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말을 마친 뒤 시선이 주위 여러 사람을 향했고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도하는 무덤덤하게 고개를 저으며 의자에서 일어나 강유진에게 말했다. “다 먹었어요? 다 먹었으면 일어나요.”“네, 다 먹었어요.”강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서서 진도하의 팔짱을 꼈다.“그럼 이제 나가요.”진도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렸다.강성호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얼굴에 옅게 띄고 있던 미소가 서서히 사라지더니 표정이 점점 굳어지며 무섭게 변해갔다.강용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형, 나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어.”“뭔데?”강성호는 눈살을 찌푸렸다.“진도하 저 녀석이 저렇게 자신만만한 걸 보니 설마 자양파가 정말로 우승할 리는 없겠지?”강용호가 말했다.진도하는 그의 전 재산을 걸었다. 만약 져버린다면 그는 곧 빈털터리가 될 것이다.강성호은 강용호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안심해, 우리가 이겨.”비록 그는 진도하의 자신감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지만, 자양파가 곧 몰락할 파벌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다른 강씨 집안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 “용호야, 우리 성호형 판단이 언제 한번 틀린적이 있었어? 게다가 자양파는 절대 우승할 수 없다는 걸 우리조차도 알고 있다고.”“진도하가 머리를 심하게 다치지 않은 이상 무슨 수로 자양파가 우승할 것이라 생각하지. 하하하.” 일부 사람들도 시큰둥하게 말했다.그의 웃음소리에 모두 같이 웃어대기 시작했다.···다른 한편.진도하와 강유진 두 사람은 나란히 음식점을 나간 뒤 조금 걷기로 했다.강유진이 물었다. “도하 씨는 정말 자양파가 제패할 것으로 생각해요?”“물론이죠.” 진도하는 자신 있게 말했다.강유진은 진도하의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고 의아함을 느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확신하죠?”진도하는 맘속으로 생각했다.‘내가 자양파의 대표로 나가는데 자신만만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하지만 그는 결코 그
진도하가 웃으며 말했다.“제가 내일 자양파 대표료 나가지 않을까봐 걱정 되시나요?”자신의 속마음을 들켜버린 자양파 노조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솔직히 좀 걱정이 되긴 해. 그래서...”진도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염려하지 마세요. 노조 님, 제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킵니다.”진도하의 확답을 듣고 나서야 자양파 노조는 한시름을 덜수 있었다.아니면 그는 여전히 마음속에 자리잡은 걱정을 잠재울수 없었을 것이다.진도하는 자양파 노조를 바라보며 물었다.“다른 일은 없으신가요?”자양파 노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제 별일 없다네.”말이 끝나자마자 자양파 노조는 문득 한가지 일이 떠올랐다.“그리고 저번에 진 선생이 나한테 건넨 약초 목록에서 이미 300여 가지를 찾았어.”“정말요?”진도하는 기뻐하며 말했다.그는 자양파 노조의 일 처리 효율이 이렇게 높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렇다네 자양파의 약고에서 300여 종을 찾아내고 또 자양산에서 수십 종을 파냈어.”자양파 노조는 자신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진도하가 알아 주기를 바랐다.“하지만 아직 약고의 절반을 정리하지 못했다네. 다 뒤져보면 아마 100여개는 더 채울 수 있을 것 같아.”진도하는 조금 미안해 하며 말했다.“그렇게 서두르실 필요 없어요. 천천히 찾으시면 돼요.”“진 선생의 큰 일을 그르칠까봐 걱정이 앞서.”자양파 노조도 웃으며 말했다.이로써 진도하는 자양파 노조에 대한 호감이 한층 더 깊어졌다.이렇게 생각된 그는 단약 한 알을 꺼내어 자양파 노조에게 건넸다.이 단약은 그가 특별히 강유진에게 부탁해서 가져온 것이다. 지난번에 강유진에게 여러 개를 주었었지만 자신은 단 한 개도 남기지 않았다.자양파 노조가 단약을 건네받고 의아한듯 물었다. “이것은...”진도하는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직접 드셔보시면 아시겠죠.”자양파 노조는 아무런 의심없이 바로 단약을 삼켰다.한 줄기의 따뜻한 기운이 그의 단전에서 부터 시작되어 온 몸 곳곳으로 퍼져나갔다.그는
