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제발 열이 내려가라고 기도했다.그러나 일은 그녀가 상상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유담은 약을 먹은 후 전에 열날 때처럼 빠르게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심해졌다.유담은 고열이 내려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람도 엄청 무기력해 보였다.수현은 즉시 긴장했지만 지금은 비행기에 있었으니 그녀도 어쩔 수 없이 티슈에 알코올을 적셔 녀석의 몸을 닦으며 온도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한 쪽에 있던 은서도 속수무책이었다. 비록 그는 의사였지만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수현아, 걱정하지 마. 난 이미 구급차 불렀어. 우리 비행기에서 내리면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하면 돼."수현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품 속의 유담만 쳐다보았다. 그녀는 지금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그냥 비행기가 빨리 착륙하기를 바랐다.시간은 1분 1초 흘러갔고, 수현은 그 시간이 비할 데 없이 괴로웠다. 마침내 그녀는 비행기의 곧 착륙한다는 방송을 들었고, 더욱 힘껏 유담을 껴안으며 작은 소리로 그를 달랬다."유담아, 곧 도착할 거야. 엄마가 이따 병원에 데려다줄 테니까 조금 더 버텨!"이미 의식이 희미해질 정도로 열이 난 유담은 수현의 목소리를 듣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작은 손은 그녀의 옷을 더욱 꽉 잡았다.비행기는 서서히 계류장에 멈추었고, 출구가 열리자 수현은 즉시 유담을 안고 밖으로 뛰어나갔다.은서는 그녀의 뒤를 따라갔고, 두 사람은 짐 따윈 신경 쓸 새도 없이 이미 도착한 구급차에 올라타며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병원에 도착하자 의사는 상황을 물어본 후 다소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일단 해열 주사부터 놓아 불게요. 그리고 고열이 내리지 않는 증상에 대해서는 상세한 검사를 해야 해요."의사는 유담에게 해열제를 주사한 뒤 즉시 녀석을 검사실에 보내 전신검사를 진행했다.수현은 밖에 남아 유담이 끌려들어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고,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손끝은 핏기가 없고 창백했다.만약 유담이
은수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예린은 그저 물컵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은수 씨, 당신이 내가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아요. 나도 출국하려고 했고요. 그러나 은수 씨가 입원했다는 것을 듣고 나도 단지 당신을 보러 오고 싶었어요. 앞으로 우리 다신 볼 수 없을 테니까. 항상 건장 잘 챙겨요."예린은 은수가 그녀에게 준 한도가 없는 블랙카드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요 몇 년 동안 난 당신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매우 만족해요. 당신의 돈은 받지 않겠어요. 다만 내가 떠난 후, 당신도 수현과 다시 만나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랄게요."예린은 말을 마치자마자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은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았고, 그녀가 수현을 언급하자 이 모든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다.수현을 위해 그는 다짜고짜 예린을 외국으로 내쫓으며 수현이 그의 진심을 믿게 하려 했지만, 모든 것은 그냥 그의 착각일 줄이야.그가 죽든 살든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으니 그가 누구와 함께 있든 상관할 리가 없잖아?예린은 문어귀에 도착했고, 비록 그녀는 매우 침착해 보였지만, 사실 손바닥은 이미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이번에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만약 진다면 그녀는 지금의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예린의 손이 손잡이에 닿자, 은수의 목소리가 뒤에서 울렸다."잠깐만요.”예린은 발걸음을 멈추며 마음속으로 자신이 이겼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또 무슨 일 있어요, 은수 씨?”예린은 단순한 표정으로 물었고 은수는 그녀를 보지 않고 무뚝뚝하게 입을 열었다."전에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약속한 적 있죠. 그러나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보장하진 못해요. 만약 떠나기 싫다면 난 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어요.”예린은 마음속으로 엄청 기뻐했지만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은수 씨, 당신에 대한 나의 마음은 변한 적이 없어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아요, 나에게 당신 곁에 남아 있을 기회만 준다면 나는 한이 없어요."은수는 눈을 감고 더
