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하는 다급한 강유진의 목소리에 얼른 대답했다."금방 갈게요!"전화를 끊은 진도하는 방금 막 열었던 집 현관문을 다시 닫고는 빠르게 강 씨네 본가로 향했다. 다행히 스카이타운과 가까운 곳에 있던 덕에 그는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강 씨네 저택은 넓은 정원까지 달린 턱에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 한 채의 별장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궁전 같았다. 진도하가 막 도착했을 때 구급차도 마침 저택 문 앞에 멈춰 섰고, 구급차 안에서 사람들이 몇 내리더니 들것을 챙기고는 황급히 집 안으로 달려갔다. 진도하도 그들을 따라 들어갔다.집 안에 도착해 보니 메인 거실에는 강유진의 아버지가 바닥에 누워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호흡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의사 한 명이 다가가 무릎을 꿇고는 빠르게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빨리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고 뭐해!"강씨 집안 사람의 말에 의사가 손을 멈추지 않은 채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시간 없습니다! 지금 환자분의 심장이 뛰지 않고 있어요!!""그럼 이렇게 심폐소생술만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건가요??"백 선생이 다급하게 물었다. 그러자 땀을 뻘뻘 흘리며 손을 멈추지 않고 있던 의사가 말했다."... 하늘의 뜻에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사실은 의료대원들이 들어와 확인했을 때 이미 강재용은 심장이 멈춰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병원으로 이송해도 소용없다는 무책임한 말을 하고 싶지 않았던 의사는 끊임없이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고 있었다.그때였다."비키세요. 제가 한번 해보죠."진도하가 사람들 틈을 뚫고 들어와 자신 있게 나섰다. 그 모습을 본 강 씨 집안사람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며 달려들었다."넌 뭐야? 지금 사람 구하고 있는 거 안 보여?? 저리 안 꺼져?"강유진 삼촌인 강재호가 화가 잔뜩 나서는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강유진이 얼른 해명했다."삼촌, 이 사람 실력 있는 의사예요. 제가 불렀어요."강재호가 진도하를 위아래로 훑더니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실력 있는 의
진도하는 쓸데없는 곳에 할애할 시간 따위는 없다는 것처럼 아직도 열심히 심폐소생술을 진행하고 있는 의사 곁으로 다가가 양해를 구했다."잠시만요. 제가 한번 해볼게요."의사는 숨을 헐떡이며 진도하를 한 번 쳐다보고는 얼른 자리를 비켜주었다. 다년간 응급실에 있었던 그녀는 눈앞의 환자가 살아날 수 있는지 없는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매번 사망 선고를 쉽게 하지 않은 건 매번 그녀가 기적을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걸쳐갔던 모든 환자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의사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진도하가 얼른 무릎을 꿇고 앉더니 이내 침통을 꺼내 옆에 펼쳐놓고는 강재용의 상의를 벗겼다.진도하는 한 손으로 3개의 침을 쥐더니 망설임 없이 강재용의 가슴 쪽으로 침을 내리꽂았다. 손기술이 어찌나 빠른지 그가 어떤 혈에 어떻게 침을 놨는지 주위 사람들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이때, 강재용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숨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진도하는 침착하게 침을 매개체로 자신의 에너지를 강재용의 몸속에 흘려보내기 시작했다.그러자 창백했던 안색이 금세 정상으로 돌아오고는 이내 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강재용이 눈을 떴다. 그 모습에 진도하가 침을 뽑고는 끝났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됐습니다. 이제 휴식만 취하면 금방 회복되실 겁니다."진도하는 너무나도 태연한 목소리로 말을 했고 옆에 있던 의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한테 물었다."세상에, 대체 뭘 어떻게 하신 거죠?"진도하는 그 질문에 거짓말로 대답했다."그저 집안 대대로 내려온 의술로 치료한 것뿐입니다."진도하는 몸을 돌려 강재호를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혹시 실망하신 건 아니시죠?"강재호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그가 진짜로 자신의 형님을 살려낼 줄은 몰랐으니까.그때 강유진이 다가와 진도하의 팔을 잡으며 아직도 떨림이 가시지 않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아빠 살려줘서 정말 고마워요. 일단은 먼저 가보세요. 상황 정리되면 내가 다시 연락할게요."진도하