자양파 노조는 진도하가 비록 산에 올라와서 그들의 스물 여덟 진형을 뚫고 자양파 사람들을 한바탕 혼내주었지만 결코 진도하를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자양파 사람들의 잘못이 먼저였다.그래서 그는 마음속으로 오히려 진도하에게 고마워 하고 있었다.진도하는 전에 있었던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자양파를 대표하여 무술대회에 참가하기로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방금 그에게 장수할 수 있는 단약까지 주었다.이것은 생명의 은혜나 맞찬가지였다.그가 어찌 감동받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진하도가 그에게 이 한 가지 일만을 맡겼는데 그는 또 어찌 정성을 다하지 않을 수 있을까?이어 두 사람은 잠시 더 얘기를 나눈 뒤에야 자양파 노조가 떠났다.떠날 때 그의 발걸음은 많이 가벼워졌다.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강유진의 본가로 들어갔다.저택에 들어섰을때 강유진은 이미 씻고 소파에 누워 책을 읽고 있었다.진도하가 들어오자 강유진이 말했다. “돌아왔어요?”“네.”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 앉았다.강유진은 진도하를 발로 차며 말했다. “돌아오자마자 앉아있으면 어떻게 해요. 빨리 가서 씻고 와요.”진도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강유진을 쳐다보았다.강유진이 언제부터 자신에게 이렇게 폭력적이 되었는지...그가 뚫어지게 쳐다보자 강유진은 부끄러워 하면서도 삐딱하게 말했다. “보긴 뭘 봐요? 내가 그렇게 예뻐요?”진도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는 강유진이 왜 갑지기 자신에게 삐딱하게 구는지 알아챘다.그녀에게 자신이 방금 무슨일 때문에 나갔었는지 말해주지 않은것이 문제였다.비록 그녀가 물어보지 않는다 해서 전혀 궁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방금 친구를 만났어요. 내일이 지나면 당신에게도 소개시켜 줄게요.” 진도하가 갑자기 말하자 이번에는 강유진이 도리어 어리둥절해졌다.강유진은 또 진도하를 발로 차며 말했다. “됐거든요. 뭐하러 갔는지 하나도 궁금하지 않거든요.”“그래요?”진도하는 소파 앞에 서서 강유진을 바라보았다.강유진은
무술 고수대회는 기주에서 가장 큰 행사이다.이제 막 오전 8시가 되었지만 대회 입구는 벌써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길옆에는 차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기주의 여러 무술 고수 가문, 그리고 크고 작은 파벌들, 심지어 무술 고수 대회에 참가 자격이 없는 사람들까지 모두 와 있었다.아무래도 이번 무술 고수 대회를 통해 앞으로 1년 동안 누가 더 많은 자원을 분배받느냐가 결정되기에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그 무엇보다 이 대회에 신경 써야 했다. 다음 해에 어느 가문이나 파벌에 빌붙을지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진도하와 강유진은 가까스로 주차 공간을 찾아 차를 주차하고 약 3천 미터를 넘게 걸어서 겨우 무술 고수 대회장 입구에 도착했다.대회장 입구부터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본 강유진은 흥분하며 말했다. “사람이 정말 많네요.”강유진의 말에 진도하가 웃으며 대답했다. “좀 있으면 더 많아질 거예요.”“그래요?” 강유진은 진도하의 말에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계속 주위를 둘러보았다.진도하는 강유진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갑시다. 우리 먼저 들어가요.”“그래요.” 강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연스럽게 진도하의 팔을 잡았다.진도하는 내심 기뻤지만 내색하지 않았다.그러나 진도하의 몸은 표정처럼 쉽게 감출 수 없었고, 강유진의 스킨십에 경직되어 허리를 뻣뻣하게 편 채 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강유진 또한 진도하의 기분을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강유진은 진도하의 모습에 웃음이 나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진도하는 강유진의 그런 모습을 못 본 척할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이 대회장에 들어간 후, 강유진은 익숙한 듯 성큼성큼 걸어 강씨 가문의 지정된 관전 장소로 향했다.관전 좌석에는 이미 강씨 가문의 현재 주인인 임주란이 지팡이를 손에 잡은 채 첫째 줄의 첫 번째 자리에 앉아있었다.임주란의 뒤에는 강유진의 셋째 삼촌 강재만과 그의 아내 임귀영이 있었다.그리고 이 두 사람의 옆에는 망토를 두른 한 사람이 앉아있었다.
