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는 수현이 심란해하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자신과 한 침대에서 자라고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을 불러 다른 침대 하나 옮겨오라고 했다.수현도 매우 피곤해서 더 이상 사양하지 않고 씻은 후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휴식했다.다만 은서가 떠나기 전의 괴로운 표정을 생각하면 그녀는 마음이 아팠고 걱정했으며 나름 후회했다.만약 그녀가 좀 일찍이 이 일을 똑똑히 말했더라면, 은서는 그렇게 다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거꾸로 흐를 수 없었으니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장악하는 것뿐이었다.아마도 은서는 한동안 고통스러워 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그는 모든 것을 잊고 마음에 드는 여자를 찾아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것이고, 이 상처들도 모두 아물 것이다....수현은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마침내 꿈나라에 빠졌다.그러나 은수는 졸리지 않았다. 그는 불을 끈 다음 희미한 달빛을 빌어 한쪽 침대에 누워 호흡이 평온한 수현을 보면서 멍을 때렸다.그렇게 그녀를 보다 남자는 다가가서 수현의 이마에 가볍게 뽀뽀를 했다."수현아, 떠나지 않아서 고맙고 이번에 나를 선택해줘서 고마워. 안심해, 다시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그리고 그는 수현에게 이불을 조심스럽게 덮어준 다음 그제야 아쉬워하며 자신의 침대로 돌아갔다.......하룻밤은, 아주 빨리 지나갔다.다음날 아침은서는 숙취의 두통에서 깨어나 그제야 자신이 완전히 낯선 곳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은서는 벌떡 깨어났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는 그제야 자신의 옆에 여자가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녀는 침대 위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그는 멍하니 있다가 수현인 줄 알았다."수현아......"소리를 듣고 그 여자는 고개를 들었지만 완전 낯선 얼굴이었다.방금 솟구치던 감동은 순식간에 종적을 감추었다.여자는 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 다소 난감해했다."깨어나셨니까? 여긴 육씨네 별장인데, 온은서 도련님께서 취해서 저희가 여기로 데려왔습니다. 방금 죄송합니다. 제가 좀 피곤해서
유담은 재빨리 자신의 방으로 도망가서 전화를 받았다."유담아, 나야."유담은 은서의 목소리를 듣고 매우 놀랐다. 그동안 수현은 은서 아빠가 밖에서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으니 그가 다른 일에 걱정하지 않도록 방해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유담도 더 이상 함부로 전화를 하지 못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니 그도 정말 은서가 보고 싶었다."은서 아빠, 그동안 뭐하러 갔어요? 나한테 전화도 안 하다니, 설마 날 잊은 건 아니겠죠?"녀석의 애교에 은서의 심란했던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그는 수현이 흔들린다고 해도 유담이가 자신의 편에 서면 그에게 아직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유담아, 미안해. 그동안 좀 복잡한 일에 부딪혀서 너에게 연락하지 못했어. 하지만, 나는 이미 어떻게 보상해줄지에 대해 생각했는데. 우리 요 며칠 곧 돌아갈 거잖아, 넌 지금 아직 학교에 갈 나이가 아니니까 내가 너를 데리고 네가 가장 가고 싶은 놀이공원에 가서 며칠 노는 거 어때?"유담은 놀러 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눈빛이 밝아졌다. 그는 막 승낙하려고 했지만 또 갑자기 무엇이 기억난 것 같았다."그런데, 엄마는 우리랑 같이 안 가요?""넌 먼저 나와 함께 돌아가서 네 할머니 봐야지. 네 엄마는 일을 다 끝내면 귀국할 거야."유담은 침묵했다. 비록 그는 아직 어린아이였지만, 이 속의 의미를 분별할 수 있었다."죄송해요, 은서 아빠. 난 이렇게 할 수 없어요."유담은 중얼중얼 말했다."난 더 이상 내 일 때문에 엄마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 하고 싶지 않거든요. 나는 엄마가 영원히 자신의 생각에 따라 하고 싶은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라서요."은서는 멍해졌다. 이렇게 어린 아이가 뜻밖에도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 같다.그는 순간 자신의 비겁한 생각에 좀 부끄러워했다.방금 그는 확실히 유담과 온혜정을 빌어 수현을 타협시키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러나 유담은 그의 마음을 한눈에 꿰뚫어보고 바로 거절했다."미안해, 유담아, 방금 내가
