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도 그에게 희망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즉시 은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시종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수현은 자신이 몇 번 전화 했는지, 줄곧 이 상황이었다.그녀의 마음은 마치 얼음에 빠진 것처럼 점차 추워졌다.설마 은서가 정말 이 비행기에 있었단 말인가?수현은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다음 순간, 그녀는 미친 듯이 비틀거리며 밖으로 뛰어나갔고, 이 일을 확인하려 했다.수현은 머리가 텅 빈 채 좌충우돌하며 밖으로 달려갔고, 길을 전혀 보지 않아서 모퉁이에서 한 간호사와 부딪쳤다.그 간호사는 손에 약을 들고 있었는데, 그 바람에 모든 약이 바닥에 떨어졌고 수현은 눈치 채지 못한 듯 계속 밖으로 달려갔다."이봐요, 아가씨!"수현은 간호사가 불평하는 것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고 간호사는 눈살을 찌푸렸다."이 사람은 왜 이렇게 소질이 없는 거야...... 어, 잠깐만, 저 여자 온은수 대표님 돌보던 그 여자가 아니야?"수현은 밖으로 뛰어나간 다음 즉시 택시 한 대를 막았다."공항으로 가요. 빨리요!"‘은서가 진짜 그 비행기에 있는지 아닌지 확인해야 돼.’수현이 이렇게 조급해하는 것을 보고 기사도 감히 시간을 지체하지 못하고 즉시 차를 몰고 재빨리 공항을 향해 질주했다.수현은 창 밖의 그 쏜살같이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손은 죽을힘을 다해 옷자락을 쥐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기도했다. 은서가 그 비행기에 있지 말기를.수현은 자신이 어떻게 공항에 도착했는지도 몰랐고 일종의 망연한 상태에 빠졌다. 그녀는 주위의 일을 똑똑히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기사가 차를 빨리 몰았기 때문에, 오래 걸리지 않아 그녀는 공항에 도착했다.수현은 즉시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뛰어내렸다. 그녀는 길을 주의하지 않아서 미끄러져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지만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비틀거리며 공항으로 달려갔다.수현은 비틀거리며 뛰어다녔고, 오로지 은서가 도대체 그 사고가 난 비행기에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해 똑똑히
수현은 비틀거리며 사람들 속에서 걸었는데, 이번 사고로 지금 공항은 혼란에 빠졌고 조난자 가족의 울음소리는 도처에서 울려퍼졌다.그 소리는 무척 또렷해서 수현은 무시할래도 할 수가 없었다.수현은 가슴을 누르고 있었고, 심장은 큰 돌에 눌린 것처럼 무거워 그녀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얼마나 걸었는지 그녀는 길가의 벤치에 털썩 앉았고, 분명하지 않은 우울함을 풀기 위해 숨을 크게 쉬었다.이때 그녀는 많은 생각을 했다. 그때 차한명에 의해 집에서 쫓겨난 후, 그녀의 어머니도 병이 나서 그녀의 생활은 무척 어려웠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여기저기에서 일하면서 자신을 먹여 살리는 동시에 병원비까지 벌었다.그러므로 수현은 학교에서 친구가 거의 없었는데 은서가 바로 그때 나타났다. 그들 두 사람이 알게 된 후, 그는 줄곧 그녀를 챙겨주었고, 그들이 함께 일할 때 그는 늘 그녀의 일을 도와주며 그녀더러 좀 더 쉬게 했다.한번은 수현이 알바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당황하여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치료할 돈이 전혀 없었다. 원래 병원은 그들 모녀를 쫓아내려고 했지만 은서가 나타나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꺼냈고, 심지어 그가 당시 여기저기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은 학비까지 그녀에게 주었다.이렇게 해서 그녀의 어머니는 제때에 치료를 받았다.후에 그녀는 학교에 다니면서 입원한 어머니를 돌보았고, 은서도 수시로 그녀를 도와 돌봐주었기에 그녀는 지금까지 견지할 수 있었다.은서는 그녀의 생명에서 가족보다 더 친밀했기에 그녀는 종래로 이대로 그를 잃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것도 영원히.그녀 때문에, 그 사람, 그렇게 좋은 사람이 완전히 생명을 잃었다.무력감, 자괴감과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은 수현으로 하여금 가슴의 옷을 꽉 잡게 했다.여기에 얼마나 앉아 있었는지, 하늘도 그녀의 슬픔을 느낀 듯 천천히 흐려졌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이 비는 순식간에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했다.수현은 멍하니 그곳에 앉아 손을