반 시간 후, 무술 고수 대회장 내부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진도하는 주위를 한 번 대충 훑어보았고 대회장 안에 모여 있는 사람이 적어도 10만 명은 넘을 거라 생각했다. 진도하는 무술 고수 대회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일 정도로 큰 규모의 행사일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진도하는 기껏해야 만 명 정도 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무술 고수 대회가 기주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때 한 무리의 사람이 강씨 가문의 관전 자리 앞을 지나갔다.이 한 무리는 인원수만 해도 족히 백 명은 넘어 보였다. 진도하는 이 무리의 사람들이 4대 가문 중의 하나일 것이라 추측했다.그리고 이때, 진도하는 그 무리에 오명훈이 있는 것을 발견했고,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진도하의 모습을 본 강유진이 옆에서 말했다. “이 사람들은 기주의 4대 가문 중 하나인 오씨 가문이에요. 그리고 오명훈도 그 집안의 사람이기에 참석할 수 있어요. 이상할 게 없어요.”강유진의 말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다만, 오씨 가문의 일행들은 강씨 가문을 지나 그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 사람들의 자리는 진도하와 강유진과 매우 가까웠다. 오명훈도 자리에 앉자마자 진도하를 발견했고, 의도치 않게 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쳤다. 진도하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오명훈의 눈에는 질투와 원망이 가득 담겨 있었다. 진도하는 오명훈이 자신을 질투하는 이유가 자신이 강유진의 옆에 앉아있고, 또한 강유진과 매우 가까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또한, 오명훈이 자신을 원망하는 이유도 그가 자신에게 호되게 혼이 났던 기억 때문임을 알고 있었다.“진도하 씨, 당신도 기주에 왔네요?” 오명훈이 참지 못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왜요? 내가 오면 안 되나요?”진도하가 무뚝뚝한 얼굴로 대답했다.그러자 오명훈은 한쪽 입꼬리만 올리며 비웃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당연히 되죠. 진도하 씨가 오는 것을 나는 무엇보다 바라고 있었
오프닝을 알리는 개막사와 함께 북소리가 대회장 안을 가득 채웠다. 쿵! 쿵! 쿵!북소리는 천둥과 번개처럼 대회장 안에 크게 울려 퍼졌다. 보이지 않는 살벌한 기운들이 대회장을 감싸고 있었다. 징! 징! 징!징 소리도 회의장 안에 울려 퍼졌고 사람들의 마음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회의 시작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기대가 징과 북소리에 물들어 그들의 온몸의 피를 더 뜨겁게 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흥겨운 분위기에 취해 자리에서 일어서 웃옷을 벗어 손에 쥐고 머리 위로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젖먹던 힘까지 다해 목청을 돋우어 마음속의 열기를 표출하고 있었다. 와! 와! 와!이런 뜨거운 감정은 약 5분 동안 지속되었고 한 사람이 경기장 중간에 나타난 후에야 멈추었다.이번 무술 고수 대회는 따로 링을 세우지 않았다.과거의 경험에 의하면 고대 무술인들은 전투력이 강해서 링을 설치해도 몇 라운드 만에 링이 파괴되었다.그래서 이번 무술 고수 대회를 담당한 직원들은 100평 남짓한 구역에 줄을 그어 전투 구역으로 정했다. 출전자들은 이 구역 안에서 싸우기만 하면 된다. 구역 밖으로 나가도 지는 것이다.한 사람이 전투 구역의 중심에 서서 대회장을 한 번 휙 둘러보더니 말했다. “난 탁 씨 집안 탁영현이요. 오늘 무술 고수들과 한 판 겨루러 왔소.”말이 끝나자마자 한 중년 남자가 공중으로 뛰어오르더니 전투 구역 안에 착지했다.“내가 당신을 상대하지!”이 사람은 바로 추씨 집안의 셋째 추지강이다.이 상황을 본 회의장 안의 사람들은 서로 자기의 의견을 분분히 말하고 있었다. “탁영현이 묘기 회마총 기술을 수련한 것 같던데 이번에는 추지강이 패배하겠네요.”그와 반면 다른 의견들도 분분했다. “추씨 집안의 셋째 추지강은 기술의 최고봉인 노화순청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탁영현은 추지강의 상대가 되지 못할 거예요.” 양측은 격렬하게 토론하고 있었고 그 누구도 승복하지 않았다. 강씨 집안과 오씨 집안 사람들도 서로 분분히 의견을 나누었다. 강성호가 먼저
