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린의 말은 아주 타당했지만 은수는 여전히 짜증이 났다.이 여자는 일에 부딪쳤을 때만 자신을 떠올렸고, 그뿐이었다.그 온은수는 그녀에게 있어 그냥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애완동물에 불과했다.예전이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녀 뜻대로 하고 싶지 않았다."당신이 받아요."은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예린에게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다.예린은 다소 의외를 느꼈다."정말이요? 그럼 안 되는 거 아닌가요?""당신은 지금 나의 약혼녀예요. 다른 여자의 전화를 받는 게 잘못된 일인가요?"은수는 귀찮게 휴대전화를 예린에게 던졌다.예린은 마음속으로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그녀는 원래 수현이 불쌍한 척해가며 은수를 만회할까 봐 걱정했는데, 이번에 그녀는 절대로 그 천한 년에게 아무런 기회도 주지 않을 것이다.예린이 수신 버튼을 누른 뒤 미처 입을 열지 못할 때, 수현의 절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온은수 씨, 나예요. 지금 당신에게 아주 중요한 일을 부탁하고 싶은데......"수현은 입술을 깨물며 수치심을 꾹 참고 겨우 말을 끝냈다.만약 궁지에 몰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절대 은수를 찾지 않았을 것이고, 더욱 위험을 무릅쓰고 유담의 신분을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옆에 있던 은수는 이 말을 듣고 차갑게 웃었다.그는 수현이 적어도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는 척하며 그의 상처가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볼 줄 알았는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그녀는 이미 그에게 가장 기본적인 관심을 갖는 것조차 귀찮아했다."수현아, 무슨 일 있으면 말해. 내가 도울 수 있다면 꼭 도와줄게." 예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수현은 멈칫했다.‘유예린이 어떻게?’"유예린, 온은수 씨더러 전화 좀 받으라고 해." 수현은 말투가 차가워졌다."은수 씨는 지금 전화받기가 불편해서." 예린은 억울하게 대답했다."유예린, 나한테 이런 수작 부릴 생각하지 마, 너 당장…..."수현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은수가 전화를 받았다. 그는 입가에 극도로 풍자적인 미소를 지었다."차수현 씨,
예린도 깜짝 놀랐다. 그녀는 아직 은수가 이렇게 크게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차수현은 은수의 정서에 너무 큰 영향을 미쳤다.예린도 한 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자신이 이 전화를 받아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은수 씨, 진정해요." 예린은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은수를 잡아당겼다."만약 수현한테 정말 무슨 일이 생겼거나 그녀가 생각을 바꾸었다면, 나는...... 나는 당신들을 위해 물러날게요. 그러니까 너무 흥분하지 마요. 상처도 아직 다 낫지 않았는데."은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진정을 되찾으며 예린을 바라보았다."걱정 마요. 그녀가 무슨 이유로 날 찾든, 내가 결정한 일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약혼식은 계획대로 진행해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은수는 이미 이곳에서 유유히 예복을 고를 기분이 아니었다."당신은 여기서 계속 골라요. 나는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갈게요."은수는 예린에게 자신을 만류할 기회를 주지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예린도 이 남자가 지금 폭발하기 직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지금 계속 무슨 말을 매달린다면 그저 그를 귀찮게 만들 뿐, 그녀는 쫓아가지 않았다.은수는 예복점에서 나와 바로 차에 탔다.그는 시동을 걸고 싶었지만 깁스를 한 왼손은 지금도 자신이 부상자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고, 그는 미라처럼 꽁꽁 싸인 팔을 보며 차갑게 웃었다.예린과의 약혼에 동의한 원인은 남녀의 감정과 상관없었고 그저 그녀에게 명분을 주는 동시에 자신의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다.그리고 차수현에 대해서는…...은수는 이미 그녀가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대해 알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를 그토록 미워했고, 온가네의 모든 것을 미워했으니 이렇게 전화를 한 것도 단지 그에게 부탁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아니면, 그녀는 단지 자신이 잘 지내기를 바라지 않고, 계속 그를 갖고 놀며 그것을 낙으로 삼을지도.여기까지 생각하자 은수는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비록 수현을 사랑하지만 그녀