그렇게 생각하다 방금 수현과 부딪힌 간호사가 그가 사람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듣고 주동적으로 찾아왔다."대…… 대표님, 방금 그 아가씨는 안색이 아주 이상한 것 같았는데, 무슨 일 생긴 거 아닌가요?»은수는 이 말을 듣고 멈칫하더니 그 간호사에게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물었다.간호사는 수현이 당황한 표정으로 넋을 잃은 듯 밖으로 뛰어나간 일을 사실대로 알렸다.은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누군가가 무엇으로 수현을 협박했단 말인가?이런 가능성을 생각하자 은수도 슬퍼할 겨를 없이 즉시 윤찬을 불러 수현의 위치를 조사하라고 했다.만일 그때의 그 사람들이 또 수현을 귀찮게 한다면, 그녀는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윤찬은 명령을 받고 즉시 이 일을 조사하러 갔다. 은수는 소식을 기다리며 초조하게 병실을 쉴 새 없이 돌아다녔다.잠시 후 윤찬의 전화가 왔다."대표님, 아가씨는 지금 공항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곧 사람을 데리고 가겠습니다.""아니야, 위치 보내줘, 내가 직접 갈 거야." 은수는 또 어찌 인내심을 가지고 여기서 기다릴 수 있겠는가. 그는 자신의 몸에 아직 상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직접 가려고 했다.은수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윤찬도 그를 설득하기가 어려워 주소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번의 의외를 피하기 위해 그는 또 적지 않은 일손을 배치하여 은수를 따라 함께 갔다.은수는 차에 앉아 창밖의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보면서 마음은 무척 무거웠다.은수의 재촉으로 기사는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렸고, 약 20분 후 그는 목적지에 도착했다.은수는 우산을 들고 수현의 위치를 찾기 시작했다.효율을 위해서 그는 부하들도 내보내서 수현을 찾도록 했다.한 무리의 사람들은 큰비를 무릅쓰고 오랫동안 찾았지만 여전히 찾지 못했다.윤찬이 알아낸 위치를 보면, 수현은 줄곧 어딘가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은수의 마음은 불안해졌다. 그는 수현이 정말 무슨 의외의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다.그리고 남자가 애가 탈 때, 옆에 있던
은수는 사람을 불러 우산을 들라 하고는 손을 내밀어 수현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그러나 그녀는 시종 그런 자세를 유지하면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은수도 오히려 그녀의 반항을 일으켜 수현을 다치게 할까 봐 감히 힘을 쓰지 못했다. 다만, 수현의 몸은 지금 무척 차가웠기에 그녀를 계속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더욱 말이 안 됐다.은수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초조함을 느꼈지만, 여전히 꾹 참고 앞에서 고집을 부리는 여자를 부드럽게 달랬다."수현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먼저 일어나, 너 지금 몸이 엄청 추워, 이러다 감기에 걸릴 거야!"수현은 누군가가 말하는 것을 들었지만 뇌가 텅 비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그래서 그녀는 망연히 고개를 들어 은수를 한 번 보았을 뿐 그의 말에 전혀 대답하지 않았다.수현의 이런 반응을 보고 남자의 초조감은 더욱 강렬해졌다. 방금 그녀의 눈빛은 비록 그에게 멈추었지만 초점이 없었고, 마치 그라는 사람의 존재를 전혀 보지 못한 것 같았다.그는 이런 수현을 종래로 본 적이 없었다. 설사 은수처럼 수많은 일을 겪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 여전히 불안해졌다.빗줄기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점점 커지고 있었다. 우산을 쓰고 있어도 은수의 옷은 반쯤 젖었다.옆에 있던 윤찬이 이 장면을 보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지금 은수의 상처는 며칠밖에 지나지 않아서, 만약 다시 비를 맞으면 좋기는 상처에 염증이 생기겠지만, 심하면 감염을 일으키고 고열이 나며 생명에 위험이 생길지도 모른다."대표님, 아가씨 지금 상태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제가 사람을 불러와서..."이 말을 듣고 은수는 눈살을 찌푸렸고 수현을 주시하는 눈빛은 더욱 무거워졌다."필요 없어." 은수는 허리를 굽혀 수현을 안았다. 그녀의 몸에 묻은 물은 순식간에 그의 가슴에 있는 옷을 모두 적셨지만 남자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윤찬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먼저 입을 열었다."대표님, 상처가... 제가 하겠습니다..."은수는 그를
