보다 다가가서 수현의 손을 잡았다."엄마, 외할머니는 내가 보고 있을 테니까 괜찮을 거예요. 빨리 가서 할 일 해요."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녀석의 지지하는 표정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수현은 바로 평소에 자주 가던 그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음식을 예약한 다음 인차 떠났다.레스토랑에 도착한 다음, 잠시 기다렸다가 사장님은 다 만든 음식을 포장하여 수현에게 건네주었다. 여기의 셰프는 모두 한국 사람이라 만든 음식도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았다.수현은 확인해 보니 모두 은수와 같은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 아주 적합한 무척 담백한 음식인 것을 보고 재빨리 계산한 다음 은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수현은 마음이 초조했지만 도로 상황은 별로 좋지 않았다. 마침 출근 시간인데다 하필 병원에 가는 그 길은 또 좀 막혔다. 그녀가 병원에 도착할 때, 시간은 이미 한 시간 뒤였다.수현이 병원 복도에 나타난 순간, 밖에서 지키고 있던 윤찬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비록 그들 사이에 무슨 약속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방금 은수의 그 참혹한 상처를 생각하니 만약 수현이 그를 보러 오지 않는다면, 윤찬은 정말 자신의 보스가 불쌍하다고 느낄 것이다.다행히 수현은 왔다.수현은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윤찬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황급히 방으로 들어갔다.문을 열자 방안은 매우 조용했고 코를 찌르는 소독수 냄새에 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그녀는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