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하자 혜정도 한숨을 내쉬었다."됐어,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해. 하지만 자신을 잘 보호해야 돼. 엄마도 이제 나이가 많아서 네가 다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수현은 다소 의외였다. 그녀는 혜정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쨌든 한차례 모녀간의 충돌을 면할 수 있어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마워요, 엄마."혜정은 손을 흔들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혼자 방으로 돌아갔다. 다만 그녀의 뒷모습은 약간 씁쓸해 보여 수현은 이유 없이 마음이 짠했다.유담은 옆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지켜보다 다가가서 수현의 손을 잡았다."엄마, 외할머니는 내가 보고 있을 테니까 괜찮을 거예요. 빨리 가서 할 일 해요."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녀석의 지지하는 표정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수현은 바로 평소에 자주 가던 그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음식을 예약한 다음 인차 떠났다.레스토랑에 도착한 다음, 잠시 기다렸다가 사장님은 다 만든 음식을 포장하여 수현에게 건네주었다. 여기의 셰프는 모두 한국 사람이라 만든 음식도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았다.수현은 확인해 보니 모두 은수와 같은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 아주 적합한 무척 담백한 음식인 것을 보고 재빨리 계산한 다음 은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수현은 마음이 초조했지만 도로 상황은 별로 좋지 않았다. 마침 출근 시간인데다 하필 병원에 가는 그 길은 또 좀 막혔다. 그녀가 병원에 도착할 때, 시간은 이미 한 시간 뒤였다.수현이 병원 복도에 나타난 순간, 밖에서 지키고 있던 윤찬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비록 그들 사이에 무슨 약속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방금 은수의 그 참혹한 상처를 생각하니 만약 수현이 그를 보러 오지 않는다면, 윤찬은 정말 자신의 보스가 불쌍하다고 느낄 것이다.다행히 수현은 왔다.수현은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윤찬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황급히 방으로 들어갔다.문을 열자 방안은 매우 조용했고 코를 찌르는 소독수 냄새에 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그녀는
수현은 잠시 침묵했다."우리 엄마 왔었죠? 혹시...... 당신에게 무슨 듣기 싫은 말 했어요? 만약 그랬다면 내가 우리 엄마 대신해서 사과할게요."은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혜정은 수현의 어머니였기에 그에게 있어서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그녀가 자신을 한바탕 호되게 욕하더라도 그는 참을 수 있었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참, 당신이 돌아간 후에 두 사람 말다툼하지 않았어?" 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결코 자신 때문에 수현이 혜정과 싸우게 하고 싶지 않았다."아니요." 수현은 고개를 저으며 사실대로 대답했다."엄마는 나 스스로 내 일을 결정하라고 하셨어요."은수는 의아함을 느꼈다. 그는 원래 만약 혜정이 마음을 굳게 먹고 수현과 그를 갈라놓고, 심지어 죽음으로 수현을 몰아붙인다면 수현도 그대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었다.뜻밖에도 혜정은 그에게 약간의 여지를 남겼다.설마, 그에게 아직 희망이 있는 건 아니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은수는 눈빛이 밝아졌다. 그는 심지어 자신의 상처를 깜빡하고 일어나서 앉으려 했다.그 결과, 그는 아파서 표정이 일그러져 침대에서 떨어질 뻔했다.수현은 재빨리 그를 부축하여 다시 침대로 눕혔다."당신 좀 가만히 있을 순 없어요? 자꾸 이렇게 움직이지 마요. 당신 설마 평생 이 상처를 안고 살아갈 거예요?""미안, 그냥 어머님 마음속에서, 나의 이미지가 마침내 좀 바뀐 것 같아서, 좀 흥분했어."은수는 침대에 얌전히 누워 목소리에는 약간의 기쁨을 띠고 있었다.설사 그가 수현에게 계속 매달려 그녀의 마음을 바꿀 신심이 있다 하더라도, 만약 그녀의 가족의 축복을 받지 못한다면, 이 일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다. 지금 마침내 일말의 희망을 보았으니 그는 또 어떻게 격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수현은 순간 이 남자의 엉뚱한 생각에 어이가 없었다. 자신이 지금 무슨 꼴인데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니.다만,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은수의 웃는 얼굴을 보고 수현은 차마 말을 할 수 없었다.
