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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고개를 돌리니 송아영이 보이지 않았다.

송아영은 화장실에서 세수했다. 그녀는 놀란 얼굴이었다. 비록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사람을 잘못 본 건 아니다. 조금 전 그 중년 남성은 분명 사촌오빠의 삼촌이었다.

그리고 사촌오빠 삼촌의 곁에 있는 건 절대 그의 아내가 아니었다. 사촌오빠 삼촌이 바람을 피우는 걸까?

다시 한번 확인해볼 셈이었다.

송아영은 부랴부랴 가면을 챙겨 화장실에서 나왔다. 막 가면을 썼는데 복도 어귀에서 누군가와 부딪혔다.

송아영이 비틀거리며 넘어지려 하자 상대방이 제때 그녀를 붙잡았다. 상대방이 누군지 보지도 못했는데 머리 위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송아영?”

송아영은 가면을 쥐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 눈앞의 키 큰 남성은 비록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윤곽과 목소리가 너무 익숙했다.

“어떻게 날 알아본 거예요?”

송아영은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머리 위에서 육예찬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 몸매는 단번에 알아볼 수 있죠.”

송아영은 흠칫하다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육예찬 씨, 내 몸매 폄하하지 않으면 죽는 병 걸렸어요?”

육예찬은 두 손을 호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왜 여기 있는 거예요? 누구랑 왔어요?”

“무슨 상관이에요.”

송아영이 화를 내며 떠나려 하자 육예찬이 그녀의 팔을 잡아 돌려세웠다. 그는 그녀의 앞길을 막으며 말했다.

“아빠가 부자라고 이런 곳에 와서 돈 막 쓰는 거예요?”

송아영은 그의 멱살을 잡더니 발꿈치를 들고 이를 악물었다.

“난 돈 안 써요. 친구랑 같이 와준 거라고요. 알아요?”

발꿈치를 든 송아영은 겨우 육예찬의 어깨에 닿을 정도였다. 기세 또한 상대방의 키에 꺾였다.

고개를 숙인 육예찬은 발꿈치를 들어도 작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치 조그마한 고양이가 그의 얼굴을 할퀴려고 하는 것 같았다. 육예찬은 갑자기 몸을 숙였고 발꿈치를 들고 있던 송아영은 그가 허리를 숙이자 발꿈치가 바닥에 닿았고 등이 벽에 닿았다.

육예찬은 그녀의 당황한 표정을 보니 갑자기 놀리고 싶어졌다.

“발을 들어도 모자라니 내가 좀 봐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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