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필요한 것은 단지 유담과 맞는 골수일 뿐이기 때문에 천분의 일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녀는 차한명을 아무리 싫어해도 참아야 했다."요즘 생활이 어렵겠지만 부탁할 게 있어서요. 성공하면 바로 돈을 드리죠. 어때요?"차한명은 손이 떨렸다. 차가네 집안이 파산한 이후, 그는 마치 쥐처럼 s시의 사람들은 그를 보기만 하면 욕하거나 피해 다녔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그는 시골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한명은 어릴 때부터 농사를 지은 적이 없었고, 다년간 우월한 생활을 해왔기에 그는 더 이상 노동으로 자신을 먹여 살릴 수 없었다. 그의 생활은 갈수록 참담해졌다.지금 수현은 갑자기 일이 있다고 그를 찾았으니 비록 차한명은 마음속으로 자신을 이렇게 만든 수현이 무척 미웠지만 감히 거절하지 못했다. 그는 정말 가난했기에."무슨 일이야, 설마 나 죽이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수현은 그의 피해 망상증에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이전에 그녀는 차한명의 파렴치한 협박에 시달렸는데, 지금은 입장이 바뀌어서 수현도 나름 고소하다고 생각했다.수현은 귀찮다는 듯 대답했다."당신의 이 꼴 좀 봐요, 내가 복수할 가치나 있는 거냐고요? 내가 사람을 불러 당신을 데리러 갈 테니 즉시 여기로 와요."수현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가연에게 연락하여 이 일을 간단하게 설명한 뒤, 차한명을 이쪽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가연은 유담의 의모로서 가뜩이나 녀석의 상황을 매우 걱정했으니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즉시 한명이 있는 그 마을에 가서 사람을 데리고 나온 후 비행기에 태웠다.한명은 당일에 외국에 도착했고, 수현은 바로 그를 병원에 보내 피를 뽑아 검사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결과는 바로 나왔고 의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 수현의 마음은 인차 무거워졌다."또 안 맞는 거예요?"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현을 바라보았다."잠시 따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수현은 이상함을 깨닫고 즉시 의사와 그의 사무실로 갔다.의사는 결과
차한명은 문득 수현이 특별히 자신을 불러온 이유가 골수 검사 시키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실패했으니 그도 헛걸음 한 게 아닌가?이미 험한 생활을 하고 있는 차한명은 수현이 자신을 바로 쫓아낼까 봐 걱정되어 재빨리 입을 열었다."네가 물어보는 이상, 나도 솔직하게 말할게. 차수현, 넌 확실히 나의 친딸이 아니야. 그러나 만약 네가 너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나에게 10억을 줘, 내가 단서를 알려줄게."수현은 한명의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더할 나위 없이 역겨웠다."차한명, 당신 지금 무슨 허튼소리를 하고 있는 거죠? 난 엄마가 바람을 피울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요. 그때 틀림없이 당신이 무슨 짓 한 거 맞죠?"수현에게 자신의 속셈이 들통난 그는 얼굴이 붉어졌다 하얘졌다 했다."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나는 단지 체면 때문에 말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너는 네 엄마와 다른 남자랑 낳은 아이니까 오늘 반드시 나에게 두둑한 돈을 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는 이 일을 공개해서 모든 사람들이 네 엄마가 바람피운 천한 년이라는 것을 알게 할 거라고.”"말도 안 되는 소리 집어치워요!"수현은 차한명이 자신의 엄마를 모욕하는 것을 듣자마자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의 엄마는 현모양처였으니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차한명 같은 사람은 만약 이 일이 혜정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로 지금까지 숨기지 않았을 것이고 전 세상에 소문을 퍼뜨릴 것이다.유일한 가능성은 바로 차한명이 이 모든 일을 계획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이런 표현인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수현은 증오 외에 자신의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혜정이 뜻밖에도 눈이 멀어 이런 남자에게 반할 줄이야."당신은 지금의 이 꼴로 무슨 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나가서 이런 말을 하면 믿어줄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당장 꺼져요!"수현도 더 이상 차한명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혜정도 다시 실패했다는 것을 알고 다소 실망했다.