수현은 그곳에 서서 방금 은수가 한 매정한 말을 계속 떠올렸다.그녀는 거기에 한참 서있다가 수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봐 걱정한 혜정은 그녀를 찾으러 병실에서 나왔다. 수현이 복도에 서 있는 것을 보고 혜정은 급히 달려왔다."수현아, 온은수와 얘기해 봤어? 어때?"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애써 미소를 지으며 엄마가 걱정하지 않도록 하려고 했지만 전혀 그러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돕기 싫은 거야?" 혜정도 이 말을 듣자마자 매우 조급해했다.유담은 그녀가 가장 아끼는 손자이며, 그가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아이였다.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혜정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는 다른 사람과 약혼해야 한다며 더 이상 그를 방해하지 말래요." 수현은 씁쓸하게 말했다."뭐? 벌써 다른 여자랑 약혼했다고?" 혜정은 은수가 정말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러나 하필이면 유담의 목숨을 구하려면 반드시 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니.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자신이 떠난 후 며칠 만에 은수가 이렇게 빨리 예린과 약혼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마도 애초에 그가 다른 여자와 깨끗하게 정리한다는 말 역시 그녀를 달랜다고 그랬던 것일지도.그는 그때의 일로 인해 양심의 가책을 느낀 데다 또 알 수 없이 실종된 그의 전처에 대해 비열한 소유욕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어쨌든 이런 감정들은 사랑과 무관했다.그녀가 은수의 마음속에 있는 자신의 지위를 너무 과대평가했고 남자의 못된 마음을 무시했다."수현아, 정 안 되면 그냥 유담의 신분을 그에게 말해. 호랑이는 독해도 자신의 자식을 잡지 않았으니 그도 자신의 아이가 이렇게 죽는 것을 지켜볼 수 없을 거 아니니."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쓴웃음을 지었다."소용없어요. 그는 이미 나의 연락처를 모두 차단했거든요.”그녀는 확실히 유담의 신분을 말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 남자는 그녀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이제 그는 예린과 약혼까지 했으니 앞으로 그들도 당연
은수는 차 창을 열고 환기를 시킨 뒤, 그제야 윤찬을 불러 자신을 회사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비록 손의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지만, 은수는 이미 정상적인 일상을 하기 시작했다.일에 빠지면 오히려 생각하지 말아야 할 사람과 생각하지 말아야 할 일을 생각할 틈이 없어 더욱 평온해질 수 있었다.윤찬은 곧 도착해서 차를 몰고 은수를 회사로 데려다주었다.......몇 시간 후.수현이 탄 비행기는 s시에 착륙했다.그녀는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익숙해 보이는 도시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솟아올랐다.원래 그녀는 지난번에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결국 궁지에 몰려 다시 이곳에 발을 들여놓을 줄이야.잠시 넋을 잃다가 수현은 쓸데없는 감정을 가라앉히고 망설이다 택시를 타고 온 씨 그룹으로 향했다.은수가 그녀를 차단했기 때문에, 그녀는 지금 이 남자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그를 찾기가 더욱 어려웠다.그래서 그녀는 먼저 은수의 회사에 가서 다른 사람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택시 기사는 수현의 재촉에 재빨리 운전하며 얼마 지나지 않아 온 씨 그룹에 도착했다.수현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달려갔지만 막 문에 들어서려고 할 때, 한 경비원이 그녀를 가로막았다."안녕하세요, 누구시죠? 예약은 하셨나요?""온은수를 찾고 싶은데, 그는 지금 회사에 있나요?" 수현이 지금 그와 길게 설명할 시간이 없어 단지 이 말 한마디만 하고는 들어가려 했다."대표님을 만나고 싶으면 예약을 해야 해서요." 경비원은 은수를 찾는다는 말을 듣고 즉시 경계하기 시작하며 그녀를 들여보내지 않았다.수현은 그에게 지금 자신이 아주 중요한 일로 은수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그 경비원은 그녀의 말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만약 당신이 정말 대표님과 아는 사이라면 전화해서 말해봐요. 