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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이렇게 잠시 위로를 받다, 익숙한 체온과 향기를 느낀 수현은 서서히 조용해졌다.

꿈속의 안개가 서서히 걷히더니 그녀는 마치 은서가 먼 곳에 서 있는 것을 본 것 같았다. 그는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어 그녀를 데리고 어둠 속에서 벗어났다.

수현은 마침내 이상한 말을 하지 않았고, 마치 그녀의 악몽이 이미 끝난 것 같았다.

품 속의 여자의 잠잠한 숨결을 느낀 은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생각보다 즐거운 느낌은 없었고 오히려 마음이 좀 갑갑했다.

그녀의 꿈속에서, 은서가 나타나기만 하면 과거에 여러 번 그랬던 것처럼 그녀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는 그저 그녀에게 끝없는 고통을 준 사람일 뿐이고.

그는 평생 노력해도 수현의 마음속에서 은서와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은서가 살아있을 때 그를 이기지 못했고, 그가 죽은 후에도 여전히 그랬다.

이렇게 생각하니 은수는 머리가 아팠고, 아예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어떤 일은 너무 많이 생각해도 답이 없었기에, 억지로 답안을 만들어낸다 해도 남을 다치게 하고 자신을 다치게 할 뿐이다.

잠든 수현을 한 번 보고 남자도 천천히 눈을 감았다.

......

이튿날 아침.

햇빛이 방에 쏟아지자 수현은 눈부신 햇살에 미간을 찌푸리며 깨어났다.

깨어나자 자신이 낯선 곳에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한동안 멍하니 있다 그제야 자신이 연구소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대체 얼마나 잤길래......’

수현은 고개를 흔들었고, 그제야 그동안 줄곧 어지럽고 무거웠던 머리가 지금은 많이 가벼워지며 더 이상 항상 답답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현은 멍하니 손을 내밀어 자신의 이마를 만져보았고, 이미 열이 나지 않았다. 오랫동안 지속된 고열도 이미 내려간 것 같았다.

그녀는 이제 다 나은 것일까?

수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그제야 자신이 지금 다른 사람의 몸에 엎드려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은수의 팔은 자신의 허리를 감싼 채 강한 점유욕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 수현의 머릿속에도 이런저런 화면이 떠오르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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