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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Author: 강맹아
last update Huling Na-update: 2024-10-29 19:42:56
반지훈은 휴대폰을 거두고 웃어 보였다.

“한수찬 씨는 프랜차이즈 업체 사장인데 윗선에 줄을 댔대요. 제가 너무 얕본 거죠.”

“한 씨 집안도 연루되어 있다고?”

구세준은 허리를 펴고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한수찬 씨는 모르겠지만 그의 딸은 맞아요.”

반지훈은 골프공을 홀 안에 쳐서 넣었다.

“고진욱은 어떤 사람이죠?”

구세준은 느긋하게 말했다.

“고진욱은 경상도 일대에서 제일 잘 나가. 경상도의 모든 걸 그가 관리하고 있어. 주경우의 사장이라고 보면 돼. 예전에 김덕문이 주경우의 룸살롱을 조사했을 때, 고진욱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희생양을 준비했어.”

반지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김씨 가문의 자리를 탐낸다는 거죠?”

구세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김덕무가 죽으면 고진욱이 그의 자리를 물려받을 수 있잖아. 고진욱은 아마 그 물건들에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했을 거야. 어쩌다가 꼬리를 밟혔는지 몰라.”

반지훈의 표정이 조금 가라앉았다.

“어쩌면 그날 밤... 아는 사람이 있었는지도 몰라요. 제가 심어둔 사람을 알아봤을지도 모르죠.”

호텔 스위트룸.

한성연은 가운을 입고 소파 위에 앉아 페디큐어를 하면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절대 저까지 조사하지 못할 거예요. 제가 도와줬잖아요. 그러니까 그 자리에 앉게 된다면 구 씨 집안 쪽에 저에 대해 좋게 말 좀 해줘요.”

전화를 끊은 한성연의 입꼬리는 한껏 올라갔다.

한 씨 집안에서 쫓겨났지만 상관없었다. 아버지가 미리 윗선에 줄을 댄 덕에 그녀는 고진욱이라는 줄에 설 수 있었다.

이번에 한성연은 반지훈의 계획을 흩트려 놓으려 고진욱을 구했다. 고진욱이 김 씨 집안의 자리를 물려받은 뒤 윗선과 연합한다면 구 씨 집안도 꺼릴 것이다.

그때가 되면 구의범이 인정하지 않으려 해도 인정해야만 했다.

반지훈은 아마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어젯밤 고진욱과 함께 있었던 한성연은 조수석에 앉아있다가 지윤을 알아봤다.

