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광은 김아린을 힐끗 보더니 그녀의 손등을 감싸 쥐었다.“그렇게 오랫동안 숨기지는 않았을 거예요. 어머니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도 연예계에서 은퇴하면서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밝혔을 거예요.”구천광의 할아버지가 뭐라 말하려는데 구세준이 앞서 입을 열었다.“돌아왔으니 저녁에 같이 밥이나 먹자. 천광아, 시간 있으면 아린이 데리고 사람들 얼굴 좀 익혀.”구천광은 고개를 끄덕였다.구천광은 김아린을 데리고 방으로 돌아갔다. 김아린은 벽에 붙은 포스터를 보았다. 대부분은 그를 찍은 것이었고 책장에는 수많은 상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동안 영화계에서 받은 상들과 그가 실린 잡지, 인터뷰, 신문 등이 있었다.김아린은 그중 아무거나 하나 집어서 봤다. 그것은 18살 유명해졌을 때의 구천광이었다. 김아린은 웃음이 터졌다.“너 같지 않아.”구천광은 김아린의 등 뒤로 걸어가 그녀가 들고 있던 잡지를 건네받았다.“어디가 다른데?”김아린은 몸을 돌렸다.“나 열다섯 살 때 네가 찍었던 드라마 본 적 있어.”구천광은 잡지를 덮은 뒤 웃음을 터뜨렸다.“그래.”김아린은 그의 곁으로 걸어가더니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액자를 들었다.“정말 신기해.”그녀는 액자를 구천광에게 보여주며 말했다.“내가 국민 남친을 손에 넣었잖아.”구천광은 갑자기 그녀를 책상 위에 앉혔고 두 팔을 그녀의 몸 양옆으로 내려놓았다.“기뻐?”김아린은 액자를 내려놓고 말했다. “기쁘지.”김아린은 구천광의 목에 팔을 둘렀다.“내가 수억 명 소녀의 공공의 적이 된 셈이잖아?”구천광은 김아린에게 입을 맞췄다.“대신 넌 날 가졌잖아.”김아린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그를 살짝 밀어냈다. 그녀의 손가락이 구천광의 눈썹, 코, 입술을 지나쳤다.“난 예전에 내가 아무하고도 결혼하지 않을 줄 알았어.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남자를 만나지 못해서 그랬나 봐.”구천광은 그녀의 손을 자기 가슴 위에 댔다.“그러면 지금은?”김아린은 그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지금은 모르지. 어쩌면 진짜 결혼하
강유이는 어이가 없었다.둘째 오빠는 이상했다.벨 소리가 울리자 강시언이 몸을 돌려 문을 열러 갔다. 송아영과 김아린 두 사람이 먹을 걸 사서 왔다. 김아린은 강시언을 본 적이 없어 강시언을 강해신이라고 여겼는데 차이가 너무 컸다.“해신이 왜 피부가 까맣게 탔어?”송아영이 웃음을 터뜨렸다.“해신이 아니라 해신이 형이야. 해신이는 저기 있잖아.”김아린은 강해신과 강유이가 안에 있는 걸 보았다. 그녀의 탓은 아니고 두 형제가 너무 닮은 탓이었다.“아영 이모, 아린 이모, 오셨어요.”강해신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만두를 다 빚은 뒤 그들은 저녁에 먹을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김아린과 강유이는 옆에서 아기와 놀고 있었고 강해신과 강시언은 엄마를 도와주고 있었다.소고기를 자르고 있던 송아영은 강시언의 진지한 모습을 보고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시언아, 3년 동안 훈련받은 거야?”강시언은 그녀를 힐끗 보았다.“비슷해요.”송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이의 어깨를 토닥였다.“남자는 피부색이 좀 어두워야 좋아. 해신이를 봐. 너무 하얘서 여자아이 같잖아. 말랑말랑해 보여서 볼 때마다 꼬집고 싶다니까.”“이모, 제 험담하는 거예요?”어느샌가 자신의 곁으로 다가온 강해신을 본 송아영은 화들짝 놀랐다.“어머, 미안, 미안. 다음번엔 이모가 몰래 얘기할게. 너한테 안 들킬게.”강해신은 말문이 막혔다.“어머!”강유이의 목소리에 사람들의 이목이 그곳으로 집중되었다.강유이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미소를 소파 위에 내려놓았다. 강유이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화를 내며 말했다.“미소 똥 쌌어요!”반크는 하고 있던 일을 멈추고 그곳으로 다가갔다.“어머, 내가 기저귀 갈아주는 걸 깜빡했네.”반크는 미소를 안아 들고 기저귀를 갈아주러 갔다.송아영은 강성연의 곁에 서서 말했다.“반크 아저씨 혼자서 아이를 키우면 너무 힘들지 않을까? 지금 완전 애 아빠가 다 됐잖아. 아빠 역할도 하고 엄마 역할도 하고. 내가 보기에 반크 아저씨도 이젠 짝을 찾아야 해
