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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구 씨 어르신, 저희 성연이와 둘째 도련님의 결혼식은......”

한수찬이 먼저 입을 열었다.

구 씨 어르신은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한 사장도 알다시피 한성연이 임신했기 때문에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되는 거잖아. 하지만 한성연은 예전부터 명성이 좋지 않았던 탓으로 두 사람을 먼저 약혼시키기로 했어. 결혼식은 다음 해 봄에 치르도록 하지.”

다음 해?

한수찬과 한 부인은 서로 눈치를 살폈다. 곧 한 부인이 입을 열었다.

“다음 해에 결혼하면 너무 늦는 거 아닙니까? 그때가 되면 성연이 배가 엄청 불러올 겁니다.”

한수찬은 당연히 구 씨 어르신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구 씨 가문은 한성연의 명성 때문에 꺼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때 딸과 구천광을 결혼시키려고 했다.

구천광에게 거절당한 한성연이 바로 구의범에게 시집간다면 이상한 소문이 돌 수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 한성연은 임신한 상태였다.

구의범은 냉소했다.

“할아버지께서 고려하는 부분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제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한성연은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입술을 꾹 다물었다.

한수찬의 표정도 어두워졌고 한 부인은 딸이 가여워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저희가 왜 찾아왔겠습니까?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닙니까?”

구 씨 어르신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의범의 아이가 옳은지 아닌지 곧 알게 될 거다. 만약 정말 의범의 아이라면 우리도 한성연을 절대 홀대하지 않아, 결국 구 씨 가문의 혈육이잖아.”

그는 고개를 들어 한 씨 부부를 바라보았다.

“결혼식을 다음 해로 결정한 건 한성연이 우리 구 씨 가문의 손자며느리가 될 수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서다. 만약 약혼한 반년 동안 한성연에게 더 이상 스캔들이 생기지 않는다면 손자며느리로 인정해 주지.”

한수찬과 한 부인도 할 말이 없었다.

“어르신께서 이미 결정을 내리셨으니 저희도 할 말이 없습니다.”

구 씨 어르신은 매서운 눈빛으로 한성연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하겠느냐?”

한성연은 정신을 차리고 애써 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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