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파렴치한 인간, 감히 우리 강씨 집안의 괴물을 죽이려 하다니! 정말 죽어 마땅하구나! 오늘 내가 강씨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겠어!”강재만이 갑자기 손을 쓸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아무도 그의 공격을 미처 막지 못했다. 또한, 강재만이 강석봉과 너무 가까이 있었고 뒤에 있다 보니 시야가 전부 막혀있었다. 강석봉은 고통을 호소하며 고개를 돌려 강재만을 바라보더니 경악한 얼굴로 말했다.“당신! 너!”그러나 두 단어를 말하자마자 그는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급히 품에서 단약 한 알을 꺼내 강석봉의 입에 넣었다.그가 강석봉을 구하려는 이유는 그를 동정해서가 아니라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말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다.물론 그게 누구인지 잘 알고 있지만 강석봉이 직접 말하는 것보다 더 충격적이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강재만의 칼은 강석봉의 급소를 가격해 고통은 거침없이 밀려왔고 단약을 삼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강석봉은 그저 간간이 말을 이었다.“강재만, 그동안... 나는 네가 시킨 일을 계속 해왔어... 그런데 네가 나를 죽이려 하다니...”그 말에 강재만은 발끈 화를 냈다.“강석봉, 우리는 늘 사이가 안 좋았어. 네가 언제 나를 위해 일했는데? 너 같은 강씨 집안 배신자가 감히 나를 모욕하다니!”그 말에 강석봉은 그저 ‘허허’하고 웃음을 보였고 그 웃음소리와 함께 또 몇 번의 선혈을 토해냈다.사실 강재만은 강석봉을 한 번 더 공격하려 했지만 진도하가 그의 옆에 있어 공격할 기회를 잡지 못했고 그저 옆에선 채 매서운 눈으로 강석봉을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강석봉은 웃음을 터뜨린 뒤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했다.“강재만, 내가 아무 증거도 안 남겼을 것 같아? 내가 너 같은 인간을 완전히 믿었을 것 같아? 허허.”강석봉은 고개를 돌려 강석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석환이 형, 이번 일을 저는 이미 전부 녹...”순간 강석봉의 목소리가 끊겼다.강씨 집안의 하인 하나가 비수를 꺼내 강석봉의 가슴을 찌른 것이다.강석
강석환은 강재만을 보더니 물었다.“재만아, 왜 석봉이를 죽였어? 무슨 말이라도 할까 봐 두려웠던 게냐?”강재만은 씩 웃더니 말했다.“그럴 리가요! 제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뭐가 두렵겠어요? 그냥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 죽였어요. 우리 집안의 희망인 고수를, 그렇게 정직한 아이를 저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제가 화나는 것도 당연하지 않나요?”강고수는 콧방귀를 뀌었다.“강재만, 그 거짓스러운 가면은 벗지 그래?”강재만은 얼굴이 굳어졌지만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고수야, 삼촌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삼촌이 널 아껴서, 너 대신 복수하는 것도 잘못된 거냐?”강고수가 말을 이었다.“우리 집안에서 당신이랑 강석봉이 한 패인 걸 누가 몰라? 나를 해친 배후에 당신의 지시가 없었다는 걸, 내가 믿을 것 같아?”이 말을 들은 강재만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고수야, 왜 삼촌의 마음을 몰라주는 거야? 만약 내가 진짜 석봉이를 시켰다고 생각하면 증거라도 제시해야 하지 않겠어?”“당신이 어디 말할 기회라도 줬어?”강고수가 되묻자, 강재만은 개의치 않는 듯 두 손을 벌리며 말했다.“그런 쓰레기는 죽어 마땅해. 그런 인간이 1초라도 세상에 살아 있는 건 자원 낭비야.”“어쨌든, 난 잘못하지 않았다고 생각해.”강고수는 그를 뚫어지라 쳐다보면서, 마음속의 분노를 꾹 억누르고 기침을 몇 번 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도하는 상황을 보고 급히 앞으로 나와 강고수에게 단약 몇 알을 먹인 후에야 천천히 강재만에게 다가갔다.“강석봉을 죽였다고 해서, 당신이 안전하다는 생각은 버려요. 당신이 강석봉을 시켜 강고수를 해친 배후 인물이고, 당신이 바로 임씨 가문 가주를 독살한 범인이라는 건, 정상적인 사고능력이 있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니까.”강재만은 덤덤한 표정으로 진도하를 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왜 계속 나를 겨냥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네가 말한 이 모든 건 절대 내 짓이 아니야. 굳이 내가 범인이라고 말하고 싶다면 증거를 가져와.”진
