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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말을 마칠 때, 은수는 거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수현은 멈칫했다. 그녀는 평소에 이 남자가 이렇게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말하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또 만약 자신이 죽으면 그도 그녀와 함께 간다는 말에 놀랐다.

잠시 멍하니 있다가 수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온은수 씨, 헛소리하지 마요. 나 지금 진지하게 당신과 말하고 있는 거라고요."

"난 아닌 거 같아?"

은수는 수현의 눈을 보고 웃었다.

"당신 만약 믿지 않겠다면, 내가 지금 당장 의사를 불러와서 방금 당신의 혈액에서 추출한 그 독소를 나에게 주사하라고 할게. 당신이 죽는다면, 나도 절대 살고 싶지 않으니까. 이렇게 하면, 당신도 내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있을 거고."

은수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수현은 깜짝 놀랐다. 설마 그는 정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단 말인가. 그녀는 재빨리 가서 그를 막았다.

"온은수 씨, 당신 미쳤어요? 멀쩡한 사람이 왜 자신의 몸에 독을 주사하려는 거예요?"

수현은 은수의 팔을 잡고 힘겹게 남자를 막았다. 은수는 그녀가 비틀거리며 하마터면 넘어질 뻔한 것을 보고 즉시 발걸음을 멈추고 눈빛에는 괴로움이 스쳤다.

"만약 가능하다면, 나는 차라리 중독된 사람이 나고, 지금 고통받는 사람이 나일지언정, 당신이 고통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그러니, 당신도 그런 말 하지 마. 난 절대로 그런 일 일어나지 못하게 할 테니까..."

은수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전해지자, 수현의 초조하고 당황했던 마음은 잠시 사라졌다.

"그래요, 당신 믿어요."

수현이 나지막이 말했다. 은수는 고개를 숙여 오랜만에 보는 그녀의 말 잘 듣는 모습에 손을 내밀어 그녀를 안았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내 소식만 기다려.”

수현은 더 이상 발버둥 치지 않았고, 은수의 품에서 약간의 안정감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이 생각했던 만큼 강하고 소탈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럴 때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면서도 여전히 따뜻함에 미련이 남았으니까.

그러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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