"아, 왜요? 왜 안 되는데요? 아빠 목숨도 살려준 사람인데?!"강유진이 진심으로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묻자, 강재용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철없는 딸을 바라봤다."딸, 그거랑 이거랑은 아예 다른 문제야! 내 목숨 구해준 건 나도 정말 고맙게 생각을 해. 하지만 나를 구해줬다고 함부로 추천권을 써버릴 수는 없어! 너도 이렇게 쉽게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잖아. 성운시에서 이름 좀 날린다는 가문들이 우리가 쟁취한 추천권을 얼마나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지 몰라서 그래?"강유진도 물론 알고 있었다. 하지만..."그럼 누구한테 쓰시게요?"강재용의 말문이 막혔다. 신성 장군대회까지 3일밖에 안 남은 지금, 그는 아직도 누구를 추천해야 할지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강유진한테 그 기회를 주고 싶었지만, 집안 다른 사람들의 쉬쉬하는 소리를 듣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강유진을 제외하자니 강씨 집안에서 추천할 만한 뛰어난 인재가 없었다.강재용의 마음을 읽은 강유진이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아빠, 아무리 고민을 하셔도 결국에는 저한테 주실 거였지 않나요? 제가 이 집안에서 가장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까!""그러면 그냥 제가 결정하면 안 돼요? 어차피 제 손에 들어올 거잖아요."강재용은 또다시 침묵했다. 딸의 말에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하지만 뭐요?""하지만... 그는 우리 집안 사람이 아니잖니...!"강재용이 그의 속마음을 내비쳤다. 강재용의 1순위는 항상 딸이었고, 만약 딸한테 이 추천권을 넘겨주지 못할 시에는 차선으로 강씨 집안에서 고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도 모르고 덥석 외부인한테 넘겨주겠다는 딸을 보자 마음이 내키지 않은 것이다."하지만 그는 제 마음에 든 남자예요. 그리고 이미 한 달 내로 성운시에서 이름을 날릴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도 했고요!"강재용은 그제야 뭔가 이상했는지 물었다."네 말은 그러니까, 네가 그 남자하고 결혼이라도 하겠다는 거야?"아버지의 돌직구에 강유진은
그러자 진도하가 단호하게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전 됐어요. 시끄러운 건 질색이라."진도하의 말은 사실이었다. 사실은 며칠 전부터 성운시 높은 분들이 진도하의 부하한테 전화를 걸어 그가 신성 장군대회에 꼭 와줄 것을 제안했지만, 그는 매번 그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는 군부에 직접 연락을 넣어 진도하가 거절을 쉽게 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여 진도하도 마지못해 수락했지만 갈 생각은 없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끈질기게 계속 연락을 해올 게 뻔했기 때문에 어영부영 거짓말로 넘어간 것이다.강유진이 기분이 상했다는 티를 팍팍 내며 쏘아댔다."이 대회 입장권 하나 구하겠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눈에 불을 켜고 있는지 알아요?""그리고 내가 이거 얻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알아요?!"강유진은 입장권이라고 말을 하긴 했지만 사실상 그녀가 말한 것은 추천권이었다.그럼에도 진도하가 다시 거절하려고 입을 열자, 강유진은 예상이라도 한 듯 남자의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또 거절해 봐요? 저 지금 당장 그쪽 집 쳐들어가 당신 부모님께 다 말씀드릴 테니까. 진도하 씨가 입장권이 있는데도 가지 않겠다고 하면 과연 두 분은 어떻게 나오실까요?""..."그녀가 자신의 약점을 파고들 줄은 몰랐다. 그녀의 말처럼 기회가 찾아왔는데도 가지 않겠다는 걸 알면 부모님이 속상해하실 게 뻔했다. 진도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꾹 누르고는 이내 포기한 듯 말했다."갈게요. 가면 될 거 아니에요."강유진은 그제야 만족한 듯 웃었다."이렇게 나와야죠!""참, 이따 택배 하나 갈 거니까, 잊지 말고 받아요.""무슨 택배요?"진도하가 그녀의 말에 의아해하며 물었다."이따 보면 알게 될 거예요."강유진은 말을 마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진도하가 핸드폰을 호주머니에 넣으려고 하자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문을 열어보니 강유진의 말대로 택배기사가 서 있었고, 진도하의 사인을 받은 후 택배를 넘기고는 떠나버렸다.진도하는 천천히 택배 상자를 풀어