여기까지 생각한 강재만의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일그러졌다.진도하는 망설임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고, 첫 번째 녹음이 재생되었다.“재만아, 왜 고수를 죽여야 하는 거야? 고수는 우리 가문의 희망이잖아. 만약 네가 가주가 된다면, 분명 너에게 큰 힘이 될 거야!”“허허... 내가 가주가 되면, 네가 내 말을 들을 것 같아? 절대 아니지. 넌 네 엄마랑 강재용밖에 모르는 사람이잖아!”여기까지 첫 번째 녹음이 끝났다.녹음 파일의 목소리는 아주 선명했다. 강씨 가문 사람들은 첫 번째로 말한 사람이 강석봉이고, 두 번째로 말한 사람이 강재만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강재만, 아직도 변명할 여지가 남았어?”강고수는 감정이 북받친 듯 강재만을 쳐다보았다.그는 아주 초조했고 마음속에는 증오심이 폭발할 지경이었다. 강재만과 강석봉을 이렇게까지 미워한 적은 처음이었다.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을 죽이려 했다니.비록 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어깨뼈가 뚫리고 내공을 잃었으니 폐인과 다름없었다. 무술 고수의 길은 이미 막힌 셈이었다.그러니 강고수가 그들을 미워하는 건 당연했다.강재만은 차가운 눈으로 강고수를 보며 말했다.“내가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진 않았어. 석봉이는 그저 기회를 빌려 녹음해서 날 모욕하려고 했을 뿐이야.”강고수는 더욱 흥분했다.“강재만, 아직까지 시치미를 떼?”강재만은 콧방귀를 뀌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도하는 강고수의 어깨를 두드렸다. 상처 회복에 좋지 않으니 너무 흥분하지 말라는 뜻이었다.이어 진도하는 두 번째 녹음을 틀었다.“그아이가 너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도, 해칠 필요는 없잖아?”“고수가 무사히 살아 있는 이상, 난 어머니께 접근할 기회가 없는 거야. 그러면 어떻게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겠어?”“하지만 고수는 이미 무성경에 이르렀어. 잔에 독이 있다는 걸 눈치챌까 두려워.”소리는 여기까지 나오다가 뚝 끊겼고, 두 번째 녹음도 끝이 났다.진도하는 지체하지 않고 세 번째 녹음을 틀
세 번째 녹음은 여기서 끝났다.진도하는 장난스럽게 강재만을 바라보았다.강석환, 강재용, 강재호, 강유진도 모두 강재만을 바라보았다.“강재만 이제 사실이 모두 밝혀졌는데 무슨 말을 더 하고 싶은 거야?”강석환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그는 강재만이 임주란을 죽인 범인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건 너무 상식을 벗어난 일이었다.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자 강재만은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았다.그는 침착하게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다.“맞아요. 내가 바로 범인이에요.”“왜 그랬니? 임주란은 네 엄마야. 널 어렸을 때부터 어렵게 키웠어.”강석환이 다시 물었다.강재만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허허... 그 여자가 내 엄마라고요? 어르신도 그 여자가 제 엄마인 걸 알고 계셨어요?”말을 마친 강재만은 더는 침착함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그의 얼굴에 사나운 표정이 나타났다.“그 여자가 내 엄마라면 왜 가주의 자리를 나한테 물려주지 않은 건데요? 오히려 가주의 자리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한테 넘겼어요.”여기까지 말한 강재만은 강재용을 가리켰다.강재용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강재만을 바라보며 슬프게 말했다.“어쨌든 임주란은 너희들 엄마야. 어떻게 그런 짐승만도 못한 짓을 저지를 수 있어? 넌 가주 자리를 위해서라면 가족도 포기할 수 있다는 거니? 네가 한 짓이 미친놈과 다를 게 뭐야? 강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네 손에 맡긴다고 해도 네가 모두를 안심시킬 수나 있겠어?”강재만은 강재용의 말을 듣더니 오히려 웃음을 터트렸다.“허허... 지금 그런 얘기를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승리하면 왕이 되고 패하면 도적이 될 뿐인데. 이제 다 밝혀졌으니 강씨 가문의 가주 자리에 누가 앉든 마음대로 하세요. 나하고는 상관없으니까요.”말을 마친 강재만은 손을 저으며 떠날 준비를 했다.강재용이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거기 서.”“왜요?”강재만은 멈춰 서서 강재용을 돌아보았다.강재용은 강재만을 째려보며 말했다.“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갚아야지. 신과 인간이
