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96화

주경우 부인의 집안은 부유했고 그들은 중매를 통해 결혼한 사이였다. 주경우처럼 악랄한 사람은 부인에게 화풀이를 하지 못하면 애인이 그 화를 감당해야 했다.

김아린은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그녀의 얼굴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강성연은 김아린을 보았다.

“후회해요?”

김아린은 잠깐 뜸을 들이가가 고개를 숙여 컵 안에 담긴 진한 커피를 바라보았다.

“후회가 아니에요. 그냥 불쌍한 것 같아서요.”

“저도 예전에 두 사람을 불쌍하게 여긴 적이 있어요.”

강성연은 테이블 위 펜을 돌렸다.

“난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만약 그 사람들이 본인들의 끝을 예상했다면 후회했을까요?”

김아린은 웃었다.

“당신이 말한 그 두 사람, 설마 반지훈 씨를 좋아했던 그 두 여자예요?”

강성연은 부주의로 펜을 떨굴뻔했지만 잽싸게 움직인 덕에 바닥에 떨어뜨리지는 않았다.

“맞아요.”

강성연은 머쓱했다.

김아린은 다리를 꼬고 앉아 우아하게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반 대표님이 매력 넘치시긴 하죠. 그래서 여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잖아요. 부인인 당신이 있는데도 말이에요.”

강성연은 미간을 주물렀다. 예전에 강성연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반지훈은 여자들이 너무 꼬인다는 점만 제외하면 다 좋았다. 만약 강성연이 먼저 그를 손에 넣지 않았다면 아마 수많은 여자들이 그에게 홀렸을 거다.

강성연은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참, 아린 씨 아버지랑 구세준 씨 사이가 좋으신가요?”

김아린은 고개를 저었다.

“사이가 엄청 좋다고 할 수는 없어요. 그저 예전에 같이 일한 적 있는 동료일 뿐이죠.”

강성연은 문득 깨달았다. 그날 밤 구세준이 주경우에게 한 말은 아마 핑계일 것이다.

구세준은 김 씨 집안이 아니라 반지훈의 체면을 봐줬을 거다.

김아린의 휴대폰에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무슨 내용인지 김아린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김아린은 휴대폰을 보더니 집에 급한 일이 있다면서 soul 주얼리를 떠났다.

강성연은 그녀의 다급한 안색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아마 큰 일이 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