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09화

“지훈 씨, 제가 남아서 당신이랑 함께 있는 건 동의 할 수 있어도, 아직 당신을 용서하지는 않았어요” 성연은 말을 마치고 그를 살며시 밀어낸 후 일어나 그를 바라보았다.

 “제 일은 나중에 따로 해결할 거예요. 잘못을 만회하고 싶으면 일단 계속 살아요”

지훈은 소리 없이 웃었다.

 **

 요 몇일 간 성연은 장도 별장에 머물고 있었다. 그녀는 지윤에게 문자를 보내 놓아 그녀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해두었다.

 요즘 그녀와 지훈은 각방에서 잠을 잤다. 어떤 남자가 한밤중에도 그녀의 방에 와서 그녀의 침대를 차지했지만, 그들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훈이 그녀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이유는 그녀가 감염되지 않더라도 다시 임신했을 때 바이러스를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었다.

 유아는 성인보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할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그녀의 모친은 그녀를 임신했을 때 스스로 항체를 주사했기 때문에 그녀의 아버지 강진은 감염되지 않았다.

 하지만 항체는 모친에겐 쓸모없었고, 그녀 역시 바이러스 유전자를 물려받게 되었다. 마침 그 항체 약제가 바이러스와 함께 포화작용을 일으킨 것이다.

 성연이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을 때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남호연이었다.

 한 손이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자 성연은 휴대전화를 거두고 얼굴을 찡그렸다. “안 쉬고 뭐해요?”

지훈은 그녀의 보송보송한 정수리에 턱을 괴고 벙긋 웃었다. "내가 정말 병들어 누워 있을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성연아, 난 요 며칠 너와 함께 있는 것이 꿈만 같고 현실이 아닌 것 같아”

 그는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안았다.

 만약 꿈이라면, 꿈에서 깨어 나 그녀가 사라지는 것이 두려웠다.

 성연은 멍해졌다. 이 남자의 넓은 어깨와 따뜻한 품은 예전처럼 변함이 없었다.

 처음부터 왜 지훈을 사랑했을까, 어쩌면 그의 곁에 있으면 편안해 지고 마음이 놓였기 때문이었을까?

 그래, 누가 그 차가운 남자가 태양보다 뜨거워 빙하를 녹일 정도라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