수현은 은수의 불쌍한 척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가 이미 전에 이런 수단을 쓰지 않았다면 그녀는 정말 순순히 그의 표정에 속았을 것이다……그러나 자꾸 이 남자에게 당한다면 너무 재미가 없고 그녀도 무척 바보 같을 것이다. 수현은 실눈을 뜨더니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알았어요."은수는 수현이 이렇게 흔쾌히 대답하는 것을 보고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수현이 자신에게 밥을 먹여줄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앞에 있던 여자는 갑자기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수현은 문어귀로 걸어가 윤찬을 바라보았다."윤 비서님, 좀 도와주셔야 할 것 같아요."윤찬은 이 말을 듣자마자 또다시 걱정하기 시작했다, 설마 은수의 상처에 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일까?윤찬은 서둘러 수현을 따라 병실로 들어갔다.수현은 탁자 위에 놓여 있는 국을 가리키며 말했다."윤 비서님, 당신의 도련님한테 국 좀 먹여 줘요. 난 어깨 다쳐서 행동이 불편하니 그에게 음식을 먹일 수가 없어서요."윤찬은 눈을 부릅뜨고 은수를 바라보더니 할 말을 잃었다.그는 또 무슨 일 생긴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수현이 그를 불러 은수에게 음식을 먹이라 하다니."윤 비서님, 당신은 무척 똑똑하니까 꼭 잘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르쳐 줄게요. 그냥 아 하고 온은수 씨더러 입을 벌리라고 한 다음 음식을 순순히 먹으라고 하면 돼요."수현은 무슨 일이든 항상 여유가 있는 두 남자가 지금 난처한 표정을 지은 것을 보며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그리고 수현의 말에 은수는 이마에 핏줄이 뛰기 시작했다.‘이 여자, 지금 날 지능 지수가 낮은 아이로 보는 건가?’윤찬더러 이렇게 자신을 먹이라니, 그는 또 어떻게 먹을 수 있겠는가?윤찬도 안색이 변했다. 만약 은수를 위해 생사를 넘나들게 한다면, 그는 아마 눈도 깜빡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수현이 말한 은수에게 밥을 먹여 주는 그 장면을 생각하니 그는 소름이 쫙 끼쳤다. 너무 징그러웠다....은수는 윤찬의 그 싫어하는 표정을 보고 안색이 더욱
수현은 얼굴에 미소가 서서히 옅어졌다. 은수는 그녀의 표정이 이상한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왜 그래, 수현아......"방금 그녀는 분명히 환하게 웃고 있었는데, 지금은 갑자기 또 다른 표정으로 변했고, 눈동자에는 은근히 실의감이 묻어났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정서 변화는 그로 하여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수현은 고개를 저었다."당신 빨리 먹어요. 자꾸 굶으면 위에 좋지 않아요."은수는 수현을 한참 쳐다보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그저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는 것 같았다.은수의 마음은 갑자기 초조해졌다. 그는 이런 수현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분명히 자신의 앞에 서 있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미 딴 데에 있었다.잠시 후 수현은 젓가락을 움직이지 않는 은수를 바라보며 물었다."입맛에 안 맞아요? 아니면 그냥 윤 비서님더러 가서 다른 거 좀 사달라고 할게요."말하면서 수현은 식기를 거두었고, 은수는 그제야 눈을 드리우며 말했다."아니야.»은수는 한 모금 마셨는데, 맛은 사실 아주 괜찮았다. 담백하고 맛있는 데다 온도도 적합했다. 아마 셰프도 열심히 만들었을 것이다. 다만, 은수는 음식을 음미할 마음이 없었다.두 사람은 이렇게 말없이 있었고, 수현은 은수가 음식을 다 먹은 것을 보고 일어나 치우려고 했다. 은수는 얼른 그녀를 막았다."당신이 할 필요 없어. 다른 사람이 와서 치우면 돼."수현은 고개를 끄덕였고, 잠시 후 윤찬은 사람을 불러 음식 포장함을 치웠다.방안은 즉시 깔끔하고 깨끗해졌지만 수현은 오히려 왠지 심란했다. 아마도 방금 머릿속에 은서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그녀는 아무리 해도 그를 지울 수 없었다.생각하다 수현은 일어섰다."갑자기 우리 집에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다는 거 생각났네요. 나 잠시 돌아가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요?"수현의 말투는 그다지 확실하지 못했다. 필경 그녀는 전에 은수를 잘 돌보겠다고 약속했으니 만약 이 남자가 동의하지 않