지금은 우선 그녀의 몸에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먼저 그녀를 데리고 돌아가는 것이다."돌아가자."은수는 즉시 명령을 내렸고, 윤찬도 바로 차를 몰고 병원을 향해 갔다.차는 쏜살같이 달리며 병원 아래층에 도착했고, 은수는 수현을 안고 병실로 돌아온 다음 또 사람을 불러 깨끗한 옷을 보내 간호사더러 갈아입히라고 했다.수현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았다. 은수는 간호사에게 그녀를 잘 보라고 신신당부하고서야 나가서 몸에 흠뻑 젖은 옷을 갈아입었다.도중에 남자는 수현의 머리카락과 옷의 물을 닦느라 바빠서 전혀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윤찬도 그의 상처에 다시 문제가 생길까 봐 재빨리 의사를 불러 은수의 상처를 다시 싸매주었다.은수는 거절하지 않고 그곳에 앉아 의사가 상처 싸매는 것을 지켜보았고 동시에 윤찬에게 즉시 가서 공항 쪽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하라고 했다.수현을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일은 틀림없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다.윤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떠났다.의사는 그들의 말을 들으면서 은수의 상처를 처리했다. 물에 담겨 희끗희끗해진 피부를 보면서 그는 말을 하려다가 멈추었다.만약 일반 환자라면, 그는 이미 폭발했을 것이다. 이렇게 큰 부상을 입었는데도 이렇게 자신을 들볶다니, 죽고 싶은 것일까?안타깝게도 이 사람은 온은수라서 의사는 묵묵히 참을 수밖에 없었다.은수는 오히려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눈빛은 이미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앉아 앞을 보고 멍하니 있는 수현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시선을 옮기지 않았다.의사는 원래 이렇게 다시 상처를 처리하면 은수가 통증으로 발버둥칠까 봐 걱정했는데, 그러나 이 남자는 미간도 찌푸리지 않고 계속 그 여자를 보고만 있었다.이게 사랑의 힘일지도 모른다, 모든 아픔을 잊게할 수 있다니...의사는 마음속으로 묵묵히 생각하면서 재빨리 상처를 싸매고 또 약을 남기고서야 떠났다.의사가 가자마자 은수는 즉시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 그는 수현의 손을 쥐고 자
윤찬은 일부로 목소리를 낮췄는데 뚜렷한 침통을 띠고 있었다.그러나 수현은 이 소식을 듣는 순간 몸을 끊임없이 떨기 시작했다.그녀는 결국 이 소식을 들었고, 수현의 이상을 느낀 은수는 재빨리 그녀의 정서를 달래려 했다.하지만 수현은 귀를 막고 중얼거렸다."다 내 잘못이야...... 내가 굳이 이때 그를 혼자 떠나게 강요하지 않았다면, 그는 사고가 나지 않았을 텐데!"수현은 말하면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당겼다. 그녀는 힘이 작지 않아서 즉시 몇 가닥의 긴 머리카락을 뜯었고 보기에 매우 섬뜩했다.하지만 수현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듯 계속 힘을 주었다.은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걱정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수현아, 헛소리 하지 마. 이 일은 당신 잘못이 아니야. 당신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미루지 마...."다만, 수현은 은수의 말을 듣지 않았고, 그녀는 이미 그 산과 같은 죄책감에 짓눌려 무너질 것 같았다."다 내 잘못이야, 나만 아니었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 거야!" 수현의 목소리는 또 높아지더니 심지어 귀에 거슬렸다.수현이 이미 미칠 지경에 이른 것을 보고 은수는 즉시 윤찬더러 의사를 불러오라고 했다.의사는 진정제를 가지고 도착했고, 은수의 지휘하에 재빨리 수현에게 주사를 놓았다.진정제를 맞은 수현의 몸은 서서히 나른해졌고 은수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어깨를 껴안고 그녀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올려놓았다.침대 위의 여자는 비록 잠이 들었지만 눈가에는 여전히 눈물이 남아 있었고, 윤찬이 언급한 그 소식을 생각하니 은수의 마음도 점차 무거워졌다."나가서 말해."두 사람이 병실을 나서자 은수는 갑자기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 병원에 있었기에 그는 억지로 참았다."소식은 확인했어? 그는...... 정말 그 비행기에 있었다고?" 