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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직원이 반지훈을 데리고 정원으로 향했다. 테라스에 있는 카페에 한 남자가 앉아있었다.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 소리에 남자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반지훈을 보았다.

“반 대표가 날 만나러 오다니, 내 영광이네.”

“안지성 아저씨가 제 연락처를 당신에게 줬나 보네요.”

반지훈은 의자를 당겨 느긋하게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한재욱이 직원을 불렀다.

“뭐 마실래?”

반지훈은 덤덤히 말했다.

“아무거나요.”

한재욱은 직원에게 말했다.

“블루마운틴 하나 더 주세요.”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지성 씨가 네 연락처를 준 건 맞아. 어쨌든 난 네 외삼촌이니까.”

“외삼촌이요?”

반지훈은 눈을 치켜뜨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반 씨 집안은 당신을 친척이라고 인정한 적 없는데요.”

한재욱은 웃었다.

“아직도 네 어머니 일로 우리를 탓하는구나. 사실 우리 한 씨 집안은 너희 어머니에게 꽤 잘해줬어. 네 어머니가 우리랑 같은 핏줄은 아니었지만 말이야.”

“꽤 잘해줬다고요?”

반지훈은 냉소를 흘렸다.

“한 씨 집안은 딸이 없어 결혼으로 집안에 이득을 가져올 수 없었기에 고아를 입양한 거죠. 당신들은 한 씨 집안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우리 어머니가 자신을 희생하기를 바랐잖아요.”

한재욱의 흐려진 안색을 보고 반지훈은 피식 웃었다.

“당신들이 필요했던 건 딸이 아니라 이득을 얻는 데 쓰일 도구 아니었나요?”

한미영은 용모가 출중했고 연예계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로 무척 아름다웠다. 한 씨 집안은 y국에서 그녀의 출중한 외모를 이용해 그녀를 상류층에 보내려고 했다. 그녀의 매력에 심취한 남자들은 이성을 잃고 그녀에게 엄청난 재물공세를 했다.

그것으로 인해 가장 큰 이득을 본 것은 한 씨 집안이었다. 그들은 한미영을 딸로 여기는 게 아니라 상류층 사교계의 꽃으로 여겼다.

한재욱은 웃음기를 서서히 거두어들였다.

“한 씨 집안 때문에 걔가 손해 본 적은 없어.”

“그렇긴 해요.”

반지훈은 직원이 건네준 커피잔을 들며 덤덤한 어조로 대꾸했다.

“정말 남자랑 잠자리라도 한다면 가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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