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예린은 그저 물컵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은수 씨, 당신이 내가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아요. 나도 출국하려고 했고요. 그러나 은수 씨가 입원했다는 것을 듣고 나도 단지 당신을 보러 오고 싶었어요. 앞으로 우리 다신 볼 수 없을 테니까. 항상 건장 잘 챙겨요."예린은 은수가 그녀에게 준 한도가 없는 블랙카드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요 몇 년 동안 난 당신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매우 만족해요. 당신의 돈은 받지 않겠어요. 다만 내가 떠난 후, 당신도 수현과 다시 만나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랄게요."예린은 말을 마치자마자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은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았고, 그녀가 수현을 언급하자 이 모든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다.수현을 위해 그는 다짜고짜 예린을 외국으로 내쫓으며 수현이 그의 진심을 믿게 하려 했지만, 모든 것은 그냥 그의 착각일 줄이야.그가 죽든 살든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으니 그가 누구와 함께 있든 상관할 리가 없잖아?예린은 문어귀에 도착했고, 비록 그녀는 매우 침착해 보였지만, 사실 손바닥은 이미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이번에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만약 진다면 그녀는 지금의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예린의 손이 손잡이에 닿자, 은수의 목소리가 뒤에서 울렸다."잠깐만요.”예린은 발걸음을 멈추며 마음속으로 자신이 이겼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또 무슨 일 있어요, 은수 씨?”예린은 단순한 표정으로 물었고 은수는 그녀를 보지 않고 무뚝뚝하게 입을 열었다."전에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약속한 적 있죠. 그러나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보장하진 못해요. 만약 떠나기 싫다면 난 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어요.”예린은 마음속으로 엄청 기뻐했지만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은수 씨, 당신에 대한 나의 마음은 변한 적이 없어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아요, 나에게 당신 곁에 남아 있을 기회만 준다면 나는 한이 없어요."은수는 눈을 감고 더
은서는 수현의 흥분된 반응에 깜짝 놀라 얼른 그녀를 막았다.수현은 당시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말했고 은서는 눈살을 찌푸렸다.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몰랐지만, 지금은 누구의 잘못을 탓할 때가 아니었다."수현아, 나 지금 유담이 혈액과 골수 샘플을 가지고 실험실에 가서 오진인지 아닌지 확인부터 할게. 안심해, 유담이가 정말 이 병에 걸렸다고 해도 나는 반드시 그를 치료해 줄 거야."수현은 이미 급해서 정신이 없었고 은서가 이렇게 말하자 그녀는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래, 너 먼저 가."은서는 즉시 샘플을 가지고 실험실로 돌아가서 최첨단 의학 기구로 또 한 번 검사를 했지만 불행하게도 검사 결과는 병원에서 준 진단과 일치했다.유담은 확실히 급성 림프 백혈병에 걸렸다. 보수적인 치료 방안과 가장 좋은 약물, 그리고 의료 수단까지 사용한다면 5년 내에 살 수 있는 확률은 대략 50%였다.그러나 보수적인 치료는 질병을 완전히 근치할 수 없었고 철저하게 치료하려면 맞는 골수를 찾아 골수 이식을 해야 했다.만약 적합한 골수를 성공적으로 찾을 수 있다면 생존율은 기본적으로 90%에 달할 수 있었다.은서는 즉시 이 소식을 수현에게 알렸고 수현은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조여왔다. 그녀는 가능한 한 빨리 유담과 일치하는 골수를 찾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이런 병은 끌면 끌수록 유담은 점점 고통에 시달릴 것이다.수현은 즉시 피를 뽑아 초보적인 검사를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그녀는 유담과의 골수가 맞지 않았다.은서도 이 소식을 듣고 즉시 병원에 도착했다.비록 그와 유담은 친부자가 아니지만, 일정한 혈연관계가 존재했으니 어쩌면 맞을 수도 있었다.그러나 결과는 또 한 번 그들을 실망시켰고, 은서의 골수도 맞지 않았다.그 후 며칠 동안 수현은 병실에서 유담과 함께 하면서 골수 이식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다녔고,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을 모두 연락했지만 맞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불과 며칠 사이에 수현은 몸이 바싹 말랐고 무척 초췌
