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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그녀는 돌아서서 만년필 앞에 멈춰 섰다. 그녀는 만년필을 집어 들고 탁자 위에 다시 놓았다. "나는 이미 서명했어요. 만약 당신이 서명하지 않는다면 나는 아버님을 찾을 수밖에 없어요. 우리 모두를 생각해서, 나도 이혼 때문에 법원에 가고 싶지 않아요. 3일의 시간을 줄게요”

 그녀의 손바닥의 상처는 얼얼할 정도로 아팠다. 피는 타일 바닥에 떨어졌고, 마치 피어나는 꽃처럼 점차 번져갔다. 그녀는 구 가를 나와 뒤돌아보지도 않았고, 어떠한 미련도 없었다.

 병원.

 손유린은 간호사에게 그녀의 상처를 꿰매 달라고 부탁했고, 간호사는 그녀에게 요 며칠 동안 물에 닿지 말고 일주일 후에 실밥을 풀러 오라고 말했다.

 그녀가 가방을 들고 진료실을 나섰을 때, 복도에서 아영과 성연을 만났다.

 성연은 한눈에 그녀를 알아보았다. 그녀는 그날 밤 반크 아저씨를 구한 여자였다. 하지만 그녀가 입을 열기 전에, 아영이 돌연 그녀를 불렀다. “둘째 아주머니?”

손유린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들에게 다가왔다 “아영이 구나” 그녀는 그제서야 성연을 발견했고,무언가 말하려는 찰나 아영이 물었다. “둘째 아주머니 다치셨어요?”

 그녀는 당황하다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뒤로 숨겼다. "괜찮아, 넘어져서 피부가 조금 찢어진 것뿐이야. 이분은 네 친구니?"

 아영은 성연를 끌어당겨 소개했다. "네, 저랑 친한 친구 성연이에요"

 성연이 웃었다. “아영이 지인이셨군요. 그날 밤 일은 제가 기회를 봐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 날밤 일?” 아영이 궁금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손유린은 미소를 지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예요. 그 분은 지금 어떠세요?”

"반크 아저씨는 괜찮으세요. 한동안 쉬시면 괜찮아질 거예요" 성연의 대답을 듣고서야 아영은 이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이해하였다. 그니까 성연이 말한 반크 아저씨를 구한 여자가 바로 둘째 아주머니인 것이다.

 몇 마디 나눈 후, 손유린은 먼저 자리를 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가득했다.

 아영은 그녀를 엘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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