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85화

그녀는 고개를 들어 지훈을 바라보았다. "이 사진을 믿어요?"

 지훈은 대답하지 않았다. 눈동자는 차가웠다. "어디 갔는지 물었는데 당신은 진실을 말하지 않았어"

 성연은 그에게 다가왔고, 표정은 침착했다. "그니까 이 사진이 진짜라고 믿고, 내가 숨기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는 묵인했다.

 성연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오늘 남 부인과 차를 마시러 간 것은 사실이예요. 사진 속 사람은 당신도 아는 사람이고, 골프장에서 우연히 만났어요. 그 사람과 나는 결백해요"

 지훈이 걸음을 떼고 떠나려 하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훈 씨, 믿는 건 당신 몫이예요."

 그의 발걸음이 잠시 멈추었다.

 고개도 돌리지 않고 서재를 떠났다.

 성연은 허리를 굽혀 사진을 집어들고 쓸쓸하게 웃었다. 이 사진은 누가 봐도 오해를 할 수 밖에 없을 텐데, 하필이면 기억을 상실한 그가 보았다.

 다음날.

 성연은 지윤을 시켜 골프장 통로 부근 CCTV를 가져오게 했다. 역시나, 한성연이 그들을 미행했다.

 지윤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가씨, 이 신원 미상의 여자를 처리할까요?"

 성연은 고개를 들어 웃었다. "아니, 이 교만한 아가씨는 내가 상대하는 것이 좋겠어요"

 한성연이 감히 이런 사진을 찍어 지훈에게 준 것이라면, 그녀를 탓할게 아니었다.

 남편의 뒤를 쫓고 있는 거라면 그녀는 그녀의 뒷길을 막으면 될 터이다.

 한성연이 백화점에서 나와 손에 명품 브랜드 쇼핑백을 몇 개 들고 차 앞으로 다가왔는데, 몸집이 큰 중년 부인이 갑자기 달려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소리쳤다. "이 썅년, 드디어 잡았네!"

 "아! 당신 미쳤어? 살려줘요!" 한성연은 사정없이 당겨져 두피가 아팠고, 중년 여인의 힘을 이기지 못해 땅바닥에 쓰러졌다.

 행인들이 몰려오자 중년 여인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그녀를 가리켰다. "이 뻔뻔한 여우 같으니, 내 남편을 꼬시고, 내 남편 돈으로 쇼핑까지 해?"

 한성연은 허겁지겁 일어났다. 갑자기 이런 일을 당하니 화가 폭발할 지경이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