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는 그가 한 말을 들은 척도 하지도 않고 그냥 앉아서 멍을 때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병원에서 달려온 윤찬은 이 기세를 보고 서둘러 은수를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려 했다.은수의 상처는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아서 만약 또 비에 맞아 염증이라도 생긴다면 상태가 아주 심각해질 수 있었다."건들지 마."다만 윤찬의 손이 은수에게 닿자마자 은수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윤찬은 그들이 다시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은수가 처음 수현의 "죽음"을 알게 된 때로. 그때의 은수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몸을 전혀 돌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무의미한 일을 하려고 했다.윤찬은 할 수 없이 수현에게 문자를 보내 구조 요청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은수가 이런 몸을 이끌고 이곳에서 비를 맞게 해서는 안 된다."아가씨, 도대체 도련님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도련님은 지금 밖에서 이렇게 큰 비를 맞고 있고, 저희가 무슨 말을 해도 돌아가려 하지 않고 있어요. 아가씨가 와서 그를 좀 말려줘요."......문자가 왔을 때, 수현의 휴대폰은 책상 위에서 충전하고 있었다.유담과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두 사람은 모두 우산이 없어서 은서가 미리 우산을 들고 모자 두 사람을 데리러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옷은 여전히 흠뻑 젖었다.수현은 유담이 감기에 걸릴까 봐 재빨리 그를 데리고 욕실에 가서 목욕하고 시원한 옷으로 갈아입었고 은서는 밖에서 기다렸다.그는 이미 최근에 떠나는 비행기 표를 끊었고, 그들이 물건을 정리하기만 하면 바로 출발할 수 있었다.더 이상 끌면 다른 이변이 생길 수 있었다. 비록 수현이 왜 이렇게 급하게 떠났는지 잘 몰랐지만, 은서에게 있어 이것은 기쁜 소식이었기에, 그도 더 이상 따질 생각이 없었다.이 일을 생각하고 있던 때에 수현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은서는 잠시 망설이다 결국 가져와서 확인해 보았는데, 문자의 내용을 보고 남자의 부드러운 표정은 순간 어둠으로 뒤덮였다.‘또 온은수야?’
수현은 유담에게 샤워를 마친 뒤, 두 사람은 모두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은서는 거실에 앉아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한쪽에는 이미 정리된 짐이 있었다."수현아, 내가 나는 가장 빨리 떠나는 비행기 표 예약했으니까 이제 돌아가자."수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미자가 이미 손을 거두겠다고 약속했지만 자신은 이미 오랫동안 돌아가서 엄마를 보지 못했으니 혜정도 요 며칠간의 일을 알아차렸는지 모른다.좀 일찍 돌아가면 그녀도 좀 안심할 수 있었다."엄마, 우리 이렇게 급하게 가는 거예요?" 유담은 고개를 들어 수현을 바라보며 이렇게 서둘러 떠나는 것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는 은수와 작별 인사도 미처 하지 못했다."할머니가 외국에 그렇게 오래 계셨는데, 유담이가 너무 보고 싶은 거야. 우리 좀 일찍 돌아가서 할머니 보면 좋잖아"외할머니의 얘기가 나오자 녀석도 노인이 그리운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은서는 차를 불러 수현과 유담을 데리고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수현은 밖에 아직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서 순간 머릿속으로 은수의 그림자가 떠올랐다.그녀가 떠난 후 그 남자는 어떻게 됐는지.그러나 윤찬이 이미 갔으니, 그는 틀림없이 이 일을 잘 처리할 것이다.수현은 걱정을 억지로 억눌렀다. 철저하게 연락을 끊기로 한 이상, 더 이상 질질 끌 필요가 없었다.세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교외에 있는 공항에 도착했고, 잠시 기다리다가 탑승 안내문이 울렸다.수현은 유담을 데리고 비행기에 올라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창밖의 하늘을 보면서 한순간 넋을 잃었다.......은수는 비를 얼마 동안 맞았는지 모른다.그의 옷은 흩날리는 빗물에 젖어 축축해졌고, 낭패한 모습은 그가 이 도시를 지배하는 온은수라는 것을 전혀 알아볼 수 없게 했다.방금 윤찬이 무엇을 했는지, 그는 모두 알고 있었다. 그는 수현이 적어도 그를 보러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령 단 한 번만이라도.그러나,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그는 여기서