그녀는 고진욱에게 뭐라고 말했고 고진욱은 주경우에게 지윤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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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머리 남자의 목에 핏대가 섰다. 그가 이를 악물자 지윤은 그의 충동을 읽어내고 그를 막았다.“조금만 더 기다려요.”문신한 남자는 고개를 돌려 짧은 머리 남자의 불만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았다.“하, 자존심이 강하네.”그는 짧은 머리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그러나 그의 시선은 짧은 머리 남자의 옆에 있는 지윤에게로 향했다. 그는 짧은 머리 남자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밀어냈고 그 바람에 짧은 머리 남자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며 옆으로 밀려났다.“이 자식...”짧은 머리 남자가 달려들려 했지만 문신한 남자의 뒤에 서 있던 두 부하가 그의 어깨를 눌렀다.문신한 남자는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인 뒤 지윤의 얼굴에 연기를 내뱉었다. 지윤은 무표정한 얼굴로 눈을 가늘게 뜨며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현승의 부하 중에 여자가 있었던가? 신기하네.”문신한 남자는 음흉하게 웃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야들야들하게 생겼네. 여자가 이 바닥에서 구르면 손해 많이 볼 텐데. 현승 그놈을 따르기보다는 날 따르는 게 좋을 거야. 네가 경상도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줄 수 있어.”지윤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짧은 머리 남자는 다급히 말했다.“파렴치하게 여자한테 손을 대려는 거야?”문신한 남자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음산하게 말했다.“그러면 뭐? 어차피 도시에 들어가면 아무도 도망치지 못해. 그래서 내가 가지고 놀려고.”그는 담배꽁초를 발치에 버려두고 손바닥을 비비며 지윤에게 다가갔다.“여긴 외딴곳이야. 여기 있는 사람들도 전부 내 사람이고. 목 터지게 외쳐도 아무도 널 구하지 못해.”“죽고 싶으면 어디 한 번 해보든가.”지윤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문신한 남자는 지윤의 건방진 말을 듣자 더더욱 개의치 않아 했다.“꽃에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지윤이 무릎을 굽혀 그를 공격했다.문신한 남자는 미처 막지 못해 아픔 때문에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지윤이 밧줄을 풀자 남자의 부하들이 앞으로 나섰고 지윤은 잽싸게 비수를 꺼내 달려드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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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씨 집안은 네 대에서 끊기겠다. 구세준은 그 자리에 삼십 년 넘어 있었지. 김덕문처럼 사람을 바꿀 때가 됐어.”구천광은 웃었다.“그래서요? 절 이용해서 저희 아버지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실 생각인가요?”고진욱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 하지 않았다.김아린은 입술을 깨물었다.“우리 삼촌 일 당신이 그런 거예요?”고진욱은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그 사람이 운이 없었던 거지. 골드 룸살롱에서 듣지 말아야 할 걸 들었는데 그만 들키고 말았어.”김아린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역시 삼촌이 당한 사고는 그냥 사고가 아니었다.“아쉽게도 김 씨 집안에 아들이 없단 말이지.”고진욱은 그녀를 훑어봤다.“딸 하나 있는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 결혼하면 김 씨 집안 사람이 아닌데 말이야.”“여자는 그 자리에 앉을 수 없다는 건가요?”김아린은 태연한 표정으로 침착하게 말했다.“여자를 너무 얕보시네요.”“임건우는 내 조카야. 알고 있어?”김아린의 표정이 굳었다. 그녀는 손톱이 손바닥 안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뭐라고요...”임건우가 그의 조카라니...어쩐지...그는 김아린의 신분을 알면서도 그런 짓을 했었다. 안하무인인 게 아니라 든든한 뒷배가 있어서였다.“임건우의 어머니는 내 어머니의 친여동생이야. 난 부모님이 이혼한 뒤 아버지를 따랐고 임건우의 어머니는 내 어머니를 따랐지.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연락하지 않았어.”고진욱은 술잔을 들면서 냉소를 흘렸다.“임건우는 능력이 없었어. 놀고먹고 도박하는 것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전혀 없었지. 난 결혼하지 않았고 임건우를 배양할 마음도 있었지만 그 자식이 결국 스스로 죽음을 자초했어. 네 손에 죽었지. 참 쓸모없는 녀석이야.”김아린은 어쩐지 숨이 막혔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되자 살짝 두려워졌다.구천광은 김아린을 바라보고 있다가 그녀를 위해 화제를 돌렸다.“고 회장님이 경상도 연예계에서 한자리 크게 차지한 이유가 있었네요. 약점이 없어서였군요.”고진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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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있으라고요?”라민희는 눈이 벌게졌다.“우리 아들이에요. 난 제주도에서 있었던 일이 다시 발생하길 바라지 않아요!”“내가 그걸 바라겠어?”구세준은 고개를 들었다. 그는 침착하려 했다.“상대는 날 노린 거야. 내가 천광이를 데려올게.”라민희는 당황했다.“뭐라고요? 당신을 노린 거라고요?”구세준은 말하지 않았다.“설마...”라민희는 누군가를 떠올렸지만 말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설마 한재욱일까?아니, 한재욱이 이런 일을 할 리가 없었다.“설마 뭐?”구세준이 그녀를 바라보자 라민희는 살짝 당황하며 입술을 깨물었다.구세준은 그녀의 생각을 눈치채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이건 권력 싸움이니까.”라민희의 안색이 다소 창백해졌다.“내가 누굴 생각하는지 알고...”구세준은 몸을 일으킨 뒤 밖으로 나갔다.“괜한 생각하지 마. 천광이는 무사할 거야.”라민희는 그를 불러세웠다.“이미 알고 있는 거죠?”구세준은 문 앞에 서서 문고리를 잡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라민희는 몸을 돌려 그를 보았다. 그가 움직이지 않자 라민희는 입을 가렸다. 우는 것 같기도, 웃는 것 같기도 했다.“나랑 한재욱 일을 알고 있는 거예요? 알고 있으면서 그동안 아무 말 안 했던 거네요. 전혀 개의치 않으니까.”구세준은 얼굴을 가렸다.“당신은 줄곧 한재욱을 마음에 뒀잖아. 만약 그때 당신 아버지가 반대하지 않았더라면 당신은 한재욱의 아내가 됐겠지. 그랬으면 지금보다 행복했을 거야.”라민희는 얼굴을 가린 채 통곡했다.그녀는 구세준을 원망할 수 없다고 자신을 위로했다. 그도 당시 강요에 의해 그녀와 결혼했었기 때문이다.구세준은 그녀에게 마음이 없었고 수십 년을 같이 살면서 아들도 생겼지만 그들 사이에는 언제는 벽이 있었다.우스운 건 라민희가 결혼 뒤에야 한재욱에게서 남녀 간의 사랑을 얻고 사랑받는 기분을 깨달았다는 것이다.그녀는 수없이 많은 밤을 후회 속에서 보냈다. 그녀는 바람을 피웠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다. 남편은 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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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아린 씨요.”웨이터는 김아린을 알고 있었다. 그는 싱긋 웃었다.“김아린 씨는 오늘 오지 않으셨습니다.”강성연은 미간을 구겼다.“오지 않았다고요?”웨이터가 대답했다.“네. 왔으면 저희 모두 알았을 거예요.”거짓말 같지는 않았다.강성연은 홀을 쭉 둘러보았다. 김아린은 골드 룸살롱에 없고 전화도 꺼진 상태였다. 그녀는 지금 어디 있는 걸까?매니저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직원들에게 위층 룸을 정리하라고 했다. 고개를 돌린 순간 강성연이 보이자 매니저는 흠칫했다.직원이 매니저에게 다가가 말했다.“김아린 씨를 찾으러 오셨대요.”“김아린 씨?”매니저는 강성연을 보고 그들에게 다가갔다.“김아린 씨는 오지 않으셨습니다. 무슨 일로 김아린 씨를 찾으시는 거죠?”강성연은 태연하게 대답했다.“전화해도 안 받고 답장도 안 해서요. 룸살롱에 있는 줄 알았어요.”