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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나는 옥팔찌를 꺼내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 어버이날 축하드려요.”

그리고 시아버지께 드릴 차도 함께 꺼냈다. 어버이날이라 시아버지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시어머니는 옥팔찌의 가격표를 보자마자 눈이 반짝였고,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웃으며 현우가 좋은 며느리를 얻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아버지도 따라 나를 극찬했다.

시어머니는 평소의 차가운 태도를 버리고 내 밥그릇에 직접 국을 떠주며 말했다.

“아린아, 많이 먹어, 그래야 우리 집에 건강한 손주를 하나 낳아주지.”

나는 국을 마시며 쓴웃음을 지었다. 나와 현우도 한때 아이를 가졌지만 안타깝게도 지키지 못했다.

그날 저녁, 모두가 화기애애하게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시아버지가 이렇게 성실하고 순수한 사람인데 시어머니는 왜 그렇게 외로움을 참지 못하는 걸까?’

나는 시어머니의 일을 폭로할 수도 없고 하여 마음속의 끓어오르는 고통을 참아야 했다.

다음 날 점심때 나는 시어머니와 단둘이 있을 기회를 잡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머니, 요즘 동네에 흑인이 자주 드나든다고 하던데 정말일까요?”

채를 썰던 시어머니의 손이 잠시 멈췄다. 그리고 시어머니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한국에 여행오는 외국인이 어디 한둘이야?”

시어머니는 끝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나도 더 이상 물어볼 수 없었다.

남편과 시아버지가 이 일을 알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고민 끝에 나는 남편에게 말하기로 했다.

남편은 곧바로 화를 내며 젓가락을 내던졌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머니가 평소에 널 어떻게 대해줬는데, 네가 어떻게 그런 식으로 어머니를 모욕해?”

나는 변명하고 싶었지만 뭘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진짜야! 나 정말 봤다고. 나도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말한 거야.”

그때 시어머니가 착한 척하면서 나섰다.

“현우야, 아린이랑 싸우지 마. 뭐든지 잘 얘기해서 풀어야지.”

내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현우와 결혼한 이후로 우리 둘은 행복하게 지냈지만 어머니와 관련된 일이 생기면 현우는 완전히 달라졌다.

역시나 시어머니의 한마디에 현우의 태도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어머니, 아린이가 말하는데 어머니가 흑인을 집에 데려왔다고 해요.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어.”

시어머니는 현우를 달래면서 무슨 말을 했는지 현우의 화는 금세 풀렸다. 나는 현우가 다시 화를 낼까 봐 더 이상 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며칠 후, 남편이 2주 동안 출장을 나갔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또 그 흑인을 집에 데려온 것이다.

욕실에서 샤워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 안에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의 소리도 같이 섞여 있었다.

그 흑인은 유창한 한국어로 물었다.

“어때요?”

시어머니는 힘겨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힘이 너무 세!”

나는 얼굴이 빨개지며 민망하고 화가 났다.

남편한테 말하면 시어머니도 자제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그 흑인과 그런 관계를 이어가고 있을 줄을 몰랐다.

‘나이가 몇인데 왜 부끄러운 줄 몰라.’

잠시 후, 그 흑인이 내 수건을 두르고 욕실에서 나왔다. 시어머니는 여전히 샤워 중이었다.

나는 역겨움을 참고 몰래 그를 따라갔다.

그런데 갑자기 흑인이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나는 그만 그의 몸에 부딪히고 말았다.

남성의 강렬한 페로몬이 나를 감쌌고, 그의 근육은 나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심지어 남성의 부풀어 오른 곳도 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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