진도하가 이렇게 대답한 이유는 탁영현이 자신의 경계를 제압하고 있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진도하는 며칠 동안의 관찰로 무술 고수들이 몇 개의 경계로 나누어져 있는지 알았다. 무술 고수, 무도 고수, 선천 무술자, 후천 무술자, 종사.물론 종사 위에 초 종사, 무성 등의 경계도 있다. 그 높은 경계는 한마디로 다 설명하기 어렵다. 탁영현은 보기에 후천 무술자 같았지만, 사실 그의 실력은 이미 종사경에 이르렀다.물론 탁영현의 실제 실력은 종사경 입문 단계에 불과 하지만 추지강을 때려눕히는 것쯤은 매우 쉬운 일이었다.강유진은 진도하가 자신의 한 말에 동조하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고, 진도하의 팔짱을 끼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강유진은 비록 무술 고수에 대해 잘 모르지만 탁영현이 경기장 안에서 내뿜는 기운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래서 강유진은 탁영현이 무조건 이길 것이라 단정했다.강유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지만, 오명훈은 진도하가 강유진에게 동조하는 것을 보고 시비 거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흥, 단약도 만들고 무술 고수들도 볼 줄 안다고요?”진도하는 오명훈의 말을 무시한 채 차분한 얼굴로 전투 구역을 바라보았다.이 모습에 오명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계속 말했다. “아는 척하지 마세요. 대회장에서 고작 몇 명이 탁영현 편에 있는지 보세요. 이곳에서는 다들 추지강이 이길 거라 확신해요.” 확실히 대회장 안의 많은 사람은 전부 추지강을 향해 깃발을 흔들며 응원의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탁영현이 이기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시끄러워! ”진도하는 참다못해 한 마디 쏘아붙였다. “모두가 추지강을 응원한다고 당신들의 말이 옳다는 보장이 있어요?”“모두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당신이 틀렸다는 증거가 되지 않나요?” 오명훈이 비웃는 얼굴로 차갑게 되물었다.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 “누가 옳은지 그른지는 좀 이따 겨뤄보면 알겠네요.”오명훈은 자신만만한 얼
탁영현은 장총을 손에 꼭 쥔 채 추지강이 휘두른 검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고 자리에 그대로 서서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치 추지강이 휘두른 검이 보이지 않는 듯했다.많은 사람의 눈에는 탁영현이 대결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오명훈은 비웃는 얼굴로 말했다. “말했잖아. 탁영현은 상대도 안 된다니까. 이 첫 번째 검으로 충분히 탁영현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어.”강성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결판이 났네. 질 수밖에 없겠네.” 그들의 말에 진도하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되물었다. “그래요?” 진도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탁영현이 움직였다.“하!”탁영현은 한 번 소리 높게 외치더니 장총을 이용해 추지강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순간 두 사람의 무기가 힘차게 부딪쳤다.우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추지강의 손에 있던 검이 저 멀리 날아가 떨어졌다.탁영현은 그 틈을 타 바로 추지강 앞으로 가서 그의 목에 장총을 들이댔다.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얼굴로 서로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강성호도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추지강이 어떻게 질 수가 있어?”오명훈도 얼굴이 점점 새파랗게 질리며 말했다.“추지강이 한 번도 공격을 막지 못했다고? 그럴 리가!”강성호와 오명훈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수많은 사람이 다 함께 보고 있던 현실 앞에서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강유진은 진도하와 한 번 마주 보고 웃더니 강성호와 오명훈을 향해 말했다. “탁영현이 추지강의 상대도 안 될 거라고 하지 않았어?”오명훈과 강성호는 어색하게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대회장 내에 있는 추지강의 얼굴은 점점 잿빛에 가까웠다. 추지강은 사실 이번 무술 고수대회에서 자신이 유명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탁영현의 공격을 한 번도 막지 못한 채 처절하게 패배했다.장총이 또다시 추지강의 목구멍 가까이에 왔고 더 이상 반항하면 자신의 목을 관통할지도 모른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추지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