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말을 마치자, 경비는 아영을 쳐다보았다. 키가 작고 화장을 하지 않은 예쁘고 청순한 동안 외모라 그런지, 아무리 봐도 17~8살 소녀 같아 보였다. 경비가 물었다. “조카 따님이신가요…?” 육예찬은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송아영은 그 자리에서 허리를 굽혀 박장대소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저씨, 보는 눈 있으시네요!” 육예찬은 정색을 하고 그녀의 팔을 잡아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의 보폭은 컸고, 아영은 그에게 끌려 따라갔다. “천천히 걸을 수 없을까요?" 육예찬은 걸음을 늦추었다. “당신이 숏다리인걸 누굴 탓하죠?” 이 말을 들은 아영은 그의 손을 뿌리쳤다. “네, 저 숏다리예요. 당신의 롱다리 여친이 귀국하지 않았나요?” 육예찬은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을 하지 않고 되물었다. “음악 학원엔 누굴 찾으러 온 거죠?” “어쨌든 당신 찾아 온건 아니예요” 아영은 팔짱을 낀 채 학원의 내부 환경을 살펴보았다. 로얄 음악 학원은 매우 넓었다. 동서남북 문이 있었고, 웬만한 구 절반 정도의 부지였다. 학원 전체를 구경하려면 내부 셔틀버스를 몇번이고 타야했다. 육예찬은 웃었다. “성예주를 찾아 온건가요?” 아영은 당황한 채 약간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육예찬은 그녀를 민악과 강의동으로 데려갔다. 성예주는 육예찬 옆에 있는 송아영을 보고 표정이 약간 변했다. 그래도 그녀는 웃는 얼굴로 반기며 놀란 척하였다. “아영이? 정말 너야?” 예주는 격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정말 오랜만이네,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 아영과 예주 모두 B대 민악 동아리 부원이었다. 그리고 그 해의 승자는 지금 음악 학원에 있는 성예주였다. 아영도 사실 그녀를 의심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가 반응이 없자 예주는 민망해하였다. “아영아, 어쩐 일이야?” 아영은 정신을 차리고 웃었다. “별일 아니야, 근데 난 네가 날 기억하지 못할 줄 알았어” 예주는 육예찬을 힐끔 보았다. “어떻게 너를 기억하지 못할 수가 있겠어, 그때…”
한성연이다. 한성연은 그녀를 도와주는 듯했으나 실은 강성연을 상대하고 있던 것이었다. 하지만 명승희가 이를 몰랐을까, 커피를 엎지른 것은 그녀의 의도였다. 강성연이 증거를 제시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었다. 그녀는 네이버에 접속해 뉴스에 대한 일을 해명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soul 주얼리 공식 사이트에도 ‘허위사실’이라는 글을 올렸다. 명승희는 soul 주얼리의 반응을 보고 마음이 복잡했다. 그녀는 연예계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았다. 만약 그녀가 보는 눈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성연이 선물을 돌려준 것은 분명 그녀에게 '경고'하는 것이었다. 보아하니 커피를 쏟고 아영의 일로 그녀를 위협한 것이 그녀의 심기를 건든 것 같았다. 한성연이 그날 한 말을 그녀가 전부 믿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이후에 한성연에 대해 조사했기 때문이다. 한성연은 반지훈에 관한 스캔들을 일으켰고, 결국 원래 배우자에게 버림받았다. 한가의 프랜차이즈 산업마저 반지훈에 의해 막혔기 때문에, 그녀가 한성연과 손을 잡을 일은 없을 것이다. 한성연은 soul 주얼리에 관한 안좋은 실검이 내려가지 않는 이유가 반지훈이 손을 데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그 사진 때문에 반지훈과 강성연 사이에 감정이 ‘변질’ 됐음을 암시한다고 생각했다. 과연 정말 그게 맞는지 아닌지는, 강성연을 통해 알아볼 것이다. 저녁 무렵, 지훈은 soul 주얼리로 성연을 데리러 갔다. 성연은 차에 올라타서 그의 품에 안겨 그의 몸에서 나는 그 향수 냄새를 맡았다. “우리 남편은어쩜 이리 매력적일까요?” 지훈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머리를 숙여 그녀의 머리에 입맞춤을 했다. “반했어?” 그녀는 그의 가슴에 파고들었다. “네, 매일매일 남편이랑 있고 싶어요”지훈은 낮게 웃어 보였다. “나 쉴 때쯤에 제주도로 신혼여행 가자” 그는 그녀의 눈가에 입을 맞추며 덧붙였다. “결혼식 올리기 전에 미리 신혼여행 가자” 성연은 그의 넥타이를 곧게 펴고 싱긋 웃
