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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은서도 이런 생각이 우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방금 자신이 차에 치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뜻밖에도 이렇게 비천했다.

무진은 멈칫하더니 마음이 꽤 괴로웠다.

"네가 괴롭다는 거 알아. 내가 술 사줄게. 술에 취하면 너도 잠시 그 불쾌한 일들을 내려놓을 수 있을 거야."

무진도 어떻게 하면 은서를 기쁘게 할 수 있을지 몰랐고, 유일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술로 근심을 푸는 것이다.

은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는 이것 말고도 할 일이 없는 것 같다.

무진은 차를 몰고 은서를 데리고 술집에 갔다. 두 사람은 룸에 앉아 술을 많이 시켰다.

"내가 없는 동안 또 무슨 일이 있었죠? 형, 난 형이 알고 있는 거 알아요. 말해줘요."

은서는 쓰디쓴 술을 한 모금 마시며 천천히 말했다.

무진은 망설였지만 은서의 표정을 보고 결국 일어날 모든 것을 말했다.

수현이 하마터면 의외의 사고로 외국에 끌려가 돌아오지 못할 뻔할 때, 은수가 목숨을 걸고 그녀를 구했다는 것을 알고 은서는 잔을 세게 움켜쥐었다.

그가 외국에 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났다니.

그는 왜 수현이 갑자기 생각을 바꿨는지 알게 된 것 같았다. 아무도 이런 일을 겪고도 매정하게 자신을 구해준 남자를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달갑지 않았다. 그때 그는 분명히 마음속으로 묵묵히 맹세했는데, 그가 살아있는 동안 절대로 수현이 더 이상 어떤 억울함도 당하지 않도록 할 것이고 그녀가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든 그는 반드시 그녀의 곁에 있고 그녀와 함께 감당할 것이라고.

그러나 결국 그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는 그녀를 도와 유담을 잘 보호하지도, 그녀가 생명의 위험에 처했을 때 선뜻 나서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대로 손을 놓는 것은 또 달갑지 않았다.

어떻게 달가울 수 있겠는가, 이렇게 오랫동안 그녀와 함께 지냈으니 그는 그렇게 멋지게 손을 놓을 수 없다.

생각할수록 혼란스럽고 마음이 아프자 은서는 고개를 들어 잔에 든 술을 한 번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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