“다가오기만 해!”강재만은 경호원들을 째려봤다.강씨 집안의 경호원들은 멈춰 서서 더 앞으로 가지 못했다. 강재만은 강씨 집안에서 오랫동안 권력을 과시해 왔기 때문에 경호원들은 강석환의 명령을 받았지만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그 순간 강재만은 뛰어올라 창문을 통해 서재 밖으로 나갔다.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경호원들은 아예 반응도 하지 못했다.쫓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그들은 반응을 못했지만 반응한 사람이 따로 있었다.바로 진도하였다.진도하는 강재만의 움직임과 동시에 반응했다.그의 속도도 매우 빨랐다.강재만이 다른 건물의 지붕을 밟으며 도움닫기를 하고 있을 때 진도하가 그의 어깨를 잡았다.강재만은 고통을 느끼며 고개를 돌려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그와 동시에 진도하에게 따귀를 날렸다.그 따귀에 에너지가 가득 담겨있어 진도하는 순간 조금 놀랐다.“허허... 도를 닦으셨어요?”그는 가볍게 강재만의 공격을 막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여전히 강재만의 어깨를 잡고 있었다.강재만은 거만하게 웃었다.“세상에 도를 닦는 사람이 너뿐인 줄 알았어? 허허... 이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놈아.”진도하는 강재만의 말에 대꾸하기도 귀찮아 바로 주먹을 날렸다.그 주먹에 진도하는 갖고 있는 힘의 절반을 실었다. 강재만이 제대로 맞았다면 다시 저항할 힘도 없을 것이다.강재만의 속도로는 반응할 수도 없을 것이다.그런데 진도하의 주먹이 강재만에게 꽂히려고 할 때 강재만은 갑자기 허공에서 사라졌다.맞다, 바로 순간 이동 같은 것이었다.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진도하의 감지력은 무서울 정도로 뛰어났지만 강재만의 허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그는 깜짝 놀랐다.그러자 멀리서 강재만의 거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네까짓 게 날 죽이겠다고?”“네가 날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하하...”강재만의 목소리가 점점 더 멀어졌다.“강씨 가문은 더는 이 세상에 존재할 의미가 없어. 내가 다시 돌아오면 강씨 가문을 멸망시켜 버릴 거야.”그 말을 끝으로 강재만의 모습
“확실한 거니?”강석환 몹시 놀라며 강재용을 바라보았다.강재용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건 나의 의심입니다. 확실하진 않아요.”이때 진도하가 나서서 말했다.“전 강재만의 배후에 다른 세력이 있다고 확신합니다.”“뭐라고?”강석환과 강재용이 동시에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방금 제가 강재만과 싸웠을 때 그가 수련자라는 걸 발견했습니다.”“뭐? 강재만이 수련자라고?”강석환과 강재용 그리고 뒤에 있던 강씨 집안 사람들 모두 경악했다. 아까 진도하보다 몇 배는 더 놀라는 것 같았다.특히 장석환이 크게 놀랐다.강씨 가문의 제일 큰 어르신으로서 그는 강씨 가문의 많은 비밀을 알고 있었다.애초에 강씨 가문에 수련자가 있다는 것은 불가능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방금 절 공격했을 때 수련자의 방법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의심하는 건...”“무엇을 의심하는 거니?”강석환과 강재용이 일제히 물었다.“전 그자가 강재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뭐?”강석환과 강재용은 다시 한번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천천히 말했다.“당연히 이건 저의 추측일 뿐이기에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진도하의 말을 들은 강석환과 강재용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들도 단지 진도하의 추측이라는 걸 알지만 마음속으로는 왠지 모르게 진도하의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아무리 강재만이 야망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자기의 어머니를 독살하는 짓까지 저지를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한가지 가능성뿐이었다. 누군가가 강재만인 척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생각은 점차 그들의 마음속에서 싹트기 시작했다.그러나 그들은 이 문제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지금 그들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강석환이 두 번 헛기침하자 서재 안이 점차 조용해졌다.이어서 그는 모두를 향해 말했다.“지금부터 재용이가 가주의 자리를 이어받는다. 모두 동의하지?”“동의합니다. 강재용은 우리 강씨 가문의 장