대표님께서 허락하시면 당연히 우리에게 말하고, 우리도 당신을 들여보낼 겁니다.”수현은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만약 예전 같았으면 그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때 떠나기로 선택한 이상, 지금 다시 돌아온 이유가 뭐죠? 창피하지도 않나 봐요?"윤찬도 평소처럼 부드럽게 말하지 않고 비꼬며 수현을 비웃었다.수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윤찬은 전혀 그녀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차수현 씨, 전에 감정을 봐서라도 스스로 여길 떠나세요. 계속 이곳에서 소란을 피운다면 사람을 불러 당신을 직접 쫓아내겠어요. 그러면 그다지 보기 좋지 않을 테니까 그만 가시죠…..."윤찬은 수현더러 떠나라는 자세를 취했다.수현은 당연히 가고 싶지 않았지만, 뒤에 있던 경비원 몇 명이 윤찬의 이런 자세를 보고 바로 다가왔다."윤 비서님, 저희가 나설까요..."수현은 그저 떠나는 척할 수밖에 없었고 몇 걸음 만에 윤찬이 경비원들에게 엄숙하게 훈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앞으로 이 여자를 보면 그녀와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바로 떠나라고 해, 알았어?""예, 알겠습니다."수현은 마음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윤찬이 자신을 철저히 혐오하게 됐으며, 공손한 척조차 하지 않으려는 것을 깨달았다. 그를 통해 은수와 연락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했다.수현은 결국 어쩔 수 없이 온 씨 그룹 주차장 출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은수의 차가 안에 세워져 있었기에 만약 그가 떠나려 한다면 반드시 이곳을 지나갈 것이다. 그는 그녀를 만나고 싶지 않은 이상, 그녀는 이곳에서 가장 둔한 방법으로 그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주차장 출구에 서서 수현은 한시도 태만하지 못하고 출구의 위치를 주시하면서 은수가 나올 시기를 놓칠까 봐 두려웠다.이렇게 서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날은 점점 어두워졌지만 은수는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수현은 최근 바쁘게 적합한 골수를 찾고 있었기 때문인지 위장병이 도졌고 지금 자신의 위를 꼭 눌렀다.수현은 이곳에서 이렇게 오래 기다리며 감히 물도 마시지 못했고 위는 이미 심하게 아팠지만 행여나 자신이 떠날 때 은수도 회사를 떠날까 봐 나가서 진통제조차 사지 못했다. 그렇게 또 30분을 기다리며 수현은 익
기사는 수현이 이렇게 돌진할 줄은 몰라 마음속으로 깜짝 놀랐고 은수도 깜짝 놀랐다."방향 돌려!"남자의 명령에 당황한 기사는 얼른 방향을 돌려 다른 쪽으로 향했다.결국 차는 수현의 몸을 스치며 지나갔고 그녀는 부딪히지 않았지만 강한 기류에 이끌려 바닥에 넘어졌다.은수의 차는 강제로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한쪽의 가드레일을 들이받았지만 차 속도가 빠르지 않아 큰 문제가 없었다.수현은 땅에 넘어지며 마음속으로도 다소 두려움을 느꼈다. 그녀는 방금 잠시 흥분해서 은수를 막고 떠나지 말라고, 적어도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들어보라고 말하려 했지만 하마터면 차에 치여 날아갈 뻔할 줄이야.수현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일어서서 재빨리 이 기회를 틈타 은수를 막으려고 했지만 금방 일어나려 할 때, 발목에 강한 통증이 전해오더니 그녀는 똑바로 서지도 못한 채 다시 넘어졌다.방금 그녀는 다행히 차에 부딪히지 않았지만 넘어질 때 발목을 삐여 지금 심하게 아팠다.수현은 몇 번 시도했지만 일어서지 못했고 온몸에 먼지가 묻어 유난히 낭패해 보였다.은수도 방금 전의 의외에 깜짝 놀랐다. 남자는 냉정을 되찾은 뒤 차 창을 내려 수현이 바닥에 앉아 다소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았다.은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 여자는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대표님, 내려가시겠습니까?"기사도 수현의 그 모습을 보고 간담이 서늘했다. 다행히 그는 반응이 비교적 빨라 제때에 차의 방향을 바꾸었고, 이 차의 성능도 좋아서 큰 사고를 초래하지 않았다.은수는 정신을 차리며 냉담한 웃음을 자아냈다."그 여자가 스스로 달려와 차에 부딪혔으니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겠어. 이만 운전해."말이 끝나자 남자는 차 창을 올리며 더 이상 수현을 보지 않았다.그녀가 정말 다쳤는지, 아니면 단지 이런 수단으로 연기해서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하려는 건지 누가 알겠는가.은수의 명령을 받고 기사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바로 차를 몰고 이곳을 떠났다.수현은 가까스로 발목을 삔 심한 통