명승희는 탁자 위에 놓인 손을 꼭 쥐었다. “하지만 송아영을 설득시킬 수 있죠” “제가 송아영에게 육예찬과 파혼하라고 설득해도 육예찬이 이에 동의할까요?” 그녀의 반문에 명승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성연 씨가 육예찬을 만나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네요. 육예찬의 태도가 어떤지에 따라 다르겠죠” 명승희는 다시 침묵을 지키며 강성연을 바라보았다. 성연은 식탁 위의 수저를 만지작거렸다. “감정은 강요할 수 없죠. 만약 승희 씨가 육예찬이 승희씨를 사랑하게 할 자신이 있다면 굳이 다른 사람의 도움은 필요 없을 거예요” 명승희는 입을 다물었다. 성연은 휴대폰을 보았고, 메시지 여러 개가 와있었다. 모두 옆방에 있던 지훈이 보낸 메시지였다. “남편과 저녁을 먹으려 하는데, 승희 씨도 같이 가실래요?” 명승희는 멈칫하더니 미소를 보였다. “전 괜찮아요” 성연은 일어나 문 앞으로 향했고, 명승희는 문득 물었다. “실검은 성연 씨가 만든 거죠?” 성연은 잠시 멈춰 서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soul 주얼리는 유언비어를 두려워하지않으니, 더 이상 조심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녀가 옆방으로 돌아왔을 때, 지훈은 자리에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음식이 다 나왔지만, 그는 손도 대지 않았다. 그녀는 웃으며 그의 옆자리에 앉아 그에게 기대었다. “왜 안 먹고 있어요?”그는 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말했다. “기다렸다가 같이 먹으려고” 성연은 피식 웃었다. 그녀가 없으면 그도 입맛이 없었다. “남편을 기다리게 했네요” 성연은 수프를 떠서 그에게 내밀었다. 지훈은 국물을 떠서 맛보았다. “내가 끓인 것만 못하네” 성연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투덜거리기는!” “먹어볼래?” “뭘요?” 성연은 반응하지 않았다. 지훈은 수프를 입에 넣고 손을 뻗어 그녀의 뒤통수를 감싸 그녀의 입에 먹여주었다. 그녀의 입가에 수프가 조금 넘치자 그녀는 그를 밀치고 웃으며 욕설을 퍼부었다. “반지훈, 이 미친놈!” 그녀가 탁자 위의 휴지를 꺼내자, 지훈
안예주와 아영의 일이 누군가에 의해 악의적으로 폭로되었다. 그것도 이런 결정적이 순간에. 그녀는 서둘러 아영에게 전화 걸었지만, 아영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지훈은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 “왜그래?” 성연은 그를 돌아보았다. “안예주랑 아영이의 일이 폭로되었어요. 이 일은 아영이에게 큰 영향을 줄 텐데, 걱정되네요…” 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잠시 후, 그는 전화를 들어 희승에게 이 일을 조사하게 했다. 그는 그녀의 몸을 돌려 자신을 마주하게 하고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걱정 마, 이 일은 나한테 맡겨”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사실 이 일을 명승희가 폭로한 것이라고는 의심하지 않았다. 명승희가 자신에게 미움을 사고 싶어 하지 않는 이상,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의 일이 폭로되자 송 가네는 진노하여 필사적으로 관련 글을 내리려 했지만, 누군가가 유령 계정을 매수하여 끊임없이 폭로했다. 소수의 네티즌들은 가십에 대해 떠들썩하게 얘기했고, 대부분은 송 가의 행동이 의심할 여지 없이 사실을 은폐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희승은 이틀에 걸쳐 조사를 끝낸 후 단서를 들고 soul 주얼리 회사로 가져갔다. 성연은 의아해했다. “유령 계정을 매수한 아이디의 ip 주소가 로열 음악 학원이라고요?” 희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든 자료를 건네주었다. “대표님 쪽에서 이미 명예훼손으로 로열 음악 학원을 기소하기로 했습니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 “그렇게 일을 크게 키워요?” 로열 음악 학원은 서울의 중점 학원인데, 지훈이 이 학원을 고소하려 한다면 온 동네가 시끄러워질 것이다. 희승이 웃었다. “물론 대표님은 실제로 고소하시려는게 아니라 고소장을 통해 원장에게 직접적으로 따져보려고 하시는 겁니다. 상대가 로열 음악 학원에 재직하시는 사람이니, 로열 음악학원은 분명 체면 구길 일을 만들지 않겠죠” 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희승의 말이 일리가 있다. 이 사실을 폭로한 사람은 로열 음악학원의 사람이니, 학원이 알아서