매니저는 살짝 놀란 듯 보였다.“전화를 안 받는다고요?”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몰래 매니저의 표정을 관찰했지만 그는 정말 모르는 건지 그녀보다 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강성연이 떠보듯 물었다.“사장님이라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매니저는 정신을 차리고 웃어 보였다.“김아린 씨 행적은 김아린 씨가 먼저 알리지 않는 이상 저희 사장님께서는 알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그는 강성연을 바라봤다.“손님은 김아린 씨랑 무슨 사이죠?”강성연은 미소 지었다.“친구예요. 아주 친한 사이죠.”강성연은 다른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평소에는 전화를 잘 받는 데 갑자기 전화를 껐더라고요. 조금 걱정돼서요.”매니저가 뭐라고 말하려는데 문밖에서 검은 옷을 입은 사람 두 명이 들어왔다. 매니저가 말했다.“잠시만요.”그는 두 사람을 향해 다가갔다. 그중 한 사람이 그에게 뭐라고 말하자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탔고 매니저가 다가와 말했다.“죄송합니다. 저희가 처리할 일이 있어서요. 김아린 씨가 오신다면 손님께 연락하라고 전해드리겠습니다.”강성연은 강요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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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골드 룸살롱의 사장인가요?”남자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보시다시피 당신은 지원이 친구겠죠. 난 당신에 관해 들은 적 있어요.”강성연은 당황했다.남자가 김아린을 다정하게 지원이라고 부르는 걸 보니 친한 사인 듯했지만 김아린은 그와 만난 적이 없었다.강성연은 시선을 내려뜨렸다.“이미 알고 있다고 하니 본론만 말할게요. 난 아린 씨를 찾으러 왔어요. 아린 씨가 위험에 처했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난...”남자는 깍지를 낀 손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우리가 의심스럽다, 이건가요?”강성연은 대답하지 않았고 남자는 정중하게 말했다.“난 다른 사람은 해쳐도 지원이는 절대 해치지 않아요. 내가 지원이에게 주경우 씨 일에 손 떼라고 한 건 지원이를 위해서였어요.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지원이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는 게 분명해요.”강성연은 시선을 들어 그를 보았다.“수연 씨는 당신 손에 있는 건가요?”그는 부인하지 않았다.“네. 내 손에 있죠.”역시...강성연은 무언가 깨달았다.“당신은 김 씨 집안이랑 관련이 있군요. 그렇지 않으면 아린 씨를 이렇게 도울 리가 없죠. 아린 씨를 안다면 왜 아린 씨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는 거죠?”남자는 손을 들어 안경을 추켜올릴 뿐 대답하지 않았다.“성연 씨가 날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대신 아주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드릴게요. 큰 도움이 될 거예요.”...구천광과 김아린은 같은 방에 갇혀 있었다. 문 앞에는 그들을 감시하는 사람이 있었고 창문도 철창살로 막혀 있었다.방 안은 화장실을 제외하면 아무런 가구도 없었다. 의자도 없어서 양쪽으로 나눠진 두 사람은 벽에 기대어 바닥에 앉아야 했다.구천광은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김아린은 무릎을 끌어안은 채로 바닥을 보며 넋을 놓고 있다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우리 죽을까요?”구천광은 시선을 거두어들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아뇨.”김아린은 고개를 들었다.“전혀 걱정되지 않는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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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아린은 멈칫했다. 도시락이 두 갠데 젓가락이 하나뿐이라니?구천광은 도시락을 내려놓았다.“됐어요. 저녁 한 끼 안 먹어도 버틸 수 있어요.”김아린은 별생각 없이 자신의 젓가락을 반으로 부러뜨려 윗부분을 그에게 건넸다.“대충 써요.”구천광은 그녀를 보다가 젓가락을 건네받았다.두 사람은 처량하게 반쪽짜리 젓가락으로 밥을 먹었다.*밤에 큰비가 한바탕 쏟아졌고 거리 네온사인은 빗속에서 몽롱하게 빛나면서 마치 물거품처럼 어두운 밤 속에 잠겼다.서재 안에는 책상 옆의 따뜻한 조명만 켜져 있었다. 희승이 조사 결과를 보고하고 나서야 반지훈은 들고 있던 서류를 닫았다.“구 씨 집안에서는 뭐라고 해?”희승이 대답했다.“자리에서 물러나는 걸로 구천광 씨를 구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너무 위험한 것 같습니다. 그들이 사람을 놓아주지 않을 수도 있어요.” 구천광은 고진욱의 손에 있을 것이다. 그 물건들은 경찰에게 몰수당했고 주경우는 몸을 숨겼다. 어쩌면 고진욱도 주경우가 어디로 숨었는지 모를 것이다.그러니 고진욱에게 가장 안전한 방법은 구천광을 손에 쥐고 구세준을 위협하는 것이었다.반지훈은 손끝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깊은 고민에 잠겼는데 강성연이 커피를 들고 서재 안으로 들어왔다.희승이 움찔했다.“사모님, 아직 안 주무셨어요?”“갑자기 사모님이라고 하니 어색하네요.”강성연은 커피를 책상에 내려놓았다.희승은 반지훈을 보며 진지하면서도 비굴한 어조로 말했다.“대표님이 그러라고 하셨거든요.”반지훈이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는 강성연이 가져온 커피를 들며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날 위해 커피를 탄 거야?”강성연은 팔짱을 꼈다.“싫으면 마시지 말아요. 난 희승 씨를 위해 준비했거든요.”“...”희승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전 괜찮습니다. 밤에 마시면 잠이 안 와서요.”“구천광 씨한테도 무슨 일 있는 거예요?”강성연은 그제야 물었다. 조금 전 문밖에 있을 때 그들의 대화가 들렸다.반지훈은 커피잔을 내려놓았다.“구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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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우 사장 아들이요.”강성연의 말에 희승은 넋이 나갔고 더욱 의문이 짙어졌다.“주경우 사장 아들이라니... 그게 무슨 단서예요?”반지훈은 사색에 잠겼다.강성연은 몸을 일으키며 반지훈의 어깨에 팔꿈치를 댔다.“주경우 씨는 아들을 높은 자리에 앉히려고 아들에게 많은 사람을 소개해 줬어요. 그런데 대부분 사람은 몰라요. 주경우 씨 아들이 놀 줄만 아는 부잣집 도련님처럼 보이긴 해도 사실은 많은 사람의 약점을 틀어쥐고 있다는 걸요.”희승은 뜸을 들였다.“수완이 꽤 좋다는 뜻이군요.”주경우도 똑똑한 사람이었다. 그는 이번 건을 실패하게 만든 사람이 절대 자신을 놔주지 않을 거란 걸 알고 도망쳤다.그의 아들 주석훈은 흥청망청 돈 쓰면서 놀 줄만 아는 부잣집 도련님처럼 보였고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을 거라고 여겨졌다.주석훈을 이용해 주경우를 협박하려고 해도 경상도 부동산 부자인 주경우의 장인어른을 고려해야 했다.장인어른이 사위를 버릴 수는 있지만 외손자 주석훈을 버릴 리는 없었다.반지훈은 나지막하게 웃음을 터뜨렸다.“지금 보니 남들이 무시한 주석훈이 중요한 인물인 건 확실하네.”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무도 주석훈의 손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몰라요. 그래서 일단 주석훈이 튀어나오게 한다면 그들의 정력은 주석훈에게로 향할 거예요. 우리는 그 점을 이용해 그들의 주의력을 분산시킬 수 있어요.”희승은 손뼉을 쳤다.“좋은 방법이네요. 어떻게 할까요, 대표님?”반지훈은 커피를 마셨다.“골드 룸살롱의 사장이 네게 이걸 알려줬다고 했지. 그러면 그의 행방도 알려줬겠네.”“주석훈은 골드 룸살롱에 있어요. 잘 놀고먹으면서 대접받고 있대요.”“골드 룸살롱의 사장이 이런 단서를 공짜로 알려주지는 않았겠지.”반지훈은 고개를 돌려 강성연을 보았다.“성연아, 그 사람이랑 무슨 약속을 한 거야?”강성연은 시선을 내려뜨렸다.“사실 그 사람의 조건은 아주 간단해요. 김아린 씨랑 관련된 거예요.”강성연은 골드 룸살롱의 사장이 그녀에게 도와달라고 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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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71화