"수현아, 너 왜 그래? 빨리 일어나." 가연은 빨리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고 그제야 수현의 바지가 찢어지고 무릎에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안색은 새하얗고 핏기가 전혀 없었다.가연이 그녀에게 묻는 말조차도 그녀는 마치 듣지 못한 것처럼 대답하지 않았다.가연은 어쩔 수 없이 먼저 수현을 부축한 다음 차에 태울 수밖에 없었다. 수현의 몸은 아무 차가웠고 아마 밖에서 오랫동안 서 있었을 것이다.가연은 엄청 힘겹게 수현을 차에 태웠고, 재빨리 기사더러 운전하라고 하고는 그녀를 데려다주었다.차에 탄 가연은 수현의 손을 잡고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수현아, 너 도대체 왜 그래, 귀국할 생각이 없다고 했잖아, 왜 갑자기…..."수현의 공허한 눈동자가 움직였다."가연아, 유담이가 급성 백혈병에 걸렸는데, 적합한 골수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돌아와서 온은수를 찾을 수밖에 없었어."최근에 수현은 너무 바빴고 또 그녀가 걱정할까 봐 가연에게 말하지 않았다. 지금은 숨길 필요도 없었다."뭐? 유담이가......"가연도 깜짝 놀랐다. 수현은 아직 그녀에게 이 일을 말하지 않았다."그럼 온은수 씨는 뭐래? 돕고 싶지 않대?" 가연은 수현이 또 자극을 받을까 봐 유담이의 병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아마도 나를 탓하고 있는 것 같아."수현은 한숨을 쉬며 떠나기 전에 발생한 일을 가연에게 모두 말했다.그 일들을 안 가연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이런 일이 발생한 것도 그냥 운명의 장난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수현이 미자의 핍박을 받아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밖에 없을 때, 또 어떻게 유담이가 이렇게 병이 날 줄 알았겠는가.그러나 하필이면 이 병을 고치려면 또 은수의 도움이 필요했다.가연도 마음속으로 매우 조급해했다. 유담이도 그녀의 양아들이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우선 수현을 냉정하게 만드는 것이었다."수현아, 이 일은 너무 서두르면 안 돼. 일단 돌아가서 네 상처를 처리한 다음 다시 천천히 방법
이렇게 한참 지나, 은수는 피부가 차가운 물에 마비됐다고 느낀 후에야 수도꼭지를 껐다.남자는 목욕 수건을 들고 머리를 닦고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욕실을 나갔다.그의 표정은 이미 조금의 이상함도 보이지 않았다.수현이 다시 무슨 수작을 부리든, 유담이 정말 병이 났든, 아니면 그녀는 단지 자신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는 일에 대해 달갑지 않아 소란을 피우려 했든, 상관없었다.그가 한 결정은 더 이상 그 누구 때문에 바뀌지 않을 것이다. 설령 그 사람이 수현이라 하더라도.......가연은 수현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고 그녀를 거실 소파에 앉힌 후 재빨리 약 상자를 가지러 갔다."좀 아플 수도 있어." 가연은 알코올을 들고 수현의 상처를 처리했다.알코올이 터진 곳에 닿자, 무척 아프겠지만 수현은 아무런 느낌도 없는 것처럼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그녀는 지금 자신이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았고 단지 가능한 한 빨리 골수 이식의 일을 잘 해결하고 싶을 뿐이었다. 이런 일은 끌면 끌수록 유담도 더욱 많은 고통을 받을 수 있었다.가연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한숨만 쉬었다."수현아, 나도 네 심정 이해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몸을 망쳐서는 안 돼. 너 지금 이런 모습으로 온은수를 찾아가도 얼마 버티지 못할 거야. 만약 네가 쓰러지면 일은 더욱 복잡해질 뿐이라고."가연의 말에 수현은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눈을 드리웠다. 오늘 그녀는 확실 충동적인 데다 일을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또 그녀에 대한 은수의 감정을 너무 깊게 생각했다.만약 그가 정말 자신을 그렇게 사랑했다면, 이렇게 빨리 약혼을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다."알았어. 가연아 안심해. 유담이를 위해서라도 다시는 이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거야."가연은 그녀의 상처를 잘 싸맸다."그래, 나 저녁밥 하러 갈게. 너도 하루 종일 별로 먹지 않았을 거 아니야. 이따가 밥 많이 먹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배불리 먹고 힘내자."수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가연은 일어나 주방으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