그러나 그녀는 지금 가장 괴로운 사람이 수현이라는 것을 알고 감정을 가라앉히고 수현을 위로했다."수현아, 너무 조급해하지 마, 방법이 있을 거야."수현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병상에 누워있던 유담은 손을 움직이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그때의 고열부터 유담은 줄곧 병원에서 약물을 주사해왔다. 필경 고열은 인체에 대한 손상이 아주 컸다.다만 그 해열제에는 수면에 도움 되는 성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유담은 유난히 잠이 많았다.요 며칠, 유담은 늘 몇 시간 동안 깨나다 바로 잠을 잤는데, 평소의 생기발랄한 모습이 온데간데 사라졌다.그래서 수현은 그가 깨어난 그 시간을 각별히 소중하게 여겼다. 그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얼른 웃음을 짜내며 다가가서 유담의 이마를 만졌다."유담아, 깨어났니? 기분은 어때? 뭐 좀 먹고 싶은 거 없어?"유담은 어질어질했고 눈앞이 약간 모호했지만 수현의 손이 자신의 이마에 머무르는 온도를 느끼며 고개를 저었다."엄마, 난 괜찮아요. 한잠 잤더니 많이 좋아졌어요."유담의 많이 허약해진 소리를 듣고, 수현은 마음이 아팠다. 그는 많이 좋아졌을 리가 없었다. 그도 분명히 자신을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이렇게 말한 것이었다.그녀의 아들은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할 정도로 철이 들었다.그러나 수현도 기뻐하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많이 좋아졌으면 돼. 네가 완전히 회복되면 엄마가 너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갈게. 아니다,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놀러 가자, 어때?""좋아요, 약속해요." 유담은 손가락을 내밀어 수현과 약속을 했다. 창백한 작은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나타났다.옆에 있던 혜정도 이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지만 감히 내색하지 못하고 몸을 돌려 유담에게 과일을 썰어주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유담은 이렇게 수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또 잠이 들었다.수현은 그의 작은 손을 잡고 병상 옆을 지키다 심지어 의사가 회진하러 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처음에는 의사도 은서가 유담의 아버지인 줄 알았지만 검사하고 나서야 친부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은 무척 의아해했다.은수를 언급하자 수현의 눈빛은 더욱 어두워지며 고개를 저었다."난 벌써 그 사람과 이혼했어요.”의사는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만약 유담에게 화학 치료를 시키지 않으려면 가능한 한 빨리 아이의 생부와 연락해야 해요. 직계 혈족의 골수가 맞을 확률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아요.""그래도 그는 여전히 아이의 아버지니까 이럴 때는 생명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죠."수현은 눈을 드리우며 말했다."그럼 그 사람도 골수가 맞지 않으면 어떡하죠?""그럼, 제대혈 이식도 방법이긴 하죠. 당신이 아이의 생부와 아이를 하나 더 낳으면 그 신생아의 제대혈로 유담이의 병을 치료할 수 있어요. 물론 이런 일은 당신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거죠. 만약 당신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제때에 저와 소통해요. 저희도 치료 방안을 조정할 거예요."의사도 수현을 너무 핍박하지 않았다. 필경 한 여자가 이런 일에 부딪쳤음에도 불구하고 참고 연락하지 못하는 남자라면, 그녀에게도 남모를 고충이 있을 것이다.의사가 떠난 후, 수현은 무기력하게 의자에 앉아 있었다.혜정은 이런 수현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수현의 손을 잡았다."수현아, 만약 유담을 위해 다시 그 남자를 찾으러 간다면, 엄마도 막지 않을 게.”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혜정은 현재 수현의 심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므로 전에 비록 그녀는 수현이 은수와 재결합한다면 모녀관계를 끊고 평생 만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특수해서 더 이상 수현에게 아무것도 강요할 수가 없었다.결국 유담의 생명과 안전이 가장 중요했기에."아니면, 그 남자에게 아이가 그의 것이라고 말해라. 비록 전에는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자신의 혈육이 이런 병에 걸린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진 않을 테니까."유담이 은수의 혈육이라고 말하다니, 수현은 여태껏 이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만약 그녀가 말