강성연은 의아했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반크를 불렀다.반크는 그릇과 젓가락을 내려놓은 뒤 몸을 일으켜 문가로 걸어갔다. 손유린이 잠깐 얘기 나눌 수 있냐며 물었고 반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이 마당 밖으로 향하자 강성연은 호기심이 생겼다. 곧이어 송아영과 김아린이 강성연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특히 송아영은 무척이나 놀란 눈치였다.“어떻게 둘째 큰어머니지?”강성연은 웃었다.“유린 아줌마면 안 돼?”강성연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그것보다 반크 아저씨랑 유린 아줌마 싸웠나?”손유린은 미소를 아주 좋아했고 시간 날 때면 이곳으로 찾아와 미소를 돌봤다. 그런데 최근에 그녀는 찾아오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걸 보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알 수는 없어도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다.김아린은 강성연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어른들 일에 괜히 참견하지 말고 우리는 밥이나 먹자.”송아영도 동의했다. 때마침 배가 고팠던 그녀는 맛있게 식사하고 싶었다.두 사람이 돌아가는 걸 바라보며 강성연은 그 자리에 잠깐 서 있었다.마당 밖에서는 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손유린은 코트를 입고 있었지만 찬 바람에 얼굴이 빨갛게 얼었다. 그들은 잠깐 침묵했고 손유린이 먼저 침묵을 깨부쉈다.“사실 난 당신 생각을 잘 모르겠어요. 내가 잘못 이해했나 봐요.”반크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참는 듯한 눈치였다. 손유린은 두 손을 호주머니 안에 넣은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작게 웃었다. 그녀의 미소에서 약간의 씁쓸함이 느껴졌다.“앞으로는 연락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당신이 나한테 잘해주는 것에 마음 안 흔들릴 자신이 없거든요. 당신은 좋은 남자예요. 그리고 난 이혼한 적 있는 여자고요. 우리 여자들 참 이상한 것 같죠. 누군가 조금만 관심을 보여도 감동받아요. 어쨌든 내가 잘못 이해해서 우리가 이렇게 된 거니까 앞으로는 연락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손유린이 몸을 돌려 떠났다.반크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손유린이
돌아온 반크는 마당에서 강성연과 마주쳐 살짝 당황했다.“성연아, 너 왜 나와 있어?”강성연은 그에게 다가갔다.“반크 아저씨, 아저씨 유린 아줌마를 어떻게 생각해요?”강성연은 조금 전 그들이 밖에서 나눈 대화를 들었다. 반크와 손유린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그래서 두 사람이 일부러 ‘혐의를 피하려’ 한 것이다.반크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강성연은 한숨을 쉬었다.“유린 아줌마를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면 일찍 얘기하셨어야죠. 그런데 만약 아저씨가 유린 아줌마에게 마음을 품고 있다면 아저씨는 조금 더 용감하게 굴 필요가 있어요.”반크는 다른 곳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실 난 내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르겠어. 난 평생 일에 치여 살았고 단 한 번도 결혼을 고려해 본 적이 없어. 내가 진짜 일과 가정을 동시에 잘 돌볼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어. 손유린 씨는 현명하고 좋은 여자가 맞아. 그치만 그녀는 실패한 혼인을 겪었었고 난 아직 결혼해 본 적이 없어…”“난 내가 그녀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서. 그녀가 또 실망하지 않을 거란 확신도 없고. 유린 씨가 또 한번 상처 받을까봐 두려워.”강성연은 웃었다.“시험해 보지도 않았는데 성공할지 실패할지 어떻게 알아요?”반크는 뜸을 들였다.강성연은 또 웃었다.“사실 결혼 초반에는 다들 자신의 결혼이 어떻게 될지, 어떤 상황에 직면할지 몰라요. 좋을지 나쁠지 시험해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겠어요? 유린 아줌마는 결혼에 실패한 적 있지만 여전히 행복을 기대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반크 아저씨도 그럴 자격이 있고요.”반크는 멍해졌다. 자신이 더 오래 살았지만 도리어 자기보다 어린 젊은이에게 위로받았다는 생각에 반크는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나한테 너무 각박했나 보다.”“각박한 것도 좋은 점이 있어요. 적어도 전 반크 아저씨가 진지하게 가정을 잘 꾸려나갈 마음이 있다면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믿어요.”강성연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반크는 그녀를 따라 웃었다...
