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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그는 정말 도박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는 하필 도박에서 이겼다.

강성연은 지윤이 그를 다치게 할 수 없었다. 반지훈이 들러붙는 모습에 비겁하다고 했지만 본인은?

떠나보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그녀도 똑같이 비겁한 것 아닐까?

등 뒤의 사람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난 자신만만한 게 아니야. 그냥 널 믿는 거지.”

그는 손을 뻗어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하여 그녀의 손을 움켜쥐었다. 마디마디 불거진 손가락이 그녀의 손가락과 빈틈없이 얽혔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성연아, 미안해.”

“미안하단 말이 무슨 소용이죠?”

강성연은 어두워진 눈빛으로 자조하듯 웃었다. 그녀는 손을 빼내고 그의 품에서 나와 그의 옆에 섰고 그를 보지 않고 말했다.

“아빠도, 희영 씨도, 아이도 죽었는데. 내가 그날 빗속에서...”

“아이라니?”

반지훈은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옅은 갈색의 눈동자에 복잡하고 또 경악한 감정이 아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강성연은 입을 달싹거리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 반지훈은 그녀가 임신했던 사실을 모를 것이다.

반지훈은 몸을 일으켜 그의 옆에 서더니 그녀를 돌려세우며 말했다.

“성연아, 너... 임신했었어?”

임신했었다니...

“왜, 왜 나한테 얘기하지 않았어?”

반지훈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지며 안색이 더욱더 창백해졌다.

강성연은 그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녀는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잊었어요? 나랑 이혼하는 사실을 발표했던 날, 난 당신을 찾아갔어요. 그런데 당신은 날 만나주지 않았죠.”

반지훈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얼굴이었는데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고 덤덤한 얼굴에 우울함이 드려졌다.

이혼을 발표한 건 그의 뜻이 아니었지만 알고는 있었다.

강성연은 덤덤하게 웃어 보였다.

“빗속에서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 당신은 끝내 날 만나주지 않았죠.”

“성연아, 난...”

“반지훈 씨.”

강성연은 차분한 표정으로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

“난 당신을 미워하고 싶지만 미워할 이유가 없어요. 그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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