은수에게 골수를 기증하라고 하든, 그와 아이를 하나 더 낳아서 유담이를 구하든, 그녀는 반드시 해야만 했다.유담의 병을 고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가치가 있었다.그렇게 생각한 수현은 바로 전화를 들고 은수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뜻밖에도 은수의 번호를 그렇게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분명 떠나기 전에 이미 깨끗이 삭제했지만, 지금은 거의 직감으로 기억할 수 있었다.전화벨이 몇 번 울리더니 수현은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 긴장으로 그녀는 온몸이 떨리기까지 했다.......다른 한편, 은수는 예복점에서 약혼할 예복을 보고 있었다.그날 예린과 약혼하겠다고 말한 후, 미자도 무척 기뻐했다.미자의 안배에, 온가네는 성대한 약혼식을 거행하여 그가 약혼한다는 소식을 대중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다음으로 약혼에 관한 모든 일은 예린이 스스로 뛰어다니며 처리했고 비록 은수는 분명히 이 일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걸로 충분했다.결국, 그녀는 자신이 꿈에 그리던 명분을 얻었고 약혼만 하면, 그 후 그녀는 은수의 명실상부한 약혼녀, 온가네의 사모님, 전 s시를 손에 넣게 될 것이다.원래 은수는 이번에 예복을 고르는 일에 흥미가 없었지만 미자의 거듭되는 재촉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이곳에 왔다.은수는 이런 일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이미 누구와 약혼할지도 상관없었으니 무슨 옷을 입을지에 관심 있을 리가 없었다.아무튼, 이는 모두 그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고, 그는 단지 애초에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다.만약 앞에서 드레스를 고르고 있는 사람이 수현이라면, 그는 또 어떤 표정일까? 아마 미친 듯이 기뻐하겠지?은수는 앞을 보고 넋을 잃었고, 이때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은수는 귀찮은 듯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위의 번호를 보고 멈칫했다.차수현?발신자의 위치에 그 세 글자가 선명하게 나타났고, 그는 심지어 자신의 눈을 의심하기도 했다.그날 고열이 나서 입원한 이래 수현은 종래로 그에게
예린의 말은 아주 타당했지만 은수는 여전히 짜증이 났다.이 여자는 일에 부딪쳤을 때만 자신을 떠올렸고, 그뿐이었다.그 온은수는 그녀에게 있어 그냥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애완동물에 불과했다.예전이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녀 뜻대로 하고 싶지 않았다."당신이 받아요."은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예린에게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다.예린은 다소 의외를 느꼈다."정말이요? 그럼 안 되는 거 아닌가요?""당신은 지금 나의 약혼녀예요. 다른 여자의 전화를 받는 게 잘못된 일인가요?"은수는 귀찮게 휴대전화를 예린에게 던졌다.예린은 마음속으로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그녀는 원래 수현이 불쌍한 척해가며 은수를 만회할까 봐 걱정했는데, 이번에 그녀는 절대로 그 천한 년에게 아무런 기회도 주지 않을 것이다.예린이 수신 버튼을 누른 뒤 미처 입을 열지 못할 때, 수현의 절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온은수 씨, 나예요. 지금 당신에게 아주 중요한 일을 부탁하고 싶은데......"수현은 입술을 깨물며 수치심을 꾹 참고 겨우 말을 끝냈다.만약 궁지에 몰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절대 은수를 찾지 않았을 것이고, 더욱 위험을 무릅쓰고 유담의 신분을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옆에 있던 은수는 이 말을 듣고 차갑게 웃었다.그는 수현이 적어도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는 척하며 그의 상처가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볼 줄 알았는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그녀는 이미 그에게 가장 기본적인 관심을 갖는 것조차 귀찮아했다."수현아, 무슨 일 있으면 말해. 내가 도울 수 있다면 꼭 도와줄게." 예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수현은 멈칫했다.‘유예린이 어떻게?’"유예린, 온은수 씨더러 전화 좀 받으라고 해." 수현은 말투가 차가워졌다."은수 씨는 지금 전화받기가 불편해서." 예린은 억울하게 대답했다."유예린, 나한테 이런 수작 부릴 생각하지 마, 너 당장…..."수현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은수가 전화를 받았다. 그는 입가에 극도로 풍자적인 미소를 지었다."차수현 씨,