반지훈이 설명하려는데 강유이가 위층에서 달려서 내려왔다.“외증조할아버지!”강유이가 진철을 외증조할아버지라고 부르자 반지훈의 아버지는 당황했다.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반지훈을 바라봤고 반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아버지. 진씨 어르신은 어머니 아버지세요.”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봤다. 문득 반지훈이 했던 그 말이 떠올랐다.어쩌면 앞으로 친척이 될지도 모른다는 게 이런 뜻이었다니.진철은 한미영의 아버지였고 한미영의 진짜 신분은 진씨 집안 자식이었다.진철은 반지훈의 아버지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은 그 일에 관해 얘기했고 반지훈의 아버지는 그제야 한미영의 어머니가 한재욱 어머니의 여동생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한미영은 고아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당한 것이었다.한재욱 어머니가 한미영을 데려다가 입양했으니 그녀는 분명 한미영의 신분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한씨 노부인은 한수철을 사랑했지만 강요에 의해 한수철의 아버지와 결혼하게 되었다. 그녀는 한미영을 밖에서 데려와 입양하고 한미영과 연의 관계를 속였으며 일부러 한미영의 행방을 안다는 걸로 진철을 이용해 그를 복수의 디딤돌로 삼았다.진철은 한숨을 쉬었다.“만약 내가 내 딸이 한씨 집안에 있다는 걸 알았다면 무슨 수를 쓰든 반드시 딸을 데려왔을 거다. 걔가 그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게 놔두지 않았을 거야.”반지훈의 아버지는 진씨 어르신이 자신의 장인어른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는 당시 한미영을 도와 그녀의 가족을 찾겠다고 했던 일을 떠올렸다. 당시 한미영은 싱긋 웃었다.“날 찾을 생각이 있었다면 이미 찾았겠죠.”찾을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파묻힌 진실 때문에 놓친 것이었다. 강성연이 마당으로 나왔고 진여훈이 그녀를 불렀다. 강성연은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진여훈... 아니, 이젠 뭐라고 불러야 하지?”강성연은 턱을 괴며 생각에 잠겼다.“도련님?”진여훈은 도련님이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는 안경을 추켜올리며 이를 악물었다.“우리 동갑이라고 얘
진여훈이 서울시에 머무르는 건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강성연은 문득 레스토랑 밖에서 나유를 마주쳤던 그때를 떠올렸다. 그때 나유는 친구를 만난다고 했었다.“그날 나유 씨가 레스토랑에서 만난 친구가 너야?”진여훈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왜?”강성연은 팔짱을 낀 채로 아무 말 없다가 말을 보탰다.“나유는 한씨 노부인이 한재욱 씨 곁에 보낸 사람이야. 너 설마... 모르고 있었어?”강성연은 이내 눈썹을 치켜올리며 웃었다.“넌 한씨 집안 일에 개입하지 않았지. 나유 씨가 네 차를 빌릴 때 너한테 뭘 하려는 건지 알려주지 않았을 수도 있어. 물론 네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어쨌든 넌 네 차를 나유 씨한테 이유를 묻지도 않고 빌려줬어. 그건 두 사람 사이가 엄청나게 가깝다는 걸 의미하지.”일반적으로 차를 빌려주는 건 상대방을 믿을 수 있거나 사이가 아주 가까울 때만 가능했다. 사이가 별로라면 어떻게 자기 차를 상대방에게 빌려주겠는가?진여훈은 코웃음 치면서 웃었다.“너 경찰이야?”강성연은 어깨를 으쓱였다.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던 마지막 잎이 바람에 떨어졌다. 진여훈은 잠깐 침묵하다가 자신과 나유의 일을 먼저 입 밖으로 꺼냈다.진여훈은 당시 학교에서 전혀 눈에 띄지 않는 뚱보였다. 서울시 고등학교에서 3년을 다녔을 때도 Y대를 다닐 때도, 성적은 좋았지만 자신의 외모에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공부에만 몰두하고 친구를 사귈 생각은 없었다.강성연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신경 쓰지 않았냐고 물었다.진여훈은 진씨 집안에 규칙 하나가 있다고 했다. 기준에 부합하는 후계자가 되려면 16살이 되기 전에 집안에 의지하지 않고 자립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목숨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이 규칙은 남자가 16살이 되면 자신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걸 의미했다. 진씨 집안도 자수성가한 부잣집이라 돈을 버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이 얼마나 귀중한지를 알고 있었다. 그들