은수는 수현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을 이토록 혐오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렇게 빨리 도망가지 않았을 것이다.‘내가 다시 그녀에게 매달릴까 봐 두려운가?’심장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낀 은수는 주먹을 힘껏 쥐고 왼쪽 가슴을 세게 두드렸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남자는 참지 못하고 크게 웃었다.그는 스스로 모든 일이 좋아지고 있다고 느꼈지만, 이 또한 그의 착각일 뿐이었다.그의 이런 자학적인 행위를 보고 윤찬은 재빨리 앞으로 나가 저지했고 방금 손이 은수의 몸에 닿자 남자는 갑자기 쓰러졌다."얼른 병원으로 데려고 가!" 미자는 깜짝 놀라 즉시 사람을 불렀다.한 무리의 사람들은 허둥지둥 은수를 일으켜 차에 싣고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보냈다.......수현은 비행기 창가에 앉아 눈을 감고 이어폰을 끼고 휴대전화 속의 음악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노랫소리는 그녀의 머릿속에서 스쳤을 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그녀는 엉망진창인 일들을 뒤로하고 좀 자고 싶었지만, 번잡한 생각이 너무 많아서 전혀 잠을 잘 수 없었다.한창 짜증이 날 때, 한쪽에 앉아 있던 유담의 가벼운 기침 소리에 수현은 즉시 눈을 떴다.유담은 비행기에 올라오자마자 바로 불편함을 느꼈지만 수현이 눈을 감고 잠든 것 같아 그녀를 깨우고 싶지 않았다.다만 그 괴로운 느낌이 갈수록 심해지자 녀석은 참지 못하고 가볍게 기침을 했다. 비록 그는 입을 막고 기침하는 소리를 억눌렀지만 수현은 여전히 그 소리를 들었다.수현은 녀석의 얼굴색이 빨개진 채 입술이 창백한 것을 보고 즉시 손을 내밀어 그의 이마를 만졌고, 그 체온은 그녀의 손보다 훨씬 높았다.수현이 눈살을 찌푸리자 은서도 이상함을 눈치챘다."왜 그래, 수현아?""유담이 열나는 것 같은데, 와서 좀 볼래?"은서는 의사였고 수현도 자신이 잘못 느꼈을까 봐 재빨리 그를 불렀다.은서는 녀석의 이마를 만지고 또 그의 안색을 관찰했다."열이 나고 있어. 승무원에게 해열제가 있는지 물어볼게. 넌 여기서 유담과 함께 잠깐 기
수현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제발 열이 내려가라고 기도했다.그러나 일은 그녀가 상상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유담은 약을 먹은 후 전에 열날 때처럼 빠르게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심해졌다.유담은 고열이 내려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람도 엄청 무기력해 보였다.수현은 즉시 긴장했지만 지금은 비행기에 있었으니 그녀도 어쩔 수 없이 티슈에 알코올을 적셔 녀석의 몸을 닦으며 온도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한 쪽에 있던 은서도 속수무책이었다. 비록 그는 의사였지만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수현아, 걱정하지 마. 난 이미 구급차 불렀어. 우리 비행기에서 내리면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하면 돼."수현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품 속의 유담만 쳐다보았다. 그녀는 지금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그냥 비행기가 빨리 착륙하기를 바랐다.시간은 1분 1초 흘러갔고, 수현은 그 시간이 비할 데 없이 괴로웠다. 마침내 그녀는 비행기의 곧 착륙한다는 방송을 들었고, 더욱 힘껏 유담을 껴안으며 작은 소리로 그를 달랬다."유담아, 곧 도착할 거야. 엄마가 이따 병원에 데려다줄 테니까 조금 더 버텨!"이미 의식이 희미해질 정도로 열이 난 유담은 수현의 목소리를 듣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작은 손은 그녀의 옷을 더욱 꽉 잡았다.비행기는 서서히 계류장에 멈추었고, 출구가 열리자 수현은 즉시 유담을 안고 밖으로 뛰어나갔다.은서는 그녀의 뒤를 따라갔고, 두 사람은 짐 따윈 신경 쓸 새도 없이 이미 도착한 구급차에 올라타며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병원에 도착하자 의사는 상황을 물어본 후 다소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일단 해열 주사부터 놓아 불게요. 그리고 고열이 내리지 않는 증상에 대해서는 상세한 검사를 해야 해요."의사는 유담에게 해열제를 주사한 뒤 즉시 녀석을 검사실에 보내 전신검사를 진행했다.수현은 밖에 남아 유담이 끌려들어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고,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손끝은 핏기가 없고 창백했다.만약 유담이