예린도 깜짝 놀랐다. 그녀는 아직 은수가 이렇게 크게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차수현은 은수의 정서에 너무 큰 영향을 미쳤다.예린도 한 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자신이 이 전화를 받아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은수 씨, 진정해요." 예린은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은수를 잡아당겼다."만약 수현한테 정말 무슨 일이 생겼거나 그녀가 생각을 바꾸었다면, 나는...... 나는 당신들을 위해 물러날게요. 그러니까 너무 흥분하지 마요. 상처도 아직 다 낫지 않았는데."은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진정을 되찾으며 예린을 바라보았다."걱정 마요. 그녀가 무슨 이유로 날 찾든, 내가 결정한 일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약혼식은 계획대로 진행해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은수는 이미 이곳에서 유유히 예복을 고를 기분이 아니었다."당신은 여기서 계속 골라요. 나는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갈게요."은수는 예린에게 자신을 만류할 기회를 주지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예린도 이 남자가 지금 폭발하기 직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지금 계속 무슨 말을 매달린다면 그저 그를 귀찮게 만들 뿐, 그녀는 쫓아가지 않았다.은수는 예복점에서 나와 바로 차에 탔다.그는 시동을 걸고 싶었지만 깁스를 한 왼손은 지금도 자신이 부상자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고, 그는 미라처럼 꽁꽁 싸인 팔을 보며 차갑게 웃었다.예린과의 약혼에 동의한 원인은 남녀의 감정과 상관없었고 그저 그녀에게 명분을 주는 동시에 자신의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다.그리고 차수현에 대해서는…...은수는 이미 그녀가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대해 알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를 그토록 미워했고, 온가네의 모든 것을 미워했으니 이렇게 전화를 한 것도 단지 그에게 부탁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아니면, 그녀는 단지 자신이 잘 지내기를 바라지 않고, 계속 그를 갖고 놀며 그것을 낙으로 삼을지도.여기까지 생각하자 은수는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비록 수현을 사랑하지만 그녀
수현은 그곳에 서서 방금 은수가 한 매정한 말을 계속 떠올렸다.그녀는 거기에 한참 서있다가 수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봐 걱정한 혜정은 그녀를 찾으러 병실에서 나왔다. 수현이 복도에 서 있는 것을 보고 혜정은 급히 달려왔다."수현아, 온은수와 얘기해 봤어? 어때?"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애써 미소를 지으며 엄마가 걱정하지 않도록 하려고 했지만 전혀 그러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돕기 싫은 거야?" 혜정도 이 말을 듣자마자 매우 조급해했다.유담은 그녀가 가장 아끼는 손자이며, 그가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아이였다.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혜정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는 다른 사람과 약혼해야 한다며 더 이상 그를 방해하지 말래요." 수현은 씁쓸하게 말했다."뭐? 벌써 다른 여자랑 약혼했다고?" 혜정은 은수가 정말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러나 하필이면 유담의 목숨을 구하려면 반드시 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니.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자신이 떠난 후 며칠 만에 은수가 이렇게 빨리 예린과 약혼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마도 애초에 그가 다른 여자와 깨끗하게 정리한다는 말 역시 그녀를 달랜다고 그랬던 것일지도.그는 그때의 일로 인해 양심의 가책을 느낀 데다 또 알 수 없이 실종된 그의 전처에 대해 비열한 소유욕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어쨌든 이런 감정들은 사랑과 무관했다.그녀가 은수의 마음속에 있는 자신의 지위를 너무 과대평가했고 남자의 못된 마음을 무시했다."수현아, 정 안 되면 그냥 유담의 신분을 그에게 말해. 호랑이는 독해도 자신의 자식을 잡지 않았으니 그도 자신의 아이가 이렇게 죽는 것을 지켜볼 수 없을 거 아니니."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쓴웃음을 지었다."소용없어요. 그는 이미 나의 연락처를 모두 차단했거든요.”그녀는 확실히 유담의 신분을 말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 남자는 그녀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이제 그는 예린과 약혼까지 했으니 앞으로 그들도 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