말을 마친 뒤 진여훈은 고개를 돌려 강성연을 바라봤다.“난 나유와 한재욱 씨 일을 알고 있었어. 그리고 나유가 한씨 노부인이 키운 사교계의 꽃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강성연은 할 말이 없었다.나유는 어쩌면 한씨 노부인의 계획에 따라 킬러가 되고 자신을 팔았을 것이다. 그녀는 한씨 노부인을 위해 목숨까지 걸면서 단 한 번도 결과 같은 건 신경 써본 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겉으로 보기에 나유는 나쁜 사람이 맞았다. 한태군의 납치 사건을 계획한 것도, 크리스마스 날 강해신이 사고를 당할 뻔한 것도, 그녀가 한 모든 일은 그저 명령에 복종한 것뿐이었다.하지만 나유가 진짜 철저히 나쁜 사람일까? 아니다. 그녀는 그저 한씨 노부인의 칼이 되었을 뿐이다. 그녀가 정말 철두철미하게 나쁜 사람이었다면 진여훈에게 사실을 고백하지 않았을 것이고 심지어 진여훈을 이용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도 있었다.그녀는 달콤한 말들로 남자들의 환심을 샀지만 진여훈의 진심은 거절했다. 무정해서가 아니라 그녀가 선택한 길에서는 감정이라는 게 치명적이었기 때문이다.섣달그믐날 밤, 온 가족이 모여 떠들썩하게 저녁을 먹었다. 아이들은 마당으로 나가 불꽃놀이를 했고 그곳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날이 점차 저물면서 네온사인이 켜지기 시작했다. 마당의 불꽃놀이는 어둠 속에서 더욱 화려하게 빛났다.강성연과 반지훈은 마당의 벤치에 앉아있었다. 강성연은 반지훈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고 반지훈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반지훈은 긴 팔로 그녀를 끌어안았다.“오늘 진여훈이랑 마당에서 무슨 얘기 했어?”“당연히...”강성연은 고개를 들어 반지훈을 보며 웃었다.“비밀이죠.”반지훈은 강성연의 코끝을 꼬집었다.“나한테 숨기는 거야?”강성연은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웃음기가 흘러넘쳤다.“내가 얼마나 운이 좋아서 당신을 만나게 됐는지 그 얘기 했어요.”반지훈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그녀의 정수리에 입을 맞췄다.“그래? 너 처음엔 나 엄청나게 싫어했잖아.”강성연은 코웃음
송아영은 당황하며 다급히 설명했다.“내, 내,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야. 우리 사촌 오빠 나이도 적지 않은데 어렵사리 아빠가 됐으니 좋은 일이잖아!”“그러면 너는?”강성연이 송아영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넌 언제 우리 오빠 아빠 만들어 줄 건데?”송아영은 강성연의 손을 쳐냈다.“짓궂긴.”김아린과 강성연은 더욱 큰 소리로 웃었다.바로 그때 구천광과 육예찬이 들어왔다.“아래층에서도 너희 웃음소리 들려.”송아영은 억울했다.“얘네 둘이 날 웃었어.”구천광은 어깨를 으쓱이며 침대 옆으로 다가가 김아린의 곁에 섰고 육예찬은 일부러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송아영은 그의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어딜 보고 있는 거야?”송아영은 발을 동동 굴렀다.“왜 나 안 도와줘?”강성연은 웃었다.“아영아, 네 새언니를 일러바치는 건 좋지 않아.”송아영은 강성연을 바라봤다.“나도 네 새언니거든.”그 사실을 떠올린 송아영은 곧바로 강성연과의 항렬을 따졌다.“내가 그때 말했었지? 너 이득 볼 거 없다니까.”강성연은 말문이 막혔다.송아영은 김아린을 힐끗 보고 말했다.“아린은 내 새언니고 난 네 새언니야.”송아영은 강성연을 보며 우쭐해서 말했다.“넌 이득 볼 게 없다니까.”강성연은 웃었다.“그래, 그래. 네 말이 다 맞아. 두 커플 사이에 나만 혼자네. 난 내 남편 찾으러 간다.”“성연아, 우리 결혼반지 네가 디자인해 줘!”며칠 뒤, soul 주얼리 공식 홈페이지에 한정판으로 맞춤 제작된 결혼반지 두 쌍이 게재됐고 각기 구천광과 육예찬을 멘션해 그들에게 축하를 전했다.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반지 너무 예뻐요, 부러워요!##얘기 들어보니까 구천광 씨 부부랑 육예찬 씨 부부 같은 날에 결혼한대요. 반지는 soul 브랜드에서 예약했고요. 그리고 soul 브랜드 오너랑 육예찬 씨 약혼녀가 찐친이래요. 우와, 이 두 쌍의 반지는 우정을 위해 맞춤 제작됐대요. 너무 부러워요!”#소문에 의하면 반지훈 씨랑 soul주얼리 사장의 결혼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