자연히 아무도 수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차가운 바람이 그녀의 곁을 스쳐 지나가 묘비 앞에 놓인 꽃다발을 흔들었다.수현은 이렇게 조용히 서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멀리 있는 윤찬도 이 장면을 보고 가슴이 조여왔다.윤찬은 은서와도 사이가 꽤 좋았는데, 당시 이 소식을 듣고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 후 장례식이 끝나고, 또 며칠이 지난 후에야 그는 은서의 죽음을 서서히 받아들였다.지금 수현이 그를 추모하는 것을 보고 윤찬도 다소 슬픔을 느꼈다.그러나 남자는 책임을 다하여 은수의 분부대로 수현의 동향을 보고했다.은수는 수현이 은서의 묘비에 갔다는 문자를 받고, 눈빛이 어두워졌다.은서의 죽음은 수현의 마음속에 매우 큰 충격을 남겼고, 그녀가 오늘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은 것도 그를 생각했기 때문인가?은수는 갑자기 머리가 아팠다. 많은 일들에는 해결책이 있었지만 하필이면 은서는 이미 영원히 떠났고, 그는 죽은 사람과 무엇을 경쟁할 수 없었다."알았어, 넌 그곳에서 주위의 상황을 주의하고, 그녀가 무슨 의외의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잘 지켜봐."은수도 결국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휴대전화를 접은 뒤 남자는 눈살을 찌푸렸다.잠시 후에야 은수는 휴대전화를 꺼내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임정모가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 물었다.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고, 지금 당장 화풀이해야 했다. 그리고 화풀이하기 가장 좋은 대상은 죽어도 마땅한 임정모였다."그는 입이 무거워서 저희는 줄곧 그를 치료하지 않았는데도 결코 켈로스 가문의 비밀을 말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실험실 쪽에서 그에게 실험해 볼 수 있는 수술이 있다고 했는데, 성공하면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말할 것이라고 합니다."은수는 눈을 가늘게 떴다."그럼 그렇게 해. 그리고 켈로스 가문은 최근에 또 어떤 동작이 있는가?""그들은 얼마 전의 일로 충격을 받아 당분간 더 이상 소란을 피울 기력이 없는 걸로 보입니다.""그래, 그들의 주식을 주시하고, 가격이 적합하면 즉시
수현은 순간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것 같았다.은서의...... 편지라니?그럴 리가?수현은 손을 떨며 하마터면 휴대전화를 땅에 떨어뜨릴 뻔했다. 맞은편 사람은 그녀가 대답하지 않는 것을 보고 또 인내심 있게 물었다."차수현 씨? 지금 시간 있어요? 그럼 와서 좀 찾아가면 안 될까요? 그렇지 않으면 기한이 지나서 폐기해야 해서요."수현은 인차 정신을 차렸다."곧 갈 테니까 그 편지를 잘 보관해 주세요."말하면서 수현도 다른 일을 신경 쓰지 않고 재빨리 우체국으로 달려갔다.택시에 앉자 수현의 몸은 자신도 모르게 떨리고 있었다. 은서의 편지라, 설마 그는 죽지 않았을까, 아니면, 이것은 또 다른 함정이 아닐까?하지만 어떤 가능성이든 그녀는 직접 확인해야 했다.이렇게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수현은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고, 급히 지폐 한 장을 기사에게 건네주며 거스름돈 찾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 후 차에서 뛰어내려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또 주민등록증을 제시한 후, 직원은 수현에게 편지 하나를 건네주었다.수현은 위의 편지의 내용을 한 번 보았는데, 이것은 국내에서 온 것이었고, 그 날짜는 마침 은서가 사고가 난 그날이었다.다시 말해서, 이것은 은서가 사고가 나기 전에 남긴 편지였고, 이는 그의 마지막 편지일 것이다....수현은 원래 들뜨던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으며 자신을 비웃었다.그녀는 방금 뜻밖에도 은서가 기적처럼 살아나 편지를 써서 자신에게 구조 요청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환상을 품었다니. 결국, 이것은 허망한 환상일 뿐이었다.그러나 이 편지는 적어도 은서가 마지막으로 남긴 물건이었기에 수현은 소중히 챙긴 다음 조용한 구석에 가서 조심스럽게 뜯었다.열어보니 안에는 은서의 익숙한 보기 좋은 글씨체가 있는 편지지가 있었다."수현아, 이 편지를 보았을 때 나는 이미 떠났을 거야. 미련 없이 가기로 약속했지만, 결국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말이야.나는 네가 나더러 떠나라고 한 것은 나에