    ”유이야.”조민과 소찬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오늘 너무 예쁘다!”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조민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건 나와 소찬 씨가 축하의 의미로 권하는 거야. 너와 한태군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강유이가 그녀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저도 선배와 소찬 씨의 앞날에 행복할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곧이어 남우와 반재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뒤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그리고 강성연과 반지훈까지 있었다.강성연이 유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우리 유이 너무 잘했어!”그녀가 미소 지었다.“진짜요?”반지훈이 말했다.“우리 딸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 넌 우리의 자랑이야.”강유이가 한 떨기 꽃처럼 어여쁘게 미소를 지었다.한태군이 그들 쪽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버님, 어머니, 두 분께서 유이를 제가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잔 올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네놈 운 좋은 줄 알아!”그가 술잔을 들고 한태군이 내민 잔에 부딪혔다.“앞으로 내 딸한테 정말 잘해줘야 해.”한태군이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걱정 마세요. 제 생에 여자는 오직 유이 한 사람뿐입니다.”강성연도 미소 지었다.여준우와 진예은의 아버지도 인사를 건네러 다가왔다. 그들과 함께 정연 여왕과 한희운도 다가왔다. 여준우가 말했다.“아직 의식 하나 남았지?”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남은 의식이 또 있어요?”그가 말했다.“베란다에서 하는 세기말 키스가 남았잖니. 너희 아직 그거 못했어.”한희운이 웃으며 말했다.“여준우 경, 어째 가족들보다 경이 더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여준우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전설 속의 세기말 키스. 우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장면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군요.”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남우가 의문스러운 듯이 물었다.“세기말 키스가 뭐야?”반재언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오래전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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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딩카가 지나가야 했기에 궁에서부터 대성당까지 가는 길에 기타 차량은 통행을 금지 시켰다.강유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길에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 성대하고 엄청난 장면을 구경하러 몰려든 것이였다.그녀의 곁에 앉아있는 한태군은 네이비 더블 버튼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다. 어깨에는 성 패트릭 훈장과 로열 빅토리아 훈장 등 여러 훈장이 달려있었다.그가 강유이의 손을 잡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손에서 땀이 나는데?”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긴장돼.”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내가 있잖아. 긴장할 것 없어. 마음을 편하게 가져.”강유이의 시선이 그가 입은 제복으로 향했다.“이 옷 오빠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한태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 신부도 오늘 너무 아름다워.”성당에 도착하자 한태군은 강유이와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 한희운과 함께 여준우, 진예은의 아버지 등 황실 성원들 그리고 내각 대신들까지 함께 성당 서쪽 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있는 광장에는 이미 수천 명의 초대 관객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도 웅장했다.여준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고, 결혼식도 전부 라이브로 방송되겠는데 유이 그 계집애 아마 지금쯤 우리보다 더 긴장하고 있겠죠?”진예은의 아버지가 그를 바라보았다.“하하. 내 눈에는 네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그가 웃으며 말했다.“황실 결혼식은 처음이라서요.”열한 시 반이 되자 정연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신랑 한태군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대표로 성당에서 각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바로 여왕 폐하셔? 엄청 예쁘시다. 나 실제로 처음 봐.”반재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나도 처음 뵙는 거야.”“뭐?”남우가 깜짝 놀랐다.“그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재신이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9화

