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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한재욱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어머니가 히스테리를 부리며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는데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같은 시각, Y국 언론은 한재욱의 어머니가 총격을 당해 정신적으로 자극을 받아 요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진짜 요양원인지 아닌지 기자는 따지지 않았다.

서울시, 사립학교.

3일 뒤면 겨울방학이라 반 친구들은 무척 기대하고 있었다. 심지어 네다섯 명은 겨울방학에 뭐 하면서 놀지 의논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린 리사는 강유이가 시무룩하게 책상에 엎드려 있는 걸 보고 다가갔다.

“유이야, 몸이 안 좋아?”

강유이는 고개를 들어 리사를 힐끗 보더니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아니. 그냥 움직이기 싫어서.”

리사는 웃음을 터뜨렸다.

강해신이 농구공을 들고 교실 문 앞에 나타났다.

“유이야.”

강유이는 힘없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왜?”

“가자. 오빠랑 같이 농구하러 가자. 너 앞으로 나랑 한판 붙어 보겠다며. 안 배울 거야?”

강해신은 농구공을 손가락 위에 올려놓고 몇 바퀴 돌리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살짝 거만한 듯 보이지만 멋있었다.

반 친구들은 그의 그런 특기를 부러워했고 몇몇 여학생들은 넋을 놓고 보았다.

강해신은 부반장이고 성적도 좋은 데다가 체육생이었다. 한태군이 떠난 뒤로 강해신은 마침내 1등의 자리로 복귀했다.

강유이는 꼼짝하지 않았다.

리사가 설득하려 했지만 강해신은 리사보다 본인의 동생을 더 잘 알고 있었기에 농구공을 들고 말했다.

“강유이, 설마 배울 용기가 없는 건 아니지? 나한테 질 것 같아서 그래? 형도 이제 곧 돌아올 텐데 형 돌아오면 형 앞에서 네가 겁쟁이라고 할 거야.”

강유이는 책상을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겁쟁이 아니야. 겨우 농구 아냐? 하면 되지!”

강해신은 씩 웃었다. 그는 강유이의 관심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겨울방학이 되었다. 이제 십여 일만 더 지나면 섣달그믐날이었다.

그리고 강시언도 드디어 귀국했다.

강성연과 반지훈은 두 아이를 데리고 강시언을 마중하러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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