진도하는 그 장면을 보고 조용히 서재를 나갔다.이제부터는 강씨 가문의 일이니 그가 계속 머무르는 건 조금 불편할 수 있었다.밖으로 나온 그는 많은 생각을 하며 마당에 서 있었다.이때 강유진도 나왔다.“왜 나왔어요?”진도하는 놀란 표정으로 강유진을 바라보았다.“지금 다들 일 얘기하고 있어요. 나는 그런 일에 관심도 없고요.”강유진은 태연하게 말하면서 진도하의 옆으로 다가갔다. 손으로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도하 씨, 고마워요.”“네?”진도하는 갑작스러운 강유진의 감사 표시에 이유를 몰라 그녀를 힐끗 보았다.강유진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오늘 도하 씨가 아니었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을 거예요. 할머니를 독살했다는 누명을 쓸뻔했으니까요. 도하 씨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고수 오빠를 찾지도 못했을 거고 강석봉과 강재만의 민낯을 밝혀내지도 못했을 거예요. 우리 아빠도 이렇게 순조롭게 강씨 가문의 가주가 될 수 없었을 거고요.”강유진의 말을 들으며 진도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모두 내가 해야 할 일이에요. 유진 씨가 나한테 너무 고마워하면 날 남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져요.”강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도하가 자기를 위해 해준 모든 것들을 마음속에 새겼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강유진이 물었다.“맞다, 도하 씨 어떻게 고수 오빠를 지하 수옥에서 찾은 거예요? 아무리 내가 강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해도 나는 수옥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그리고 아빠한테 물어보니까 아빠도 수옥에 대해 몰랐다고 하셨어요.”진도하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자기의 지각력이 아주 강하다는 것을 말할 수 없었다. 주위의 상황이 어떤지 심지어 지금 정원에 서 있지만 그가 원한다면 서재 안의 대화 소리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그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몰라 그저 웃었다.강유진은 진도하가 말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녀는 한숨을 쉬며 걱정스럽게 말했다.“고수 오빠는 우리 강씨 가문의 천재예요. 지금 어
진도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유진이 말했다.“고수 오빠 의지력은 당연히 문제 되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렇게 어린 나이에 대가가 되지도 못했을 거고 도하 씨가 준 단약을 먹은 뒤에 무술의 성자 자리에 오르지도 못했을 거예요.”“네, 그렇다면 문제 될 게 없겠네요.”진도하는 강유진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강유진은 기쁜 마음으로 진도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지금 바로 이 기쁜 소식을 고수 오빠에게 알려줘야겠어요.”이 말을 끝으로 강유진은 서재로 달려갔다.그리고 진도하는 원래 이상한 느낌이 들었단 팔뚝에서 순간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빠르게 강유진과 강고수가 진도하의 옆으로 돌아왔다.“내가 그 소식을 고수 오빠한테 말했더니 오빠가 도하 씨를 꼭 만나겠다고 해서 데려왔어요.”강유진이 말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강고수를 바라보았다.강고수는 챙백해진 얼굴로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조금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진도하 씨한테 나를 치료해 줄 방법이 있다고요? 거짓말하는 거 아니죠? 나 정말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거예요?”진도하는 강고수가 이렇게 흥분하는 것을 보고 어깨뼈가 관통된 사건이 그에게 큰 타격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무술 고수였던 사람에게 어깨뼈가 관통되었다는 것은 무술 실력과 내면의 힘까지 전부 잃어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게 된 채로 평범한 사람으로 전락했다는 것을 의미했다.아니 평범한 사람보다 더 평범했다.그는 바로 말했다.“네, 저한테 방법이 있긴 한데요. 그게 좀... 많이 어렵습니다.”“괜찮아요. 방법만 있다면 없는 것보다 나아요.”강고수는 감정을 가라앉힌 뒤 말했다.현재 그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저 한 줄기 희망이라도 있다면 그는 노력할 것이고 결코 자기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진도하는 강고수의 믿음을 느끼며 말했다.“좋아요. 조금 있다가 제가 방법을 써드리겠습니다.”강고수는 고개를 끄덕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