은서는 수현의 흥분된 반응에 깜짝 놀라 얼른 그녀를 막았다.수현은 당시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말했고 은서는 눈살을 찌푸렸다.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몰랐지만, 지금은 누구의 잘못을 탓할 때가 아니었다."수현아, 나 지금 유담이 혈액과 골수 샘플을 가지고 실험실에 가서 오진인지 아닌지 확인부터 할게. 안심해, 유담이가 정말 이 병에 걸렸다고 해도 나는 반드시 그를 치료해 줄 거야."수현은 이미 급해서 정신이 없었고 은서가 이렇게 말하자 그녀는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래, 너 먼저 가."은서는 즉시 샘플을 가지고 실험실로 돌아가서 최첨단 의학 기구로 또 한 번 검사를 했지만 불행하게도 검사 결과는 병원에서 준 진단과 일치했다.유담은 확실히 급성 림프 백혈병에 걸렸다. 보수적인 치료 방안과 가장 좋은 약물, 그리고 의료 수단까지 사용한다면 5년 내에 살 수 있는 확률은 대략 50%였다.그러나 보수적인 치료는 질병을 완전히 근치할 수 없었고 철저하게 치료하려면 맞는 골수를 찾아 골수 이식을 해야 했다.만약 적합한 골수를 성공적으로 찾을 수 있다면 생존율은 기본적으로 90%에 달할 수 있었다.은서는 즉시 이 소식을 수현에게 알렸고 수현은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조여왔다. 그녀는 가능한 한 빨리 유담과 일치하는 골수를 찾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이런 병은 끌면 끌수록 유담은 점점 고통에 시달릴 것이다.수현은 즉시 피를 뽑아 초보적인 검사를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그녀는 유담과의 골수가 맞지 않았다.은서도 이 소식을 듣고 즉시 병원에 도착했다.비록 그와 유담은 친부자가 아니지만, 일정한 혈연관계가 존재했으니 어쩌면 맞을 수도 있었다.그러나 결과는 또 한 번 그들을 실망시켰고, 은서의 골수도 맞지 않았다.그 후 며칠 동안 수현은 병실에서 유담과 함께 하면서 골수 이식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다녔고,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을 모두 연락했지만 맞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불과 며칠 사이에 수현은 몸이 바싹 말랐고 무척 초췌
은서도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그도 당연히 수현이 다시 은수를 찾아가기를 바라지 않았다.은수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정말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른다."수현아, 내가 생각해 봤는데, 너의 아버지, 그리고 차예진을 찾을 수 있잖아. 그들은 모두 너와 혈연관계가 있으니 어쩌면 골수가 맞을지도 몰라."수현은 요 몇 년 동안 그 사람들과 연락한 적이 없었으니 한동안 그들을 떠올리지 못했다.그러나 은서가 이렇게 말한 이상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들을 찾아가자. 어쨌든 시도는 해봐야 할 테니까."은서는 그녀가 마침내 정신을 차린 것을 보고 잠시 그녀를 위로하고서야 급히 떠났다. 그는 또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 전문가들을 찾아 유담에게 가장 타당한 치료 방안을 확정해야 했다.수현은 기억에 따라 차한명의 친구들을 찾아가서 그의 행방에 대해 물었다.한 바퀴 물어본 후, 수현은 그제야 그때 자신이 “죽은” 뒤, 차가네 집안은 은수의 분노에 파급되어 바로 파산돼서 차한명도 별로 잘 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후에 어디로 갔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몰랐다.필경 차가네 집안은 온가네의 미움을 샀고, 그 누구도 차한명 같은 인간을 위해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그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이런 정보를 얻은 후, 수현은 약간 멈칫했다.이 일들은 모두 수현이 외국에 있어서 알지 못했던 것이었다.‘온은수가 차가네 사람들도 처리했구나…...’수현은 당연히 차가네 사람들을 동정하지 않았다. 그 사람들은 온갖 악행을 저질러서 이런 말로를 얻었으니 그것도 자업자득에 불과했다.다만, 수현은 은수가 애초에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이런 일을 했는지 몰랐다.차가네에 복수를 해서 그의 잘못을 메우려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뭔가 때문일까?수현은 잠시 넋을 잃다가 자신이 또 은수에 관한 일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끌어왔다.지금은 우선 빨리 차가네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혈액을 맞춰야 했다.수현은 어쩔 수 없이 큰돈을 들여 개
