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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알려줘요.”

강성연이 반지훈의 팔을 흔들었고 반지훈은 웃었다.

“10월 23일.”

강성연은 눈을 깜빡였다.

“다음 달이네요?”

강성연은 중얼거리며 말했다.

“우리 아직 같이 겨울 보낸 적은 없으니까 겨울 되면 진성에 눈 보러 가요. 진성은 10월 말이면 눈이 내려요. 그쪽에 천연 스키장이 있는데 겨울이 되면 사람이 엄청 많아요. 우리 해신이랑 유이도 데리고...”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반지훈이 소리 없이 다가가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돌려 입술에 입을 맞췄다.

한참 뒤에야 반지훈은 미련 가득한 표정으로 강성연을 놓아줬다. 그는 손가락으로 강성연의 입술을 문질렀다.

“예전에 함께 하지 못했던 겨울, 평생 같이 보내자.”

강성연은 세 번의 겨울 모두 m국 산페이아스 성에서 보냈다. 겨울이면 새하얗게 눈이 뒤덮이는 그곳에서 반지훈 없이 1095일의 기나긴 밤을 보냈다.

반지훈도 마찬가지였다.

강성연은 그의 품을 파고들면서 그의 목에 팔을 감았다.

“반지훈 씨, 나 유혹하는 거예요?”

반지훈은 당황했고 이내 웃음기가 점점 더 짙어졌다.

“내가?”

강성연은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어떡해요. 나 갑자기 아침 먹기 싫어졌어요. 내가 먹고 싶은 건...”

“그러면 성연이 입맛에 맞춰줘야지.”

반지훈은 강성연을 안아 들었다. 우아하고 고고하던 천사가 타락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

밤새 괴롭힘당한 수연은 골드 룸살롱 근처의 작은 골목길에 버려졌다. 옷으로 몸을 가리지도 못하고 머리는 잔뜩 흐트러진 데다가 얼굴이 멍으로 얼룩덜룩했다.

청소부 아주머니는 쓰레기통 옆에 수연이 쓰러져 있자 혼비백산하며 소리를 질렀다.

수연은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 덕분에 병원으로 실려 갔다. 비를 맞은 탓에 몸이 덜덜 떨렸고 의식 또한 흐릿했다.

다시 깨어났을 때 수연은 김아린이 팔짱을 두르고 무표정한 얼굴로 벽에 기대어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수연은 고통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날 비웃으러 온 거야?”

“비웃는다고?”

김아린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창밖을 바라봤다.

“비웃고 싶긴 해.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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