    ”참 형수님은?”소찬이 묻자 반재언이 대답했다.“지금 아버님 모시고 돌아다니고 있어. 나도 이제 가야겠네. 두 사람 편히 쉬고 있어요.”반재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소찬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와이프가 생기더니 변했어!”“하하. 당신은 뭐 재언 씨와 다른 것처럼 말하네요.”조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찬도 얼른 잔을 놓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잠깐만요. 왜 나 버리고 혼자 가요! 같이 가요.”강성연과 지윤이 룸에서 나와 걸어가다 마침 복도에서 반지훈과 희승과 마주쳤다. 희승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사모님.”강성연이 반지훈 앞에 멈춰 서자 반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는 잘 했어?”“그럼요. 근데 당신 오후에 아버님과 여씨 가문에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신 기다리고 있었지. 가서 밥 먹자.”희승이 지윤의 곁에 나란히 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회장님 사모님, 그럼 저희들은 먼저 아버님한테 가볼게요.”반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성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갔다. 포근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한데 꼭 붙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이틀 후,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기대했던 세기말 황실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식은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침 일곱 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궁에 도착해 있었다. 강유이는 커다란 메이크업 룸을 혼자 썼다. 네다섯 명의 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만져주었다.여덟 시가 되어서야 강유이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드레스는 과한 보석과 레이스가 아닌 천연 실크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오프숄더 형 넥 라인으로 간단하지만 파격적인 미를 추가했고 소매는 칠부 정도 되었다.면사포 길이만 16피트 정도 되었는데 변두리가 레이스로 수놓아져 있었다.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8화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럼 나 결혼식 당일에 이 티아라 쓸래. 그러면 엄마의 디자인을 홍보해 줄 수도 있잖아.”한태군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도 돼.”…반씨 가문 사람들은 결혼식 이틀 전에 영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태군이 안배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황실에서는 호텔을 통으로 빌려 결혼식 때문에 일부러 해외에서 온 귀빈들을 위한 장소로 마련했다.구씨 집안사람들과 육씨 집안사람들도 왔고, 남강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연예계에서 강유이와 친분을 유지했던 윤수아, 우영, 주계진, 임석진도 초대되었다. 조민과 소찬은 당연히 초청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강성연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룸 안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삼촌.”헨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못 본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강성연이 다가가 그와 포옹했다.“오셨어요.”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전에 내가 네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또 네 두 아들의 결혼식도 참석 못 했었잖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마침 영국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너를 만나러 왔단다.”그녀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몸은 좀 어떠세요?”그가 미소 지었다.“많이 괜찮아졌다. 지윤이와 희승이가 돌봐주고 있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지윤이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지윤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다음 순간 눈물을 글썽였다.“두 사람도 와줬네요.”지윤이 그녀한테 다가갔다.“유이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희승 씨도 아버지 따라왔어요. 희승 씨는 지금 반 회장님과 같이 있어요.”헨리가 경호원에게 선물을 갖고 오라고 지시한 후 강성연에게 선물을 건넸다.“리비어가 올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워했단다. 이건 걔가 너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7화