은서도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그도 당연히 수현이 다시 은수를 찾아가기를 바라지 않았다.은수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정말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른다."수현아, 내가 생각해 봤는데, 너의 아버지, 그리고 차예진을 찾을 수 있잖아. 그들은 모두 너와 혈연관계가 있으니 어쩌면 골수가 맞을지도 몰라."수현은 요 몇 년 동안 그 사람들과 연락한 적이 없었으니 한동안 그들을 떠올리지 못했다.그러나 은서가 이렇게 말한 이상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들을 찾아가자. 어쨌든 시도는 해봐야 할 테니까."은서는 그녀가 마침내 정신을 차린 것을 보고 잠시 그녀를 위로하고서야 급히 떠났다. 그는 또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 전문가들을 찾아 유담에게 가장 타당한 치료 방안을 확정해야 했다.수현은 기억에 따라 차한명의 친구들을 찾아가서 그의 행방에 대해 물었다.한 바퀴 물어본 후, 수현은 그제야 그때 자신이 “죽은” 뒤, 차가네 집안은 은수의 분노에 파급되어 바로 파산돼서 차한명도 별로 잘 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후에 어디로 갔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몰랐다.필경 차가네 집안은 온가네의 미움을 샀고, 그 누구도 차한명 같은 인간을 위해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그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이런 정보를 얻은 후, 수현은 약간 멈칫했다.이 일들은 모두 수현이 외국에 있어서 알지 못했던 것이었다.‘온은수가 차가네 사람들도 처리했구나…...’수현은 당연히 차가네 사람들을 동정하지 않았다. 그 사람들은 온갖 악행을 저질러서 이런 말로를 얻었으니 그것도 자업자득에 불과했다.다만, 수현은 은수가 애초에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이런 일을 했는지 몰랐다.차가네에 복수를 해서 그의 잘못을 메우려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뭔가 때문일까?수현은 잠시 넋을 잃다가 자신이 또 은수에 관한 일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끌어왔다.지금은 우선 빨리 차가네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혈액을 맞춰야 했다.수현은 어쩔 수 없이 큰돈을 들여 개
그녀가 필요한 것은 단지 유담과 맞는 골수일 뿐이기 때문에 천분의 일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녀는 차한명을 아무리 싫어해도 참아야 했다."요즘 생활이 어렵겠지만 부탁할 게 있어서요. 성공하면 바로 돈을 드리죠. 어때요?"차한명은 손이 떨렸다. 차가네 집안이 파산한 이후, 그는 마치 쥐처럼 s시의 사람들은 그를 보기만 하면 욕하거나 피해 다녔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그는 시골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한명은 어릴 때부터 농사를 지은 적이 없었고, 다년간 우월한 생활을 해왔기에 그는 더 이상 노동으로 자신을 먹여 살릴 수 없었다. 그의 생활은 갈수록 참담해졌다.지금 수현은 갑자기 일이 있다고 그를 찾았으니 비록 차한명은 마음속으로 자신을 이렇게 만든 수현이 무척 미웠지만 감히 거절하지 못했다. 그는 정말 가난했기에."무슨 일이야, 설마 나 죽이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수현은 그의 피해 망상증에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이전에 그녀는 차한명의 파렴치한 협박에 시달렸는데, 지금은 입장이 바뀌어서 수현도 나름 고소하다고 생각했다.수현은 귀찮다는 듯 대답했다."당신의 이 꼴 좀 봐요, 내가 복수할 가치나 있는 거냐고요? 내가 사람을 불러 당신을 데리러 갈 테니 즉시 여기로 와요."수현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가연에게 연락하여 이 일을 간단하게 설명한 뒤, 차한명을 이쪽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가연은 유담의 의모로서 가뜩이나 녀석의 상황을 매우 걱정했으니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즉시 한명이 있는 그 마을에 가서 사람을 데리고 나온 후 비행기에 태웠다.한명은 당일에 외국에 도착했고, 수현은 바로 그를 병원에 보내 피를 뽑아 검사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결과는 바로 나왔고 의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 수현의 마음은 인차 무거워졌다."또 안 맞는 거예요?"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현을 바라보았다."잠시 따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수현은 이상함을 깨닫고 즉시 의사와 그의 사무실로 갔다.의사는 결과
