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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그는 상업계의 양탈을 쓴 승냥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를 혈기왕성한 재벌 2세라고 알고 있지만 상업계에서 상대를 무시하는 게 가장 “치명적”인 실수라는 걸 잊은 거였다.

반지훈은 컴퓨터로 여준우가 정리해놓은 파일을 보았다. 위에는 Y국의 예전 신문이 있었는데 모두 몇 십 년 전 거였다.

Y국, 창밖에 눈이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길거리 소나무에 눈이 소복이 쌓였으며 추위에 가지마다 고드름이 생겼다.

한씨 노부인은 푸들을 안고 요양원에 도착했다. 경호원이 곁에서 우산을 씌워주고 있다.

경호원은 문 앞에 도착한 다음에야 우선을 접었고 하인에게 건네주었다. 요양원 직원들은 열정적인 태도로 그녀를 2층 방에 안내했다.

그녀는 경호원더러 복도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직원이 문을 열자 산소 호흡기를 쓰고 침대에 누워있는 노인이 보였다.

그 노인은 얼굴이 핼쑥했고, 병마에 시달려 그런지 볼품없었다. 누구도 그가 예전 준수한 외모로 유명했던 한씨 집안의 귀공자, 한수철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거다.

한씨 노부인은 침대 끝에 서서 안고 있던 푸들을 땅에 내려놓았다. 침대 곁으로 다가간 그녀는 침대에서 겨우 숨을 쉬고 있는 한수철을 바라보았다.

한수철은 천천히 눈을 뜨더니 상처투성이가 된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한씨 노부인은 무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하고 싶은 말 있어?”

산소호흡기에 뜨거운 숨결이 일었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씨 노부인은 얼마 남지 않은 그의 흰머리를 쓰다듬었다.

“보아하니 할 말이 없는 것 같네. 하지만 난 할 말 있어. 난 젊을 때의 당신 모습이 그리워. 만약 내가 당신 아버지가 아닌, 너에게 시집갔다면.”

한수철은 듣고 싶지 않은지 동공이 풀린 두 눈을 천천히 감았다.

“한태군을 찾았어. 한씨 가문은 모든 희망을 그 아이에게 걸었지만, 내가 찾아냈지.”

한씨 노부인은 싸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난 네 아들과 며느리를 감금했고 널 여태까지 살려뒀어. 하지만 넌 기어코 이 길을 선택한 거지. 솔직히 말해, 널 죽이고 싶지 않아.”

한수철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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