은수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예린은 그저 물컵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은수 씨, 당신이 내가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아요. 나도 출국하려고 했고요. 그러나 은수 씨가 입원했다는 것을 듣고 나도 단지 당신을 보러 오고 싶었어요. 앞으로 우리 다신 볼 수 없을 테니까. 항상 건장 잘 챙겨요."예린은 은수가 그녀에게 준 한도가 없는 블랙카드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요 몇 년 동안 난 당신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매우 만족해요. 당신의 돈은 받지 않겠어요. 다만 내가 떠난 후, 당신도 수현과 다시 만나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랄게요."예린은 말을 마치자마자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은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았고, 그녀가 수현을 언급하자 이 모든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다.수현을 위해 그는 다짜고짜 예린을 외국으로 내쫓으며 수현이 그의 진심을 믿게 하려 했지만, 모든 것은 그냥 그의 착각일 줄이야.그가 죽든 살든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으니 그가 누구와 함께 있든 상관할 리가 없잖아?예린은 문어귀에 도착했고, 비록 그녀는 매우 침착해 보였지만, 사실 손바닥은 이미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이번에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만약 진다면 그녀는 지금의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예린의 손이 손잡이에 닿자, 은수의 목소리가 뒤에서 울렸다."잠깐만요.”예린은 발걸음을 멈추며 마음속으로 자신이 이겼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또 무슨 일 있어요, 은수 씨?”예린은 단순한 표정으로 물었고 은수는 그녀를 보지 않고 무뚝뚝하게 입을 열었다."전에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약속한 적 있죠. 그러나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보장하진 못해요. 만약 떠나기 싫다면 난 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어요.”예린은 마음속으로 엄청 기뻐했지만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은수 씨, 당신에 대한 나의 마음은 변한 적이 없어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아요, 나에게 당신 곁에 남아 있을 기회만 준다면 나는 한이 없어요."은수는 눈을 감고 더
은서는 수현의 흥분된 반응에 깜짝 놀라 얼른 그녀를 막았다.수현은 당시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말했고 은서는 눈살을 찌푸렸다.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몰랐지만, 지금은 누구의 잘못을 탓할 때가 아니었다."수현아, 나 지금 유담이 혈액과 골수 샘플을 가지고 실험실에 가서 오진인지 아닌지 확인부터 할게. 안심해, 유담이가 정말 이 병에 걸렸다고 해도 나는 반드시 그를 치료해 줄 거야."수현은 이미 급해서 정신이 없었고 은서가 이렇게 말하자 그녀는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래, 너 먼저 가."은서는 즉시 샘플을 가지고 실험실로 돌아가서 최첨단 의학 기구로 또 한 번 검사를 했지만 불행하게도 검사 결과는 병원에서 준 진단과 일치했다.유담은 확실히 급성 림프 백혈병에 걸렸다. 보수적인 치료 방안과 가장 좋은 약물, 그리고 의료 수단까지 사용한다면 5년 내에 살 수 있는 확률은 대략 50%였다.그러나 보수적인 치료는 질병을 완전히 근치할 수 없었고 철저하게 치료하려면 맞는 골수를 찾아 골수 이식을 해야 했다.만약 적합한 골수를 성공적으로 찾을 수 있다면 생존율은 기본적으로 90%에 달할 수 있었다.은서는 즉시 이 소식을 수현에게 알렸고 수현은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조여왔다. 그녀는 가능한 한 빨리 유담과 일치하는 골수를 찾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이런 병은 끌면 끌수록 유담은 점점 고통에 시달릴 것이다.수현은 즉시 피를 뽑아 초보적인 검사를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그녀는 유담과의 골수가 맞지 않았다.은서도 이 소식을 듣고 즉시 병원에 도착했다.비록 그와 유담은 친부자가 아니지만, 일정한 혈연관계가 존재했으니 어쩌면 맞을 수도 있었다.그러나 결과는 또 한 번 그들을 실망시켰고, 은서의 골수도 맞지 않았다.그 후 며칠 동안 수현은 병실에서 유담과 함께 하면서 골수 이식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다녔고,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을 모두 연락했지만 맞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불과 며칠 사이에 수현은 몸이 바싹 말랐고 무척 초췌