은서는 공항으로 가는 길에 이 문자를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수현의 태도는 정말 소탈했다. 어쩌면 그녀는 정말 이미 결심을 굳혔을지도 모른다.......은서는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 표를 받은 뒤 자리에 앉아 입구를 바라보며 멍을 때렸다.비록 마음속으로 이미 수현이 와서 그와 함께 떠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마지막 환상을 품고 있었다.그렇게 한참 동안 앉아서 멍을 때리다 탑승하라는 안내방송이 쉴 새 없이 울리며 그에게 시간이 다 됐으니 떠나라고 알리자 은서는 그제야 일어섰다.결국 수현은 오지 않았다. 보아하니 그녀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이왕 이렇게 된 이상, 그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았다. 이번에 그는 정말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은서는 씁쓸함을 느꼈다, 코도 찡했지만 추태를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무덤덤하게 비행기에 올랐다.......다른 한편수현도 안절부절못하며 벽에 있는 시계를 쳐다보았다.시계바늘이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보고 그녀의 마음도 덩달아 불안했다.그리고 드디어 12시가 넘었다.수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또 왠지 불안했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은서가 원하는 미래를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지금 깨끗하게 떠나는 것이 누구에게나 좋다고 충고했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마음은 말할 수 없는 당황스러움으로 가득했다."도대체 왜 이래......"수현은 중얼거리며 가슴 앞의 옷을 잡아당기며 눈살을 찌푸렸다.은수는 윤찬과 회사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윤찬은 그에게 수현을 납치한 사람들은 이미 걸려들었기에 요 며칠이면 일망타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은수는 이 좋은 소식을 수현에게 알리려고 고개를 들자, 그녀가 안색이 보기 흉한 채 소파에 앉아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무척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았다.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수현아, 너 왜 그래, 어디 아파?""아, 아니에요. 방이 좀 답답해서 그런가봐요. 나가서 바
수현도 그에게 희망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즉시 은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시종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수현은 자신이 몇 번 전화 했는지, 줄곧 이 상황이었다.그녀의 마음은 마치 얼음에 빠진 것처럼 점차 추워졌다.설마 은서가 정말 이 비행기에 있었단 말인가?수현은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다음 순간, 그녀는 미친 듯이 비틀거리며 밖으로 뛰어나갔고, 이 일을 확인하려 했다.수현은 머리가 텅 빈 채 좌충우돌하며 밖으로 달려갔고, 길을 전혀 보지 않아서 모퉁이에서 한 간호사와 부딪쳤다.그 간호사는 손에 약을 들고 있었는데, 그 바람에 모든 약이 바닥에 떨어졌고 수현은 눈치 채지 못한 듯 계속 밖으로 달려갔다."이봐요, 아가씨!"수현은 간호사가 불평하는 것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고 간호사는 눈살을 찌푸렸다."이 사람은 왜 이렇게 소질이 없는 거야...... 어, 잠깐만, 저 여자 온은수 대표님 돌보던 그 여자가 아니야?"수현은 밖으로 뛰어나간 다음 즉시 택시 한 대를 막았다."공항으로 가요. 빨리요!"‘은서가 진짜 그 비행기에 있는지 아닌지 확인해야 돼.’수현이 이렇게 조급해하는 것을 보고 기사도 감히 시간을 지체하지 못하고 즉시 차를 몰고 재빨리 공항을 향해 질주했다.수현은 창 밖의 그 쏜살같이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손은 죽을힘을 다해 옷자락을 쥐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기도했다. 은서가 그 비행기에 있지 말기를.수현은 자신이 어떻게 공항에 도착했는지도 몰랐고 일종의 망연한 상태에 빠졌다. 그녀는 주위의 일을 똑똑히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기사가 차를 빨리 몰았기 때문에, 오래 걸리지 않아 그녀는 공항에 도착했다.수현은 즉시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뛰어내렸다. 그녀는 길을 주의하지 않아서 미끄러져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지만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비틀거리며 공항으로 달려갔다.수현은 비틀거리며 뛰어다녔고, 오로지 은서가 도대체 그 사고가 난 비행기에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해 똑똑히