    한태군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온 도시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강유이와 한태군은 저녁을 먹은 후 진원으로 돌아갔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탓에 강유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자 한태군이 그녀의 손에서 타월을 가져가더니 대신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녀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자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태군 오빠, 나 결혼식이 너무 기대가 돼.”“그래?”한태군이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나 역시 기대돼!”“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성스러운 결혼식장에 들어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그거 알아? 난 한평생 내가 꿈꿨던 모든 소원들을 이미 다 이뤘어.”강유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원인데?”한태군이 여전히 그의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를 아내로 맞이하고, 너와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우리 두 사람의 아이까지 만나게 된 거.”그녀가 멈칫거렸다. 따듯한 조명 아래 그녀의 볼이 붉게 피어올랐다.“설마 처음부터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야?”그가 대답했다.“어쩌면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난 너를 아내로 맞이할 줄 알았던 것 같아.”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끌어안았다.“나도 이번 생에는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한태군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따듯한 마음이 뼛속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영광이야.”…이틀 후, 한태군과 강유이는 영국으로 돌아갔고, 황실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화제의 결혼식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패션 계와 주얼리 계의 최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작품들이 줄지어 강유이한테 전해졌다. 명품 맞춤 드레스와 결혼식 때 사용할 각종 보석들이 발 디딜 곳 없게 전시된 채 그녀가 고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6화