차한명은 문득 수현이 특별히 자신을 불러온 이유가 골수 검사 시키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실패했으니 그도 헛걸음 한 게 아닌가?이미 험한 생활을 하고 있는 차한명은 수현이 자신을 바로 쫓아낼까 봐 걱정되어 재빨리 입을 열었다."네가 물어보는 이상, 나도 솔직하게 말할게. 차수현, 넌 확실히 나의 친딸이 아니야. 그러나 만약 네가 너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나에게 10억을 줘, 내가 단서를 알려줄게."수현은 한명의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더할 나위 없이 역겨웠다."차한명, 당신 지금 무슨 허튼소리를 하고 있는 거죠? 난 엄마가 바람을 피울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요. 그때 틀림없이 당신이 무슨 짓 한 거 맞죠?"수현에게 자신의 속셈이 들통난 그는 얼굴이 붉어졌다 하얘졌다 했다."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나는 단지 체면 때문에 말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너는 네 엄마와 다른 남자랑 낳은 아이니까 오늘 반드시 나에게 두둑한 돈을 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는 이 일을 공개해서 모든 사람들이 네 엄마가 바람피운 천한 년이라는 것을 알게 할 거라고.”"말도 안 되는 소리 집어치워요!"수현은 차한명이 자신의 엄마를 모욕하는 것을 듣자마자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의 엄마는 현모양처였으니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차한명 같은 사람은 만약 이 일이 혜정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로 지금까지 숨기지 않았을 것이고 전 세상에 소문을 퍼뜨릴 것이다.유일한 가능성은 바로 차한명이 이 모든 일을 계획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이런 표현인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수현은 증오 외에 자신의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혜정이 뜻밖에도 눈이 멀어 이런 남자에게 반할 줄이야."당신은 지금의 이 꼴로 무슨 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나가서 이런 말을 하면 믿어줄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당장 꺼져요!"수현도 더 이상 차한명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혜정도 다시 실패했다는 것을 알고 다소 실망했다.그러나 그녀는 지금 가장 괴로운 사람이 수현이라는 것을 알고 감정을 가라앉히고 수현을 위로했다."수현아, 너무 조급해하지 마, 방법이 있을 거야."수현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병상에 누워있던 유담은 손을 움직이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그때의 고열부터 유담은 줄곧 병원에서 약물을 주사해왔다. 필경 고열은 인체에 대한 손상이 아주 컸다.다만 그 해열제에는 수면에 도움 되는 성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유담은 유난히 잠이 많았다.요 며칠, 유담은 늘 몇 시간 동안 깨나다 바로 잠을 잤는데, 평소의 생기발랄한 모습이 온데간데 사라졌다.그래서 수현은 그가 깨어난 그 시간을 각별히 소중하게 여겼다. 그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얼른 웃음을 짜내며 다가가서 유담의 이마를 만졌다."유담아, 깨어났니? 기분은 어때? 뭐 좀 먹고 싶은 거 없어?"유담은 어질어질했고 눈앞이 약간 모호했지만 수현의 손이 자신의 이마에 머무르는 온도를 느끼며 고개를 저었다."엄마, 난 괜찮아요. 한잠 잤더니 많이 좋아졌어요."유담의 많이 허약해진 소리를 듣고, 수현은 마음이 아팠다. 그는 많이 좋아졌을 리가 없었다. 그도 분명히 자신을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이렇게 말한 것이었다.그녀의 아들은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할 정도로 철이 들었다.그러나 수현도 기뻐하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많이 좋아졌으면 돼. 네가 완전히 회복되면 엄마가 너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갈게. 아니다,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놀러 가자, 어때?""좋아요, 약속해요." 유담은 손가락을 내밀어 수현과 약속을 했다. 창백한 작은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나타났다.옆에 있던 혜정도 이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지만 감히 내색하지 못하고 몸을 돌려 유담에게 과일을 썰어주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유담은 이렇게 수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또 잠이 들었다.