그녀가 필요한 것은 단지 유담과 맞는 골수일 뿐이기 때문에 천분의 일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녀는 차한명을 아무리 싫어해도 참아야 했다."요즘 생활이 어렵겠지만 부탁할 게 있어서요. 성공하면 바로 돈을 드리죠. 어때요?"차한명은 손이 떨렸다. 차가네 집안이 파산한 이후, 그는 마치 쥐처럼 s시의 사람들은 그를 보기만 하면 욕하거나 피해 다녔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그는 시골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한명은 어릴 때부터 농사를 지은 적이 없었고, 다년간 우월한 생활을 해왔기에 그는 더 이상 노동으로 자신을 먹여 살릴 수 없었다. 그의 생활은 갈수록 참담해졌다.지금 수현은 갑자기 일이 있다고 그를 찾았으니 비록 차한명은 마음속으로 자신을 이렇게 만든 수현이 무척 미웠지만 감히 거절하지 못했다. 그는 정말 가난했기에."무슨 일이야, 설마 나 죽이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수현은 그의 피해 망상증에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이전에 그녀는 차한명의 파렴치한 협박에 시달렸는데, 지금은 입장이 바뀌어서 수현도 나름 고소하다고 생각했다.수현은 귀찮다는 듯 대답했다."당신의 이 꼴 좀 봐요, 내가 복수할 가치나 있는 거냐고요? 내가 사람을 불러 당신을 데리러 갈 테니 즉시 여기로 와요."수현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가연에게 연락하여 이 일을 간단하게 설명한 뒤, 차한명을 이쪽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가연은 유담의 의모로서 가뜩이나 녀석의 상황을 매우 걱정했으니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즉시 한명이 있는 그 마을에 가서 사람을 데리고 나온 후 비행기에 태웠다.한명은 당일에 외국에 도착했고, 수현은 바로 그를 병원에 보내 피를 뽑아 검사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결과는 바로 나왔고 의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 수현의 마음은 인차 무거워졌다."또 안 맞는 거예요?"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현을 바라보았다."잠시 따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수현은 이상함을 깨닫고 즉시 의사와 그의 사무실로 갔다.의사는 결과
차한명은 문득 수현이 특별히 자신을 불러온 이유가 골수 검사 시키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실패했으니 그도 헛걸음 한 게 아닌가?이미 험한 생활을 하고 있는 차한명은 수현이 자신을 바로 쫓아낼까 봐 걱정되어 재빨리 입을 열었다."네가 물어보는 이상, 나도 솔직하게 말할게. 차수현, 넌 확실히 나의 친딸이 아니야. 그러나 만약 네가 너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나에게 10억을 줘, 내가 단서를 알려줄게."수현은 한명의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더할 나위 없이 역겨웠다."차한명, 당신 지금 무슨 허튼소리를 하고 있는 거죠? 난 엄마가 바람을 피울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요. 그때 틀림없이 당신이 무슨 짓 한 거 맞죠?"수현에게 자신의 속셈이 들통난 그는 얼굴이 붉어졌다 하얘졌다 했다."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나는 단지 체면 때문에 말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너는 네 엄마와 다른 남자랑 낳은 아이니까 오늘 반드시 나에게 두둑한 돈을 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는 이 일을 공개해서 모든 사람들이 네 엄마가 바람피운 천한 년이라는 것을 알게 할 거라고.”"말도 안 되는 소리 집어치워요!"수현은 차한명이 자신의 엄마를 모욕하는 것을 듣자마자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의 엄마는 현모양처였으니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차한명 같은 사람은 만약 이 일이 혜정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로 지금까지 숨기지 않았을 것이고 전 세상에 소문을 퍼뜨릴 것이다.유일한 가능성은 바로 차한명이 이 모든 일을 계획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이런 표현인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수현은 증오 외에 자신의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혜정이 뜻밖에도 눈이 멀어 이런 남자에게 반할 줄이야."당신은 지금의 이 꼴로 무슨 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나가서 이런 말을 하면 믿어줄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당장 꺼져요!"수현도 더 이상 차한명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혜정도 다시 실패했다는 것을 알고 다소 실망했다.