    그러자 민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행 좀 다녀오니까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어요.”안예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원하는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그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월말이 되었다. 강유이 일행들의 여행도 어느새 끝이 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정원 밖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이들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가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아빠, 엄마!”그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았다.반지훈이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안겨?”강유이가 눈초리를 휘며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저는 영원한 어린애죠.”강성연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나머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재밌게 놀았으면 됐어. 이제 안으로 들어가야지.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겠구나.”진예은과 남우는 집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들을 살폈다. 희망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아래층에서는 반재신 반재언 형제가 외출을 하고, 한태군이 거실에서 반지훈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아버님 이번 판은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반지훈이 흰색 바둑알을 들고 판을 들여다보다 결심한 듯이 바둑알을 내려놓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는 제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난 네 양보 따위 필요 없다.”주방에서 과일을 깎고 있던 강성연이 거실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본 후 다시 커피를 타고 있는 강유이를 바라보았다.“이제 곧 결혼식을 올리겠구나. 엄마가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떤 서프라이즈 선물이요?”“아직은 안 가르쳐 줄 건데?”강유이가 조금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5화

    한태군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두 사람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조민이 대답했다.“나랑 소찬 씨는 이곳에 온 지 좀 됐어. 유이가 인스타에 사진을 올려서 알았어. 너희들도 여기 왔다는걸.”강유이가 조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혔다.“그럼 우리랑 며칠 더 같이 놀아요.”소찬까지 자리에 착석한 후 반재언은 그에게 진예은과 강유이를 소개했다.“여기는 우리 제수씨인 진예은씨고, 이쪽은 내 동생 유이야.”“형 결혼식 때 봤었어.”소찬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형 동생이 내 와이프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면서? 와이프한테서 얘기 들었어.”조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누구보고 와이프래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거든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약혼까지 다 했는데 다른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독 강유이만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약혼이라니. 선배 약혼했어요?”조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응,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는 조민이 약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민이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랬지.”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저 이제 선배랑 안 놀거예요.”조민이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옆에 앉아있는 한태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네 와이프 좀 달래 봐.”한태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강유이도 그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적어도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다.…..한편, 서울 병원.민서율은 복도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있는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진 상태였다.“어머니, 몸은 좀 어떠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4화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3화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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