수현은 완전히 자신의 생각에 잠겨 스스로 벗어날 수 없었다.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녀는 전혀 느끼지 못했고, 심지어 시간의 흐름조차 감지하지 못한 것 같았다.그렇게 얼마나 지났는지 밖에서 기다리던 윤찬은 다급해졌다.수현은 이렇게 오래 들어갔는데, 설마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그러나 이 우체국에는 출구가 하나밖에 없었고, 만약 그가 들어간다면 수현은 즉시 알아차릴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다 마침 은수의 전화가 걸려왔다. 남자는 방금 켈로스 가문의 주식을 인수하는 일을 처리한 후, 마침내 마음속의 정서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현의 상황을 물어보려 했다."수현은... 아직도 거기 있나?""아가씨는 지금 우체국에 있지만, 들어간 후 줄곧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은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우체국? 수현은 어떻게 또 그런 곳으로 갔을까?남지의 마음은 왠지 모르게 좀 불안했다.이런 느낌은 그를 더 이상 여기에서 멍청하게 기다리지 못하게 했다."주소, 보내줘.""도련님, 이곳으로 오시려는 겁니까? 하지만 상처가......"윤찬은 그를 설득하려 했지만 은수는 의심할 여지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보내와, 주소."윤찬은 어쩔 수 없이 주소를 보낼 수밖에 없었는데, 은수가 마음을 먹기만 하면 그 누구도 그의 마음을 바꾸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가 주소를 주지 않는다면 은수는 다른 방법을 찾아 수현의 위치를 찾을 것이다.주소를 받은 후, 은수는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왔고, 단지 몇 걸음밖에 걷지 못했지만 뒤의 상처에서 진통이 엄습했다.이 상처는 원래 가볍지 않아 그가 이렇게 빨리 깨어난 것은 이미 기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은수는 오히려 내려가서 걸으려 했으니, 정말 너무 억지스러웠다.그러나 은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남자는 통각이 없는 것처럼 생각도 하지 않고 침대 머리맡에서 진통제 몇 알을 가져와 복용량이 적합하든 그렇지 않든 그냥 삼켰다.그리고 은수는 직접 기사를 불러 방금 윤찬이 보낸 주소로 가
수현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심지어 왜 은수가 여기에 나타났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잊었다.수현은 눈가를 닦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난 괜찮아요. 우리 빨리 병원으로 돌아가요. 당신 만약 상처가 감염된다면 정말 큰일이라고요."은수는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수현을 바라보았다."당신은 하나도 안 괜찮아 보여. 그래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병원으로 돌아가는 일은 급하지 않으니까 당신이 말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은수는 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어떤 일은 마치 아물지 않은 상처과도 같은데, 만약 눈에 안 보인다면 잠시 마음이 편안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오히려 상처가 갈수록 깊어지면서 나중에는 더욱 심각하게 될 뿐이다.그래서 그는 수현이 그 어떤 걱정거리로 근심하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수현은 잠시 침묵하다가 나중에야 유유히 입을 열었다."은서가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나에게 남긴 편지를 받았어요."은수는 이 말을 듣고 동공이 흔들렸다. 은서가 떠나기 전에 편지까지 남겼다니...."그는 자신이 스스로 물러나는 거라고 말했어요. 내가 당신과 잘 살 수 있기를 바라고, 또 우리 두 사람은 행복하게 지내야 한다고. 하지만..."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이상, 그녀는 또 어떻게 행복을 추구할 면목이 있겠는가.그녀는 차라리 은서가 떠나기 전에 자신에 대한 원망과 질책을 남겼을지언정 그에게 이런 호의를 빚지고 싶지 않았다.수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은수는 이미 그녀의 생각을 이해했다.그는 수현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 조용히 옆에 앉아 그녀와 함께 있을 수밖에 없었다.또 잠시 후, 우체국의 퇴근 시간이 되었다.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중년 여자가 아직 가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천천히 다가왔는데, 은수의 등이 약간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이봐요, 괜찮으신 건가요? 지금 피를 흘리고 있잖아요."은수는 정신을 차렸다. 그는 망연히 그 낯선 여자를 바라보았고, 그제야 자신의 상처에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