수현은 비틀거리며 사람들 속에서 걸었는데, 이번 사고로 지금 공항은 혼란에 빠졌고 조난자 가족의 울음소리는 도처에서 울려퍼졌다.그 소리는 무척 또렷해서 수현은 무시할래도 할 수가 없었다.수현은 가슴을 누르고 있었고, 심장은 큰 돌에 눌린 것처럼 무거워 그녀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얼마나 걸었는지 그녀는 길가의 벤치에 털썩 앉았고, 분명하지 않은 우울함을 풀기 위해 숨을 크게 쉬었다.이때 그녀는 많은 생각을 했다. 그때 차한명에 의해 집에서 쫓겨난 후, 그녀의 어머니도 병이 나서 그녀의 생활은 무척 어려웠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여기저기에서 일하면서 자신을 먹여 살리는 동시에 병원비까지 벌었다.그러므로 수현은 학교에서 친구가 거의 없었는데 은서가 바로 그때 나타났다. 그들 두 사람이 알게 된 후, 그는 줄곧 그녀를 챙겨주었고, 그들이 함께 일할 때 그는 늘 그녀의 일을 도와주며 그녀더러 좀 더 쉬게 했다.한번은 수현이 알바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당황하여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치료할 돈이 전혀 없었다. 원래 병원은 그들 모녀를 쫓아내려고 했지만 은서가 나타나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꺼냈고, 심지어 그가 당시 여기저기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은 학비까지 그녀에게 주었다.이렇게 해서 그녀의 어머니는 제때에 치료를 받았다.후에 그녀는 학교에 다니면서 입원한 어머니를 돌보았고, 은서도 수시로 그녀를 도와 돌봐주었기에 그녀는 지금까지 견지할 수 있었다.은서는 그녀의 생명에서 가족보다 더 친밀했기에 그녀는 종래로 이대로 그를 잃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것도 영원히.그녀 때문에, 그 사람, 그렇게 좋은 사람이 완전히 생명을 잃었다.무력감, 자괴감과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은 수현으로 하여금 가슴의 옷을 꽉 잡게 했다.여기에 얼마나 앉아 있었는지, 하늘도 그녀의 슬픔을 느낀 듯 천천히 흐려졌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이 비는 순식간에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했다.수현은 멍하니 그곳에 앉아 손을
그렇게 생각하다 방금 수현과 부딪힌 간호사가 그가 사람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듣고 주동적으로 찾아왔다."대…… 대표님, 방금 그 아가씨는 안색이 아주 이상한 것 같았는데, 무슨 일 생긴 거 아닌가요?»은수는 이 말을 듣고 멈칫하더니 그 간호사에게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물었다.간호사는 수현이 당황한 표정으로 넋을 잃은 듯 밖으로 뛰어나간 일을 사실대로 알렸다.은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누군가가 무엇으로 수현을 협박했단 말인가?이런 가능성을 생각하자 은수도 슬퍼할 겨를 없이 즉시 윤찬을 불러 수현의 위치를 조사하라고 했다.만일 그때의 그 사람들이 또 수현을 귀찮게 한다면, 그녀는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윤찬은 명령을 받고 즉시 이 일을 조사하러 갔다. 은수는 소식을 기다리며 초조하게 병실을 쉴 새 없이 돌아다녔다.잠시 후 윤찬의 전화가 왔다."대표님, 아가씨는 지금 공항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곧 사람을 데리고 가겠습니다.""아니야, 위치 보내줘, 내가 직접 갈 거야." 은수는 또 어찌 인내심을 가지고 여기서 기다릴 수 있겠는가. 그는 자신의 몸에 아직 상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직접 가려고 했다.은수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윤찬도 그를 설득하기가 어려워 주소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번의 의외를 피하기 위해 그는 또 적지 않은 일손을 배치하여 은수를 따라 함께 갔다.은수는 차에 앉아 창밖의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보면서 마음은 무척 무거웠다.은수의 재촉으로 기사는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렸고, 약 20분 후 그는 목적지에 도착했다.은수는 우산을 들고 수현의 위치를 찾기 시작했다.효율을 위해서 그는 부하들도 내보내서 수현을 찾도록 했다.한 무리의 사람들은 큰비를 무릅쓰고 오랫동안 찾았지만 여전히 찾지 못했다.윤찬이 알아낸 위치를 보면, 수현은 줄곧 어딘가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은수의 마음은 불안해졌다. 그는 수현이 정말 무슨 의외의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다.그리고 남자가 애가 탈 때, 옆에 있던