수현은 그의 작은 손을 잡고 병상 옆을 지키다 심지어 의사가 회진하러 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처음에는 의사도 은서가 유담의 아버지인 줄 알았지만 검사하고 나서야 친부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은 무척 의아해했다.은수를 언급하자 수현의 눈빛은 더욱 어두워지며 고개를 저었다."난 벌써 그 사람과 이혼했어요.”의사는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만약 유담에게 화학 치료를 시키지 않으려면 가능한 한 빨리 아이의 생부와 연락해야 해요. 직계 혈족의 골수가 맞을 확률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아요.""그래도 그는 여전히 아이의 아버지니까 이럴 때는 생명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죠."수현은 눈을 드리우며 말했다."그럼 그 사람도 골수가 맞지 않으면 어떡하죠?""그럼, 제대혈 이식도 방법이긴 하죠. 당신이 아이의 생부와 아이를 하나 더 낳으면 그 신생아의 제대혈로 유담이의 병을 치료할 수 있어요. 물론 이런 일은 당신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거죠. 만약 당신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제때에 저와 소통해요. 저희도 치료 방안을 조정할 거예요."의사도 수현을 너무 핍박하지 않았다. 필경 한 여자가 이런 일에 부딪쳤음에도 불구하고 참고 연락하지 못하는 남자라면, 그녀에게도 남모를 고충이 있을 것이다.의사가 떠난 후, 수현은 무기력하게 의자에 앉아 있었다.혜정은 이런 수현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수현의 손을 잡았다."수현아, 만약 유담을 위해 다시 그 남자를 찾으러 간다면, 엄마도 막지 않을 게.”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혜정은 현재 수현의 심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므로 전에 비록 그녀는 수현이 은수와 재결합한다면 모녀관계를 끊고 평생 만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특수해서 더 이상 수현에게 아무것도 강요할 수가 없었다.결국 유담의 생명과 안전이 가장 중요했기에."아니면, 그 남자에게 아이가 그의 것이라고 말해라. 비록 전에는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자신의 혈육이 이런 병에 걸린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진 않을 테니까."유담이 은수의 혈육이라고 말하다니, 수현은 여태껏 이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만약 그녀가 말
은수에게 골수를 기증하라고 하든, 그와 아이를 하나 더 낳아서 유담이를 구하든, 그녀는 반드시 해야만 했다.유담의 병을 고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가치가 있었다.그렇게 생각한 수현은 바로 전화를 들고 은수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뜻밖에도 은수의 번호를 그렇게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분명 떠나기 전에 이미 깨끗이 삭제했지만, 지금은 거의 직감으로 기억할 수 있었다.전화벨이 몇 번 울리더니 수현은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 긴장으로 그녀는 온몸이 떨리기까지 했다.......다른 한편, 은수는 예복점에서 약혼할 예복을 보고 있었다.그날 예린과 약혼하겠다고 말한 후, 미자도 무척 기뻐했다.미자의 안배에, 온가네는 성대한 약혼식을 거행하여 그가 약혼한다는 소식을 대중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다음으로 약혼에 관한 모든 일은 예린이 스스로 뛰어다니며 처리했고 비록 은수는 분명히 이 일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걸로 충분했다.결국, 그녀는 자신이 꿈에 그리던 명분을 얻었고 약혼만 하면, 그 후 그녀는 은수의 명실상부한 약혼녀, 온가네의 사모님, 전 s시를 손에 넣게 될 것이다.원래 은수는 이번에 예복을 고르는 일에 흥미가 없었지만 미자의 거듭되는 재촉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이곳에 왔다.은수는 이런 일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이미 누구와 약혼할지도 상관없었으니 무슨 옷을 입을지에 관심 있을 리가 없었다.아무튼, 이는 모두 그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고, 그는 단지 애초에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다.만약 앞에서 드레스를 고르고 있는 사람이 수현이라면, 그는 또 어떤 표정일까? 아마 미친 듯이 기뻐하겠지?은수는 앞을 보고 넋을 잃었고, 이때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은수는 귀찮은 듯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위의 번호를 보고 멈칫했다.차수현?발신자의 위치에 그 세 글자가 선명하게 나타났고, 그는 심지어 자신의 눈을 의심하기도 했다.그날 고열이 나서 입원한 이래 수현은 종래로 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