아영은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로얄 음악학원. 성예주는 사무동을 나와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좌우를 둘러보다가 휴대전화를 꺼내 다른 사람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 무엇을 보았는지, 그녀의 얼굴빛이 갑자기 변했다. “성 선생님” 뒤에서 들려오는 난데없는 소리에 그녀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고, 걸어오는 육예찬을 보았다. 그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당황스러움을 감추었다. “육 선생님, 무슨 일 이세요?” 육예찬의 표정은 감정을 읽기 어려웠다. “이 일 성 선생님이 폭로하신거예요?”성예주는 당황했다. 이내 자신의 당혹스러움을 감추려고 애썼다. “무슨 일이요?” “감추실 필요 없어요. 예주 씨는 본인이 만든 것이 흠잡을 데 없다고 생각했겠지만, 생각보다 허점이 많아서, 찾아보면 금방 알아낼 수 있거든요” 성예주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전…전 그냥…” “그날 송아영을 만났을 때, 송아영이 돌아와서 당신이 얻은 모든 것을 가져갈까 봐 걱정했죠?” 육예찬은 그녀의 속내를 가차없이 들춰내며 그녀의 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을 무시했다. “당신이 그때 어떻게 우승을 쟁취했는지는 본인이 더 잘 알겠죠” 성예주는 비틀거리며 벽에 기대어 서서 육예찬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 그녀는 몸을 돌릴 기력도 없었다. 지훈의 방법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증거를 제시했기 때문에 음악학원이 나서서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인터넷에 떠도는 소문도 ‘허위’ ‘날조’로 드러났다. 성예주는 학원의 추궁이 두려워 다음날 학원에 나타나지 않았다. 육예찬이 사람을 보내 몰래 그녀를 주시했다고 하며, 그녀는 도망가고 싶어도 도망칠 수 없었다고 한다. 다만 성예주가 당시 안예지를 해쳤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고, 아영의 결백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성연은 소파에 엎드려 자료를 보고 있었는데, 얼마나 집중을 한건지 지훈이 다가와도 눈치채지 못했다. 침대 옆자리가 음푹 들어가고 검은 그림자
이것은 안예지가 누군가에 의해 계단에서 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성연은 어쩔 줄을 몰라하며 지훈의 이마에 가볍게 뽀뽀하고 눈가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정도 증거라면 충분히 입증할 수 있어요”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근데 안 선생님도 아세요?” 지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찾아뵙고 말해 볼게”“여보, 고마워요” 성연은 그의 허리를 껴안고 그녀의 뺨을 그의 단단하고 따뜻한 가슴에 비볐다. 지훈은 입술을 그녀의 귓가에 대고 웃으며 낮게 말했다. "정말 고마우면 이따 저녁에 성의를 보여줘" 어둠이 온 도시를 뒤덮었다. 짙은 밤의 어둠이 네온 조명과 교차되며 물들었다. 명승희는 바에 홀로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오늘 아영의 일이 알려지면서 그녀는 성연을 '협박'할 만한 것이 사라졌다. 어쨌든 그녀도 직접 보고 깨달았다. 어떠한 말과 협박도 성연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송아영의 이 일조차도, 그녀가 직접 손을 쓰지 않더라도 반지훈이 손을 쓸 것이고, 심지어 육예찬도 그녀를 도울 것이다. 만약 그녀가 폭로했다면, 그녀는 지금쯤 끔찍한 미래에서 살고 있겠지? 하지만 좋아하는 남자의 관심을 얻지 못했는데, 그녀가 어찌 달가워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이마를 짚고 테이블 위에 기대어 또 몇 잔의 술을 연거푸 들이켰다. 바 앞으로 다가온 한성연은 핸드백을 내려놓고 앉으며 눈쌀을 찌푸렸다. “아가씨가 원하는 걸 얻지 못한 것 같네요” 명승희는 술잔을 들고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당신이랑 강성연의 싸움에서, 이긴 적 있어요?” 그 한마디는 한성연의 분노를 들끓게 했다. 그녀는 이긴 것은 고사하고 반지훈에게 손을 댔다는 이유로 그녀의 집을 패가망신하게 했다. 그녀가 대답하지 않자 명승희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도 할 수 없는 일에 나를 끌어들이려 하지 마요” 그녀는 술잔을 내려놓은 후, 돈을 바에 놓고 계산하겠다고 말한 뒤 취한 채 술집을 나섰다. 한성연은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 하나