비록 은수와 은서의 감정은 수현 때문에 많이 소원해졌지만 결국 두 사람은 혈연 관계가 있는 숙질로서 전에 그들도 사이좋은 형제처럼 지냈기에 그가 갑자기 이런 의외의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와 동시, 외국에 있는 은비와 진수도 미친 듯이 은서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그날 화재 현장에서 그들은 오랫동안 은서를 찾았지만 줄곧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연회 주최 측도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다는 결과를 발표했으니 은서는 혼란을 틈타 떠날 가능성이 높았다.은비는 사람을 파견하여 사방으로 은서의 행방을 찾았다. 그는 휴대폰도, 돈도 없었으니 도망갈 리가 없었다.그러나 이렇게 오랫동안 수색했지만 여전히 아무런 결과도 없었다.필경 진수 일가는 이곳에 쫓겨났고, 할 수 있는 일에도 한계가 있었다.어쩔 수 없었던 은비는 어르신에게 연락하여 은서가 실종된 일을 그에게 알려주었고, 조사해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어르신은 은서가 실종됐다는 것을 알고 자연히 자신의 손자를 걱정해서 즉시 사람을 파견하여 조사하게 하였다.그 결과, 그들은 은서가 뜻밖에도 비행기 사고에 부딪혀 사망했을 수도 있다는 소식을 알아냈다.이 소식을 듣고 아무리 카리스마 넘치는 어르신도 비틀거리더니 하마터면 제자리에서 기절할 뻔했다.그것도 집사가 그를 부축해서 별일 없었다. 어르신은 안색이 굳어졌다."모든 대가를 치러서라도 생존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찾아내. 그리고, 진수 그들 부부 모두 불러와!"진수 부부는 과거의 여러 가지 행위 때문에 어르신에 의해 직접 국외로 오랫동안 유배되었다. 어르신은 줄곧 그들이 다시 한국 땅을 밟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러나 이번에 이런 일이 생겼으니 그들은 부모로서 반드시 현장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르신도 모처럼 입을 열었다.어르신이 귀국하라는 소식을 듣고 은비는 기뻐하긴커녕 오히려 불안한 감정이 갈수록 심해졌다.......병실 안끝없는 어둠 속에서 수현은 자신의 몸이 조금씩 가라앉는 것을 느꼈고, 생각은 점차 분리되어 흐릿해져 종잡을 수 없게 되었다.다만, 이때 눈 앞의 어둠은 흩어졌고, 수현의 시선에는 점점 빛이 생기더니 그 후 모든 것이 뚜렷해졌다.‘여기는... S시 공항?’수현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미친 듯이 은
수현은 최선을 다해 비명을 질렀고 눈을 떴는데 앞은 무척 어두웠다.희미한 가운데 그녀는 침대 앞에 한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고 그 느낌은 매우 따뜻했다.수현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를 불렀다. "은서야?"은수의 눈빛은 어두워졌고 그의 손은 잠시 경직되었으며 마음속은 복잡한 감정이 솟아올랐다. 수현이 잠든 후부터 그는 줄곧 곁에서 그녀를 지켰는데, 그녀가 깨어났을 때 다시 자신을 다치게 할까 봐 두려웠다.뜻밖에도 그녀는 은서의 이름을 부르며 깨어났다.방금 그녀는 그를 꿈꿨던 것일까?마음속으로는 무척 섭섭했지만 은수는 결국 참고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야, 수현아."이 소리를 듣고 수현은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 이는 은수였고, 은서의 목소리는 그보다 좀 더 부드러워 듣기만 해도 느긋한 느낌이 든다.은은한 소독수 냄새는 수현에게 이곳은 병원이란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그녀는 방금, 단지 꿈을 꾸었을 뿐이다.그녀는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저 비극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은수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일어나 커튼을 열어젖혔다.따뜻하고 부드러운 햇빛이 방에 쏟아졌지만, 수현은 조금의 따뜻함도 느낄 수 없었다."그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나요?"수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은수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온씨와 합작한 구조대는 가장 좋은 설비로 비행기가 사고를 당한 해역에서 오래동안 인양하였지만 아쉽게도 비행기의 잔해만 찾았을 뿐 아무런 생존자를 찾지 못했다.수현은 오랫동안 잠을 잤기 때문에 구조의 황금 24시간은 이미 지났고, 계속 찾아도 아무런 결과가 없을 것이다.그러나 온가네의 견지하에 구조대는 여전히 철수하지 않았다. 비록 희망이 막막하지만 그들은 이대로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수현은 은수의 표정을 보고 손을 천천히 꽉 쥐었고 눈은 시큰시큰했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방금 꾼 그 꿈을 생각했다.은서는 그녀에게 자신을 잘 돌보고 그를 걱정하게 하지 말라고 했다.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