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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반크는 시선을 내리뜨렸다.

“제대로 혼쭐났겠네.”

다리뼈가 부러져서 병원에 누워있는 건 둘째 치고 소송에 차압, 압류까지 되었으니 참으로 비참했다.

무언가 떠올린 강성연이 물었다.

“참, 그날 밤 아저씨를 구했던 여자는 주소랑 이름 남기지 않았어요? 아저씨 생명의 은인인데 제가 아저씨 대신 감사 인사를 해야죠.”

반크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웃었다.

“남기지 않았어. 인연이 닿으면 나도 답례해야겠지.”

강성연은 반크와 잠깐 있다가 병실을 떠났다. 그녀는 지윤과 함께 복도에 서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안에서 나온 사람은 다름 아닌 한성연이었다.

한성연은 강성연을 알지 못했다. 그저 강성연 옆에 있는 여자가 눈에 익어서 몇 번 더 시선을 준 것뿐이었다.

한성연은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는지 지윤의 팔뚝을 덥석 잡았다.

“당신 반 대표님 곁에 있는 거 아니었어요? 왜 병원에 있지?”

지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강성연은 한성연의 손을 치웠다.

“내 비서랑 개인적인 원한이 있어?”

한성연은 의아한 얼굴로 강성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기보다 예쁘고 분위기 있는 여자를 보자 위협을 느낀 건지 미간을 구겼다.

“당신 비서라고?”

“그런데?”

강성연의 얼굴에 미소가 걸려 있었다.

한성연은 그녀를 훑어보았다. 강성연의 몸매를 보니 그날 사무실에 있었던 여자랑 아주 비슷한 듯했다. 그리고 반지훈의 곁에 그녀의 비서가 있었다면 역시...

“당신이 반 대표님이 새로 만나는 여자인가 보네?”

한성연이 질투하듯 말했다. 강성연이 먼저 반지훈을 가로챘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빴다.

“수단이 대단하네.”

강성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 칭찬 고맙네.”

강성연은 손목시계를 보고 말했다.

“난 아직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어.”

강성연이 말을 마치고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한성연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반 대표님한테 전처가 있다던데, 반 대표님 기억이 되돌아와서 그녀를 잊지 못할까 두렵지 않나 봐?”

엘리베이터에 탄 강성연은 선글라스를 끼면서 입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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