저녁 7시.신성 장군대회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 성운에서 입장권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둘씩 입장하기 시작했다.진도하도 강유진의 재촉하에 미리 행사장에 입장했다.행사장에 입장하자마자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강유진이 보였다. 강유진은 많이 파인 하얀색 브이라인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이는 그녀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한층 더 부각했다. 훤히 드러나 있는 등이 매력을 더 보탰다.미녀를 많이 봐 온 진도하였지만 강유진은 그 미녀들 중에서도 원탑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를 가든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는 늘 초점이 되었다.강유진도 약간은 놀라운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기가 직접 고른 슈트를 입은 진도하가 이렇게 멋있을 줄은 몰랐다.잘생긴 얼굴에 건장한 체구, 구릿빛 피부에 선명하고 진한 이목구비, 온몸으로 왕좌의 패기를 뿜어내고 있었다.강유진은 이렇게 잘 꾸민 진도하는 처음이었기에 진도하를 보다가 넋을 놓고 말았다.진도하는 멍을 때리는 강유진을 이상하게 여겨 그녀에게 물었다.“뭘 그렇게 뚫어져라 보세요?”강유진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지만 심장은 여전히 눈치 없이 요동치고 있었고 그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강유진은 진도하를 끌고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은 손을 잡고 나란히 자리로 갔고 이는 여러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그들이 자리에 앉자마자 이민영과 장민준도 그들의 옆으로 다가왔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이 맞았다.진도하를 본 이민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특히는 그의 옆에 나란히 앉은, 자기보다도 이쁜 강유진을 보니 질투가 나기 시작했다. 이민영은 참지 못하고 야유를 던졌다.“어머, 두 분 아직도 잘 사귀고 있나 보네?”진도하는 아예 이민영을 무시해 버렸다.강유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반박했다.“그 쪽이 상관할 바 아니에요!”이민영이 아랑곳하지 않고 가식적으로 말했다.“동생아, 언니로서 당부하는데, 진도하 거지야. 이 사람이랑 같이 있어 봐야 아무것도 얻을 게 없
“저... 저 사람 진짜 강씨 집안 장녀에 해성 그룹 사장님 강유진 맞는 거 같은데?”이민영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그럴 리가! 쟤는 그냥 남자나 꼬시고 다니는 발랑 까진 년일 뿐이야!”이민영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장민준이 그녀의 귀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이민영, 제발 좀 닥쳐!”이민영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장민준을 보며 말했다.“오빠 지금 나한테 소리 지른 거야? 이렇게 큰 소리로? 그것도 저런 발랑 까진 년 때문에 나를??”이렇게 말하며 장민준을 손톱으로 긁으려 했다.“찰싹!”장민준이 바로 이민영의 귀싸대기를 날렸다.“젠장! 그만해! 그만 억지 부리라고!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장민준은 이내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180도로 허리를 굽혔다.“강 사장님,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처음엔 진짜 못 알아봤어요.”“저...”장민준이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강유진이 손을 저으며 말을 끊었다.“설명 필요 없어요! 내일 재무랑 월급 정산하고 정리하세요!”얼마나 조급했으면 장민준의 이마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행사장에 사람만 적었으면 여기서 무릎이라도 꿇었을 것이다.장민준이 더 용서를 구하려 하는데 행사장의 불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신성 장군대회가 시작된 것이었다.음악 소리와 함께 한 줄기 빛이 강유진을 따라 무대 중앙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는 만인이 주목하는 여신이었다.“여신! 여신! 여신!”강유진을 알아본 남자들이 미친 듯이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무대 중앙에 선 강유진은 아무런 말도 없이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관중을 들끓게 만들고 있었다.그 광경을 본 이민영은 마음속에 원망이 차오르기 시작했다.모든 이의 주목을 받는 사람은 그녀여야 하는데 강유진 저 발랑 까진 년이 빼앗아 간 것이다!!!강유진은 무대 중앙에 5분 정도 가만히 서 있다가 관중들의 함성이 멈추자 입을 열기 시작했다.“남진의 장군, 천하제일 영웅 훈장을 수여 받은 신성 장군이 우리 성운시로 발걸음
