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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오빠, 저거 뭐야?”

강유이가 다리 아래 연등을 파는 곳을 가리켰다. 연등은 색상이 알록달록하고 동물 모양, 꽃이나 풀 모양 등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다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강성연이 다가갔다.

“저건 연등이야.”

“엄마, 저도 연등 강에 띄우고 싶어요.”

강유이는 눈을 깜빡였다. 강유이는 새로운 것에 항상 호기심이 넘쳤다.

최근 강유이가 다시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아 아이의 흥을 깨기 싫었던 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조심해. 물가에서 놀지 말고.”

강유이는 강시언과 강해신을 데리고 돌다리 아래로 달려갔다.

강성연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쟤들 정말 에너지가 넘치네요.”

반지훈은 그녀를 끌어안았다.

“너도 가고 싶어?”

강성연은 싫다고 했다.

그런데 반지훈이 그녀를 끌고 다리 아래로 향했다. 다리 아래에는 아이와 학부모들이 많았다. 그들은 연등 위에 자신의 염원을 적었다. 비록 실현할 수는 없어도 심리적인 위안을 얻을 수는 있었다.

반지훈은 토끼 모양의 연등을 골라 강성연에게 건넸다. 강성연은 그것을 건네받은 뒤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토끼를 주는 거예요?”

“너 닮아서.”

반지훈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급하면 사람을 깨물잖아.”

강성연은 그를 밀어냈고 연등을 파는 아주머니가 웃었다.

“두 사람 부부인가 보네요. 정말 잘 어울려요.”

반지훈은 싱긋 미소 지었다.

“안목이 높으시네요.”

강성연은 검은색 펜을 들어 연등에 무언가를 썼다. 반지훈이 가까이 다가가 보려는데 강성연이 그를 막았다.

“보면 안 돼요.”

반지훈은 조용히 웃었다.

“왜 이렇게 쪼잔해?”

강성연은 입을 비죽였다.

“남에게 보여주면 영험하지 않다고 들었어요.”

반지훈의 웃음기가 짙어졌다.

다 쓰고 난 뒤 강성연은 연등을 들고 강가로 향했다. 수십 개의 연등이 상류에서 떠내려왔다. 마치 물속으로 떨어진 반짝이는 은하수 같았다.

그녀는 연등을 떠내려 보낸 뒤 연등이 물살에 따라 움직이는 걸 지켜봤다. 마음속에 꽃이 핀 듯, 강성연은 순진무구한 아이처럼 웃어 보였다.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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