은서도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그도 당연히 수현이 다시 은수를 찾아가기를 바라지 않았다.은수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정말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른다."수현아, 내가 생각해 봤는데, 너의 아버지, 그리고 차예진을 찾을 수 있잖아. 그들은 모두 너와 혈연관계가 있으니 어쩌면 골수가 맞을지도 몰라."수현은 요 몇 년 동안 그 사람들과 연락한 적이 없었으니 한동안 그들을 떠올리지 못했다.그러나 은서가 이렇게 말한 이상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들을 찾아가자. 어쨌든 시도는 해봐야 할 테니까."은서는 그녀가 마침내 정신을 차린 것을 보고 잠시 그녀를 위로하고서야 급히 떠났다. 그는 또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 전문가들을 찾아 유담에게 가장 타당한 치료 방안을 확정해야 했다.수현은 기억에 따라 차한명의 친구들을 찾아가서 그의 행방에 대해 물었다.한 바퀴 물어본 후, 수현은 그제야 그때 자신이 “죽은” 뒤, 차가네 집안은 은수의 분노에 파급되어 바로 파산돼서 차한명도 별로 잘 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후에 어디로 갔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몰랐다.필경 차가네 집안은 온가네의 미움을 샀고, 그 누구도 차한명 같은 인간을 위해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그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이런 정보를 얻은 후, 수현은 약간 멈칫했다.이 일들은 모두 수현이 외국에 있어서 알지 못했던 것이었다.‘온은수가 차가네 사람들도 처리했구나…...’수현은 당연히 차가네 사람들을 동정하지 않았다. 그 사람들은 온갖 악행을 저질러서 이런 말로를 얻었으니 그것도 자업자득에 불과했다.다만, 수현은 은수가 애초에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이런 일을 했는지 몰랐다.차가네에 복수를 해서 그의 잘못을 메우려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뭔가 때문일까?수현은 잠시 넋을 잃다가 자신이 또 은수에 관한 일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끌어왔다.지금은 우선 빨리 차가네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혈액을 맞춰야 했다.수현은 어쩔 수 없이 큰돈을 들여 개
그녀가 필요한 것은 단지 유담과 맞는 골수일 뿐이기 때문에 천분의 일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녀는 차한명을 아무리 싫어해도 참아야 했다."요즘 생활이 어렵겠지만 부탁할 게 있어서요. 성공하면 바로 돈을 드리죠. 어때요?"차한명은 손이 떨렸다. 차가네 집안이 파산한 이후, 그는 마치 쥐처럼 s시의 사람들은 그를 보기만 하면 욕하거나 피해 다녔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그는 시골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한명은 어릴 때부터 농사를 지은 적이 없었고, 다년간 우월한 생활을 해왔기에 그는 더 이상 노동으로 자신을 먹여 살릴 수 없었다. 그의 생활은 갈수록 참담해졌다.지금 수현은 갑자기 일이 있다고 그를 찾았으니 비록 차한명은 마음속으로 자신을 이렇게 만든 수현이 무척 미웠지만 감히 거절하지 못했다. 그는 정말 가난했기에."무슨 일이야, 설마 나 죽이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수현은 그의 피해 망상증에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이전에 그녀는 차한명의 파렴치한 협박에 시달렸는데, 지금은 입장이 바뀌어서 수현도 나름 고소하다고 생각했다.수현은 귀찮다는 듯 대답했다."당신의 이 꼴 좀 봐요, 내가 복수할 가치나 있는 거냐고요? 내가 사람을 불러 당신을 데리러 갈 테니 즉시 여기로 와요."수현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가연에게 연락하여 이 일을 간단하게 설명한 뒤, 차한명을 이쪽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가연은 유담의 의모로서 가뜩이나 녀석의 상황을 매우 걱정했으니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즉시 한명이 있는 그 마을에 가서 사람을 데리고 나온 후 비행기에 태웠다.한명은 당일에 외국에 도착했고, 수현은 바로 그를 병원에 보내 피를 뽑아 검사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결과는 바로 나왔고 의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 수현의 마음은 인차 무거워졌다."또 안 맞는 거예요?"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현을 바라보았다."잠시 따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수현은 이상함을 깨닫고 즉시 의사와 그의 사무실로 갔다.의사는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