사람들이 제일 궁금한 부분에서 강유진이 뜸을 들였다.모든 사람의 시선이 두 번째 라이트가 향한 곳으로 쏠렸다.“누구지?”“강씨 집안에서 추천한 사람 누굴까?”“도대체 누가 그 기회를 잡았을까?”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눈빛에는 궁금함 외에도 부러움이 가득 섞여 있었다.이 기회만 있으면 황금 동아줄을 잡은 거나 마찬가지라 곧 성운시에서 이름을 떨치고 모든 사람을 제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라이트가 향한 곳에는 세 사람이 보였다.이민영, 장민준, 진도하였다.행사장에 있는 사람들의 이목이 다 그 세 사람한테로 쏠렸다. 일부는 이씨 집안 장녀인 이민영을 알아봤고 어떤 사람은 성운시에서 꽤 잘나가는 청년인 장민준을 알아봤다.원래대로라면 진도하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도 성운시에서 꽤 유명한 인물이었다.하지만 사라진 지 5년이 지난 지금 유생의 티는 말끔히 벗고 정직하고 굳센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하여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행사장 안의 모든 눈빛은 장민준에게로 향했다.이유는 간단했다. 이민영은 여자에 불과했기에 기회를 줄 리가 없다고 다들 생각했다. 만약 여자를 추천한다면 성운시에서는 강유진이어야만 했고 그게 아니면 다른 여자는 더더욱 안된다. 진도하는 본 적이 없는 데다가 사람들은 그의 영웅담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이 없으니 강씨 집안에서 추천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장민준!젊은 세대에서 손꼽히는 청년일 뿐만 아니라 해성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강씨 집안에서 누군가를 추천한다면 장민준밖에 없다고 다들 추측했다.장민준 본인도 어리둥절했고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리자 그도 의혹에 가득 찬 눈빛이었다.‘추천한 사람이 진짜 나라고? 근데 아까 강 사장님 심기를 거슬렀는데 나를 추천할 리가 없잖아!’장민준은 조심스럽게 무대 중앙에 선 강유진을 흘끔 쳐다보았다. 그러자 강유진도 애정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순간 장민준은 깨달았다!‘내가 너무 우쭐대서 모양새 빠질까 봐 내 포지션이
이게 바로 진도하였다!두 사람은 지금 너무나 선명하게 비교되고 있었다.장민준은 원망의 눈길로 진도하를 쳐다보았다.‘다 저놈 때문이야! 저놈 때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가 개망신을 당한 거야!’하지만 진도하는 그를 보지 못한 듯 태연하게 무대 중앙으로 향했고 강유진 옆까지 걸어갔다.둘이 나란히 서자 선남선녀가 따로 없었다.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사람들은 그 둘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이미 이 두 커플에 대한 팬심도 드러내고 있었다.진도하를 바라보는 강유진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고 진도하를 향해 자신의 손을 뻗었다. 진도하도 태연하게 손을 뻗어 강유진과 악수했다.“이 기회를 저보다 더 좋은 사람한테 줬어야 해요.”하지만 강유진은 오히려 진도하를 흘기며 말했다.“내가 내 남자한테 어떻게 잘해줄지는 내가 결정해요!”진도하는 말문이 막혔다.강박적이면서도 제멋대로인데 또 여성스러웠다. 진도하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였다.하지만... 진도하에게 이 기회가 필요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자기 자신을 자기 자신에게 추천하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이때 이민영이 이래서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무슨 근거로 저 사람을 신성 장군에게 추천하는 거죠? 거렁뱅이한테 무슨 능력이 있다고?”“신성 장군께서 강씨 집안을 믿고 추천할 기회를 줬는데 사리사욕을 위해서 능력도 없는 사람을 추천하는 건 직권 남용이자 신성 장군의 신임을 저버리는 일 아닌가요?”이민영이 이렇게 비꼬자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해명이 필요합니다! 왜 듣도 보도 못한 사람한테 이런 기회를 줬는지 근거를 주세요!”사람들은 늘 그렇게 맹목적이었다. 아까까지 기대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가당치도 않은 소란에 가담하고 있다.행사장 안이 시끄러워지자 강유진이 이민영을 힘껏 노려봤다. 그러고는 제일 큰 목소리로 말했다.“능력이라면 진도하를 이길 사람이 없습니다!”강유진도 자신의 아우라를 풀로 뿜어내며 말했다.“다른 의견 있으셔도 달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