그녀는 멈칫하다가 눈을 내리깔고 담담하게 말했다.“고마워요.”한성연은 침대 곁으로 걸어갔다.“전 그중 한 사람을 잡았어요. 강성연이 그렇게 악독할 줄은 몰랐어요, 사람을 고용해 당신을 강간하려고 하다니.”명승희는 멍해졌고 김진수는 안절부절못했다.“아가씨, 무슨 뜻이에요? 반지훈 대표의 사모님이 사람을 보냈다는 거예요?”한성연은 원래 명승희를 강간한 후 강성연에게 덤터기를 씌울 생각이었다. 명승희가 강성연을 미워하게 되면 그녀와 손을 잡게 될 거다.하지만 명승희는 운이 좋아 못된 일을 당하지 않았고, 한성연은 이 일을 강성연이 한 짓이라고 거짓말을 했다.“믿지 않으면 제가 그 사람을 데려올게요, 당신들이 직접 심문해요.”그녀는 명승희의 표정을 자세히 관찰했다.“제가 명승희 아가씨에게 경고했었잖아요, 강성연은 교활한 여자라고. 그녀는 자신의 미움을 산 사람을 절대 내버려 두지 않아요.”명승희는 다시 한번 침묵했다.*다음날.강성연은 육 씨 가문에 가서 반지훈이 준 “증거”를 육예찬에게 건네주었다. 육예찬은 안예지의 차트를 보면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어디에서 찾은 거예요?”강성연은 가볍게 웃었다.“당연히 반지훈이 찾은 거지요. 오빠가 아영이에게 감사 인사를 받을 기회를 줄게요.”육예찬은 자료를 보면서 웃었다.육예찬은 강성연과 육 씨 저택에서 나와 배웅해 주려고 했다. 갑자기 길가에 있던 마스크를 쓴 남자가 유리병을 꺼내더니 안에 든 액체를 강성연에게 뿌리려고 했다.“조심해요!”육예찬은 깜짝 놀라면서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보호했다. 지윤은 재빨리 외투로 유리병을 감쌌고 남자를 걷어찼다.지윤의 외투가 부식되었다.“지윤씨.”강성연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다가가 그녀의 손을 살폈다. 지윤의 손바닥에 물집 몇 개가 생겼다.“이건......”부식된 외투를 본 강성연은 얼굴이 좀 창백해졌다! 농도가 높은 황산이었다!육예찬은 다가가 남자를 바닥에 짓눌렀고 마스크를 벗겨냈다. 남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육예찬 뿐만 아니라 강성연도 깜짝
강성연은 멍하니 있다가 곧 머리를 끄덕였다.그녀는 경찰과 함께 취조실에 들어갔고 경찰의 물음을 모두 솔직하게 대답했다. 경찰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강성연이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걸 눈치챘고, 김진수의 주장만으로 확증할 수 없었다.강성연은 바로 풀려났다. 그녀가 경찰서를 나서자 반지훈의 차가 밖에 세워진 것이 보였다.아마 지윤이 반지훈에게 통지했을 거다.검은색 양복을 입은 반지훈이 차에서 내리자 바람에 머리카락이 좀 날렸다. 그의 표정은 좀 굳어있었고 싸늘한 눈빛은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강성연이 다가가자 그는 힘껏 그녀를 그러안았으며 손에 핏줄이 튀어 올랐다. 그는 강성연의 정수리에 뽀뽀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성연은 그의 품에 안겨 말했다.“미안해요.”그의 심장은 아주 빠르게 뛰고 있었다. 반지훈의 심장만이 지금 그의 긴장과 걱정을 티 내고 있었다.반지훈은 그녀의 이마에 입 맞춤하며 말했다.“당신만 무사하면 괜찮아.”강성연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이 일을 조사하기 전에 먼저 움직이지 마요, 네?”반지훈은 어두운 눈빛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의 뜻대로 할게.”육예찬은 명승희를 찾아갔다. 명승희는 어젯밤 사건에 놀라 계속 아파트에 있었다.그녀는 예전에 지내던 아파트에 계속 지냈기에 육예찬이 찾아오자 매우 기뻐했다.“아직도 내가 살던 곳을 기억하고 있네.”육예찬은 문 앞에 서있었고 들어가려는 뜻이 없었다.“당신의 매니저가 경찰서에 들어간 걸 알아?”명승희는 멍해졌다.“뭐?”김진수가 경찰서에 들어갔다고?육예찬은 복도 창가에 서서 아파트 아래의 경치를 바라보았다.“김진수가 강성연한테 농도 높은 황산을 뿌려 구속되었어. 반지훈 대표의 태도에 따라 결과가 결정될 거야.”명승희는 제자리에 굳어졌다.그녀의 표정을 보아하니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어떻게 그럴 수가...... 그렇다면 강성연 아가씨는......”“김진수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어. 강성연의 얼굴은 멀쩡해.”육예찬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