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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구천광은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아버지더러 할아버지에게 건의하라고 했어. 넌 예전에 놀기 좋아했지만 훈련 캠프에 간 뒤로 많이 달라졌잖아. 난 널 믿어.”

구의범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감동했다.

“형이 절 믿어 줄줄 알았어요. 전 맹세코 한성연을 건드린 적이 없어요, 하지만......”

“하지만 뭐?”

구의범은 너무 억울했다.

“그날 전 술에 취해 아무 기억도 나지 않고 정신을 차려보니 한성연과 같은 침대에 누워있었어요. 기절할 정도로 취한 제가 뭘 할 수 있겠어요?”

구천광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이렇게 물었다.

“그 술은 누가 너에게 건넨 거야?”

구의범은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한성연이에요. 한성연이 건네준 술을 마신 뒤로......”

그는 바로 눈치채고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그러니 제가 술 몇 잔에 취한 거군요. 무조건 그 술에 뭔가를 탔어요!”

구의범과 같은 테이블에 있던 친구들은 약을 탈 이유가 없었다. 하, 그년이 나에게 이런 꼼수를 부리다니?

구천광은 그의 어깨에 손을 놓았다.

“이 일은 내가 대신 조사해 줄게. 반년 동안 좀 참아.”

구의범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구천광이 떠난 후 구의범은 곧 육예찬의 전화를 받았다.

TG그룹.

한재욱은 접대실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반지훈이 문 앞에 나타나자 그는 좀 조소 어린 미소를 지었다.

“너와 구 씨 가문 큰도련님이 커플이 될 줄은 몰랐어.”

반지훈은 소파에 앉더니 다리를 꼬았다.

“무슨 일로 찾아온 거죠?”

한재욱은 소파에 기댔다.

“뭐라 해도 난 너의 삼촌이잖아.”

“한 대표님께서는 나이를 먹더니 많이 뻔뻔해지셨네요.”

반지훈은 웃으면서 싸늘하게 말했으나 한재욱은 개의치 않았다.

“가끔 얼굴이 두꺼운 것도 좋은 거야. 너의 딸과 내 증조카가 같은 학교, 같은 반에 다닌다고 들었어. 참 인연이야.”

반지훈은 조금 어두워진 표정으로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한재욱은 테이블에 있는 찻잔을 들었다.

“너의 딸 이름이 유이라고? 이름만 들어도 귀엽게 생겼을 것 같아.”

한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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