은수는 사람을 불러 우산을 들라 하고는 손을 내밀어 수현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그러나 그녀는 시종 그런 자세를 유지하면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은수도 오히려 그녀의 반항을 일으켜 수현을 다치게 할까 봐 감히 힘을 쓰지 못했다. 다만, 수현의 몸은 지금 무척 차가웠기에 그녀를 계속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더욱 말이 안 됐다.은수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초조함을 느꼈지만, 여전히 꾹 참고 앞에서 고집을 부리는 여자를 부드럽게 달랬다."수현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먼저 일어나, 너 지금 몸이 엄청 추워, 이러다 감기에 걸릴 거야!"수현은 누군가가 말하는 것을 들었지만 뇌가 텅 비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그래서 그녀는 망연히 고개를 들어 은수를 한 번 보았을 뿐 그의 말에 전혀 대답하지 않았다.수현의 이런 반응을 보고 남자의 초조감은 더욱 강렬해졌다. 방금 그녀의 눈빛은 비록 그에게 멈추었지만 초점이 없었고, 마치 그라는 사람의 존재를 전혀 보지 못한 것 같았다.그는 이런 수현을 종래로 본 적이 없었다. 설사 은수처럼 수많은 일을 겪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 여전히 불안해졌다.빗줄기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점점 커지고 있었다. 우산을 쓰고 있어도 은수의 옷은 반쯤 젖었다.옆에 있던 윤찬이 이 장면을 보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지금 은수의 상처는 며칠밖에 지나지 않아서, 만약 다시 비를 맞으면 좋기는 상처에 염증이 생기겠지만, 심하면 감염을 일으키고 고열이 나며 생명에 위험이 생길지도 모른다."대표님, 아가씨 지금 상태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제가 사람을 불러와서..."이 말을 듣고 은수는 눈살을 찌푸렸고 수현을 주시하는 눈빛은 더욱 무거워졌다."필요 없어." 은수는 허리를 굽혀 수현을 안았다. 그녀의 몸에 묻은 물은 순식간에 그의 가슴에 있는 옷을 모두 적셨지만 남자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윤찬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먼저 입을 열었다."대표님, 상처가... 제가 하겠습니다..."은수는 그를
지금은 우선 그녀의 몸에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먼저 그녀를 데리고 돌아가는 것이다."돌아가자."은수는 즉시 명령을 내렸고, 윤찬도 바로 차를 몰고 병원을 향해 갔다.차는 쏜살같이 달리며 병원 아래층에 도착했고, 은수는 수현을 안고 병실로 돌아온 다음 또 사람을 불러 깨끗한 옷을 보내 간호사더러 갈아입히라고 했다.수현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았다. 은수는 간호사에게 그녀를 잘 보라고 신신당부하고서야 나가서 몸에 흠뻑 젖은 옷을 갈아입었다.도중에 남자는 수현의 머리카락과 옷의 물을 닦느라 바빠서 전혀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윤찬도 그의 상처에 다시 문제가 생길까 봐 재빨리 의사를 불러 은수의 상처를 다시 싸매주었다.은수는 거절하지 않고 그곳에 앉아 의사가 상처 싸매는 것을 지켜보았고 동시에 윤찬에게 즉시 가서 공항 쪽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하라고 했다.수현을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일은 틀림없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다.윤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떠났다.의사는 그들의 말을 들으면서 은수의 상처를 처리했다. 물에 담겨 희끗희끗해진 피부를 보면서 그는 말을 하려다가 멈추었다.만약 일반 환자라면, 그는 이미 폭발했을 것이다. 이렇게 큰 부상을 입었는데도 이렇게 자신을 들볶다니, 죽고 싶은 것일까?안타깝게도 이 사람은 온은수라서 의사는 묵묵히 참을 수밖에 없었다.은수는 오히려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눈빛은 이미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앉아 앞을 보고 멍하니 있는 수현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시선을 옮기지 않았다.의사는 원래 이렇게 다시 상처를 처리하면 은수가 통증으로 발버둥칠까 봐 걱정했는데, 그러나 이 남자는 미간도 찌푸리지 않고 계속 그 여자를 보고만 있었다.이게 사랑의 힘일지도 모른다, 모든 아픔을 잊게할 수 있다니...의사는 마음속으로 묵묵히 생각하면서 재빨리 상처를 싸매고 또 약을 남기고서야 떠났다.의사가 가자마자 은수는 즉시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 그는 수현의 손을 쥐고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