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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지훈은 멍하니 있다가 따뜻한 웃음을 지었다. “왔어?”

  희승은 가볍게 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럼 저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그는 방을 나가며 문을 닫았다.

  성연은 지훈에게 다가가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지훈 씨, 죽을 때까지 나한테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을 숨기려고 한 것은 아니죠?"

  지훈은 그녀를 올려다볼 뿐, 대답하지 않았다.

  성연은 몸을 굽혀 그를 바라보며 붉은 입술을 움직였다. "당신이 죽고 싶은 거라면, 미안하지만죽기 전에 이혼 합의서부터 서명해주세요. 과부가 되어 재혼하는 것은 원치 않아요"

  평소 재혼 이야기가 나오면 질투심이 하늘을 찌르던 지훈은 이번엔 그저 웃기만 하며 그녀의눈을 은은히 바라보았다. "적합한 사람을 찾았어?"

  성연은 일어서서 어깨를 으쓱했다. "아직이요, 적임자를 찾으라고 하면, 구천광이 괜찮겠죠. 게다가 그 사람은 아이들을 그렇게 좋아하니까요. 그가 아직 결혼하지 않은 한, 제가 서울로 돌아가면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요"

  지훈은 눈썹을 가볍게 찡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웃으며 물었다. “아쉬워요?”

  “그가 당신을 받아준다고 해도, 구가에서 당신을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어” 지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지금 저의 신분이 구가에 못 미친다고요? 어쨌든 반정도는 황실의 피가 흐르는 셈이니, 그 어떤 명문가 아가씨 신분보다 더 빵빵한 거 아니겠어요?"

  성연은 가볍게 웃으며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걱정 마요, 구가네와 반가네는 가까워요. 앞으로 내가 아이들이 보고 싶다면, 천광 씨와 함께 아이들을 보러 갈 수 있죠. 겸사겸사 당신 앞에서 우리 부부의 신혼 생활을 보여줄 수도 있고요"

  점점 어두워지는 그의 표정을 보며 그녀는 더욱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이러면 당신도 안심하고 갈 수 있겠죠?”

  지훈은 고개를 돌렸다. 그녀를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화병에 걸려 죽을 것 같았다.

  "왜 그래요?" 성연은 일부러 그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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