그러나 그녀는 지금 가장 괴로운 사람이 수현이라는 것을 알고 감정을 가라앉히고 수현을 위로했다."수현아, 너무 조급해하지 마, 방법이 있을 거야."수현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병상에 누워있던 유담은 손을 움직이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그때의 고열부터 유담은 줄곧 병원에서 약물을 주사해왔다. 필경 고열은 인체에 대한 손상이 아주 컸다.다만 그 해열제에는 수면에 도움 되는 성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유담은 유난히 잠이 많았다.요 며칠, 유담은 늘 몇 시간 동안 깨나다 바로 잠을 잤는데, 평소의 생기발랄한 모습이 온데간데 사라졌다.그래서 수현은 그가 깨어난 그 시간을 각별히 소중하게 여겼다. 그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얼른 웃음을 짜내며 다가가서 유담의 이마를 만졌다."유담아, 깨어났니? 기분은 어때? 뭐 좀 먹고 싶은 거 없어?"유담은 어질어질했고 눈앞이 약간 모호했지만 수현의 손이 자신의 이마에 머무르는 온도를 느끼며 고개를 저었다."엄마, 난 괜찮아요. 한잠 잤더니 많이 좋아졌어요."유담의 많이 허약해진 소리를 듣고, 수현은 마음이 아팠다. 그는 많이 좋아졌을 리가 없었다. 그도 분명히 자신을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이렇게 말한 것이었다.그녀의 아들은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할 정도로 철이 들었다.그러나 수현도 기뻐하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많이 좋아졌으면 돼. 네가 완전히 회복되면 엄마가 너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갈게. 아니다,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놀러 가자, 어때?""좋아요, 약속해요." 유담은 손가락을 내밀어 수현과 약속을 했다. 창백한 작은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나타났다.옆에 있던 혜정도 이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지만 감히 내색하지 못하고 몸을 돌려 유담에게 과일을 썰어주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유담은 이렇게 수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또 잠이 들었다.수현은 그의 작은 손을 잡고 병상 옆을 지키다 심지어 의사가 회진하러 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처음에는 의사도 은서가 유담의 아버지인 줄 알았지만 검사하고 나서야 친부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은 무척 의아해했다.은수를 언급하자 수현의 눈빛은 더욱 어두워지며 고개를 저었다."난 벌써 그 사람과 이혼했어요.”의사는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만약 유담에게 화학 치료를 시키지 않으려면 가능한 한 빨리 아이의 생부와 연락해야 해요. 직계 혈족의 골수가 맞을 확률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아요.""그래도 그는 여전히 아이의 아버지니까 이럴 때는 생명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죠."수현은 눈을 드리우며 말했다."그럼 그 사람도 골수가 맞지 않으면 어떡하죠?""그럼, 제대혈 이식도 방법이긴 하죠. 당신이 아이의 생부와 아이를 하나 더 낳으면 그 신생아의 제대혈로 유담이의 병을 치료할 수 있어요. 물론 이런 일은 당신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거죠. 만약 당신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제때에 저와 소통해요. 저희도 치료 방안을 조정할 거예요."의사도 수현을 너무 핍박하지 않았다. 필경 한 여자가 이런 일에 부딪쳤음에도 불구하고 참고 연락하지 못하는 남자라면, 그녀에게도 남모를 고충이 있을 것이다.의사가 떠난 후, 수현은 무기력하게 의자에 앉아 있었다.혜정은 이런 수현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수현의 손을 잡았다."수현아, 만약 유담을 위해 다시 그 남자를 찾으러 간다면, 엄마도 막지 않을 게.”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혜정은 현재 수현의 심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므로 전에 비록 그녀는 수현이 은수와 재결합한다면 모녀관계를 끊고 평생 만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특수해서 더 이상 수현에게 아무것도 강요할 수가 없었다.결국 유담의 생명과 안전이 가장 중요했기에."아니면, 그 남자에게 아이가 그의 것이라고 말해라. 비록 전에는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자신의 혈육이 이런 병에 걸린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진 않을 테니까."유담이 은수의 혈육이라고 말하다니, 수현은 여태껏 이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만약 그녀가 말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